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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테드에 헤드포팅이나 엔진밸런싱DIY 같은 작업기 보던던 때가 더 재밌었던거 같습니다. 그 때 함께 하기엔 제가 그땐 차를 가질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던건 좀 아쉽습니다 ㅜㅜ
늦게라도 DIY작업기를 올려봅니다.
최근에 리어 맥퍼슨 스트럿방식 서스펜션을 멀티링크로 컨버전했었습니다.
이 정도면 공유겸 글 올릴만 한 것 같아서 한 번 써봅니다.
가성비로 따지자면 노답이긴한데 몇년간 계속 해보고싶었던거라 작업하게 됐습니다.
작업한 차량은 1994 엑센트입니다. 경량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특출난 매력이 있는 차는 아니지만 저와 오랜 시간을 보낸 차라서 계속 보유하면서 이런 저런 마루타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맥퍼슨 스트럿방식의 단점 중 하나가,
힘이 들어오는 방향과 스트럿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서 스트럿에 사이드로드Sideload가 작용해서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방해받는다는 점입니다.
엑센트, 구아방, 투스카니 등등 리어 맥퍼슨 적용차들에 단통식 서스 써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런 특징때문에 뒤가 통통 튀는 현상이 있습니다.
순정에서는 스프링을 틸트시켜서 장착하거나 스프링을 아예 반대방향으로 굽혀서 만드는 등 여러가지 시도가 있지만그그냥 문제를 원천적으로 제거(!)해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멀티링크로 만들어서 다이나믹 얼라인먼트도 컨트롤하려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일단 회사에 있는 3D스캐너로 리어섀시를 스캔했습니다.
이 회사에 다니는 여러가지 즐거운 점 하나가 요런 호작질들을 좋아해준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눈치 안보고 비싼 장비로 싼 차를 스캔했습니다.
간섭체크와 역설계를 위해서 순정 부품들과 휠도 스캔하구요.
기존에도 리어에 체어맨 2P와 파킹용 투스카니 캘리퍼 두개를 걸어서 쓰고있었는데
이번에 좀 더 업글을 했습니다.
조수석쪽만 스캔한 사진입니다. 반대편은 좌우대칭이려니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스페어타이어 자리가 비대칭이어서 (하...) 다시 다 탈거해서 운전석측도 스캔해야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서스펜션 하드포인트들은 비대칭은 아니었습니다.
지오메트리 역설계와 설계과정
저장해둔 사진이 없네요... 별거는 없습니다.
정비지첨서와 측정데이터를 가지고 순정 지오메트리 역설계를 먼저 했습니다.
차대에 용접하지 않고 볼트온으로 작업하는 거를 제한사항으로 두고 멀티링크 지오메트리를 만들었습니다.
간단 설명으로는,
- 휠베이스와 트랙의 비율은 1.6:1로 했습니다. 휠베이스는 고정이니 트랙을 늘려서 비율을 맞췄습니다.
이 작업을 하기위해 오버펜더와 너비 구조변경할 때 스페이서를 넣고했었기 때문에 이번 설계 때 스페이서를 빼고 서스펜션 부품들의 길이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냥 스페이서 두께만큼 설계할 공간이 더 나왔었다는 뜻입니다 ㅎ
- 다이나믹 캠버는 범프 50mm때 1.5도가 들어가고, 트랙변화는 0.01mm가 나오도록했습니다. 드룹 50mm때는 캠버1도, 트랙변화 5mm였습니다. 다이나믹 캠버는 공도주행임을 감안해서 덜 공격적인 변화를 가지도록 했습니다. 양산차들은 왜 다이나믹 캠버가 크지않을까 했는데, 막상 공도주행용을 직접 설계해보니 이해되더라구요. 편마모 많이 나는거는 좀 싫어서 ㅎㅎ
- 롤센터는 내려간 차고로 인한 값 보정+10mm 로 위치시켰습니다. 스트로크 시 롤센터와 무게중심간 거리도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했습니다.
- 관절류들은 공도주행임을 감안해서 대부분 고무부싱을 사용했고 공간상 문제로인해 두 군데만 스페리컬 베어링을 사용했습니다. 메인터넌스 귀찮...
- 다이나믹 토우는 세 가지 모드로 변경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저 밑에 사진에 나오듯, 홀이 세 군데있고 각각의 홀에 암을 장착하면 범프토우인-제로-아웃 세팅을 할 수 있습니다.
브레이크는 체어맨 2P를 떼고 페라리 F355리어캘리퍼를 사용했습니다. 주차브레이크로는 투스카니 캘리퍼를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유압라인 연결해서 유압사이드로도 사용할 계획입니다. (근데 언제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ㅜㅜ)
WiseFab社 제품마냥 레이저 절곡품과 용접의 향연입니다 ㅋㅋ 알루미늄 풀가공하고 싶었지만 성공할지 확실하지않은 프로젝트에 너무 큰 투자인거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아방스 멀티링크랑 무게 비슷합니다.
