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Impression
D2 코드를 가진 초대 아우디 S8은 4밸브 V8 4.2 340마력을 발휘했었다. 6단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었고, 2000년 이후 나온 후기형에는 5밸브로 엔진 형식이 바뀌면서 360마력으로 출력을 높였다.
D라는 코드는 폭스바겐 그룹에서 사용하는 세그먼트별 코드의 일종으로 대형세단에 붙는 코드이다.
D1은 1988년에 아우디 V8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었는데, 이 차는 큰 몸집으로 독일의 DTM에서 상당한 활약을 했었다.
아우디가 만든 최초의 최고급 세단으로서 D1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고, 1994년 D2로 데뷔한 A8은 유럽에서는 제법 인기가 있었고, 풀알루미늄 바디를 적용한 최초의 대형세단이기도 했다.
D2 S8 6단 수동변속기는 국내에 한대가 있었고 당시 MTM 튜닝이 되어 있던 차를 2000년대 초반에 시승해본 적이 있다.
계기판상으로 290km/h를 넘나들 수 있었던 이 대형 스포츠 세단은 좀 밋밋한듯 하지만 고속으로 갈수록 힘을 내는 엔진의 특성으로 정말 재미있게 운전했던 기억이다.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한 영화 로닌에 엄청난 카액션을 소화해내고 장렬히 박살이 나는 장면장면 그동안 수도 없이 봤을 정도로 S8은 내 기억속에 아주 특별한 이름으로 각인되어 있다.
D3 S8에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공유한 V10 5.2리터 450마력이 탑재되었다. BMW와 아우디가 당시 V10엔진을 통해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할 때였는데, 7200rpm을 돌릴 수 있는 10기통 대형 세단은 V8과는 또 다른 웅장한 느낌을 주어 경쾌하면서도 어떤 속도대에서도 여유있는 주행이 가능하며 고속주행 안정성은 대형세단 중에서 최고로 꼽는 차이기도 하다.
D4는 다운사이징과 과급화로 4리터 V8 트윈터보를 품고 탄생했는데, 520마력 엔진은 RS6와 RS7의 560마력을 약간 디튠한 버전이지만 터보 사이즈가 S6, S7과 달리 한사이즈 크기 때문에 튜닝에 대한 잠재력이 다른 S모델들과 확실히 차별된다.
풀 알루미늄 바디를 유지하지만 D3보다 100kg정도 무거워진 몸무게는 D2, D3때의 스포티하고 경쾌한 감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D4는 D3때보다 좀 더 안락하고 부드러운 샤시 특성을 갖췄다.
나는 직접 여러대의 D4 S8을 SKN ECU튜닝을 해봤고, 차가 가진 잠재력을 끌어내 거의 모든 종류의 환경에서 다양한 테스트 주행을 해봤고, 이 시대에 선택할 수 있는 고성능 대형 세단중에서 이보다 더 견고하고 짜릿한 주행이 가능한 차는 많지 않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S8이라는 차의 매력을 매우 크게 느끼는 중이다.
아우디의 4리터 V8은 2012년도에 아우디 S6이상급 그리고 A8에 적용되었고, 벤틀리의 컨티넨탈 GT와 플라잉스퍼에도 적용되었으며, 람보르기니 최초의 SUV인 우루스에도 적용되어 다양한 차종에 적용될 수 있는 유연성을 입증했다.
10수년을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 엔진은 터빈의 위치를 V뱅크 사이에 마운트 시켜 터빈의 반응성을 높였는데,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BMW의 4.4리터 V8트윈터보 엔진이나 벤츠의 4리터 트윈터보 엔진 역시 같은 형식으로 설계되었다.
D4 S8에는 8단 토크컨버터 베이스의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는 C7 이후의 RS6나 RS7에도 마찬가지로 듀얼클러치 대신 토크컨버터가 장착된 8단 자동변속기라는 측면에서 높은 출력과 토크에 대해 내구성 면에서 이점이 있지만 엄밀히 듀얼클러치가 주는 스포티함에서는 약간 부족하고 대신 시가지 주행에서는 잦은 출발이나 경사출발에서는 유리한 점이 있다.
