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Impression
벤츠가 아우디나 BMW가 가지고 있지 않은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자신감이 아닐 수 없다.
폭스바겐 그룹내 아우디 브랜드 그룹에 아우디와 람보르기니가 포지션하고 있다는 한계성 때문에 수퍼카 그레이드의
R8 V10은 람보르기니와 거의 같은 성능을 가지고 있어도 포지션에서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BMW는 수퍼카 그레이드의 수퍼 스포츠카를 아예가지고 있지도 않고, i8과 같은 좀 미래지향적인 차를 통해 브랜드의 방향성이 하이퍼카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어필하는 정도이다.
벤츠가 SLS를 출시했던 당시의 상황 그리고 지금 AMG GT를 판매하고 있는 상황을 들여다보면 세대가 지날 수록 엄밀히 벤츠의 수퍼카 라인업이 다운그레이드 되고 있는 듯한 모습을 지울수가 없다.
SLS의 전신인 SLR은 벤츠와 맥라렌이 공동개발한 수퍼카로 카본 프레임를 가진 엄청난 하드웨어 구성을 가진 차였다.
지금도 SLR 718로 300km/h이상을 달렸을 때의 그 샤시의 느낌과 사운드를 잊을 수가 없다.
SLR은 관리가 어머어마하게 까다롭고 일반적인 수퍼카 이상의 메인트넌스 비용이 들어가는 이유등으로 어떻게 보면 컬렉터즈 아이템에서 벗어나면 비현실적으로 유지가 힘든 차이기도 했다.
SLS AMG라는 타이틀로 맥라렌과는 연관이 없는 걸윙도어 수퍼카의 등장은 과거 벤츠의 영광을 가장 잘 보여주는 차종중에 하나인 50년대 이미 풀 알루미늄 바디를 적용했던 300SL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스토리로 무장해 맥라렌과의 공동개발과 같은 엔지니어링적 특이한 스토리가 없는 부분을 상쇄했다.
지금의 AMG GT가 그냥 평범한 수퍼 스포츠카가 된 것을 비교한다면 SLS AMG의 구성과 스토리는 확실히 먹히는데가 있었던 것이 시각적으로 걸윙도어를 적용한 것은 대단한 차별성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벤츠로서는 최초로 SLS에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되었고, 본인들이 예고했듯 마지막 NA의 정점에 있었던 6.2리터 V8엔진을 사용했다.
M156과 같은 엔진블럭을 사용하지만 일반 6.2리터 엔진과 120가지 부분이 다르다는 이유로 M159라는 별도의 엔진코드를 부여받았는데, 드라이섬프라는 부분이 가장 큰 차별성이고 571마력을 감당하기 위해 피스톤과 커넥팅 로드등의 주요 부품들이 차별되어 있다.
현행 AMG GT가 463~502마력의 평범한 영역으로 다운그레이드되어 911과 경쟁구도속에서의 강자역할을 한다는 그런 포지션을 생각해보면 SLS는 분명 2010년 데뷔당시로서는 페라리 458등과 경쟁하는 그런 구도속의 플레이어였다.
급이 다른 경쟁자들을 상대했던 당대 최강자로서의 자부심을 고려하면 데뷔당시의 시승보다 이미 후배들을 거느리고 있는 현역 은퇴한 챔프와의 만남이 더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시동을 걸면 마치 정말 오래동안 숨을 참았다가 겨우 숨을 쉬게 된 야수와 같은 포효의 예고편을 느낄 수 있다.
참으로 익숙한 엔진이긴 하지만 그리고 순정을 기준으로 보면 W204 C63 AMG의 너무나 멋진 배기음과도 비슷하지만
SLS쪽은 정말 건조하고 기계적인 부속들의 작동음이 좀 더 생생하게 들리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도어를 닫는 일은 매우 힘들다.
일단 175cm신장의 내 기준으로 활짝 열린 도어를 실내에서 한손을 뻗어서 닫을 수가 없다.
조심해야할 것은 왼손이 닿지 않아 몸을 일으키기 위해 오른손으로 지붕을 잡아 몸을 들어올리면서 도어를 닫다보면 오른손이 도어가 닫히는 순간 끼여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멍청한 나를 비롯하여 아마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실수를 했을 것이 분명하다.
