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 Ba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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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배틀기 올려봅니다.
배틀이라 보기엔 워낙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번 올려봅니다.
와이프와 작은 다툼 후 마음도 싱숭생숭..
파트타임 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대신에 드라이브를 선택했다.
어딜갈까하다가.. 역시 드라이브는 와인딩로드?
엔젤레스를 갈 생각으로 I-10 번 고속도로에 올라타고 EAST방향으로 향한다.
와이프와 다투고나면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기분이 다운되고 계속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아직 결혼 9개월차인 신혼이기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선배님들도 마찬가지시죠?)
앞으로 보이는 이정표에 US-57 고속도로가 나타난다.
갑자기 예전에 와이프와 가봤던 새로생긴 대형 한인마트(H)가 생각났다.
와이프가 전에 먹고 싶다고 했는데도 멀어서 사주지 못했던 '족발'이 떠오르며..
자주 다투지는 않지만,
매번 다툴때마다 적극적으로 화해를 시도했던 와이프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7번 고속도로에 오르고 South방향으로 내려가다보면 Diamond Bar라는 지역이 나온다.
오후 5시에 다다르고 있는 퇴근시간이라 차량의 수는 제법 많은 편이다.
하지만, 미국의 무식하게(?) 넓은 도로는 60마일이상으로는 운행이 가능할 정도로 무난한 소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최대한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앞쪽으로 공간이 보이면 최대한 부드럽게 슬쩍 들어가며 주행을 해본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나름 칼질(?)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잠시 후, 룸미러에서 뭔가 번쩍이며 순식간에 내 왼쪽으로 붙는다.
검정색 5세대 GTi...3도어
옆좌석에는 여자친구가 앉아있는 듯 하다.
드라이버와 동승자가 동시에 나를 슬쩍 쳐다보더니
단번에 내 앞으로 추월하며 차량사이를 휘저으며 달려나간다.
순간 앞쪽에 있던 차량들이 움찍하며 뒤뚱거린다.
도발치고는 너무 난폭하군..
그래도, 기분도 꿀꿀한데 한번 달려볼까..
6단 크루징에서 5단, 4단으로 다운을 시도한다.
힐앤토는 아직 어설프지만, 다운쉬프트는 평상시 꾸준한 연습으로 꽤 자연스러워진거 같다.
앞쪽에 차량이 제법 줄어들어 공간도 충분하고 도로는 약간의 내리막구간으로 진입하게 된다.
열심히 뒤를 쫒다가 트럭 사이에 가로막힌 GTi 궁둥이에 바짝 붙는다.
서서히 트럭사이의 공간을 기다리며 지켜보면서 5단에서 다시 4단으로 다운..
트럭을 가운데 두고 GTi는 왼쪽..내 RSX는 오른쪽으로 약간의 시간차로 빠져나간다.
4단 5,000rpm을 넘어 6,000rpm에 다다르자 특유의 모터소리 비슷한 사운드가 들리기 시작한다. V-TEC....
4단에서 VTEC이 터지는 시점의 속도는 약90마일..(144km)
평소엔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VTEC이 터질때면 차가 가볍게 튀어나간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7000-7500rpm 사이를 유지하며 GTi의 뒤를 따른다.
1,2차선을 오가며 달리는 우리들 앞에 3,4차선쪽으로 공간이 크게 생긴다.
순간, 4차선으로 빠져 GTi를 제치고 앞으로 달려나간다. 5단 쉬프트업..
이미 100마일을 넘어버린다.
앞으로 쭈욱 빠지고 달려나가자 GTi가 잠시 보이지 않는다.
어디갔지? 악셀에 발을 슬쩍 떼고..
GTi가 무리하게 1,2차선을 노리다가 차량에 잠시 가로막힌다.
역시 공도배틀에서는 줄을 잘 서야지;;
빠져나오자마자 금새 내 뒤에 선 GTi..
다시 5단에서 4단으로 쉬프트다운하면서 풀악셀..
룸미러를 바라보니 뒤에 있는 GTi가 전혀 멀어지질 않는다.
내 뒤에 꼭 붙어 거리를 유지하며 계속 쫓는 GTi..
다시 VTEC 작렬.. 순간 조금 거리가 멀어져간다.
룸미러로 GTi를 의식하며 달려나가던중 앞쪽에 경광등 달린 차량 발견.. 헉!
