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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212의 의미는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크라이슬러와의 악연을 버리고 등장한 새로운 이미지와 품질을 추구했다는 측면에서 W124의 Bullet proof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야심으로 기억된다.


W211과 상당히 흡사한 주행질감을 가졌고, 요즘 기준으로 넉넉하다고 보기에 그냥 딱 알맞은 수준, 나쁘게 보면 소나타보다 비좁은 실내이지만 E클래스 본연의 위치가 훼손될 정도는 아니라 불만을 표할 구석이 작은 야무진 차라고 볼 수 있다.


W212 초대 E63 AMG는 V8 6.2 NA엔진으로 W211 E63 AMG에서 이어온 엔진을 아주 살짝 개량해 525마력을 발휘했었고 대신 MCT변속기를 적용해 스포츠성은 W211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운전의 재미가 높아졌다.


NA엔진을 애물단지로 여기는 시대적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과급으로 전환되었는데, V8 5.5리터에 트윈터보로 패키징을 바꾸고 출력은 525마력으로 두었지만 엄청난 토크로 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이 4.3초에서 3.6초로 줄어 후륜구동의 한계에 가까운 발진 가속을 확보했고, 순발력 기준으로 보면 NA엔진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펀치를 확보했다.


시승차는 Kleemann튜닝으로 730마력을 발휘하는데, 흡배기와 칩튜닝으로 부스트를 높이는 튜닝으로 순정에서 200마력 가까이 증폭된 상태였다.


4기통 AMG도 나오는 시대에 V8 AMG모델의 값어치는 오히려 커졌다고 보고 싶다.

출력이 아무리 강해도 큰 배기량과 8기통에서 나오는 질감과 여유를 다른 것으로 절대 대체할 수 없다는 진리는 실제로 다운사이징이라는 개념에서 보면 적과도 같은 논리일지도 모른다.


스포츠 모델이 모두 큰 엔진을 가져야할 필요는 없지만 AMG는 큰 엔진이 유독 잘 어울리는 브랜드라 작은 엔진을 탑재한 AMG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최신 V8 AMG엔진들이 4리터로 다시한번 다운사이징되었기 때문에 이미 단종된 엔진이지만 5.5리터 트윈터보 엔진은 여전히 요즘 기준으로 매우 큰 엔진이라고 볼 수 있다.


시승차는 W212가 페이스리프트 되기 직전에 신형 5.5리터 엔진을 탑재한 후 매우 짧은 기간 생산된 차량이라 뱃지만 보면 NA 63으로 오해받기 쉬운 모델이다.


6.2 NA때와 비교하면 신형 5.5리터 트윈터보는 엄청나게 부드럽게 돌아간다.

배기음도 두세번 걸러져나오는 느낌이라 음량을 떠나서 배기음 자체가 만들어내는 고유의 미세한 진동이 없어 비트가 없어졌고, 풀액셀시 오히려 배기음이 더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순정상태에서 AMG의 강력한 배기음을 상당부분 희석된 부분이 없지 않다.


하지만 시승차의 클리만 풀배기는 음량이나 비트면에서 순정에 비해 훨씬 좋은 음색을 주어 뭔가 순정일 때 아쉬웠다했던 부분은 좀 없어진 상태였다.


가속력의 능력은 체감으로는 칩튜닝된 F10 M5의 그것보다 훨씬 강렬하게 느껴졌고, 중속에서 고정된 상태에서 풀가속을 했을 때 뒤차축이 앞으로 밀려들어올 것 같은 펀치와 뒷타이어가 괴로워하는 것이 역력할 정도의 초강력 펀치를 보여준다.


이런 맛에 터보를 탄다는 개념에서 보면 역시 배기량이 큰 차가 이룰 수 있는 장점은 참으로 다양해서 출발하는 순간 엔진 자체가 가진 사이즈가 만들어내는 토크와 발진능력에 과급이 더해져 폭발적인 가속을 이끌어내는 부분은 F10 M5의 4.4리터를 베이스로 한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MCT의 능력이 듀얼클러치와 비교하면 조금은 뒤떨어지지만  사실 연속된 다운시프트의 반응속도를 제외하고 이 변속기는 이전의 토크컨버터 베이스의 7단 자동변속기와 비교하면 훨씬 스포츠성이 좋은 변속기이다.

다운시프트할 때 회전수 보상하는 과정에서 '우왁우왁'하는 느낌도 충분히 운전자에게는 자극적으로 다가온다.


