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drive
A8을 끌어본지 벌써 8만km가 넘어가네요. 출장이 잦다보니 요렇게 된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첫 타자는... 도로에 많아보이지만 그렇게 많지 않은(!)A8L 4.0TFSI로 시작합니다. 사진 상에는 소개하는(?)차량들이 두대가 다 나와있네요. 사진 상 덩치는 그닥 커보이진 않지만... 플래그쉽 롱휠베이스가 그러하듯, 실제 놓고 보면 길이차이가 꽤 많이 나는 편이긴 합니다. 골6... 지못미.(ㅠ_ㅠ)
시작하며...
국내에 이 D4라는 코드네임으로 신형 A8이 소개된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엔 G20 의전모델로 A8 4.2FSI를 시작으로, 3.0TDI와 3.0TFSI, 4.2TDI, 4.0T, W12 6.3의 큰 단위로 네가지의 엔진 라인업으로 현재는 판매되고 있습니다.
지금 쓰고자 하는 차량은 4.2TDI와 같이 출시된 4.0T차량입니다. 상대적으로 4.2TDI와 3.0TDI에 묻혀 실제 판매량은 그닥 많지는 않지만, 비슷한 배기량대의 경쟁차와 비교하면 배기량은 작으나, 상대적으로 출력은 높은... 하지만 외형은 LED라이트가 아니면 한낮의 존재감은 크지 않은 그런 녀석 되겠습니다.(4.0이 나온 이후 4.2가 한동안 같이 팔리다가, 2012년 9월을 기점으로 국내에선 단종됩니다.)그나마 이녀석의 자랑 아닌 자랑이라면... 이녀석의 심장은 같은 회사의 스포츠모델, 럭셔리카에까지 적극적(?)으로 쓰이니... 어찌보면 다행이랄까요.(S6,7,8,RS6,7 벤틀리 신형V8)
외형으로 보면 지금까지 흔히 보이던 A8과의 차이는 배기량을 나타내는 엠블럼 빼고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나마 4.2TDI와 비교하면 리어범퍼를 W12것을 쓰면서 그나마 좀 나은(?)외형을 보인다는점 제외하곤 틀린그림 찾기마냥 다른 부분을 찾기 힘듭니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이 역시 W12제외하고는 특별히 다른점은 없습니다. 있다면, 우드 사용부위나 하단 인레이쪽의 재질이 다르다 정도일까요.(4.0이상의 경우는 우드기어봉과 우드 하단마감이 알미늄, 버튼도 알미늄이 적용됩니다.)사진에 보이는 제가 운행하는 저녀석은 이동네 라인업중 제일 어중간(!)한 LWB 5seat사양입니다. 구매당시 4seat물량이 얼마 안되어 울며 겨자먹기(!)로 5seat로 받아야 해서 내심 아쉽기까지 합니다. 4인승 사양엔 리어 독립시트를 기본으로, B&O사운드가 들어가니... 처음 들어가는 비용이 좀 세지는 단점은 있지만, 차 내부의 질적인 향상까지 가져오니 좋다면 좋은거겠죠. 5인승 사양은 BOSE사운드가 적용됩니다.
외형이나, 내부 자료야... 워낙에 많으니 사진은 생략합니다...^^;;
지금까지 주행거리는 8만을 넘어 9만을 향해 가고 있는데, 이녀석이 참 괜찮은게 배기량과 출력 대비 고속도로 주행연비가 꽤 좋다는게 신기했습니다.
배기량과 차 자체 무게. 그리고 구동방식을 생각하면 아주 훌륭한 연비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비가 나오는건 4.0엔진에 쓰는 4기통 모드가 가장 크게 와닿습니다. 120km 크루즈 걸어놓은채로 4기통 모드로 유유자적 하면 단기누적 14km까지 찍히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합니다만... ...그냥 그런건 생각 안하는게 옳습니다. 뭐... 시내위주로 주행하면 답이 안나오긴 하지만요. 그냥 간단하게 고급유 10만원 넣고 2일이면 OUT... 입니다. 그러려니 생각하고 타는게 정신건강상 이롭습니다.(-_-) 스트레스 받으려 저런녀석 타는건 아니잖아요? 아니 애당초 연비를 생각했다면 4.2디젤이나 3.0디젤을 사는게 맞지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평균 누적 주행거리는 8.9km가 찍혀있습니다. 같은 배기량 클래스의 차량과 비교해서 이렇다 떨어지는 연비는 아니지 싶습니다. 정리하면... 이전세대 4.2대비해서 확연히 좋아졌고, 같은 시대의 V8엔진들 생각하면 꽤 준수하다... 로 적을 수 있겠습니다.
장점이 있다면 따라오는 단점이 있겠죠...
첫번째는 그 문제의 4기통모드입니다. 신차때엔 몰랐지만 3만km가 넘기 시작하니 4기통모드와 일반주행시 이질감이 꽤 와닿는게 있습니다. 뒷자리에서는 눈치채기 힘들지 모르나, 운전하다보면 4기통모드 진입 시 특유(?)의 진동이 거슬립니다. 요 기능을 따로 해제하는것은 지금으로써는 불가하니 그냥 그런갑다... 타는게 맞지만, 신차때의 느낌은 요새들어선 많이 희석되긴 했네요...