도어를 닫을 때 매우 견고한 느낌이고, 도어가 열렸을 때 좌우가 완전히 개방되어 시원했던 여유가 도어가 닫히면 매우 답답하게 갇혀지는 느낌이다.
프론트 데크가 매우 길고 운전석의 위치가 뒷차축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후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엉덩이로 바로 느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엔진이 NA엔진으로 회전력으로 힘을만드는 엔진이지만 워낙 민감하고 강한 레스폰스로 인해 풀토크가 실리지 않은 영역에서도 뒷타이어를 아주 손쉽게 미끄러트린다는 점이다.
미리 언급하지만 SLS는 빗길에 절대로 타지 말아야할 차 리스트에 올리고 싶은 그런차로 분명히 말하지만 정말 위험한 차이다.
노면의 그립이 완전히 좋은 컨디션에서도 1단은 말할 것도 없지만 2단의 영역도 차가 완전히 직선이라는 조건이 아니면 후륜 타이어의 사이즈가 300mm가 넘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끄러진다.
가속패달의 깊이에 정확히 엔진의 음색이 달라지면서 본인의 캐릭터를 드러낼 때의 감성은 터보 엔진의 부족한 감성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게다가 6리터가 넘는 사이즈의 엔진에서 느껴지는 큰 엔진 특유의 묵직한 느낌이 말 그대로 강렬하다.
수퍼카는 기본적으로 내가 지금 무슨차를 타고 있는지 확실히 보여주는 그런 상황이 시종일관 지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냥 달릴 때만 빠른 그런 느낌의 차는 수퍼카나 하이퍼카에 낄 자격이 없다.
도로의 노면과의 커뮤니케이션도 그렇고 사운드는 말할 것도 없을 뿐더러 폭발적인 가속을 원할 때 그냥 튕겨나가는 것만이 아닌 약간의 공포감을 주고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운전자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그런 광폭함도 있어야 한다.
속도가붙으면 분명 후륜의 그립에 대한 부담감은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차분하게 풀가속을 하면서도 힘이 점진적으로 늘어나 7200rpm레드존 근처에 가도 쳐짐없이 꼿꼿한 끈기로 다음단으로 넘겨줄 때의 그 느낌도 겨우겨우 레드존을 찍고 힘겹게 다음단으로 바톤을 물려주는 터보엔진과는 고단으로갈수록 차이가 난다.
확실히 속도가 높을 때의 안정감과 바디의 견고함 그리고 스티어링의 정확도 등이 돋보인다.
속도가 낮을 때는 일단 후륜을 잘못 미끄러트리면 안된다는 강박감이 어느정도 작용하기 때문에 맘놓고 때려밟는 느낌으로 운전하기 버거울 정도로 광폭한 폭군의 이미지가 강하다.
다만 일상적으로 부드럽게 달릴 때는 승차감이 C63 AMG와 비교해도 그리 나쁘지 않을 정도로 차분하고 충격흡수 능력이 매우 좋아 이차로 데이트를 할 때 옆좌석의 애인의 만족도는 타고 내릴 때 잽싸게 좌우로 뛰어다니며 서비스해줄 수만 있다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본다.
엔진의 위치가 전체적인 앞쪽 데크의 길이를 고려했을 때 상당히 뒤에 와있고 무게 배분면에서 후륜쪽에 트랙션을 실을 수 있는 구성이라 제동 때도 무게중심의 이동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세라믹으로 구성된 초강력 브레이크는 일단 열을 받으면 광폭하게 날뛰는 야생마도 한방에 제압이 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것 이상의 제동력을 보여준다.
브레이크 패달이 깊이 밟히면 밟힐수록 바닥으로 꼽히면서 감속되는 느낌,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과 단단한 자세에 바로 재가속하면 언제 나의 자유가 방해받았느냐는 듯이 미친듯이 요란하게 튕겨나가는 SLS를 몰고 있으면 운전자 입장에서 이차를 다룰 때 이차를 탔던 하루하루를 소중한 경험으로 만들어주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린다.
좋은차를 기계적인 수치로 표현하는데 대한 분명한 한계를 모든 성능 지표는 엔진과 차가 최대치의 일을 할 때 찍히는 아주 극히 제한적인 상황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과정과 부분 부하(Partial load)상황에서의 레스폰스나 감성 등은 숫자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SLR이 맥라렌과 카본 프레임 그리고 스털링머스라는 키워드를 활용해 차의 가치와 스토리를 높였고, SLS는 300SL을 활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벤츠가 일반차를 주로 만드는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오랜 역사와 그동안 보여주었던 기술적 가치 그러면서도 본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무엇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제품에 상당부분 반영해왔다고 본다.
