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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지인들과 느랏재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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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휴게소에 먼저 도착한 RS5와 991 S MK1입니다.
플랫6 3.8리터 400마력 vs V8 4.2 500마력(SKN Stage2 기준이며, 순정 450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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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드라이브는 준이 탁이의 강력한 요청으로 이루어져 가평휴게소에서 6시에 만나 동쪽으로 출발하는 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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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라포비치 배기튠 415마력 997 MK1 GT3까지 가세해 각기 다른 NA스포츠카들이 느랏재를 향해 각각의 배기음을 뽐내며 신나게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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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랏재와 가락재를 넘어 도착한 신내 기사식당,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쉬는 일요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쉬는 날을 매주 금요일로 하시고 일요일은 매주 오픈한다고 하시네요.
김치찌게와 돼지 볶음 메뉴를 추천합니다. 매년 2000포기의 김치를 직접 김장해서 숙성된 김치를 사용하며 대부분의 반찬은 직접 재배하신다고 하는데 조식으로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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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를 비난 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현재 매체에 실리는 EV와 미래의 자동차와 관련된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는 기사들과 단세포적 사고방식으로 EV가 내연기관을 최단시간 밀어낸다는 시나리오는 허구입니다.

현실속에서 EV가 내연기관을 밀어낼 수 없는 이유들을 실제의 사례들을 들어 EV의 한계성과 아주 기초적인 모빌리티의 기능을 벗어난 상황에서 EV는 그 매력을 논하기 힘들 정도의 핸디캡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자 합니다.

스포츠카의 목적은 빠르고 호쾌한 주행입니다.
출력은 상대적인 것이니 빨라야한다는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평균보다는 높은 출력이 있어야 운전의 재미를 받칠 수 있으니 고성능이면 일수록 스포츠성이 부각되긴 합니다.

디테일로 들어가면 적당한 몸무게와 스포츠 변속기(수동, 듀얼클러치, 싱글클러치 등) 강력한 브레이크, 핸들링 그리고 좋은 사운드 등등이 스포츠카의 차별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EV의 Range(주행가능거리)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것에 대해 기뻐하긴 하지만 여전히 EV Range의 증가만으로 극복이 안되는 부분들이 있고 EV가 가진 구조적인 핸디캡은 여전히 큽니다.

스포츠카가 스포츠주행이 가능해야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공도주행에서 부정적인 의미인 과속이라는 단어 대신 빠른 주행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하고자 하니 앞으로 언급되는 속도와 관련된 상황은 차를 평가하는 목적으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라며, 빠른 주행은 차들이 없는 도로 상황에서 이루어져서 타인의 안전운행을 방해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스포츠카의 본질을 과연 EV스포츠카들 혹은 스포츠모델들이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냐는 것이 글의 제목입니다.
포르쉐도 박스터나 카이맨의 EV화를 발표했으나 실제 그게 현실이 된다면 내연기관을 가진 박스터나 카이맨의 몸값을 아마도 엄청나게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내연기관을 가진 차들이 스포츠 주행을 위해 드라이브 가는 상황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강남 출발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고속주행으로 가서 홍천 부근 국도와 와인딩을 갔다왔다 왕복을 한후 다시 강남으로 도착하면 대략 270km정도의 거리가 나옵니다.

고속도로 100~200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160정도 크루징으로 가고 와인딩은 횡G 1정도 찍히는 정도로 주행을 하는 상황에서 

RS5(500마력) : 국도 시작전 연비 리터당 8.5, 와인딩 왕복하고 난 후 7.2로 떨어지고 다시 고속도로로 비슷한 속도로 강남 도착하면 최종연비 7.8~8.0km/리터 찍힘

E92 M3(SKN 450a마력) : RS5와 거의 비슷하거나 고속 연비 0.3정도 더 잘나옴
벨로스터 N 수동 : 고속도로에서만 리터당 11km, 와인딩 하고 나면 8.5km찍혔다가 다시 고속도로로 상경하고 나면 리터당 10km최종 찍힘

MK7 Golf R(SKN 380마력) : 고속도로만 리터당 9.5~10km, 와인딩 타고 나면 7.5km로 떨어졌다가 다시 상경하고 나서 최종 8.5~9.5km(통행량이 많아 속도가 낮으면 10km이상 나옴)

정리하자면 핵심은 한번 주유하고 스포츠 주행만 주구장창해도 400km이상을 달릴 수 있으며, 엔진 파워가 여유가 있기 때문에 와인딩에서 오르막에서 풀액셀이나 풀rpm 사용을 하지 않고도 여유있게 달릴 수 있습니다.

좀 다른 케이스는 991 MK1 카브리오로 강릉에서 서울까지 정확히 200km거리를 1시간 12분만에 주파한 적이 있는데, 이때 연비가 리터당 7km였습니다.
속도가 나는 구간에서 200이하로 달렸다면 아마 리터당 8km, 180이하로 맞췄다면 리터당 9km, 160이하로 맞췄다면 10km이상이 나옵니다.

잘만든 내연기관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보여주는 예입니다.

