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 Battle
글 수 961
일년 몇 개월 전 이야기입니다. 허위/과장 0%, 진실 100%입니다. 별 이야기는 아니며 열심히 뒤쫓다 지쳐버린 이야기.. 친하게 지내는 동호회 친구들에게 이 얘기 많이 했지요.
사랑스런 제 애마의 차종은 사진과 같으며 2003년 9월 태생으로 화성까지가서 직접 받아온 순정 2.0 수동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인해 연상의 여인에게 작별을 통보하고 편치않은 마음으로 분당에서 출발, 외곽순환도로에 올랐습니다. 밤 12 시가 넘었던 시간..
I
청계 톨게이트를 지나고 평촌, 안양 구간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멀리 뒤에서 범상치 않은 불빛의 차량이 급차선 변경을 하며 다가오더군여. 직사각형의 HID 불빛..
‘혹시 R34 가 아닐까...?'
제 뒤에 바짝 붙어서 저를 압박하다가 마침내 제 옆을 스쳐갑니다. 일차선도 아닌데 왜이래.. (ᅳᅳ#) =3
지금은 떼어져버린 NFS 튜닝샾 스티커가 붙어있어서 그런건지.....
‘헉 - 저것은 !!!’
무시무시한 LED ‘Full’ 튜닝의 구 SM5 였습니다.
‘점잖고 제대로 각잡힌 서민5호를 저렇게..
혹시 서해바다 오징어잡이어선 파트타이머..?
나에게 고단백 떡밥을 던지다니..이런 천인공노상을 수여할...’
기분전환도 할겸 라인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좀 과격하긴 해도 잘 달리더군여.
그러나..후후...
잘 탄 차선 열 칼질 부럽지 않은법 -
그리 속도를 내지 않았건만 제가 차선을 잘 타서 거의 비슷해지고 산본 IC를 지나 차는 적어지고 곧이어 나오는 터널 두 개에서 롤링스타트하여 풀악셀 - 상대는 뒷유리의 점이 되었습니다. 뭐..그쪽은 더 밟지 않은 것 뿐이겠지만요...
터널을 나와서 몇백미터 내리막의 중간에 카메라가 있지요. 속도를 줄이며 룸밀러로 그차를 신경쓰고 있었습니다. 이제 카메라를 지나 완만한 커브. 이 곳을 지나면 앞으로 수 km 는 가로등이 없는 구간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오른쪽을 신경쓰는동안 왼쪽 1 차선에서 갑자기 뭔가가 육중한게 엄청난 속도로 지나갑니다. 가로등도 없고 순식간에 멀어지는 테일램프.. 뭔지 파악을 못했습니다. 다만 테일램프의 높은 위치로 보아 SUV 구나 라는것만 짐작할 뿐..
II
3 단에서 추격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입춘제길... 방심한 틈에...
후후.. 그 잘나간다는 신형 렉xx 인가 보군...
하지만 내차는 완벽한 왁스 시공으로 ’공기저항계수‘를 줄여버렸다 !’
제가 속도를 내어 좀 붙으니 상대도 속도를 냅니다. 근데 이상합니다.. 요즘 SUV 들이 참 잘나가긴 하는데 *90 정도 넘어가면 어지간해선 따라잡거든요.. 근데 잡히질 않는 겁니다.
가로등 구간이 나왔습니다. 무슨 차일까 궁금했는데 이제 모습이 드러납니다.
‘헉 ! 이런 타지망할.....’
포르쉐 카이엔입니다...전의상실...OTL..
잡는건 포기...그런데 내차가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냥 따라가 보기로 하고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봅니다.
사실 카이엔은 도로에서 만날거란 생각을 못했고 스펙도 잘 몰랐습니다. 귀가해서 스펙을 찾아보고는 참 당돌한 짓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여. x90 - y00을 넘나들면서 달리는데 거리가 줄지도 늘지도 않더군여. 그런데 문득 BMW X5 와 같은 경우 y10에서 리밋이 걸려있다는 얘기를 본 듯했습니다. 상대운전자의 간튜닝 상태에 따라 승산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더군요.
그런데 웬걸... y00 이 넘었는데도 앞차가 조금씩 멀어지는 겁니다..그 때의 허탈함이란...
