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섭 님의 글을 읽으니 생각이 나는군요.

처가집이 화성에 있어 시외버스를 타는 일이 많습니다.
당분간 차가 없이 다녀서 더욱 많이 이용한 일이 있었는데.

시외버스가 대체적으로 속도를 빨리 내고 다니지만 기사님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그 버스를 매번 이용하던 중 일련의 패턴을 찾았는데.
빠르지만 편한 운전, 빠르고 멀미나는 사람, 빠르지만 험한 운전 등등이죠.

유독히 빠르지만 편한 운전을 하는 기사님이 계셨습니다. 그 분을 2년간 눈여겨 봤어요.
그분은 버스를 타고, 시골 지방도 꼬부랑길을 한밤중에도 시속 90~110을 대략 유지하시더군요.
근데 그 속도에서도 승객의 몸은 한명도 쏠리는 사람이 없고, 잠만 잘 자죠.
버스는 롤링, 바운스 뭐하나 없이 그대로 수평이동하죠.

동네길 들어가서도 이리 저리 급코너를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데도 멀미가 나지 않게 운전하시더군요.

우연히 이야기를 하게되었는데
왜 그리 운전을 잘 하시냐고 물었더니...

그분은 80년대에 전국레이싱대회에서 1등했던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버스기사이신데도 모범운전사셔츠를 입고계셨고요.

운전을 너무 좋아하셔서 재산도 많으신데 버스기사를 하신답니다.

그분을 만난 뒤로 참으로 강호에는 숨겨진 극강의 고수가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조신히 다니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그분이 다니는 같은 코스에서 꽤나 좋다는 승용차를 타고도 코너에서 85정도로 돌며, 스키드음을 듣고는 그랬는데...그 버스는 100키로에서도 스키드음도 안들려요. 롤링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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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별명이 택 이예요.
울 아빠는 운전을 무척 느리게해요.
고속도로에서도 80키로로 가장 끝 차선에서 유유자적이죠.
일반도로에서는 60정도죠.
문제는 코너에도 그속도 그대로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