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drive
일기처럼 적어두었다가 아는 형이 한번 어디 올려보지 않겠냐고 하여 테스트 드라이브에 한번 올려보게 되었습니다.
사진도 부족하고 전문성도 부족하지만, 심심풀이용으로 읽어주세요!
[차량 정보]
포르쉐 파나메라 4S / V6 2.9L 440ps 56.1kg/m / 출고타이어 295/30/21inch & 315/30/21inch
4800km 운행 차량 / 출고 후 고급유로만 관리
[외관]
(너무 어두워서 오피셜사진 추가했습니다)
그릴이 없는 앞 모습. 어쩌면 포르쉐의 가장 큰 특징인 동시에 스포츠카의 공통된 모습이었습니다.
스포츠카의 형태를 세단에서 표현한 파나메라의 디자인은 여느 세단과 확실한 차별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일반인들에겐 스포츠카로, 자동차 매니아에겐 911을 녹여낸 세단.
이미 그 점으로도 디자인의 특별함은 더해졌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포르쉐의 최신 디자인 큐인 헤드라이트 4점 LED또한 BMW의 코로나 링과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해냅니다.
(안찍어둬서 급히 오피셜 사진 첨부합니다)
옆라인은 어쩌면 포르쉐가 가장 보여주고 싶었고 노력을 가미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1세대 파나메라가 뚱뚱한 911로 보이게한 결정적인 부분이라고 하는데, 2세대는 최대한 911의 방향으로 이끌어 갔습니다.
그래서 가장 궁금했던 것이 뒷자리 내부 공간이었습니다.
예상보다 넓었음에도 결코 대형세단의 느낌과는 달랐습니다. 디자인과 맞바꾼 트레이드 치고는 긍정적이었습니다.
아무쪼록 창문의 틀까지 제거하는 노력을 가미하며 포르쉐 911의 틀을 녹여낸 것에 대해
포르쉐 디자인팀은 정말 고문지경의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뒷태는 RR엔진을 담은 모습처럼 가파르게 깎아낸 모습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어쩌면 1세대는 포르쉐에게 가장 큰 고민을 안겨줬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911의 디자인 VS 내부공간 확보. 1세대는 후자에 다가섰다면,
이번 2세대는 투리스모 버전을 내놓으며 확실히 구별지었습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포르쉐의 고민과 노력이 만든 산물이라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자신만의 장르를 개척하고자 하는 포르쉐의 한 수라고 생각도 듭니다.
[내부]
(서울모터쇼 포르쉐 VIP 부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전체 사진이 없었습니다...)
시원하게 뻗은 센터페시아는 차를 더욱 넓고 신형스럽게 보이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요즘 차답게 하이그로시, 메탈소재임을 여과없이 표현하는 버튼 마감들..
요즘 자동차 회사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일맥상통합니다.
한걸음 더 나아간
포르쉐는 버튼을 최대한 줄이며 스크린과 터치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문제는 포르쉐가 풀어낸 방식이었습니다.
공대생으로 재학 중인 저에게도 이 포르쉐는 너무나 복잡했습니다.
홀로 첨단을 달리게 되면서 사용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생각됩니다.
포르쉐에서 만든 하나의 실험작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방법은 다음세대에선 또다시 바뀔 방향성 없는 베타 테스트 프로그램이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장점은 확실합니다. 이들은 엄청난 CPU를 장착하며 그에 맞는 프로그래밍을 해둔 듯 합니다.
터치속도와 모션의 움직임만큼은 굉장히 빠릅니다만
삼성전자의 7nm의 반도체 공정만 봐도 이 수준이 어느날엔 평범함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치라 생각됩니다.
이 파나메라는 600만원이 넘는 옵션인 투톤 천연가죽 인테리어가 선택되어 있습니다.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가죽으로 상단을 덮는 ‘고급차’의 그 느낌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파나메라는 가죽만 덮고 가죽과 패널 사이에 쿠션 작업을 하지 않은 듯 합니다.
어쩌면 우레탄 마감보다 훨씬 단단합니다. 눌림이 없다고 봐야겠지요.
스티어링휠 촉감도 완전히 돌덩이같았습니다. 가죽의 매끄러움은 있으나, 가죽의 푹신함은 없었습니다.
제가 어쩌면 여태껏 느낀 가죽마감은 쿠션 작업을 거쳐서 그럴 수 있겠습니다. 새로웠습니다.
(사진이 찍어두지 못해 퍼왔습니다)
시트는 상당히 독특했습니다. 세미 버킷시트라는 생각으로 기대하며 착석하였습니다.
