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11월말에 탔던 차량 시승기를 이제서야 올리네요

24시간동안 말그대로 꿈에 그리던 M3를 시승해봤습니다.

 

Intro,

 

제가 처음 알게된 M3는 아마 e36이었을겁니다. 독일 시골 동네행사때 BMW 딜러가 광장에 차를 몇대 전시해놓으면 동네사람들이 감탄하면서 차를 구경하곤 했습니다. 사지도 못할 차를 왜 보냐는 식이 아니라 그냥 멋진 한폭의 그림을 보는듯한 광경이었습니다. 당시에 휠에 써있던 “MOTORSPORT”는 후륜구동이 뭔지도 모르던 저에게 막연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동네에도 몇대 굴러다녔던걸로 기억하는 M3는 폼잡거나 칼치기를 하기 위한 용도의 차량이 아니라 지역에서 나름 존경받고(라고 기억하고 싶습니다^^) 성공하신 분들이 주말에 끌고나와 은은한 배기음을 남기며 점잖게 시골길을 달리는 그런 차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포르쉐 911등도 마찬가지구요.

 

이렇게 콩깍지가 씌워진 저에게 독일 또는 다른 유럽차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없다고 하면 그건 말도안되는 거짓말이겠지요역시 어린 친구들에게 마케팅을 잘해야 되나 봅니다ㅎㅎ

 

지난해 5월달에 졸업을 하면서 2년간 저를 위해 고생했던 사브 9-3 에어로를 뒤로하고 한국에서 뚜벅이 생활을 몇 개월 하던중, 뜻하지 않은 23일 휴가가 주중에 나와 길게 생각하지도 않고 M3 렌트예약을 잡아버렸습니다. AMG S/RS 시리즈가 제 취향에는 더 잘 맞을듯 합니다만 M3를 찬양하는 각종 글귀와 말들을 하도 많이 접하는 바람에 현재시점에서 자연흡기 M 모빌의 시승은 꼭 끝내야 할 숙제처럼 느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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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Function,

 

19인치 휠을 끼운 하얀 후기형 M3는 지겹게 도로와 화면에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매력을 품고 있었습니다. 절제된 전면부와 달리 M시리즈 특유의 배기구가 달린 후면부는 완벽하다고 하고 싶습니다.

 

볼룩 솟은 본넷은 V8을 집어넣기 위한 조치인듯 한데 운전시에는 좀 거슬리는 면이 있습니다. 너무 둥글해서 누가 한대 때려서 난 혹처럼 보입니다ㅎㅎ

 

묵직한 문을 열면 차가 상당히 낮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다른 3시리즈 세단에 비해서도요사이드 볼스터가 상당한 시트덕분에 의자에 비스듬히 걸터앉으며 타고 싶은 마음도 사라집니다. 시트는 정말 엉덩이가 차 바닥에 붙을 정도로 내릴 수 있으며 전 아직 용도를 파악하지 못한 thigh support까지 달려 있습니다.

 

카메라등의 물건을 뒷자리에 던지고 출발하여 주유소에 가는데 나중에 뒷자리에서 물건을 찾고 꺼내는게 여간 쉬운일이 아닙니다. 운전석쪽으로 엉덩이를 내밀고 물건을 뒤적이다 보니 혼자타는 차라도 뒷문이 있는게 얼마나 편리한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쿠페=멋 보다 쿠페=불편함이라는 생각이 앞서고 미국에서 보던 M3 세단들이 눈앞에서 아른거립니다ㅎㅎㅎ 잠깐잠깐 탈때는 몰랐는데 알고보면 운전석 주위의 수납공간이 상당히 적습니다. 특히 재떨이에는 담배꽁초밖에 들어갈 공간이 없고 컵홀더도 다 접이식이라 핸드폰 등 뭘 둘곳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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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는 한국시장을 위해서 BMW에서 개발한 시스템인데 i-drive의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저한테는 여전히 거추장스러웠습니다. USB로 음악을 듣고 하는 데에는 편리했으나 썩 직관적히지 못해 날잡아서 시스템을 익히지 않는한 계속 허둥대며 쓰게 됩니다. 맵도 사제 내비게이션에 비하면 너무 정직하지 않나 싶구요… TPEG가 적용되어 실시간으로 빠른길을 안내해주는 것은 좋았는데 자꾸만 방범용 CCTV를 과속카메라로 알고 일정속도로 주행하라는 필요없는 경고를 합니다. 파킹센서는 idrive 화면과 연동되어 후방카메라 없이도 어디에 장애물이 있는지 보여주어 아주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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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시에 계기판의 ///M 로고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 것은 옥의 티였습니다 -_-