4단으로 끝까지 쥐어짜는데 레드존이라 5 단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 4단으로 조금만.. 조금만 더 달려준다면...따라잡을 수 있을 듯 한데..
‘드래그시 보통은 숏기어들을 좋아하지만 출력이 충분하다면 기어비가 느슨한 쪽이 더 유리할 수 있다’라고 하신 NFS 사장님 말씀이 기억나더군여. 드래그는 아니지만 출력이 좀 더 있고 기어비에 여유가 있다면...
좀 멀어졌지만 끝까지 따라갔습니다. 두 대 모두 시흥 톨게이트에 진입하고 나오자마자 전 부천 IC 로 빠져야 하는 상황... 하지만 다시 따라가기로 맘먹고 달려봅니다. 이대로 보내면 아쉬울 것 같아서..
두 대 모두 악셀링 - 차들이 드문드문 있었습니다. 두 대 모두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어가며 수 km를 진행하다가 장수 IC에서 차들이 대량 진입.. 카이엔은 더 이상 달리지 않으려는 듯... 1 차선으로 제가 추월해 가며 차를 자세히 보았습니다. 터보 마크가 보이더군요.
나중에 스펙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y00 정도에서 주저하는 듯한 모습도 몇 번 보였지만 그 차는 그다지 밟은게 아니었다는 것... 국내 카이엔들에 리밋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암튼 출력에 여유가 많이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더군요..그럼 날 잠시 귀여워해줬다는 것인가..? OTL ..
어쨌든 역시 포르쉐..
정말 멋졌습니다.
국내 SUV 는 베라크루즈 정말 좋아합니다 - 크...
요즘은 국산이건 수입차건 쿠페 뿐 아니라 세단과 SUV 들의 성능들이 너무 좋아서
무거운 2.0 세단 오너로서 참 난감합니다..
세차나 깔끔하게 해주며 소모품 잘 교환해주면서 그냥 조용히 다니고 있습니다.
오래타야 되는데 (-_-*)>''
2007.09.05 10:23:31 (*.82.97.38)
베라크루즈도 참 잘 달리던데요. 시간없어 나름대로 빨리 달리는 중에도 못따라갔습니다.
초행길 국도라 길에 능숙지 않은 면도 있었지만. 2500cc 승용차가 국산suv를 못따라 잡는게 제차가 구형이라 그런건지..
초행길 국도라 길에 능숙지 않은 면도 있었지만. 2500cc 승용차가 국산suv를 못따라 잡는게 제차가 구형이라 그런건지..
2007.09.05 11:39:22 (*.145.162.179)
Porsche는 모든 차가 리미트 없어요. 행여나 electric device에 기대하지 마시길.. ^^ 신형 카이엔 터보의 최고시속은 275km/h 임다,,, ^^
2007.09.05 11:48:09 (*.127.196.140)
넘 재미있습니다 ^^
요즘 SUV 넘 무서워요... 사이즈와 상관없이...
직빨은 이해하겠는데... (이거 만든 사람들 미워집니다... 어떻게 코너링까지... ㅠㅠ)
요즘 SUV 넘 무서워요... 사이즈와 상관없이...
직빨은 이해하겠는데... (이거 만든 사람들 미워집니다... 어떻게 코너링까지... ㅠㅠ)
2007.09.05 13:12:20 (*.19.116.72)
꾸하하~ 무척이나 유치찬란했던 제 글을 알현?한 줄 알았슴다..쿠쿠.
오늘 아침이 무척이나 유쾌하게 시작되는군여..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오늘 아침이 무척이나 유쾌하게 시작되는군여..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2007.09.05 14:10:22 (*.34.119.180)
[완벽한 왁스 시공으로 ’공기저항계수‘를 줄여버렸다 !]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런 비장의 튜닝술이 있는 줄은 오늘 알았습니다. ^^
저도 오늘부터 도전해 봐야 겠네요. ^^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런 비장의 튜닝술이 있는 줄은 오늘 알았습니다. ^^
저도 오늘부터 도전해 봐야 겠네요. ^^
2007.09.05 15:01:15 (*.110.73.38)
옛날 IS200 탈때 신호대기 중에 카이엔이 옆에 서길래 "지가 그래봤자 짚차지" 하고 파란불 켜지자 마자 쐈는데 정말 쩜되버리던데요 털썩.. 무섭습니다. 카이엔 ㅡ.ㅜ
2007.09.05 15:03:09 (*.150.199.100)
그래도 무거운 국산 2.0 세단도 장점은 있습니다..바로 SUV의 최대의 취약점인 코너링이죠..^^ 쏘렌토 잘나간다고들 하지만 강변도로 다리 연결 램프의 제한속도 40인 구간을 제한속도로 지나가니 타이어 끽끽 거리고 난리더군요. 일반 승용차는 제한속도의 1.5배로 달려도 멀쩡한데 말이죠.
