Road Impression
250GT를 모티브로 페라리 최초로 metal roof를 적용한 컨버터블형 GT가 바로 캘리포니아다.
압도적으로 강력한 성능도 섹시한 바디라인 속에서 더욱 더 빛이 난다는 사실을 페라리만큼 확실하게 증명한 브랜드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페라리는 성능을 압도하는 디자인에 대한 매력도와 가지고 싶게 만드는 강한 마력을 지닌 차종이다.
캘리포니아라는 단어 자체는 긴장감이나 고성능을 대변하는 단어로는 좀 느슨한 감이 없지 않다.
대신 여유와 낭만이라는 키워드를 강하게 풍기며, 여전히 자신있는 페라리 가문의 강력한 GT로서 그 존재감에 있어서 만큼은 예외가 없다.
캘리포니아에는 F430때 사용되었던 4.3리터 V8 460마력 엔진이 탑재되어 있고, F430때 싱글클러치 수동 베이스의 자동변속기였던 것에 비해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다.
F430에 탑재되었을 때는 8500rpm에서 490마력을 발휘했었지만 캘리포니아에 적용될 때는 30마력 낮은 출력에 7750rpm에서 최대출력을 발휘하고 레드존도 500rpm낮은 8000rpm에서 시작된다.
최대회전한도를 조금 낮춰 초고속 영역에서 살짝 출력을 줄여놓은 어떻게 보면 F430의 엔진을 약간 디튠한 형태이지만 실제로 몰아보면 토크감이나 가속감이 제법 좋은 편이다.
그리고 잊어서는 안될 것이 30마력 낮은 출력에도 불구하고 0->X00km/h가속시간은 F430과 같은 3.9초이다.
캘리포니아의 가장 큰 장점은 멋진 탑을 열 수 있다는 점이지만 이런 오픈 에어링을 즐기는 차치고 느껴지는 강성감이 상당히 좋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시승 당시 Y90km/h까지 달리면서 조정안정성에 대한 부분이나 심리적 안정감이 확실히 미드엔진을 가진 페라리들에 비해 여유가 있다는 점은 캘리포니아의 포지셔닝이 확실히 GT에 맞춰져 있음을 의미한다.
너무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대신 Y50km/h대에서도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캘리포니아에는 있다는 점은 이차를 즐기는데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렇다고 해서 박진감이 나쁘지도 않다.
페라리 박진감의 핵심은 엔진 사운드인데, 화끈한 배기음과 엔진이 작동하는 동작음이 실내로 적절히 들어와 앞에서 들리는 엔진사운드와 후미에서 들리는 배기음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제동감각은 다소 무겁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제동능력에서 부담이 있는 정도는 아니며 밸런스도 좋아 고속에서 급감속을 하면서 살짝 핸들링을 하게 되더라도 흔들리는 느낌없이 매우 좋은 접지력을 유지해주었다.
한참을 운전하면서도 컨버터블형이라기 보다는 쿠페를 운전하는 느낌으로 운전하는 그 감각과 차체의 견고함이 캘리포니아의 가치를 높인다고 본다.
차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폭발적인 가속과 사운드에 뒤가 흔들흔들해도 가속패달을 비비고 싶은 열혈 스피드 매니어라면 캘리포니아의 가속력은 좀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벤틀리 컨티넨탈 GT와 같은 초강력 GT카들이 너무 심심하고 뭔가 특별할 것이 없다고 느끼는 운전자들에게는 캘리포니아가 충분히 자극적인 장난감이 될 수 있다.
장담하건데, 일반적인 여성들이 조수석에 타야 하는 입장에서는 458이탈리아보다 캘리포니아가 훨씬 인기가 많을 것이다.
458이탈리아에 비하면 캘리포니아는 운전석, 조수석 모두 훨씬 편하고 안락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뒷자리에 핸드백이나 옷가지 등을 던져 놓을 수도 있다.
거의 모든 스포츠형 차량들이 터보차져화 되어가고 있어 신형 캘리포니아에도 8기통 트윈터보가 적용되는 시점에 V8 NA고회전 엔진을 가진 페라리들은 모두 몇 년 전과 비교해 가치가 최소 두배는 올랐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터보 엔진의 광팬이고 그 매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것도 강력한 NA엔진이 존재할 때 상대적인 비교가 가능할 때 그 매력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지금처럼 모두 터보가 되어 버리면 터보의 매력을 이야기할 상대가 없어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페라리도 출력경쟁에서 밀리면 안되는 입장이니 앞으로 출시되는 모델들도 8기통 트윈터보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시대가 지나면서 사라져가는 것들이 많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수동변속기가 그렇고, NA엔진이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라리는 늘 너무 뜨거워 손이 데일 것 같은 차들을 만드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 F1에서의 저조한 성적과 무관하게 완성도가 높은 차들을 만들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사고 싶다.
요즘과 같이 건조하고 구름 한점 없는 좋은 날씨에 캘리포니아보다 더 큰 희열을 줄 수 있는 차는 없을 것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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