문제는 현재와 미래이고, 오래된 차들의 정말 가치있는 스토리와 이야기거리보다는 숫자와 플레이스테이션에서 빠른 그런차에 열광하는 매니어들을 포커스로 하는 차에 시간이흐를 수록 깊이 있는 의미를 부여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SLS는 수퍼카 영역에서 모든면에서 완벽한 모습의 차는 아니지만 종합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이차에 부여된 디테일은 차가 가진 수치적 능력과 데이터를 압도하고도 남을 만큼의 가치가 있는 차라고 판단된다.
SLS AMG를 즐기는 가장 큰 숙제는 멋지게 타고내리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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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3를 보면,
제이슨스타뎀의 연인이자 빅토리아시크릿모델로도 유명한
로지헌팅턴..양이 짧은 치마를 입고 SLS AMG를 타고내리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ㅜㅜ
차는 낮지만, 팔다리 쭉쭉 긴 사람들이
저런류의 도어에 잘 어울리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갑자기,
언젠가는 테드 로드임페렛숀에서
카운타크의 시승기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너무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권마스터와 제 키가 거의 같은걸로 기억하는데, 캐빈에 들어갈때 내측 문손잡이를 잡고 당기면서 앉으면 모양 안빠지고 우아(?)하게 탈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스터님의 'SLS 소장가치' 에 대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차는 사람과 같아 그 마다의 맛이 있는데 대가님 글을 읽으면 오너가 되어 한참을 소유해야 알게되는 차의 맛을 바로 아는거 같아 참 좋습니다~~^^
SLS 가 처음나오던 시기에 신주쿠의 현란한 네온사인에 비춰지며 지나가던 와인색 SLS에 현혹되어
같은 컬러로 구입하여 3만정도를 타본 느낌에 제 사견과 많은부분 공감합니다...
N/A 신봉자로서 너무너무 좋아했던 애인 같은 존재였죠...
척추밑 엉덩이로 전해오던 짜릿한 느낌...
트로틀을 열면 서 출발할때 기분좋게 뒷꽁무니를 털어주는 느낌은 오래전 SALEEN 머스텡 에서나 느껴보던 그맛이었죠.
다만 벤츠의 고집으로 아니 아집으로 빚어낸 듀얼크러치 미션의 완성도의 한계가 failure 의 원인이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기억해봅니다...
Z17의 리밋이 너무도 아쉽게 느껴지던
고무줄처럼 팅겨나가는 R35 의 터보와는 다른
어른 서너명이 제등을 떠미는듯한...주체하기 힘든 가속감 은 일품이었죠.....
롱노즈 타입의 매력에 한창 빠져있던 타이밍에 방배동 에서만 가능하다던 (하여 더 믿음이가는) 벤츠센터에서조차
몇달째 원인도 모른체 끙끙 앓다가 결국은 토채로 미션은 교환해주고....
얼마안되서 다시 통채로 두번을 교환해주는 모습에 고마움반 걱정반에
보증기간을 한달넘기고 바로 정리하게 되었답니다....
초고속 주행시 LSD 쪽의 문제역시 큰여운으로 남았었죠....
그이후 여러차를 거쳐가면서도 유독 SLS의 매력이 자꾸자꾸 떠올고 생각나고 하더니
결국 얼마전 롱노즈타입의 아우 격인 AMG GT-S 를 가져왔네요...^^
많은부분이 개선되어지고 바뀌었지만
형재나 자매간에 목소리가 닮듯이 배기사운드 는 여전하며
운전할때의 포지션과 핸들그립감은 5~6년전 그녀석을 다시타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착각에 빠져들게 하네요..^^
SLS 빨간색을 올림픽대로에서 봤는데,
"우와 ... "
실제로 보니 전폭이 매우 넓고, 또 높이가 낮고 길어서 굉장히 독특한 비례감으로 보였습니다. 주변의 수많은 차들 중에 단연 돋보였습니다
드림카로 등극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ㅋ
너무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고 있네요.
실제로보니 정말 포스가 ㄷ ㄷ ㄷ 했던 기억이 있네요.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