두번째는 오토스탑 기능. 시내에선 이게 꽤 좋은 기능이긴 합니다. 쓸데없는 공회전이 없으니 당연히 연비는 좋아지기에 그러한데요... 근데 이것 또한 조용함(?)과 쾌적함을 우선시 하는 대형차량엔 좀 안맞지 않나 생각도 하게 됩니다. 분명 가솔린엔진인데 시동이 꺼졌다 켜졌을때 좀 심한 진동을 동반하며 시동이 걸리는데... 요게 생각보다 이질감이 심해서 요사이 들어서는 그 기능 자체를 해제하고 탑니다. 처음 신차때엔 꽤 자주 이용했지요...^^;; 연비를 우선한다면 이 기능은 무조건 켜는게 맞으나. 뒷자리에 높은분을 태운다 생각하면 안켜고 다니는게 훨씬 낫더군요. 당연하지만 W12에는 오토스탑 기능따위는 없습니다.
편의사항으로 넘어가면... 분에 넘칠정도로 기능이 많습니다. 차에 숨어있는 기능들 찾아내는 재미가 참 쏠쏠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기능이나 설정쪽이 MMI에 통합되어 있기에 처음엔 좀 헷갈리긴 하나... 매뉴얼만 정독 해도 거의 모든 기능을 쓰는데엔 지장은 없습니다. 좀 아쉬운건 앞 시트에 관련한 셋팅인데, 앞,뒤,위,아래 움직임은 궂이 MMI를 통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외의 나머지 기능(벨트높이, 시트익스텐션, 등받이꺾임, 럼버서포트)은 일일히 메뉴를 움직여가며 조절해야하니 처음 차를 받아 시트포지션을 맞출적에 꽤 해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차에 붇은 전자장비를 쓰는데엔 특별히 어려운 부분은 없습니다.
뒷자리의 거주성은 LWB버전이니 만큼 넓긴 합니다만 뒤 시트의 느낌은 좀 붕 떠있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시트 자체는 편한 느낌이나 발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다 라고 하면 아마 맞을겁니다. 확실한건 4인승 시트나, MB S클래스의 편안함을 기대하긴 좀 힘듭니다. 롱바디 차량임에도 레그룸이 아주 넓다는 생각도 안들구요. 그래도, 중간 라인을 지키는 차량이다보니 있을것은 다 있긴 합니다. 리어 안마시트라던지. 리어MMI모니터를 통해 음악이나 DMB를 즐긴다던지. 이러한것은 동급의 다른 차량에도 있는 부분이므로 그렇게 부각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왼쪽은 LWB. 오른쪽은 SWB. 길이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실제 이녀석을 운전할때엔 초반 출발이 기존 4.2와 비교해서 좀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천천히 출발시키려 보면 답답하고, 좀 더 깊게 밟으면 그냥 훅훅 튀어나가는게 왠지 이 차의 엔진은 쇼퍼드리븐 차량엔 썩 어울리지는 않다고 봅니다. 차라리 이전 4.2FSI쪽이 더 나았으면 나았지 지금의 4.0은 좀 까다로운편입니다. 순수하게 이 차를 오너드리븐 용도로 쓰면 1700rpm이상부터 시원한 가속감을 느끼며 편안하게 즐기는... 그런 차량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아쉬운건... 예전세대의 V8사운드를 기대한다면 안된다는것이 내심 아쉽습니다. 밟으면서 내질러도 그냥 조용조용하고. 저속에서도 특유의 느낌조차도 별로 없으니, 왠지 대배기량의 차량을 몰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안듭니다. 그냥 조용할 뿐이예요. 배기음도 그렇게 힘있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요사이의 같은 엔진을 탑재한 S계열도 억지로 만든듯한 배기음을 낼 뿐이니... 그저 아쉽습니다. 아우디한테 AMG의 배기음을 원하는건 사치이려나 봅니다.^^; 이녀석에게 물려있는 밋션은 익히 알고 있는 8단 팁트로닉입니다. 다른 시승기들에서도 표현하다 싶이, 꽤 부지런하고 S모드에서는 가급적 고rpm물려서 변속도 해주는등 궂이 S Tronic(DSG)가 아쉽지 않을정도로 똘똘한 변속기입니다. 편안하게 다닐때에는 한없이 편하게. 좀 달리고 싶을적에도 투정 한번 안부리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해주는 '만능 머슴' 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4.0엔 아쉽지만 다이나믹스티어링, 스포츠디퍼런셜이 빠지므로 4.2TDI처럼 스포티해지진 않지만 그래도 제 역할은 충직하게 해줍니다. 스포티함을 대형차에서 원한다면... 같은 브랜드에선 비슷한(?)가격대의 S8이 있으니 A8은 편안한 역할로 밀어줘도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하체 부분이나 주행감은 대형차같지 않은 기민함이 매력입니다. 7시리즈처럼 예민하지도 않고, S처럼 반박자 느린 느낌도 아니고. 딱 중간쯤의 느낌입니다. 5미터가 넘어가는 대형차를 중형차 몰듯이 운전해도 위화감이 덜한것. 언제 차를 밟고, 돌리고, 멈춰도 차의 길이감은 그닥 느껴지지 않습니다. 대신... 브레이크쪽이 아쉽다고 해야할까요. 제동력은 나무랄곳이 없지만, 차를 완전히 세울때 끈적거리는 페달의 느낌(?)은 썩 좋진 않습니다. 이쪽으로는 좀 더 개선이 되어야지 싶습니다.
