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 Battle
글 수 961
제목이 좀 거창합니다만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저는 당시 기아 콩코드 1.8 DOHC 수동을 몰고 있었고
대구 인근의 가창댐 부근의 길을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수백번도 더 다닌 길이고 평일 낮이라 한산한 상태
오가는 차들도 없이 조용했습니다.
동생과 함께 어머님 신부름을 다녀오던 차라 평소 밟던 대로 내리막길에서 대략 140km/h
정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대개 50km/h로 달리는 구간입니다)
그런데...
중턱쯤 내려왔을 때였을까요?
멀리서 파란색 트럭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얼핏 보니 봉고 트럭 1톤이었던 것 같았는데
정말 무섭게 다가오더니 계속해서 뒤에서 거의 들이 박을 기세로 밀어 붙이더군요.
얼마나 제 뒤 꽁무니 바짝 붙어 있었는지 탑승자는 보이지도 않고 볼록한 봉고 배꼽만 보일 정도였습니다.
동생 (지금은 Rx-7을 타는 녀석입니다)이 백미러를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 하길래
저도 순간 더 밟게 되었습니다. 거의 160km/h.
손에는 땀이 나고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가창골짜기를 울려 퍼지는데...
뒤에 따라 오던 차는 조금더 기세를 늦추지 않더군요.
그렇게 2-3분을 계속 내리 달리니 점점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생도 순간 그렇게 느꼈는지
"형, 이러다 둘다 죽겠다. 보내 주자"
저도 순간 그래야 겠다는 생각에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우측 깜빡이를 넣고
도대체 누군가 싶어 추월해 가는 차를 보니...
스님이였습니다. --a
당시 7-8월 정도로 무척 더웠는데
그 봉고 트럭은 창문을 다 연채로 실내로 들어 오는 바람에 밀짚 모자를
한손으로 누르고, 마치 물 흘러가듯 순식간에 저를 추월해 가 버리더군요.
잠시 차를 길가에 주차하고 동생과 담배를 한대씩 피며 긴장을 풀면서
나름 이 고갯길은 내가 제일이라 생각했던 생각을 싹 지우게 되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정말 그 스님 지금도 한번 만나고 싶은데 그 뒤로는 만나질 못했습니다.
요즘도 GTI타고 그길을 내려오면 120km/h만 넘어가면 바짝 긴장이 되는데
그 스님은 도대체 얼마나 그 길을 오르내리셨길래 한손으로 밀짚 모자 잡고
노래 부르면서 그렇게 냅다 밟으시는지...
세상은 넓고 무서운 사람은 많은 걸 느낀 경험이었습니다.
혹 절 많은 와인딩 다운길에서 왠 밀짚 모자 쓰신 회색 옷 입으신 분이
뒤에서 쫓아 오면 고이 보내드내드리시길 바랍니다.
제가 만난 그 스님일 지도 모릅니다. --a
저는 당시 기아 콩코드 1.8 DOHC 수동을 몰고 있었고
대구 인근의 가창댐 부근의 길을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수백번도 더 다닌 길이고 평일 낮이라 한산한 상태
오가는 차들도 없이 조용했습니다.
동생과 함께 어머님 신부름을 다녀오던 차라 평소 밟던 대로 내리막길에서 대략 140km/h
정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대개 50km/h로 달리는 구간입니다)
그런데...
중턱쯤 내려왔을 때였을까요?
멀리서 파란색 트럭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얼핏 보니 봉고 트럭 1톤이었던 것 같았는데
정말 무섭게 다가오더니 계속해서 뒤에서 거의 들이 박을 기세로 밀어 붙이더군요.
얼마나 제 뒤 꽁무니 바짝 붙어 있었는지 탑승자는 보이지도 않고 볼록한 봉고 배꼽만 보일 정도였습니다.
동생 (지금은 Rx-7을 타는 녀석입니다)이 백미러를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 하길래
저도 순간 더 밟게 되었습니다. 거의 160km/h.
손에는 땀이 나고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가창골짜기를 울려 퍼지는데...
뒤에 따라 오던 차는 조금더 기세를 늦추지 않더군요.