같은 상황을 전기차로 구현이 가능할까요?
타이칸 배터리 확장팩 안들어간 모델은 겨울에 만충상태에서 Range 320km인데 히터와 열선시트를 좌우를 켜면
280km으로 떨어집니다. 이것도 일상적인 주행이고 빠른 속도로 달려 모터에 힘이 계속 실리거나 회생제동 활용이 안되는 상황이라면 160이상 달린다면 아마 200km는 커녕 150km도 빠듯할 겁니다.

100km/h 항속을 벗어나면 EV는 급속도로 효율이 떨어집니다. 전비와 연비는 계산법이 좀 상이하지만 궁극적으로 고속주행에서 내연기관은 EV보다 월등히 효율이 좋다는 점은 입증이 가능합니다.

550마력 C7 S6로 새벽에 160이상으로 400km를 달릴 때 연비가 8km이상 나온다면 70리터 탱크로 550km이상을 달릴 수 있습니다. 비슷한 컨디션으로 비슷한 마력대의 EV를 몬다면 만충전을 최소 2번이상이 필요할 것이며 충전시간만 아무리 짧게 잡아도 1시간 이상이 걸릴 것입니다. 그것도 비교적 충전속도가 빠른 80%까지 충전하는 상황입니다. 

좀 더 현실적인 부분, 즉 EV의 결정적인 핸디캡에 대해 좀 이야기 하자면,
모터의 출력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배터리는 과열됩니다. 배터리가 과열되는 상황이 잦아지면 배터리 수명이 단축되며, 온도의 상승은 출력제한으로 이어집니다.
EV의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은 배터리의 과열이기도 하니 과열은 배터리에게는 피해야할 상황입니다.

700마력이 넘는 타이칸 터보S는 21km 뉘르부르그링 노드슐라이페를 전속력으로 1랩을 달리지 못합니다.
트랙을 달릴 수 있다고 떠드는 테슬러의 신형 모델들은 물론 그 어떤 EV도 노드슐레이페에서 풀페이스로 지속적으로 달리지 못합니다. 근미래에 신형 EV로 1랩을 달렸다 해도 2랩은 출력이 반도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달려야할 것입니다.

이렇게 억지로 달렸다고 쳐도 배터리에 걸리는 부담이 엄청나게 커 잦은 트랙주행이나 스포츠 주행은 배터리의 수명을 최대 수명 대비 절반이하로 떨어트릴 수 있습니다.

휴대폰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수명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EV의 배터리 기대 수명도 주행환경에 영향을 받습니다.

내연기관의 경우 스포츠카에 장착된 고성능 엔진은 냉각이나 윤활이 출력에 걸맞게 충분합니다.
벨로스터 N이나 아벤트 스포츠로도 트랙을 한여름 아스팔트가 녹아내리는 35도 상황에서도 수십랩을 달려도 끄떡없습니다.

911 GT3는 노드슐라이페를 24시간 동안 달릴 수 있는 내구력을 가졌고, 독일에서 생산되는 모든 고성능 모델들은 아우토반에서 전속력으로 하루종일 달려도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폭스바겐에서 만든 W12 엔진은 시속 330km로 한달이상을 달려 10만킬로 이상을 논스톱으로 주행한 기록도 있습니다.

아주 과거 400마력 오버 차량으로 서울에서 부산을 2시간 20분만에 주파하면서 엔진에 문제가 생긴 적이 없고, 이런차를 20만킬로가 넘어도 새차와 같은 출력을 아직도 유지합니다.

EV 스포츠 모델로 스포츠카의 본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달리기? 신호등에서 가속력을 뽐내는 정도겠지요
고속도로에서 불가피하게 배틀이 붙어도 몇 번 풀액셀하면 림프모드에 빠지거나 아니면 Range 떨어지는 것에 기겁해서 함께 즐거운 주행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계기판의 Range 숫자를 수천번 응시해야하니 맘은 늘 조급합니다.
차가 정차하면 휴대폰으로 근처 충전소 검색을 하며 늘 불안한 맘으로 과연 목적지까지 제대로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즉 출발전 Range에 찍힌 거리와 실제로 달려야하는 거리가 일치만 해도 불안해서 돌발상황에 대비가 안됩니다.

포르쉐!
이 멋진차에 EV라? 타이칸이나 슈팅브레이크와 같은 차는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박스터, 카이맨 혹은 911에 EV? 트랙도 제대로 못달리는 포르쉐가 포르쉐라고 할 수 있나요?

게다가 차량 크기 대비 상대적으로 무거운 무게는 와인딩에서 재미를 떨어트리는 것은 물론 타이어나 브레이크에 훨씬 더 큰 하중이 걸려 경쾌하게 달리는 느낌과는 거리가 멉니다.

과연 포르쉐가 박스터나 카이맨급 EV를 출시하면 내연기관은 안 만들까요?

느랏재를 가고 싶어도, 새벽에 강릉에 새벽 바다를 보며 해가 뜨는 광경을 보기 위해 갑자기 떠날 때 EV스포츠카들이 과연 신나게 잘 달려줄까요?
그저 경차들 뒤를 졸졸 따라다녀야하는 상황이지 않을까요?