조정능력을 떠나 엔진의 너무 높은 출력과 토크는 모두 꺼내서 사용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고 원래 타이트한 구성과 핸들링을 가진 차와는 거리가 좀 있는 중형 AMG의 특성상 풀가속할 때 스티어링은 좀 느슨하게 느껴진다.


NA때와는 달리 배기음이 전해주는 존재감은 상당하지만 좀 오래 들으면 쉽게 질리는 느낌도 감출 수 없고, 엔진의 출력과 토크가 보여주는 마초적인 감각과 비교하면 좀 더 거칠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NA때 7200rpm까지 돌릴 수 있었던 유연상 대신 6400rpm으로 회전수가 줄어들어 단수별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실컷 회전수가 올라가다가 변속되고를 반복하다보니 좀 더 높은 음량으로 가는 도중에 끊기고를 반복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좋은 점은 변속이 된 직후에 순식간에 부스트가 차오르면서 변속직후에 용수철 튕기듯 튀어나가는 느낌은 NA때와 비교도 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압도적이다.


고속으로 달릴 때 서스펜션은 가장 하드하게 설정해 두어도 여전히 좀 부드럽지 않나 하는 느낌을 주지만 전통적으로 초고속에서 균형감각이나 조정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없으니 스티어링 반응 자체가 좀 늦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차분히 꺽으면 정확한 라인으로 조정할 수 있다.


급제동의 느낌은 전륜 6피스톤 후륜 4피스톤 순정 캘리퍼의 엄청난 제동력으로 충분히 강렬하지만 AMG브레이크가 M이나 RS버젼의 제동 느낌과 차이가 나는 부분은 Initial bite즉 초기 밟는 그 순간에 '확'하는 초기 감속능력이 강점이다.

BMW나 아우디가 좀 더 미세한 컨트롤에 장점이 있다면 AMG는 미세한 조절감각은 좀 부족하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브레이크 패달에 발을 올리는 그 순간의 강력함이 장점이다.

때문에 AMG를 몰고 있으면 제동에 대한 자신감이 심리적으로 상당히 높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런 긴장감 높은 주행을 뒤로 하고 평범한 주행을 할 때의 만족도도 AMG는 놓치지 않았다.

W211 E55 AMG도 마찬가지이지만 길이 상당히 막히는 시가지에서 몰기에 M5나 RS7에 비해 확실히 편하다.

이런 양면적인 모습의 각 끝단의 거리가 멀다는 부분이 8기통 AMG의 매력이며 4기통 AMG가 바디사이즈를 떠나 흉내내기 힘든 영역일 것이다.


차에 대해서 초보인 와이프에게 맡겨 엔진의 출력의 1/4만 사용해서 운행한다해도 불만이 생길 소지가 없을만큼 유연하고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다운사이징이 진리일 것 같았던 짧은 시기를 지나 메이커들이 다운사이징이 가진 본연의 핸디캡의 극복이 단순히 기술개발로는 한계가 있다는 부분을 인정하고 소형 엔진들의 배기량을 10~15%높이겠다는 발표를 하고 있는 요즘이다.


환경론자들의 비위나 맞추기 위한 철저히 마케팅적인 수단으로 엔진 사이즈가 이용되었던 것이 결국은 배기가스나 연비에서 큰 이득이 없고 오히려 다양한 나라에 다양한 주행환경을 대비하기에 지나치게 다운사이징된 엔진이 오히려 독이 된다는 깨달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포츠 엔진도 브랜드별로 라인별로 그 역사와 계승되어온 가치와 전통이 있다.

블럭을 하나로 통일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도를 깨부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큰 명분이 있어야하는데 그 명분을 찾는 과정속에서 맞딱들이는 연비와 배기가스 문제는 여간 힘든 숙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다운사이징된 엔진이 잃어버린 감성과 초반 토크와 여유를 상쇄할 만큼 실질적인 이득, 즉 연비와 배기가스 면에서 과연 그만큼 깨끗해졌느냐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매니어들에게 양보를 강요하고 전면에 근거도 없는 슬로건으로 무장시킨 지난 10여년간의 차만들기가 옳았느냐 그렇지 않았느냐의 평가는 그리 멀지 않은 아주 가까운 미래에 이루어질 것이다.


세월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입맛이라는 것이 있다.

그 입맛을 AMG에 대비한다면 V8 AMG는 5리터 이상의 몸집을 가져야 그 맛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BMW나 아우디가 한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는 5리터 이상의 8기통을 지켰던 그 시대의 AMG이기에 이번에 시승했던

W212 E63 AMG Kleemann의 의미는 더욱 더 큰 것이다.


-testdr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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