바로 5단-6단으로 변속하며 살짝 브레이킹에 이어 4차선으로 빠져주기..
GTi도 눈치챈듯 열심히 쫓아오다가 속도를 줄인다.
경광등의 차량 근처로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뭔가 어색한 느낌이었다.
문 옆에 써있는 문구는 Security (보안업체차량인듯)
-_-;; (역시 난 새가슴이야..)
70마일로 속도를 유지하며 잠시 숨을 고르는동안 옆으로 GTi가 다가선다.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여주었더니 갑자기 풀스로틀로 달려나간다.
아니;; 잘 달려줬다는 표시였는데..;; 못 본건가?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르고 있어서 인사를 하고 가려고 했더니 오해를 했나보다.
서서히 멀어져가는 GTi를 바라보며 2차선에서 4차선으로 빠진 후 고속도로를 빠져나온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와이프가 좋아하는 족발과 과자 몇 개를 사들고 다시 집으로 향한다.
연료게이지를 보니 기름이 별로 남지 않았다. 아까 너무 무리했나..
미국도 한국만큼 고유가로 경제침체까지 오고 있는 상황인지라.. (1갤런 $5근접 수준..)
집에까지는 얌전모드로 가야지..
모처럼 드라이브와 함께 와이프를 위한 작은 선물(?)까지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이 날 왕복한 거리는 약 50마일.. 장보러 갔다오니 80km 가까이 주행한 셈이다;;
2008.06.24 12:03:30 (*.107.46.125)
저같은 경우는 공도에서의 재미난(?) 배틀후 인사나 하려고 서행하며 창문을 내리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라 치면.. 그냥 무시하고 풀스로틀로 치고 나가는 차량을 보면 좀.. 씁슬하더군요.. 내가 모하는건가 싶기도 하고..ㅋ
2008.06.24 16:01:28 (*.230.191.102)
ㅎㅎ 족발로 인해 한번에 풀어졌지요^^
둘이서 맛있게 먹고 기분좋게 하루 보냈습니다.
족발보다 멀리 갔다온 것만으로도 참으로 기뻐하더군요.
역시 와이프에겐 서프라이즈가 최고인거 같습니다.
둘이서 맛있게 먹고 기분좋게 하루 보냈습니다.
족발보다 멀리 갔다온 것만으로도 참으로 기뻐하더군요.
역시 와이프에겐 서프라이즈가 최고인거 같습니다.
2008.06.24 17:19:28 (*.147.51.1)
드라이브도 즐기고 부부 싸움도 해결하고... 일석 이조네요.
올해로 결혼 15년차인 저는 아내와 부부싸움을 언제 했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사이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제 투정을 언제나 넉넉하게 받아주는 맘 넓은 아내 덕에 혼자 삐졌다가 풀어지곤 합니다.
지금 생각하니까... 아마 아내가 제대로 화나면 그날로 끝장날지도 모르겠네요... 후덜덜...
있을때 잘 해야지...
올해로 결혼 15년차인 저는 아내와 부부싸움을 언제 했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사이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제 투정을 언제나 넉넉하게 받아주는 맘 넓은 아내 덕에 혼자 삐졌다가 풀어지곤 합니다.
지금 생각하니까... 아마 아내가 제대로 화나면 그날로 끝장날지도 모르겠네요... 후덜덜...
있을때 잘 해야지...
2008.06.24 22:14:40 (*.9.145.174)
지역마다 기름값 차이가 많이 나는건 정말 공감합니다. Chicago에 있을때 93 Premium이 $4.5가 넘고, 89 Regular가 $4.1 정도였는데, Austin에서는 Premium이 시카고 Regular 값과 비슷하네요. 어쨌든 하지만 많이 오른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2008.06.25 03:47:39 (*.230.205.193)
앗! 제가 기름값을 잘못 생각하고 썼습니다.
집 앞 모빌주유소 레귤러가 $4.65 네요. 고급휘발유는 $5이 넘어간 곳도 많다는..
집 앞 모빌주유소 레귤러가 $4.65 네요. 고급휘발유는 $5이 넘어간 곳도 많다는..
2008.06.25 06:12:38 (*.127.221.56)
웃, 저희집 바로 옆에서 그런일이 ^^: 저는 57번 lambert에 살고있습니다 ㅎㅎ. 하지만 조심해야되요! 요즘들어 경찰들이 부쩍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