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age
윤문홍입니다.
미니가 연타석으로 퍼지는 꼴을 보고
저는 이 놈이 더 큰 돈을 쓰기전에 보내야 하나 싶었습니다.
고통이었습니다.
대학생때부터 정말 뭐 빠지게 일하고
먹는거 아껴가며 모은 코(피) 묻은 차통장이 갉아먹히는게
싫었습니다.
근데. 아 글쎄.
차를 고쳐서 타면 좋습니다. 말 해 뭐 합니까..
불편한 차만 주구장창 타오고.. 주구장창 저마력 짧은차만 탔는데
아직은 그 불편함이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결국 여자친구에게 말합니다.
"내일 차 보러가자. 출퇴근 할 쓰레빠 살거야. 미니는 내 최고급 오동나무 관짝"
하하.
친구들에게도.. 가족들에게도 말 안 하고
여자친구에게 결재 받았는데
오히려 여자친구가 엄청 좋아합니다..?!
결국 그렇게
폭설이 쏟아지는 12월 중순에 누가봐도 엄마차같은 모닝을 사 오게 되었습니다.
그와중에 가오 빠질까봐 풀옵션만 찾고 찾아서 사 왔습니다.
수동이 아닌게 아쉬운데.. 뭐 어쩔 수 있나요.
(당시 ja수동 풀옵 시세가 1000초반대... 예산 초과...)
저는 그렇게 엄청 평범한 직장인의 신분인 스물일곱살에 차 두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미니는 여자친구집 지하주차장에서 동면을 가지기로 합니다.
아 물론, 주말에 대전에 오면 타니까 완전동면은 아니지요.
대전은 자연재해가 적은 곳이라, 주말에 타기에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있는 천안은 눈이 엄청 많이 옵니다. 중부지방에서 이렇게 눈 많이 오는 곳은 처음 보네요.
그렇게 모닝으로 12월, 1월, 2월, 석 달 간 차를 재웠습니다.
덕분에 키로수마저도 봉인에 가깝게 되었네요.
모닝은 3만따리를 사 왔는데, 6개월만에 4만키로를 돌파해버립니다.
6개월+3주만에 1만3천 주행했네요. 저희 집안 피를 못 속여서 아주 도로공사 대주주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어머니랑 연애 하실 때 매 주 혹은 주 3회 분당-천안을 2년동안 다니신...;)
뭐 겨울동안엔 평온했네요. 남해에 놀러도 가고
공주에 밥 먹으러, 논산에 밥 먹으러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2월 22일
동면을 해제하고 천안으로 미니를 이송합니다.
마침 연차 쓴 날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오후에 대전에서 미니를 깨워서 출발합니다.
회덕분기점에서 경부 본선 합류 후
아오. 앞에 트럭이 2차로까지 점령해서
1차로로 변경하기 전
다운시프트 보왕 보왕
깜빡이 똑 딱 똑 딱 똑 딱
패싱 톡톡
보로로로로로로로 하는데 아주 차가 시원하게 나갑니다.
하하.
그런데 이 때.
뒤통수를 빡 때리는 울컥임과 함께
차의 속도가 줄어듭니다.
악셀이 먹통이 되었습니다.
140... 120... 90... 70...
아놔.. 1차로인데..
비상등을 켜고
빠르게 신탄진 휴게소 출구쪽에 비상정차 합니다.
아놔 이런 빌어먹을.
왜 주인을 가만히 못 둬 안달인가.
공회전은 비정상적이고
폴트 코드를 열어보니
(이와중에도 폴트를 열어보는 썩차인)
0x36ca dme 내부 오류.
아.
진짜 더 모르겠네요 이 빌어먹을 차.
일단.. 견인을 부릅니다. 허허.
전 편에서 만난 같은 기사님을 만났습니다..ㅋ
1818 하면서 차에서 애인님께 우째 보고를 드려야 하나..
정비소 가면 우째 어디서부터 확인을 해야하나..
사람으로 치면.. 신경과인데.. 신경과는.. 몸의 신경을.. 신경써서.. 아 뭐 젠장..
결국 일단 이스타는 아니어도 오텔 진단기로 봐야겠어서 xx카서비스 ㄱㄱ.
1시간여 걸려 도착하여, 시동을 걸어보니..
차가... 멀쩡합니다...아놔.....
진짜 모르겠습니다. 이 빌어먹을 구루마.
일단 집으로 데려와서..
고민에 빠질 틈도 없습니다. 일단 이 문제는 제 손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문제라고 판단됩니다.
이 두뇌가 문제라는거인데.
내부 오류라 하니
차를 오래 세워둬서 정신건강학적 질환이 발생한 건 아닌지..
오만 생각이 다 듭니다.
결국 조금 눈여겨보던 수원의 모처에 연락하여, 예약을 하게 됩니다.
한 2주여 기다려야 한답니다. 미니 맛집인지라 예약 돌파가 어렵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집에서 자고있던 타이어를 꺼내서 윈터타이어와 교대를 해 줍니다.