 

Driving,

 

키를 꽂고 engine start를 누릅니다. ‘시동은 생각보다 부드럽게 걸리네?’ 라고 생각하는 순간 뒷편에서 둥둥둥 거리는 불규칙적인 배기음이 들립니다. 6기통과는 달리 맥박이 느리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그런 사운드입니다. 미국 머슬카의 절제되지 않은 천둥소리에 비하면 좀 밋밋하지만 V8이라는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예열 전, 후의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이 많이 다르다는 점은 이차가 뚜렸한 목적을 위해 탄생한 차라는걸 상기켜줍니다. 엔진/변속기에서 다양한 작동음도 간간히 들려오구요

 

승차감은 예상외로 좋았습니다. 19인치휠을 끼웠음에도 불구하고 (런플랫인지는 확인을 못해봤네요) 16인치 런플랫을 달고나왔던 e90 320i보다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정도로 일상주행에서 주는 스트레스가 적습니다.

 

정체가 시작되기 전에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지체하지 않고 시내를 빠져나갑니다. 살살 몰때는 320i를 탔는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차가 나긋나긋 합니다. 악셀의 반응은 초반에 둔하고 반클러치를 1-2번 써주며 움직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rpm을 좀 올려주면 클러치를 미트시켜줘서 출발하는 느낌입니다. rpm을 띄워 출발하게 되니 사운드도 즐길수 있고 나름 수동차를 모는듯한 느낌도 나서 좋았지만 밀리는 고속도로에선 운전자를 피곤하게 하는 요소중 하나였습니다.

 

이미 차가 은근히 많은 경부고속도로에 오르니 핸들이 좌우로 요동칩니다. 여느 3시리즈와 같이 달릴꺼면 핸들을 꽉잡으라고 말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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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비는 엄청 촘촘하며 시도때도 없이 7단을 꽂아버려 여유있는 주행을 독려합니다. 덕분에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지키면 트립상 9km/l를 약간 상회하는 놀라운연비를 보여줍니다. 고속도로와 막히는 시내등을 합쳐 대략 6.5~7km/l의 연비가 나온 것 같습니다.

 

살살 악셀을 밟아주니 차가 느긋하게 반응하며 속도계를 끌어올립니다. 길이 좀 트인 곳에서

달려보니 160-200 정도의 속도는 어느 기어에서든 아무렇지 않게 넘나듭니다. 아쉽게도 꽝터보 특유의 속도계를 부러뜨릴것 같은 느낌은 아니고 아주 리니어하게 속도를 rpm과 함께 끌어올립니다. BMW 답게 가속시 앞이 들리는 느낌도 적어 속도계만 움직이는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200까지는 운전자에게 별다른 긴장감을 주지 않아 도로상의 여건만 된다면 그 상태의 크루징도 가능하게 해줍니다.

 

POWER버튼을 누르지 않고 악셀을 살살(50% 미만)으로 밟으며 200 밑으로 주행할시에는

300-350마력대의 일반적인 자연흡기 차량과 그리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335i도 이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국도로 빠져서 천천히 달리다 보면 너무나도 쉽게 생각하는 라인을 그리며 달릴 수 있도록

완벽하게 세팅된 스티어링을 맛볼 수 있습니다. 저속 코너에 빠르게 진입했을시 가뿐하게 돌아나간다는 느낌보다는 차량의 무게가 느껴지는 편입니다. 여전히 그립의 한계는 딱히 시험해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높았으며 억지로 90도 코너에서 악셀링으로 뒤를 흘렸을시에는 손이 바빠졌습니다ㅎㅎ M3은 고회전형 엔진에다 그립도 좋다보니 엄청난 토크를 이용해 낮은 rpm에서 뒤를 조금씩 흘릴수 있는 머슬카 보다는 드리프팅이 훨씬 부담스러웠습니다 .

