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나서 추워질 것을 예고라도 하듯 엄청난(?)

바람이 불어 댔습니다. 대략 10시경 올림픽대로를 타고 가는데 쉴새없이 불어대는

바람에 차까지 휘청거리며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은 그 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

였습니다. 타쿠미와 카이(맞는지...그 mr-2ㅡㅡ;)가 배틀했을 때 아마도 이런

낙엽들 때문에 승패가 갈렸지... 라고 생각하며 피곤에 지쳐 잠들어있는 여자친구를

잘 모셔다 드리고 다시 차를 돌려 성수대교를 건너 방금전 지나쳤던 올림픽대로의

반대방향으로 다시 주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반대편도 바람이 장난이 아니었고

낙엽들도 함박눈처럼 달려들더군요. 뭐... 오늘 아침에 고급유를 넣었을 때 리터당

천팔백 십원이더군요. 한번 넣을 때마다 50원씩 비싸지니 엑셀 밟기가 무서워져서

80킬로 고정에 늬밀늬밀 3차선으로 주행중이었죠. 배틀은 상상도 안하고 있었습니다.

아산병원 근처 고정식 카메라 부근에 다다랐을 쯤... 룸미러를 보니 4차선과 1차선에

각각 푸른불빛이 보였습니다. '두대가 배틀중인가?' 라고 생각한 제 생각은 빗나갔

습니다. 4차선은 라이트 높이가 약간 높은걸로 봐서 로워링을 하지 않은 차인것

같았고 1차선은 뭔가 암암리의 포스를 품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머지않아 4차선의

차량은 구형 에스엠5 시리즈 순정으로 판명됐고 이내 제 시야에서 멀어졌습니다.

문제의 1차선 차량... 배틀을 언제 해봤는지 기억도 나지않지만 (풋...-_-a) 몸은

어느새 반응하고 있습니다. 2~3차선에 주행중인 거북이차량을 핑계삼아 괜히 1차선

으로 들어가서 그 차 면전에 엉덩이를 살짝 들이밀어봅니다. 이내 제 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자세히 보니 라이트 빛이 낮고 길쭉하고 차폭이 넓고 라이트가 길쭉하지만

안쪽에는 상향등이라서 불빛이 바깥쪽에 모여있는 느낌... ' 아카디아 ? ' 라고

생각할 쯤.. 카메라를 지나칩니다. 사알포시 5단으로 그대로 가속을 해봅니다. 어

랏.. 따라오시네~  약간 더 속도를 내며 막힌 1~2차선을 뒤로하고 3차선으로 이동해

봅니다. 어라 ~ 또 따라오시네. 흐흐... 제 차의 엉덩이를 보고는 흥분하셨을 그분을

상상해보면....퍽~-_-ㅈㅅ

아무튼... 그 분께서 다시 2차선으로 변경할 무렵  5단 풀액셀을 합니다. 요리조리

경량 웰터급을 자랑하며 이리저리 재빠르게 가속을 해봅니다. 음... 쳐짐없이 쭉쭉

따라옵니다. ' 오랜만에 땀좀 나겠구만..' 약간 열어두었던 창문 틈 사이로 무지막지한

바람소리가 장난이 아닙니다. 차가 휙휙~ 날라다니며 이동식 카메라 설치하는 곳을

지나며 암사동 조금 못가서 갑자기 차가 많아지고 노면이 젖어있어서 비상등을 켜며

감속을 합니다. 그분도 따라 감속을 합니다. 속도는 대략 80킬로 . 3단가속을 해야 할

상황인데 무슨 마음인지 4단으로 가속을 시작합니다. 역시 쳐짐없이 따라옵니다.

열었던 창문을 슬며시 끌어올립니다. 바람은 더욱더 쉴새 업이 몰아칩니다.  