그렇게 2-3분을 계속 내리 달리니 점점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생도 순간 그렇게 느꼈는지
"형, 이러다 둘다 죽겠다. 보내 주자"
저도 순간 그래야 겠다는 생각에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우측 깜빡이를 넣고
도대체 누군가 싶어 추월해 가는 차를 보니...
스님이였습니다. --a
당시 7-8월 정도로 무척 더웠는데
그 봉고 트럭은 창문을 다 연채로 실내로 들어 오는 바람에 밀짚 모자를
한손으로 누르고, 마치 물 흘러가듯 순식간에 저를 추월해 가 버리더군요.
잠시 차를 길가에 주차하고 동생과 담배를 한대씩 피며 긴장을 풀면서
나름 이 고갯길은 내가 제일이라 생각했던 생각을 싹 지우게 되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정말 그 스님 지금도 한번 만나고 싶은데 그 뒤로는 만나질 못했습니다.
요즘도 GTI타고 그길을 내려오면 120km/h만 넘어가면 바짝 긴장이 되는데
그 스님은 도대체 얼마나 그 길을 오르내리셨길래 한손으로 밀짚 모자 잡고
노래 부르면서 그렇게 냅다 밟으시는지...
세상은 넓고 무서운 사람은 많은 걸 느낀 경험이었습니다.
혹 절 많은 와인딩 다운길에서 왠 밀짚 모자 쓰신 회색 옷 입으신 분이
뒤에서 쫓아 오면 고이 보내드내드리시길 바랍니다.
제가 만난 그 스님일 지도 모릅니다. --a
2008.07.02 13:52:01 (*.7.57.47)
타쿠미가 한국에 와서 불교에 심취했나봅니다. 항상 AE86으로 모는 FR운전스타일이 습관이 되어서 한국에 와서 찾다찾다 못찼고 가장 적절한 FR모델로 봉고트럭을 선택한 건 아닐까요? 혹시 관성드리프트는 안하던지요??ㅋㅋ
2008.07.02 13:53:51 (*.25.233.15)
약간의 타이어 마찰음은 들렸지만 제가 아는 한 거의 완벽한 그립 주행이셨습니다.
대단하시더군요. 봉고 1톤 트럭이 어떤 차인지 타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때 사실 좀 많이 무서웠습니다. 오죽하면 타다 그만 두고 내려서 둘다 담배를
피웠겠습니까? ^.^;
그 뒤로 그 길에서는 달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대단하시더군요. 봉고 1톤 트럭이 어떤 차인지 타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때 사실 좀 많이 무서웠습니다. 오죽하면 타다 그만 두고 내려서 둘다 담배를
피웠겠습니까? ^.^;
그 뒤로 그 길에서는 달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2008.07.02 14:13:41 (*.247.145.44)
댓글들 최고 입니다!! 아하하하!!
어떤 구간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대개 50구간을 140으로 다운힐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잘..
아무리 익숙한 곳이라도 선을 넘나들기 마련이니..
어떤 구간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대개 50구간을 140으로 다운힐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잘..
아무리 익숙한 곳이라도 선을 넘나들기 마련이니..
2008.07.02 15:32:43 (*.154.179.65)
제가 아는 스님중에 한분이 대구출신이시고, 한때 바이크를 타시다가 (화려하시죠^^) 요즘은 구형 M3를 타시는분이 계십니다. 혹 동일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드네요..(억측에 갑갑지만요~~)
2008.07.02 16:15:44 (*.161.237.86)
아마도 이미 해탈을 해서 선승의 경지에 오른분이 아닐까 싶네요.
타이어가 아니라 아마도 근두운위에 트럭이 올라있지 않던가요? ㅋㅋㅋ
전 예전 XD에 코일오버 넣고 탈때 강원도 진고개에서 카운터 치며
달리는 포터 아주머니한테 시원하게 당한(?)뒤로 타지역에선 그냥
얌전하게.... ㅎㅎㅎ
타이어가 아니라 아마도 근두운위에 트럭이 올라있지 않던가요? ㅋㅋㅋ
전 예전 XD에 코일오버 넣고 탈때 강원도 진고개에서 카운터 치며
달리는 포터 아주머니한테 시원하게 당한(?)뒤로 타지역에선 그냥
얌전하게.... ㅎㅎㅎ
2008.07.02 19:15:47 (*.220.159.180)
그나저나 콩코드 1.8DOHC가 존재했었나요?
