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Impression
2006년 F430 쿠페를 시승한 이후 만 4년반만에 다시 만난 F430은 스파이더였다.
2001년 캐나다에서 348 스파이더를 시승한 이후 2시터 페라리 스파이더를 시승한 것이 10년만이었다.
348, F355, 360모데나, F430을 모두 시승해 본 경험으로 F430의 완성도는 비약적인 발전으로 여전히 수공제작의 허술함과 엉성함은 가지고 있지만 선대모델들에 비해서 모든부분이 큰 폭으로 나아진 모델이다.
4.3리터 엔진은 8500rpm을 꽉채워 490마력을 쥐어 짜내고, 최대토크 47.5kgm는 5250rpm에서 발생한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315km/h이지만 과거 계기판으로 325km/h까지 달려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스파이더의 경우 쿠페에 비해 5km/h낮은 310km/h의 최고속도를 발휘할 수 있다.
스페이스 프레임에 가까운 내부 골격을 가진 페라리는 스파이더의 강성이 일반 컨버터블과 비교해 높기 때문에 쿠페에 비해 헐렁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일반적으로 쿠페를 베이스로 한 차량이 컨버터블로 바뀌게 되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스티어링 컬럼으로 전해지는 진동과 가벼움이고, 고속으로 달릴 때 전후륜이 노면을 꽉 쥐고 있다는 느낌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인데, F430 스파이더는 쿠페와 큰 차이를 느끼기가 쉽지 않았을 정도로 매우 안정적이었다.
포르쉐를 타던 오너들이 페라리를 타면 대부분 무서운 공포를 느낀다고 말한다.
페라리와 비교하면 911은 상당히 예측가능한 형태로 움직이고 고속으로 갈수록 매우 단단한 느낌을 주는 반면 페라리는 고속에서 포르쉐에 비해 가볍고 예측불가능한 경우가 많은데다가 노면의 범프에 너무 예민하기 때문에 노면이 좋지 않으면 위험한 경우가 실제로 많다.
때문에 공도에서 페라리를 박스터나 기타 다른 독일 스포츠 세단 몰듯이 몰면 골로가버릴 확률이 크고 매우 부드럽고 정확한 조정을 요하는 차이기 때문에 더욱 더 큰 희열과 짜릿함을 주는지도 모르겠다.
360이 300km/h를 최고속의 한계로 봐야하는 반면 F430은 300km/h를 쉽게 넘나들 수 있을만큼 실제로 힘의 차이가 상당하다.
F430스파이더의 소프트탑은 보기에는 허술해보여도 고속에서는 의외로 조용하고 270km/h가 넘는 속도에서도 탑 여기저기서 바람새는 듯한 소리가 들리지 않아 완성도면에서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실내 쾌적성을 발휘했다.
미적감각으로 봐도 스파이더는 쿠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매혹적인 바디를 가지고 있지만 진짜 달리는 달리기 매니어들에게 강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쿠페를 선택하려 한다면 개인적으로 스파이더를 선택해도 쿠페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나부터도 쿠페가 아닌 스파이더를 선택하고 싶을 정도로 스파이더의 종합적인 매력은 쿠페의 그것을 뛰어 넘는다.
스티어링 휠에 붙어 있는 레버를 Race모드에 두면 8700rpm까지 사용할 수 있고 스스로 시프트업하는 기능이 해제되기 때문에 훨씬 다이나믹한 운전이 가능하다.
터널에 들어가서 쓰로틀을 열면 터널의 공기를 모두 F430이 마셔버리는 듯한 느낌으로 터널에 공포의 울부짓음을 쏟아낸다.
F430은 외적인 분위기가 아니어도 그 존재감이 상당하며, 건조함의 극에 달하는 배기음은 외부에서 들으면 모두의 기억에 남는 훌륭한 사운드를 발휘한다.
엔진의 반응이 NA엔진의 극한에 가까울 정도로 가볍고 경쾌한데다가 360과 비교해도 훨씬 풍성한 저속토크로 인해 시가지 주행능력도 향상되었다.
F1쉬프터 역시 360때에 비해 부드럽고, 고속에서는 좀 더 빠르고 정확하다.
시퀜셜 타입의 싱글 클러치 방식의 변속기는 시프트 업할 때 가속패달을 그대로 밟고 있으면 변속충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풀가속중에 가속패달을 바닥까지 밟고 있더라도 변속중에는 살짝 힘을 풀었다가 다시 바닥까지 밟는 것이 변속충격도 없애고 클러치의 수명을 높이는 운전법이다.
정차중에는 반드시 중립으로 기어를 위치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클러치를 밟는 동작이 전적으로 유압 액튜에이터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에 정차중 1단에 넣어두고 기다리는 경우 수동변속기 1단에 넣어두고 장시간 정차해있으면 왼발이 힘든 이유와 마찬가지고 엑튜에이터에 과한 일을 시키는꼴이기 때문에 출발직전 1단에 넣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앞뒤 동일한 사이즈의 디스크는 브렘보 F40 4피스톤 캘리퍼에 의해 속도가 제압된다.