성능이 뛰어난 아이오닉이나 EV6와 같은 차들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웬만한 내연기관 스포츠 모델 이상의 가속력과 제법 그럴듯한 승차감까지 갖춰 마치 EV가 내연기관의 영역을 완전히 제압한 것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내연기관의 자리를 EV는 극히 일부만 탐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급속충전의 개념도 결국은 배터리에 부담을 주는 행위입니다. 방전이 빨라도, 충전이 빨라도 배터리는 열을 내고 무리를 주어 수명을 떨어트립니다.

휴대폰도 80%까지는 빠르게 충전되다가도 그 이상은 천천히 충전시켜 배터리의 수명을 늘리는 로직이 들어있습니다.
결국 느린 충전 혹은 느린 주행이 배터리의 기대수명과 연결되어 있으니 이를 벗어나는 자극은 배터리의 수명을 횟수만큼 갉아 먹는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5년이 지나면 기존 자동차산업의 생태계 80%가 사라진다고 하는 자칭 전문가들이 있는데, 전 헛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시대에 과연 EV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자동차의 본질과 실생활의 영역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주행환경을 한번이라도 고민해봤는지? 혹은 거기에 대한 실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EV에 열광하는 특정 그룹이 아닌 대다수의 카라이프에서 EV의 현재의 모습 혹은 지금보다 Range가 일부 개선된 정도로는 여전히 EV의 매력은 극도로 제한적입니다.

제대로 달리지도 못하는 스포츠카, 수퍼카, 하이퍼카, 그저 알맹이 없는 휘발성 강한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스포츠카 이상의 영역에서 EV는 내연기관과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엔진의 반응과 변속기와의 궁합 그리고 멋진 배기음과 완벽한 밸런스를 갖춘 샤시에서 오는 환상적인 코너링 밸런스 등의 각각의 차이점을 구지 열거하지 않아도 EV는 스포츠카의 영역에서 내연기관이 주는 재미는 물론 온갖 불편한 제약들로 인해 차를 즐길 수 없습니다.

우리는 수퍼카들에 열광할 때 그 차가 가진 성능과 스토리 그리고 가치를 생각합니다.
방수 150m되는 명품 시계 브랜드의 시계를 차는 사람들이 수시로 수심 100m이상을 헤엄치기 때문에 그런 시계를 차지 않는 것 처럼 자동차 역시 차가 가진 모든 성능을 늘 끌어내지 않더라도 그 차가 가진 매력에 매료되어 차를 소유하고 싶어하고 소장하며, 자주 타지 않더라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EV스포츠카를 표현하는 각종 수치들, 가속성능, 최고속도, 특정 서킷에서의 랩타임에 이런 성능을 갖추고도 최대 Range가 얼마다 하는 말들... 이런 것들에 현혹되기 정말 좋습니다. 제한적인 상황에서 그럴듯하게 적어 놓은 시승기들이 사람들에게 실체없는 환상을 심어주는데 한 몫을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EV는 스포츠카의 본질을 충족시킬 수 없고 경험해보면 생각했던 성능은 허구라 극히 짧은 시간 찰라의 순간에 발휘되는, 그런데다가 그런 최고성능을 내다가는 배터리가 과열로 수명이 짧아져 밟고 싶어도 밟지 못하며, 트랙에서 몇바퀴 타고 나면 차의 기대수명에 해당하는 배터리는 제조사 보증도 트랙에 갔으니 문제가 생겨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EV와 내연기관이 공존하는 시대에 우리가 사용하는 내연기관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얼마나 완성도가 높게 잘 만들어져있는지 잘 느끼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EV가 주는 경제성과 거짓으로 포장된 친환경성이 내연기관이 가진 위대함까지는 아니더라도 극강의 장점들이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지요.

제 주장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스포츠카를 꿈꾸신다면 내연기관 이외의 답은 없습니다. 그리고 내연기관이 단종되는 시점이 가까워질 수록 내연기관 스포츠카들이나 수퍼카들의 몸값은 상상할 수 없을만큼 올라갈 것입니다.

더이상 숫자가 늘어나지 않고 시간이 줄어들수록 개체수가 줄어들거나 주행거리가 늘어나는데 이렇게 완벽한 형태의 내연기관 스포츠카가 운전의 재미라는 차원에서는 답이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니 수요는 수직으로 상승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지금 우리가 중고차로 접할 수 있는 스포츠 모델이나 스포츠카들의 가격대가 이차들이 미래에 매겨질 가격과 비교하면 때론 터무니 없이 저렴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스페셜 모델들의 가격이 높이높이 치솟는 것도 제가 말씀드리는 수요의 증가와 맞물려있고, 지금은 아주 조용히 이런 것들이 일어나니 우리가 실생활에서 체감을 못할 뿐입니다.

이글을 마무리하는 순간도 새벽에 느랏재를 다녀와서 글을 적습니다. 손과 발 그리고 귀의 모든 오감이 드라이빙을 하고 나면 자극을 받고 여운이 있습니다.
멋진 배기음을 아들들과 들으며 달린 추억, EV스포츠카로는 불가능합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