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Impression
지난 독일출장 당시 SIXT를 통해 미리 예약한 차종은 BMW 530d 3대였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선택한 차종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같은급으로 대체된 차종은 투아렉 3.0 TDI, 벤츠 ML350 CDI, BMW F10 520d였다.
520d의 경우 다운그레이드였기 때문에 차액을 환불받았다.
이렇게 3대를 가지고 일주일 동안
3,000km를 달렸고, 각각 1,000km 내외씩
주행한 경험을 토대로 3대의 로드 임프레션을 적는다.
<520d 웨건>
한국에서 세단을 시승해본 적이 있는데, 한국의 수입차 시장을 고려했을
때 가격과 패키징이 히트모델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패키징을 가진 차종이다.
시승을 한 독일에서는 한국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대비 옵션리스트나 성능등은 무의미한바 차가 전해주는 느낌에
충실하게 평가하자면 역시 좋은 차이고 가치가 높은 차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받은 느낌과 동일하게 F10자체는 바로 이전세대인 E60에 비해 다이나믹한 느낌과 견고한 느낌은 적다.
도어를 닫을 때의 가벼움과 ‘텅’하는
느낌은 E34, E39, E60과 비교해 너무나 싼티가 날 정도다.
3인 승차와 3인의 여행용
가방을 싣고 평지에서 기록한 최고속은 215km/h 내리막에서
232km/h까지 달려봤는데, 200km/h가 넘으면 가속이 더디기 때문에 8단 자동변속기가 엔진의 부족한 힘을 극복하며 나름대로 좋은 가속을 보여주는 구간은 180km/h까지라고 봐야한다.
연비는 상당히 만족스러워 무제한 구간에서 최고속으로 달리기를 반복하고 대체로 빠른 패턴으로 달렸지만 리터당 13km정도를 마크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경험을 오래하면 할수록 좋은 장비라는 생각이 들며, 네비게이션에
속도제한 구간이 나올 때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도 같은 표기를 해주기 때문에 시선을 빼앗길 가능성이 극히 작다.
제동성능이 매우 좋고 시승했던 3대의 차종중 브레이크의 답력 느낌이
가장 리니어하고 정확해 컨트롤이 쉬웠지만 급감속할 때 뒤가 가벼워지는 느낌이 큰 이유는 선대모델에 비해 확실히 노즈다이브나 후륜이 뜨는 느낌이
크게 다가왔다.
시가지에서 엔진의 진동이 매우 적고 저속구간에서 부스트가 급상승해 토크가 커지는 영역에서 4기통 특유의 엔진이 부르르 떠는 듯한 느낌이 없어 4기통 디젤엔진으로서는
연출하기 쉽지 않은 고급스런 중속구간 가속이 가능했다.
Sport모드를 선택하면 서스펜션의 세팅이 좀 더 단단해지지만 극적으로
바뀌는 느낌은 아니었다.
Sport+모드를 선택하면 DSC가
꺼지기 때문에 서킷을 주행하는 상황이 아니면 일반인이 이 모드를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ML350 CDI Blue Efficiency>
3세대 신형 ML은 초대부터 2세대를 거쳐 여전히 실망스런 차였다.
고속주행중 풍절음이 적다는 장점을 제외하고 어떠한 부분에서도 동급이었던 투아렉을 압도하지 못했다.
멍청한 디자인도 차가 맘에 안들다보니 더욱 더 애착이 가지 않았다.
고속주행을 하는 내내 불안함과 아우토반 환경에 전혀 맞지 않는 독일차라는 결론이었고, 함께 갔던 일행들도 투아렉과 비교해 너무나 형편없는 고속주행 안정성에 모두들 벤츠가 왜이래?라는 말을 연신 터트렸다.
계기판상으로 240km/h를 달릴 수 있어 투아렉과 가속력이나 최고속은
시승하는 내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7단 변속기는 여전히 느리고 수동으로 다운시프트 할 때 투아렉이 회전수
보상을 하는 반면 ML은 여전히 멍청한 반응으로 90년대
변속기의 진부함을 버리지 못했다.
브레이크의 답력과 정교함은 0에 가까울 정도로 미세한 컨트롤이 되지
않아 멈출 때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이차를 처음 모는 일행들은 도저히 차를 부드럽게 제동하기 어려웠다는 말을 이구동성으로 했고, 벤츠가 원래 브레이크 패달의 답력의 컨트롤 능력이 낮지만 미국에서 만든 이놈의 ML은 심해도 너무 심했다.
늘 벤츠 시승기에 언급하지만 계기판의 판독능력이나 정보를 담아 전달하는 능력도 엉망이다.
운전할 때 주행거리, 트립컴퓨터의 기본적으로 필요한 주유후 가능거리등을
별도로 선택을 해야만 볼 수 있다.
NAV, Trip, Audio등을 스티어링에 있는 버튼으로 선택해서
보는 방식이기 때문에 NAV를 선택하면 트립컴퓨터에서 일상적으로 보여주는 그 어떤 중요한 정보도 볼
수 없다.
게다가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해 속도를 맞추면 디지털의 속도와 아나로그 바늘이 가르키는 속도에 차이가 있다. 예를들어 디지털로 85km/h를 맞추고 달리면 바늘은 대략 87km/h정도를 가리켜 벤츠라는 이름에 전혀 걸맞지 않는 허술함 투성이다.