자세의 맞춤은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딱 맞춰진 느낌에 착석하다보니 예상외로 편안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세대 C63AMG의 버킷시트는 엄청난 날갯죽지로 불편한데, 파나메라의 세미 버킷시트는 그러지않았습니다.
뒷자리도 S클래스 숏바디와 E클래스의 중간정도의 너비로, 편하지만 쾌적한 수준은 아닙니다.
디자인을 생각해본다면 이 공간도 최선이었을 것입니다.
그 외에 스피커를 덮는 예쁜 조명들, 지문이 잘 남지않는 하이그로시 마감, 알칸타라 천정 마감 등
상당히 고급지면서 새로웠습니다.
그 외의 새로운 것들도 많았습니다.
쓰지않을땐 인테리어 디자인, 누르면 컵홀더. S클래스에서 봤던 그 느낌으로 풀어냈습니다.
문을 열었음에도 그자리에 고정되는 도어의 느낌도 새로웠지만
꽤나 무거운 느낌이라 여성이나 어린이들에겐 단점처럼 지적될 수 있겠습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최첨단, 새로움의 연속.
그렇지만 기존의 틀을 벗어나다 보니 생기는 이질감과 낯섦으로 느껴졌습니다.
[주행소감]
시동버튼 대신 마련된 돌려서 거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게 상당히 낯섭니다.
배기소리가 왁! 하면서 확실한 존재감을 알렸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자 가변 플립이 닫힌 듯 꽤나 조용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이들링시 엔진 떨림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형세단에서 생각하는 정숙함이 아닙니다.
시내주행을 시작하려 D로 레버를 내리니, 첫 스타트가 무겁습니다.
클리핑을 이뤄지지만 악셀을 밟아줘야 제대로 출발합니다. 맞습니다, 8단 PDK 변속기입니다.
일반변속기만 타왔던 저에게도 큰 이질감이 없었고 저단에서의 변속 충격이 아예 없었습니다.
클리핑도 잘 이루어지고 듀얼클러치가 뭔지 모르는 분들이 타면 단지 RPM이 늦게 올라간다고 느껴지는 수준입니다.
BMW M5는 미세하지만 계속해서 클리핑 과정 중 울컥거림이 있었던 반면, 이 파나메라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게 60km 정도 올라갔을 때, 이미 8단으로 변속되는 모습을 보고 더욱 놀랐습니다.
1,200 RPM으로도 시내주행이 가능한 수준의 토크와 가속감을 보여주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악셀의 전개에 따라 바로 단수를 옮기는 모습이 기존의 자동변속기와 너무나 달랐습니다.
‘엔진 회전속도 > 변속 속도’ 의 기존의 틀에서 ‘엔진 회전속도 < 변속 속도’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시내주행에서 승차감은 실망스러움도 있었습니다.
잔충격이 꽤나 들어옵니다. 하지만 타이어 스펙을 들었을 때는 수긍이 되었습니다.
315/30의 21인치 휠에서 전해주는 느낌이라면 당연하다고 보여졌습니다.
타이어 때문이라는 가정을 확신으로 바꿔주었다면, 그것은 서스펜션의 개입이 명확할 때였습니다.
방지턱을 넘거나 서스펜션이 제대로 작동되는 수준의 충격은 매끄럽게 처리해주었습니다.
브레이크 작동감도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저속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깊이 밟기 전에는 작동감만 날 뿐 원하는 만큼 제동이 되지 않았습니다.
감각의 차이지만, 이러한 부분이 고급차의 덕목이라 생각하면 아쉬웠습니다.
중고속으로 속도를 올리며 고속주행을 시작하였고
스티어링 휠의 다이얼을 S+인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고 곧바로 80km에서 풀악셀로 가속하였습니다.
예상보다 펀치력이 약했습니다. 부드럽고 밀어주듯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HUD가 없어서 속도를 나중에 보았습니다. 그런데 늦게 본 속도계는 그 자체로 충격이었습니다.
이미 Y영역을 넘겼던 것입니다.
가속감에 비해 속도가 훨씬 빠르게 올라가는게 어쩌면 극도의 안정감에서 오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전 시승차량이던 BMW M5때의 가속감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M5는 타이어가 일그러지듯 팍팍 튀어나가지만, 파나메라는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튀어나갔습니다.
게다가 변속기는 레드존까지 마구 치닫는 상황에도
매끄럽게 다음단으로 옮기는 모습또한 가속을 더욱 매끄럽게 하는데 일조하였습니다.