360모데나와 비교해도 제동능력이 훨씬 향상되었고, 고속코너에서 불가피하게 제동을 걸어도 안정성이 구형 모델들보다 훨씬 좋아졌다.
일반 패밀리 세단들도 300마력이 평범한 숫자로 인식이 급속도로 바뀌었고, 스포츠카에 400마력이라는 숫자 역시 그저그런 숫자가 된 마당에 최고출력으로 스포츠카의 우월성을 말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출력과 속도 이외에 스포츠카를 보여줄 수 있는 무엇이 있는가? 어떤 모습으로 진화했고 어떤 모습이 변하지 않고 지켜지는가?
이어져오는 같은 감성과 기술적인 진보가 어떤 조화를 이루는가?에 대한 해답을 페라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평균적으로 향상되어가는 기술이 모든차를 비스무리하게 바꾸는 부작용이 있다해도 페라리에 있어서 기술발전은 페라리가 보여주고 싶었던 감성 스포츠를 철저히 지원하는 형태로 진화했기 때문에 첨단 장비로 무장했지만 여전히 페라리는 Direct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렇게 많은차를 시승했어도 여전히 시승을 하고 나면 밤에 잠들기전 머리속을 꽉채우는 뚜렷한 차가 있다.
그 강렬한 존재감의 뒷편에 적혀있는 숫자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오직 페라리를 기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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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님 덕분에 신세계 경험 잘 했습니다
제 차도 4기통이지만;; 뚜껑열고 터널들어가서 방방~대면 감동인데
페라리가 그러면 어휴..
신형 에볼루션은 아니지만 구형 뚜비 머플러가 장착되어 있었으니 터널에서 시원하셨겠어요.
개인적으로 360 이후 페라리의 배기음을 별로 좋아하지편은 아니지만.. (8기통들.. F430,458,캘리)
뭐랄까 나팔소리? 뱃고동소리? 암튼 터널을 때리는 페라리 사운드는 시원하게 가슴을 뻥 뚤어주죠.
최고의 세컨카로 s2000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드림카의 끝판왕 같은 느낌이네요.
슈마허 은퇴후 8기통으로 바뀐 f1의 페라리 엔진 헤리티지를 생각하게 할만큼. 나중에 백발이 되기전에 꼭 차고에 넣어두고 싶은 차 입니다.
소중한 시승기 정말 잘 읽었습니다.
듀얼클러치 타입의 경우는 싱글클러치 타입과는 좀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운전법이 적용된다 말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일반 자동이건 듀얼클러치 자동이건 정차시간이 30초가 넘는 조건이라면 뉴트럴에 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듀얼클러치 타입의 경우 내부 멀티클러치가 정차중에는 모두 떨어져있지만 오일의 점성으로 동력이 미세하게 전달되는 상황이고, 오일온도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없지 않은바 바로 정차하는 조건이 아니라면 중립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엔가 599 피오뭐시기 타봤는데 앞쪽에 실은 엔진 탓인지 그래도 위화감은 덜하더군요.
익숙하지 못해서 그런지 역시 엔진이 등짝이나 뒤쪽에 실린 것들은 무섭습니다..
뚜껑따고 달리는 페라리라... 시승기 감사합니다^^,
599,458,430스쿠데리아부턴 많이 개선(?)되었다고 생각되는 앞타이어 사이즈...개인적으론 참 아이러니 하더군요..왜 출력대비 앞 타이어에 225 사이즈를 꼽는건지...'무조건 휠, 타이어는 업글해줘야 겠구나~' 하는 단점외엔 종종 곁에서 특유의 백파이어를 감상하게끔 해주는 대단한 페라리입니다...고속시 전방 다운포스를 직접 보게되면 가히 탄성이 절로~^^; 페라리를 타면서 유의할건...클러치비용도 소모품 외 기타 부속비용도 아닌 [페라리 오너 헌장]에 걸맞는 여유와 겸손을 갖추었는지가 특히나 한국땅에선 필요한듯 합니다...ㅎ 포르쉐보다 상대적으로 불안정 하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예술 그 자체인 페라리..것두 430스파이더를 맘껏 즐기시며 고속도로에 페라리 사운드를 남기셨던 그 모습~잊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였습니다~^^
역시 페라리군요.. 골로갈수 있다...에서 빵터졌습니다.
헌데 스티어링휠 레버중에 CST 라는건
정말 Commit Suicide Traning 이란 뜻일까요? ^^;;
저도 이 차 은색으로 예전에 한대 있었는데... 엔초 페라리랑이요... 네 맞습니다. 프라모델이었습니다.
프라모델이지만 엔진부품 하나하나를 장인의 정신을 깃들여 조립해 놓으면 시뻘건 엔진 블록이 정말 프라모델이었지만 사람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놨었습니다.
솔직히 저에게는 한 차원 넘어선 차량이라 글을 읽으면서 그저 황홀할 뿐 어떤 느낌인지 쉽게 상상은 안 가네요.
부산 해운대 아웃백있는 건물 지하주차장에 페라리가 여러대 주차되어 있어서 예전에 부산살때 아웃백에 참 많이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차도 보고 배도 채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