1.8 2.0 SOHC 2.0 DOHC, 그리고 잠깐나왔었던 '듸젤'만 있는 줄
알았는데.......
1.8 2.0 SOHC 2.0 DOHC, 그리고 잠깐나왔었던 '듸젤'만 있는 줄
알았는데.......
2008.07.02 21:21:36 (*.16.184.207)
I cannot believe it...
Did I see the ghost of a racer who died on this pass?
Did I see the ghost of a racer who died on this pass?
2008.07.02 23:52:14 (*.98.213.250)
속도가 100km를 넘었다 하시니까 아마 한티재에서 좀 내려온 상수도 보호구역쪽 달리기 좋은 길 같네요.. 그래도 자칫하면 위험한 길인데;;
2008.07.03 00:35:44 (*.122.35.246)
오현석님 / 맞습니다. 대구 분이신가봐요? 잘 아시네요. 네, 위험하죠. 다들 50km/h 정도로 천천히 다니는 길이구요. 워낙 예전에 하루에도 몇번씩 재를 넘어 다니다 보니 좀 달릴 적이 있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그 스님은 아직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
2008.07.03 00:46:12 (*.227.77.247)
역시나, 그 동네의 생활이 되어버린 도로에선 항상 재야의 고수분들이 계신듯합니다.
중형세단 두대가 교행하기도 힘든...경북 안의의 한 골짜기에선...
구형 포터로 드리프트하면서 70-80km/h 로 누비시던 친구 사촌형;;;
포터 뒷데크에서 생애 마지막 청룡열차?! 를 만끽했더랬지요.
잘 읽었습니다~!
중형세단 두대가 교행하기도 힘든...경북 안의의 한 골짜기에선...
구형 포터로 드리프트하면서 70-80km/h 로 누비시던 친구 사촌형;;;
포터 뒷데크에서 생애 마지막 청룡열차?! 를 만끽했더랬지요.
잘 읽었습니다~!
2008.07.03 09:19:24 (*.25.233.15)
근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1톤 포터도 미드십인가요?
제 후배 말로 후륜 미드십에 뒤에 짐을 어떻게 잘 실느냐에 따라서 완벽한 무게 배분과
엄청난 토크발, 그리고 후륜의 안전된 더블 타이어로 인한 트랙션까지 완벽한 차와
붙었으니 지는게 당연하다고 --a
제 후배 말로 후륜 미드십에 뒤에 짐을 어떻게 잘 실느냐에 따라서 완벽한 무게 배분과
엄청난 토크발, 그리고 후륜의 안전된 더블 타이어로 인한 트랙션까지 완벽한 차와
붙었으니 지는게 당연하다고 --a
2008.07.03 09:40:53 (*.109.154.246)
지방도 다니다 보면 정말 니르바나 경지의 분들이 있더군요. 목수는 대패를 탓하지 않는다고 차종도 각양각색.. 아미타불~~
제작년에 남도 구경을 해 보려고 옥과 IC 근처에 있는 콘도를 잡고 놀다가, 보성 녹차밭 구경 간다고 가는 길이었습니다. 뒤에서 군청색 봉고가 호수따라 구불거리는 길에서 어찌나 똥침을 놓는지.. 보내주고 저도 똥침을 놓으려고 했지만..
그 그레이스는 수건을 운전석 뒤에 하나 가득 싣고 저를 쩜 만들고 사라지시더군요. 뒤에 5분도 못 붙어 있었네요. ㄷㄷㄷㄷ
제작년에 남도 구경을 해 보려고 옥과 IC 근처에 있는 콘도를 잡고 놀다가, 보성 녹차밭 구경 간다고 가는 길이었습니다. 뒤에서 군청색 봉고가 호수따라 구불거리는 길에서 어찌나 똥침을 놓는지.. 보내주고 저도 똥침을 놓으려고 했지만..