암사동쪽 고정식은 3~4차선에 카메라가 없는데 살짝 모르셨는지 2차선으로 달리시

다가 다시 4차선으로 가는 제 뒤에 붙으십니다. 카메라 지나고 우측 오르막 코너에

다다르기 전 중간지점에 속도계를 얼핏 보니 x80이 넘어가는 중에 그 찰라, 포장을

했다고는 하나 울퉁불퉁한 올림픽대로 노면에 차가 붕붕 뜨며 동시에 바람과 낙엽이

제 차를 사정없이 강타하면서 한마디 합니다. ' 난 아카디아 편이야. '  -_-;;;

다굴에는 장사없다고 할 수 없이 액셀에서 발을 뗍니다. ㅠㅠ 오르막 우코너에

진입 후 다시 이어지는 내리막에 있는 고정식 카메라 역시 3~4차선이 안 찍히는

관계로 3~4차선을 고수하며 앞에 주행하는 차들 때문에 속도를 줄였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제 차를 스치듯 1~2차선으로 변경해서 치고 나가십니다. 그 때 알았지만

차량 색상이 흰색에 한껏 로워링한 차체, 에어댐도 대신 듯 했고 흡배기도 하셨습

니다. 아무튼, 그렇게 언덕을 넘어가서 전 대략 x20의 속도로 카메라를 지나쳤고

그 분은 속도를 줄여 80킬로대로 그곳을 통과하셔서 조금 늦게 들어간 제가 그 분

뒷 쪽에 붙을 수 있었습니다. 정확히 뒤는 아니고 그분은 1차선, 저는 그분 뒷범퍼와

제 앞범퍼가 일직선상에 오는 2차선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슬슬 승부를 내야할 터

방방~ 두방의 알피엠 보정 후 4단으로 쉬프트 다운~ 속도는 둘다 대략 110정도였고

그분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창문을 빼곰히 여는 순간 '고오옹~' 하는 배기음과 함께

킥다운하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아유 ~ 정말 못말려~  하지만, 난 4단 5천알피엠

이닷~' 하며 사정없이 액셀을 짓누릅니다. 고급유 리터당 1810원....고유가...연비...

이런거 다 소용 없습니다. 무조건입니다. -_-대략 7천알피엠까지 제가 스으윽~ 하면서

야금야금 앞질러 갈무렵, 2차선의 레죠가 외칩니다. '바람과 낙엽, 그리고 올림픽대로

노면이 아카디아 편이면 난 아반떼 편이닷~' -_-;; 재미없죠? 이건 그만할께요. ㅋ  

아무튼. . 레죠 오너님이 1차선으로 변경합니다. 아카디아 오너분이 엑셀에서 살짝

발을 떼는 소리가 들립니다. 전 비켜줄 상황이 안되서 그대로 치고나가 3차선으로

변경합니다. 그 분도 다시 3차선으로 변경 후 제가 가속력을 먼저 실은 관계로 계속

멀어집니다만... 노면이 저를 다시 붙잡는군요. ㅡㅡ;; 역시나 x80이후 가속을 못합니다.

바퀴들이 전부 붕붕 뜨는 느낌... 이내 저는 우측 램프로 빠져야 하기에 감속후 비상등을

켜며 인사를 하는데 그 분은 미사리 방면이었는지 저를 질러가서 2차선으로 추월하십니다.

타이밍이 맞게끔 창문을 열고 엄지손가락 한방 날려드리니 연신 비상등으로 답례를

하십니다. 저는 램프쪽으로 ... 그 분은 미사리 쪽으로 멀어지는 모습을 보며 계속 제가

볼 수 있게끔 비상등을 켜시는 걸로 봐서 그 분도 꽤나 여운이 남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어 시원한 공기를 흠뻑 들이마셔봅니다. 먼지에 매연에 습도까지 높은

공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원하게만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지금 제가 운전하고 있는

이놈도 이 시원한 공기를 흠뻑 들이마시며 숨을 고르고 있는게 느껴집니다.

어쩔 수 없는 우린 하나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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