520마력 순정으로 운전해도 충분히 빠르고 여유가 넘치지만 600마력 이상으로 튜닝해 놓은 S8은 그야말로 가속력의 폭발력에 있어서 순간이동을 경험하는 것과 같이 전방의 모든 사물이 나에게로 날아오는 기분이다.
D3때의 에어서스펜션 세팅과 비교하면 리바운스 속도를 약간 줄여 차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스트로크는 약간 길지만 움직이는 시간을 느리게 만들어 굴곡을 댐핑으로 흡수하면서 차가 굴곡을 발판삼아 튀어오르지 않게 억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는 에어서스펜션이기 때문에 가능한 세팅이기도 하다.
고속도로 컨디션에서 속도가 제법 붙은 상태에서 코너를 들어갈 때 스티어링으로 느껴지는 묵직함이 노면이 좋지 않아도 흔들림이 없고, 순정 21인치에 스포츠 타이어라는 상황을 감안하면 댐퍼의 유연성은 매우 좋다고 볼 수 있다.
2.1톤의 무게는 알루미늄 바디로서의 메리트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D3때도 그랬지만 D4의 바디강성은 그야말로 돌을 깍아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의 강력함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서스펜션 세팅이라해도 충격의 일부는 차대에 전달되는데 이렇게 강력한 바디가 이런 충격에 진동을 발생시키지 않게 하는 것이 강한 바디가 주는 혜택이라고 보면 된다.
재미있는 것은 C7 S6나 S7에 비해 S8쪽이 오히려 배기음을 조금 더 들을 수 있다는 점인데, S6,7에도 적용된 가변배기는 있으나 마나한 물건이라면 S8에는 약간이라나마 V8의 비트가 중후함을 해치지 않는 영역에서 꽁꽁 감추려고 했던 배기음이 약간 삐져나오면서 비트가 실내로 은근히 스며든다.
실내의 높은 품질감과 재료의 고급성은 아우디의 가장 큰 장기이지만 요즘은 이런 기교들도 커다란 센터스크린이나 2중화된 계기판 등에 비해 눈길을 끌지 못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터치 대신 모든 조작을 버튼이나 다이얼로 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의 아우디라는 점에서 감성적으로 그리고 고급성면에서 스크린에 터치하는 것과 비교하면 직관적이고 정확한 조작이 가능한 장점은 부정할 수 없는 장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크린의 크기를 경쟁적으로 키우다보니 실내 디자인이 화려한 듯 보이지만 단조로워져 짜임새 있는 구성의 장점은 오히려 D4에서 더욱 더 돋보이기도 한다.
D4 S8은 엄청나게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일반적인 주행성에서 극도로 부드럽고 조작이 쉬우며 스티어링 Lock to Lock이 2.1회전밖에 되지 않아 크기에 비해 다루기 쉬운 스포츠 세단이다.
아우디가 장기로 하는 콰트로와 터보 엔진, 그리고 풀 알루미늄 바디를 갖추었고, 4인이 하루에 1000km이상을 이동해도 편안한 승차감과 안락함을 갖췄다는 차원에서 현재 시점에 D4에 대한 시선은 말도 안되게 좋은 가격대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차원에서 또 다른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산수적으로 1마력에 10만원도 안되는 금액대에 최상급 완성도와 품질을 가진 럭셔리 스포츠 세단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신형 차를 사서 2년 동안 감가상각으로 버려지는 금액으로 D4 S8 한대를 장만할 수 있는 것이다.
D5 S8이 롱휠베이스로만 나오는 점은 정말 아쉬운 대목이다. 뒷좌석 공간의 이점은 A8롱휠베이스로 누릴 수 있는데 구지 S8을 롱휠베스 사양만 수입한 것은 실책에 가깝다.
D4는 D5와 엔진을 포함한 주요 하드웨어가 같다는 점에서 여전히 눈여겨 봐도 좋은 차이며, 차에 대한 만족도는 가성비가 주는 부분도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D4 S8은 대다수의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는 훌륭한 차라고 생각한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