이차는 독일제 스포츠 SUV가 될 수 없음은 물론 렉서스 RX모델보다 약 10%정도 더 조여진 느낌을 원할 때 그리고 벤츠
마크가 필요한 미국의 부유한 가정에나 충실한 차이지 벤츠에 걸맞는 엔지니어링이나 고속안정성 그리고 디자인에서 풍기는 세련됨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투아렉 3.0 TDI>
시승차는 전동시트도 없는 소위 깡통 모델이었는데 쌩뚱맞게도 뒷좌석 에어컨 독립 조절시스템인 4 Zone climatronic이 장착되어 있었다.
신기한 것은 한국에서 시승했던 동일 모델은 GPS상 220km/h계기판상 222km/h에 도달하면 리미터가 작동하듯 가속을
멈추는데, 독일에서는 계기판상 240km/h까지 달릴 수
있었다.
평지에서도 232km/h까지 가속할 수 있었고, 연비도 ML에 비해서 리터당
0.5km정도 더 좋았다.
고속에서의 안정성은 카이엔과 형제차답게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고, 브렘보
브레이크의 제동력이나 답력도 훌륭했다.
ML을 타다가 투아렉을 타면 약간의 과장을 보태 버스를 몰다가 스포츠카를
모는 느낌의 차이만큼 그 안정성과 든든함이 크게 다가왔다.
8단 자동변속기는 폭스바겐 모델중에서 유일하게 투아렉만 가지고 있는
특혜이기도 하고 다운시프트 때 회전수를 보상하기 때문에 매우 부드럽다.
국내에서 저평가되어 있는 차종이기는 하지만 유럽에서는 실력에 있어서 만큼은 1세대와
마찬가지로 인정받고 있는 모델이고, 실제로 SUV가 갖춰야할
기능적인 부분 이외에도 달리기 실력과 안전성 그리고 고속주행의 안정성까지 두루 갖춰 SUV가 넘나들기
어려운 과감한 초고속주행을 해도 불안함이 전혀없다.
네비게이션의 기능이나 조작법이 벤츠나 BMW에 비해 떨어지는 단점, 그리고 트렁크의 공간이 선대 모델보다 약간 부족하다는 점등이 눈에 띄는 단점이다.
4시간을 거의 논스톱으로 달렸을 때도 피로감이 같이 동행했던 3대에 비해 가장 적었고, 마지막에 시승한 차종이지만 3대중에서 가장 편안하게 달렸던 차종이다.
독일에서 차량을 렌트할 때는 같은 시리즈라해도 엔진 배기량별로 등급을 나누어 선택이 가능하고 실제로 520d를 선택할 때와 530d를 선택할 때 가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나같이 기왕이면 빠른차를 타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 아니라면 낮은 그레이드를 선택하고 운좋게 추가요금 없이 업그레이드가
되는 경우도 많으니 낮은 그레이드를 일부러 선택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이번 여행은 워낙 운행거리가 길었고, 저배기량 차를 타고 독일의 아우토반
환경을 무리하게 달리기 보다는 넉넉한 파워를 가진 차로 피로감없이 달려야겠다는 우선순위가 있었기에 선택한 차종들이었는데, 만약에 언급한 차종의 급중에서 선택을 권한다면 아우디 A6전륜구동
모델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전동파워스티어링의 느낌이 좋지 않아 피곤하기 때문에 콰트로 모델이 아닌 A6는 좋은 권하고 싶지 않다.
ML은 절대로 피해야하는 모델이고,
S클래스를 선택하는 가격이면 가능하면 A8을 선택하는 것이 독일에서는 훨씬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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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공감되는 시승기네요.
투아렉도 얼마전에 집에서 쓸 용도로 위시리스트에 올려두었는데 훌륭한 기본기와 성능, 착한가격에 좋은차란
생각이 들었지만 대중브랜드라는 뱃지때문에 주저하고
남들 다타는 평범한 벤츠 승용차를 골랐는데 후회막급입니다.
3사를 두루 타보고서 상품성이 떨어지는건 익히 알고 엠블럼하나 보고 골랐지만 쓰면 쓸수록 좋은 인상이 없네요.
말씀하신대로 계기반상에 주행 트립정보를 보려면 스티어링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려보아야하고 안전운전에도 방해
되며 실내인테리어 품질은 현대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눈으로 보여지는 마감보다는 버튼의 촉감이 조악하기 그지없습니다.
투아렉 탄지 1년 됐군요..
엠블럼이야 튀는걸 별로 안좋아하니 괜찮고, 네비만 빼면 최고입니다..
하지만 네비는 아직도 2010년 데이터에 한번도 업데이트가 안되고 있고, 그나마 연결되던 TPEG는 작년 가을부터 끊기더니 업데이트 해줄 생각을 안하네요..
투아렉 동호회의 한결같은 불만은 네비입니다.. 네비 시스템 자체가 나쁜 것도 아닌데 데이터가 너무 엉망이고 업데이트가 안되는군요..
그밖에는 다 만족입니다..
벤츠 ML350이 벤츠 이름값 망신 다 시키는가 봅니다. ML이 저러면 GLK220은 어떤 가치 평가가 나올까? 티구안 대비 가성비가 확 떨어져 벤츠 이름값 못하는 것에 추가되는 건지.... 등등이 궁금해 집니다.
그런데 많은 SUV를 모는 분들이 주행 품질에 대한 기준이 좀 다르더군요....
저도 신형 ML의 애매한 주행감각을 별로 안좋아하는데 많은 분들이 우와.. 부드러워.. 역시 벤츠야.. 하시더군요.. -_-a...
수년전 두바이 출장 중에 ML350을 3일간 탔었는데
벤츠의 SUV는 탈게 아니구나 라는 인상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습니다. ^^;
어쩌다 벤츠가...요즘 디자인이나 스펙이나 판매량이나 벤츠가 뒤쳐지는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