2007.09.05 15:11:49 (*.61.17.33)
정말 재미나게 글 잘 쓰셨네요.
쓰신 단어들... 예컨대 천인공노상, 입춘제길, 타지망할...
저도 앞으로 좀 써봐야겠네요. ㅋㅋㅋ (혹시 저작권료라도??? --;;;)
아래 사진은... 왜곡때문인지 후륜 캠버가 무시무시해보이네요. ^^;
쓰신 단어들... 예컨대 천인공노상, 입춘제길, 타지망할...
저도 앞으로 좀 써봐야겠네요. ㅋㅋㅋ (혹시 저작권료라도??? --;;;)
아래 사진은... 왜곡때문인지 후륜 캠버가 무시무시해보이네요. ^^;
2007.09.05 16:24:03 (*.53.81.236)
오... 재미난 배틀기 잘 읽었습니다. ^^ 저도 요번 여름에 제주도 놀러가서 베라크루즈 3.0 디젤을 빌렸는데... 정말 잘나가더군요. 요즘 SUV들이 무섭다는걸 몸소 확인했습니다. 풀악셀 때리니 풍부한 토크감과 함께 치고나가는데... 참 여유롭더군요. ECU 튠만 해줘도 무시무시하게 나갈거 같았습니다. 나가는 기세가 240 점령하겠더군요. -_-; 모든면에서 편하고 시야까지 넓고, 공간도 넓으니 놀러갈때 최고겠구나 싶었습니다. ^^; 단... 1100도로 와인딩에서 좀 돌려보니 큰 덩치를 주체할수 없어 하더군요.
2007.09.06 03:06:05 (*.195.46.55)
ㅎㅎ 당신은 마치 애욕어 2급 자격을 갖추신분인것 같군요...
잘 탄 차선 열 칼질 부럽지 않은법 ...
방어운전 예술운전~
잘 탄 차선 열 칼질 부럽지 않은법 ...
방어운전 예술운전~
2007.09.06 14:46:57 (*.146.10.200)
오늘 퇴근 길에 반대편 차선에서 SRT8 체로키가 마구 달려오는데,, 도로 분리용 잔디밭까지 있었는데도 충격파가 제 차를 실제로 흔들어버리더군요..ㅡ.ㅡ;;;;;;;;
현재 세계에서 젤 빠른 SUV라죠;; 어지간한 스포츠카는 명함도 못내밀 직빨...ㅡ.ㅡ;
현재 세계에서 젤 빠른 SUV라죠;; 어지간한 스포츠카는 명함도 못내밀 직빨...ㅡ.ㅡ;
2007.09.07 20:55:04 (*.46.122.32)
재밌는 배틀기네요.. 잘 읽었습니다!!
근데 물론 농담이셨겠지만,, 여담으로, 왁스칠한다고 공기저항계수가 낮아지지는 않습니다.. 매끄러운 표면이 오히려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근데 물론 농담이셨겠지만,, 여담으로, 왁스칠한다고 공기저항계수가 낮아지지는 않습니다.. 매끄러운 표면이 오히려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2007.09.14 18:06:33 (*.194.245.244)
고속도로에서 180 코너링은 수월하고, 직선도로에서 230까지는 빠르게 가속되고 그 다음부터는 가속이 좀 더뎌집니다. 타봤던 차는 구형 카이엔 터보라서 최고속도는 265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2007.09.19 13:25:00 (*.152.36.207)
글빨의 진정 내공을 보여주시는 글이군요.
그리고... 275키로... 인간의 숫자인가? 200도 한번밖에 경험을 못해봤구만... 남의 차 얻어타고...
그리고... 275키로... 인간의 숫자인가? 200도 한번밖에 경험을 못해봤구만... 남의 차 얻어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