서스펜션의 반응도 괜찮지만... 스포츠모드에서는 좀 더 단단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노멀모드와 아주 큰 차이는 나지 않습니다. 휠, 타이어의 경우에도 20인치에 265/40/20이라는 변태스러운 사이즈를 달고 나오지만... 승차감도 하위급 19인치 사양과 대비해봐도 큰 차이는 없더군요. 하위 19인치 사양은 255/45/19 사이즈를 달고 나옵니다. 왠만한 중형급 SUV타이어 사이즈군요.(-_-) 여담이지만... 20인치 타이어 사이즈의 어중간함 덕분에, 순정출고 사이즈 제외하고 다른 타이어는 제원이 거의 없습니다. 국산차량으로 오면 SUV사이즈에... 미쉐린PSS를 꼽고싶어도 265/40사이즈는 없습니다. 그나마 나오는 브랜드는 컨티넨탈, 굿이어, 피렐리정도인데... 타이어 선택의 폭이 너무 좁습니다.(ㅠ_ㅠ)
최고속쪽으로 보면 이 차는 210km제한에 묶여있습니다. 실제 최고속 리밋이 걸리는 지점은 계기 상 220km쯤인데, 너무 싱겁게 최고속이 찍혀버리니 아쉽기만 합니다. 8단 탑기어에 220km정도 속도에 엔진rpm은 대략 3600rpm. 아마 220km제한이 없다면 쉽게 260km는 넘길것 같습니다. 실 예로 S8도 제원상 최고속 250km를 쉽게 찍고, RS7조차도 순정상태에서 305km 리밋시점까진 시원스레 올라가는것을 보면... A8의 220km리밋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아마 북미형 규제 그대로 들어온게 아닐까 싶습니다.
A8L을 지금까지 타며 정리해보면... 편안할때엔 한없이 편하게. 좀 달리고자 싶을때엔 거기에 맞춰 꽤 빠르게 달려주는... 거기에 납득할만한 괜찮은 연비를 제공해주는 그 급에서 생각 할 수 있는 팔방미인같은 차 라고 평해봅니다.
거의 써보지 않은 시승기라... 왠지 정리가 안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남은것은 지금 데일리카로 쓰고 있는 골프TDI인데... 내용 정리해서 다음글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없고 영양가 없는 글 읽어주시어 미리 감사드립니다.(__)
정성들여 써주신 대부분의 내용에 공감합니다.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W222 S-class 가 나왔지만 저는 이차가 좋습니다.
지나치게 화려한 W222 에 비하여 이차의 심플하면서도 단정하고 중후한 디자인이 새삼 돋보입니다.
기함급으로서 충분히 점잖고 당당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시승당시 지나치게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밸런스가 잘 잡힌 차의 거동과 고속주행 안정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아쉬움이라면, (쓰고보니 김태은님과 같은 내용입니다만^^)
1. 탁월한 주행안정성과는 별개로 느껴지던 초고속영역에서의 부유감인데, 아우디의 특성이긴 하나 아쉬웠습니다.
2. 브레이크 답력이 미묘합니다. 특히 제동 마무리부분이 모호하고 지긋이 제동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동력자체는 좋지만 급제동시 차의 자세가 노면에 압축밀착되는 게 아니어서 기함에 어울리는 고급제동감의 부재가 다소 아쉽습니다.
3. 2열시트를 뒤로 당겨 레그룸을 키우려 하면 비례적으로 점점 더 시트포지션이 올라가서 결국 붕뜨게 되는 상태가 됩니다.
왜이렇게 세팅이 되어 있는지,,,
4. 이차의 시트는 편안하고 여러가지 체위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시트쿠션이 좀 단단하고 타차종, 특히 메르세데스나 볼보에 비하여 쿠션이 좀 얇아서 아쉽습니다.
좋은 시승기, 감사드립니다 !!
잘 봤습니다. 전세대(D3) A8L W12 차량을 가지고 있는 저에겐 추후 다른차량으로 넘어갈때 차량선택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는 글귀인것 같습니다. Mercedes의 신형 S class 데뷔 이후 상대적으로 아우디 Flagship 모델이 그 competitive edge가 바래진 건 사실입니디만.. 그 특유의 두리뭉실한 디자인과 은은한 포스는 아직도 유효한것 같습니다. 차세대 D5 모델은 또 어떤 변화를 가져갈지 기대되기도 하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