그 그레이스는 수건을 운전석 뒤에 하나 가득 싣고 저를 쩜 만들고 사라지시더군요. 뒤에 5분도 못 붙어 있었네요. ㄷㄷㄷㄷ
2008.07.03 11:22:46 (*.105.6.42)
투카 첨사고...강화도 옆 석모도에서...Z4똥침 놓고 달리던중...
뒤에서 빵빵대고....중앙선 넘어 추월해가던....포터가 생각나네요...
뒤에서 빵빵대고....중앙선 넘어 추월해가던....포터가 생각나네요...
2008.07.03 13:54:53 (*.148.159.138)
역시 현지인을 넘어서기엔 불가능이라는 벽이 있다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그를 넘어선 도인(?)들은 분명 존재하고 있네요... ^^
그런 분들이 모여서 실제 레이스를 펼치시면 F1 못지않은 흥미진진한 이벤트가 될 듯 하네요...
그나저나 성환님 플필 사진이 너무나 강렬합니다...
(가끔 일하다가도 생각이 나곤 합니다... ㅡ.ㅡ;;) ㅎㅎ
하지만 그를 넘어선 도인(?)들은 분명 존재하고 있네요... ^^
그런 분들이 모여서 실제 레이스를 펼치시면 F1 못지않은 흥미진진한 이벤트가 될 듯 하네요...
그나저나 성환님 플필 사진이 너무나 강렬합니다...
(가끔 일하다가도 생각이 나곤 합니다... ㅡ.ㅡ;;) ㅎㅎ
2008.07.03 17:42:59 (*.132.168.8)
꼭 만나뵙고 한수 배우고 싶어집니다 ㅎ
장민석님 리플보고 전우현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구경 잘하고
맥에 관한 좋은 정보들 많이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장민석님 리플보고 전우현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구경 잘하고
맥에 관한 좋은 정보들 많이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2008.07.03 21:06:26 (*.165.62.203)
이런 글을 가끔씩 보면 RHINO란 트럭으로 드리프트를 하며 내달리시던 아주머니가 생각납니다.. 리어가 미끄러지면서 다가오기에 사고다 생각했지만 이내 완벽한 드리프트를 구사하시며 자세를 잡고 담배를 물며 달리시던... 딱 한번 봤었던 상황이지만 8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생각납니다..
2008.07.04 00:51:53 (*.122.35.246)
김돈영님 / 부족한 홈페이지라 부끄럽습니다. 최근 바빠서 글 연재를 잠시 쉬고 있는데 곧 다시 재개할 생각입니다.
정재홍님 / 담배 부분에서 넘어갑니다 .Initial D의 타쿠미 아버지를 연상 시키는 군요. 4륜 드리프트 한 중간에 담배 물고 두 손 핸들에서 놓고 담배 불 붙이고 그 옆에 친구분은 그걸 보고 기절하고 ^.^
정재홍님 / 담배 부분에서 넘어갑니다 .Initial D의 타쿠미 아버지를 연상 시키는 군요. 4륜 드리프트 한 중간에 담배 물고 두 손 핸들에서 놓고 담배 불 붙이고 그 옆에 친구분은 그걸 보고 기절하고 ^.^
2008.07.20 15:42:59 (*.64.33.163)
강원도 화천에서 군생활하고 있는데, 신형 5/4t (마이티터보 올라간 차량)로 와인딩 타는 저희 수송관님 완전 최고입니다 ㅋㅋ
2008.08.29 15:11:32 (*.142.16.27)
제가 이야기 하면서도 믿어지지않는 이야기지만 강원도 터널뚫리기도 훨씬전 그 무지막지한 코너를 정규노선버스인지(시내버스는분명아님) 관광버스인지 정체불명의 그버스는 분명 그 큰차체를 가지고 드리프트를 하면서 뒤에서 내려오는데(겨울철) 무서워서 죽는줄 알았음. 약간 공백이 나와 거의 처박듣이 옆으로 비켜주고나서도 바로 시야에서 사라짐...10년도 더 지난이야기인데 생각이나네요~~
2008.10.05 00:31:17 (*.10.12.119)
제 생각이지만 그 봉고 브레이크 고장입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최고속으로 달렸을것입니다..ㅎ ㅎ..비켜주시길 잘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