분명 단수가 엄청나게 빠르고 영민하게 옮겨지는데 변속충격은 없었습니다. 너무나 매끄러웠습니다.
또한 높은 속도에서 만난 코너에서 만난 범프에서도 파나메라는 매끄럽게 처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분명 서스펜션이 단단한데, 갑작스러운 충격에는 부드럽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스포티함의 정의 또한 편견인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딱딱하고 극도의 긴장감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
매끄럽고 극도의 안정감을 취하는 것도 포르쉐만의 ‘새로운 스포츠성’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기존의 스포츠성에 익숙하신 분들에게는 ‘재미없는데 빠른 차’로 여겨질 수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핸들링의 느낌도 색달랐습니다.
스티어링 휠에 전달되는 노면의 정보는 생각보다 많이 걸러졌지만 굉장히 예리한 느낌이었습니다.
조금만 돌려도 바로 원하는 방향만큼 차가 움직여주었습니다.
또한 Y영역에 달하는 고속 코너에서도 원하는대로 돌아가는 느낌은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내가 굉장히 운전을 잘하는가 싶은 생각이었지만, 16년도에 첫 면허를 딴 저에게 그런 능력이 없었을 거라 생각하니
이 부분은 파나메라가 열일해준 덕이라 생각합니다.
4륜조향, 포르쉐 토크 벡터링, 포르쉐 다이나믹 섀시 컨트롤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저를 항상 돕고 있다고 생각하니
어떠한 운전자라도 파나메라의 한계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고속 브레이킹은 그 안정감을 지켜내는데 일조합니다.
저속에서는 헐거운 기분이었지만, 고속에서는 원하는 수준만큼 제대로 멈춰주었습니다.
브레이킹 시에도 차체가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 아닌, 차량 전체가 바닥으로 가라앉는 그 느낌이었습니다.
뒷바퀴가 뜨거나 흔들리는 기분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세단에서는 좀처럼 취하기 힘들었다는데 놀라웠습니다.
물론 스포츠카와 비교한다면 미약하겠지만, 적어도 세단에서는 처음 느끼는 수준으로 보면 좋겠습니다.
고속주행을 이어가니 풍절음도 굉장히 적고 전체적인 정숙함이 상당합니다.
고속 주행에서는 ‘안정감, 조용함’에 초점이 맞춰진듯 합니다.
차체 방음이 좋다고 느끼는 또다른 이유는 배기음이었습니다.
팝콘 터지듯 나는 소리부터 분명 배기음은 확실히 클텐데 차체 방음이 워낙 좋아서
저멀리 들리는 남의 배기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고속주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연비 및 유지비]
사실 5,000km 채 달리지 않은 차량이라 무의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비는 대략 시내에서 5~7km/l 고속에서 9~12km/l 정도이며 연비는 준수했습니다.
이걸 2.9리터로 본다면 조금은 아쉽지만, 440마력의 4륜 대형세단이라면 만족스러웠습니다.
합리성과 성능의 타협 지점으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기본 워런티는 ‘포르쉐 월드 워런티 2년/무제한’ + ‘슈투트가르트 2년’ 총 4년 입니다.
추가로 1년마다 갱신으로 ‘검사비용 25만원 + 보증 연장 비용 240만원’ 으로
9년 20만km이내로는 10년차까지 6번의 갱신 보증연장이 가능합니다. 결국 큰 지출은 없을 차량인 것입니다.
(BMW나 벤츠와는 다르게 소모품들은 최초 제공된 쿠폰이 전부이고, 동력계통 보증입니다)
[소감]
그렇게 열심히 달렸음에도 찍힌 연비는 7.5km/l 만 보아도 파나메라의 위치는 확실했습니다.
세단. 터무니없는 부분도 없고, 모든 것이 수긍 가능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어쩌면 고객이 세단으로 이해할 범위의 끝에 위치한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포르쉐는 2세대를 거치며 파나메라의 위치를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로 잡은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S클래스 vs 7시리즈 vs A8 은 그 틀안에서 경쟁되지만, 파나메라는 경쟁모델이라기보다 번외의 느낌이 강합니다.
여타 대형세단과 닮지않은 스타일링과 운전감각.
값비싼 소재임에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고, 최첨단이지만 그 미래지향적인 부분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과감함.
어쩌면 포르쉐는 2세대 파나메라를 내놓으며 자신만의 길을 더욱 확실히 다져놓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파나메라를 타게 된다면, 파나메라 후속을 기다릴지언정 S클래스 후속을 기다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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