 

멀리 보이는 신호등에 걸릴 때 왼쪽 패들을 세번 누르면 게임에서처럼 방!!! 하면서 rpm보정과 함께 순식간에 기어가 내려갑니다. 요거 중독성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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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7DCT는 상당히 빠른 변속을 보여줍니다. 금속(마그네슘?) 패들도 아주 적절한 크기와 작동감을 선사합니다. 다만 크리핑이 일정치 않아 조금 기울어진 도로에서는 D에서도 차가 뒤로 밀립니다. 브레이크는 육안으로 상태를 확인해보진 못했지만 감각상 일반형 BMW에다가 출력이 증가한 만큼 용량을 키워준 느낌이었습니다. , 후반부에도 

상당한 신뢰를 주는 그런 세팅이지요.

 

오후에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구간은 상당히 막혔는데 슈퍼카를 타고 있으니 불편한 점들이 하나둘씩 

느껴졌습니다. 부담스런 볼스터가 솟아있는 스포츠시트는 운전자를 바른 자세로 꽁꽁 묶어두었고, 낮은 

시트포지션은 엉덩이에 피로도를 증가시켜주었으며 일정치 못한 크리핑과 출발시 반클러치 사용으로 차가

꿀렁거리는걸 피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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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을 취한후 새벽에 일어나 차량을 반납하기전에 고속주행이냐 와인딩이냐를 놓고 고민하다가 어설픈 와인딩을 

하다가 차를 부숴먹을것 같아 그냥 고속도로로 향했습니다.

 

가는길은 차가 많아 살살 달려야 했고 다행히 반대 방향엔 차가 거의 없어 POWER버튼을 누르고 냅다 밟아봤습니다

거침없이 속도계를 꺽다가 힘이 많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270에서 리미터가 작동합니다. POWER버튼을 누르면 일단 

rpm을 상당히 높게 사용하고 악셀이 훨씬 민감해집니다. rpm에서 쭉쭉 뻗어주는 엔진의 묘미를 느낄수 있지요. 상당한 고회전을 돌리는 만큼 스쿠터 같은 소리가 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충분히 특색있고 긴장감있는 사운드를 8 rpm 넘어서까지 들려줍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3.5-4리터 6기통들이 150-200을 처리하듯이 200-250을 넘나든다는 

것입니다. 구형 젠쿱 3.8 오토를 타봤을때는 230 이후론 가속도 더뎌지고 200 넘어서는 차가 영 불안하여 더 이상 가속하고 싶어지지 않았습니다.

 

댐퍼 컨트롤(?) EDCoff,1,2 3단계로 구분되어있는데 가장 단단한 2단계로 해놓고 달리면 차가 좀 통통 튑니다. 트랙에선 좋을지 모르겠으나 고속주행때는 차가 범프에 더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아 주로 off로 하고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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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lusion,

 

나름대로 다양한 차량들을 타봤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솔직히 M3가 어떤 느낌일지는 전혀 갈피가 잡히지 

않았었습니다.

 

간단히 하자면 이렇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네요.

 

도시주행에선 – e90 320i

고속도로에서 살살 몰때는 – 335i

POWER버튼을 누르고 밟으면 – M3

 

연비, 내구성등의 이유 때문인지 일상주행에서는 평범한 3시리즈를 타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만 덕분에 운전도 그만큼 쉽습니다.

 

제가 보통 즐기는 140-200의 달리기에선 솔직히 335i만 되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구요

그렇게 되면 거의 1/3 가격으로 살수있는 젠쿱이 훨씬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M3가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M3는 바라보기만 해도, 시동을 걸기만 해도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차이기 때문입니다. 30년동안 굴러다녔던 M3들은 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게 어린시절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차를 타보는 것만 해도 특별한 경험이라고 부를 수 있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또 물론 밟아주면 M3의 명성에 걸맞는 성능을 보여주고요ㅎㅎ

 

드림카와의 조우는 우려했던것보다 훨씬 즐거웠습니다.

다음엔 911 카레라를 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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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회원님들 올해에도 즐겁고 안전한 카라이프 즐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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