저 당시는 묻지마 금호타이어인데.. 전차주가 가난했나.. 15년도 타이어가..;
(뭐 나도 가난한데)
집에서 잘 바꿔주고..
그렇게 며칠동안
야심한 밤에 나가서 테스트 또 테스트..
증상이 다시 발현이 안 됩니다. 아오.
그렇게 연차내고 간 이 곳.
사장님께서 정비이력을 훑어보시고..
안되면 DME를 보내서 완전 초기화를 하고 타 보자.. 하고
전에 갈았던 디버터는 개선품이 아니라서
개선형 디버터로 교환하고 마무리를 짓습니다.
일단 뭐 주말이 또 되었으니, 대전에 가야죠.
한 60여 KM주행 했나봅니다.
고속도로 분기점 뱅크 통과 후 악셀을 가져가는데..
쿵!
하고.. 또.. 속도가.. 줄어듭니다.
일단 수원 사장님께 문자 드렸더니, 급히 전화를 주셨습니다.
일단 현 시점으로는 DME를 밀어보는게 답인 것 같다. DME 교환은 오바인 것 같고
저렴한 부분부터 해결을 해 보자 해서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하여 그렇게 하기로 합니다.
일단 DME를 밀 수 있는 맵핑샵을 찾..기 전에
미니 맵을 다수 진행 한 하남소재 모 샵에서 DME 밀어보기로 결정합니다.
고등학생때부터 블로그 봐 왔던 샵이라 예약을 하고,
또 차주를 기다리며..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이놈의 차. 부스트가 1.6바나 뜹니다.
아 뭐지. 순정차인 줄 알았는데..
생각 해 보니, 점화플러그 교환하면서 나온 최초의 플러그가 NGK제품이었는데
순정형은 아니었었습니다.
지금에서야 간단 명료하게 말 하지만, "왜" 를 찾는게 제일 중요했죠.
"왜" 차량이 악셀이 먹통이 되는가.
"왜" 부스트가 1.6바나 뜨는가.
"왜" 그 전에는 멀쩡했는가.
이따가 말씀드리겠지만, 이 "왜" 가 제일 중요했습니다 저에게는...
며칠 지나지 않고, 중고장터에 저렴한 다운파이프가 올라와서,
하고싶은걸 하기위해 모닝을 타고 가서 저렴한 가격에 주워오고,
아산 소재 모 샵에서 작업을 진행합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 다 달라붙어서 안 빠지는 산소센서 뽑아내시고
적절한 가격을 치르고..
다음날 하남 갈 준비를 위해 일찍 잤습니다.
보통 다운파이프 작업을 하면, 공연비 이상으로 엔진경고등이 뜨는데,
하남까지 80키로를 주행했는데도 불구하고, 경고등이 뜨지 않습니다.
매달리던 "왜" 에 대해서 많은 답을 얻었습니다.
맞습니다. 맵차입니다.
맵차인 걸 몰랐습니다.. 8개월간..
어쩐지.. 팝콘이 연발로 터지더라니..
그렇게 80키로 거리를 두 시간이나 빌빌 기어 하남에 도착하였습니다.
전반적인 인스펙션과 정비 이력등 보여드리고 작업을 진행 했습니다.
두어시간 흘러 다이나모를 얹은 제 차는
휠마력 184
약간의 토크는 상승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여기서 자문자답하는 "왜"
"왜" 차량이 악셀이 먹통이 되는가.
- 0x36ca 코드표에서 확인 한 결과, 차량에서 order 되는 토크값과, dme에서 정한 임계값이 충돌하는 경우
ex.) 저rpm, 고 부스트, 중고속 쯤의 상황에서 dme임계토크에 도달했을 때, dme에서 차량에 림프를 작동시키는데, 이 림프가 일시적 림프가 아닌 충돌로 발생, 크리핑까지는 가능하나 - 악셀 밟을 시 말타기 동반
차량에 림프를 작동시키는데 이 림프가 정상적 림프 (경고등 발현 후 출력제한) 이 아니고 "말타기" 를 일으킴. 결국 dme에서 software적으로 무언가 뚫려있음..
"왜" 부스트가 1.6바나 뜨는가.
- 맵차니까..?
"왜" 그 전에는 멀쩡했는가.
- 전반적인 차량의 상태가 좋지 못하였고, 계속해서 수리를 진행하며 차량의 상태가 호전되며, 평상주행에도 dme의 임계토크를 때려버리는 현상 및 점화플러그 개조로 점화각 변경으로 인한 "도핑" 가능성 염두
(전차주는 "왜" 감당 못 할 맵을 넣었을까.. 다시 반복되는 "왜"...)
에서 "왜" 에 대한 답변을 얻었습니다.
어려웠습니다. 이번 숙제.
하드웨어적 문제를 일으키면 눈으로, 진단기로라도 보이는게 맘이 편한데
참 심적으로 힘들었던 한 달이 되었네요.
천안으로 차를 가져오고, 날도 살살 풀려서
하고싶은 거, 해야할 것들 리스트를 꾸려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누가 그랬죠..
하하...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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