이상한 부분 없나 체크하고 세부적인 디자인이 끝난 모습입니다.
(캘리퍼 브릿지 파이프가 위에 오도록 조립된건 이해부탁드립니다. 반대편꺼 스캔하기 귀찮았습니다 ㅎㅎ)
스캔한 차대랑 어셈블리해서 최종적으로 간섭체크와 조립성 검토가 끝난 모습입니다.
설계검토가 끝난 후 부품목록 작성과 가공도면작업을 했습니다.
레이저커팅을 필요한 부품도면을 업체에 보내놓고 그 동안 부품구매와 가공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가공이 완료된 일명 쇼바 마운트입니다.
제 인스타 계정이 steady_cha_mangeulgi 라서 저렇게 레이저마킹을 했는데
제 기대와는 달리 로고가 너무 커서 쬐끔 실망했습니다. 로고는 작을 수록 좋은데 말이죠...
암튼 장착하면 아예 안보이는 부분이므로 패스~
엑센트 순정 스테빌은 상하부 모두 고무부싱으로 고정이 됩니다.
이번 컨버전 작업에서는 볼조인트로 변경했습니다.
현대 순정 스테빌링크를 구매하여 모가지를 잘라내고 새로운 마운트를 용접했습니다. 대충보면 순정같죠? ㅎㅎ
몇 년간 묵혀뒀던 리어 캘리퍼도 쩔어붙은 부분이 없는지 점검 후 필요한 부분은 교체를 진행했습니다.
얼라인먼트 작업할 때 필요한 캠볼트도 모비스 순정을 구매해서 사용했습니다.
용접직도 아니고 각잡고 배워본적도 없어서 진짜로 제대로 용접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쁘게는 나왔습니다 ㅎㅎ
트레일링암과 너클을 조립한 모습입니다.
컬러 선택에 관해서는
너무 튀는 건 싫으나 약간은 티를 내고 싶어서 회색이나 은색계열을 알아보다가
결국엔 진리의 검정 전착도장을 했습니다.
무식하고 강력한게 나중에 귀찮아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ㅎㅎ
허브베어링은 나중에 5홀 개조를 염두해두고 EF소나타용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랜져XG용으로 교환하면 5홀 컨버전이 쉽게됩니다.
매우 다행히 별다른 문제없이 전체 부품들이 완성이 되었습니다.
뒤에서 보면 슬쩍 보일만한 위치에 나름대로만든 로고를 레이저마킹했는데
막상 차에 장착해보니 차 밑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은 잘 안보이겠더라구요 ;;
모든 부품이 완성되고..
토요일 오후 6시부터 일요일 새벽까지를 장착시간으로 잡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딱히 비효율적으로 움직인 경우는 없었던 것같은데
이까지 장착하고 보니 시간이 훌쩍지나 어느덧 10시가 되었습니다.
이 날 토요일임에도 회사 동료이자 비슷한 성향의 차쟁이인 직장동료분이 오셔서
필요한 공구도 찾아주시고 말동무도 해주셔서 더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간만에 찐차쟁이 라이프를 즐겼습니다.
저녁 겸 야식을 배달받고 식당으로 들고가려고 했는데
차쟁이라면 "차와 함께 리프트에서 식사를 해야 진짜 차쟁이"라는 동료의 말에 설득되어 리프트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밥먹고 쉬지않고 브레이크까지 후다닥 장착했습니다.
디스크는 아반떼 스포츠 전륜에 사용되는 305x25T입니다.
이거를 진리의 정품 TE37 15인치에 구겨넣을겁니다.
십여년간 고생한 맥퍼슨스트럿 코일오버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말자.jpg
.
.
는 드립이고
리어 맥퍼슨스트럿도 장점이 많습니다 ㅎㅎ
새벽을 밝히는 등불... 하지만 제 체력의 등불은 꺼져가고..
다시 힘을내서 전부 장착완료 했습니다.
아까 잠깐 언급했던 3단계 범프스티어 세팅입니다.
영상은 범프 Toe in 세팅입니다.
지친 몸이지만 궁금증 해소를 위해
범프 토인, 뉴트럴, 범프 토아웃 각각 타보았습니다.
그 중에 재미는 범프 토아웃 세팅이었지만
공도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일단은 뉴트럴 스티어로 다니기로 했습니다.
일반적인 양산차가 범프 토인 세팅인걸 생각해보면 뉴트럴도 얌전한 세팅이라고 하긴 힘들겠습니다ㅎ
** 회사내 테스트 공간입니다.
시간도 늦었고 몸도 피곤하지만,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치듯
회사 동료분이 어느새 파일런 꺼내와서 까셨길래 각각의 모드에서 같이 타보았습니다.
범프 토아웃 세팅은 생각보다 신경질적이지 않아서 생각보더 더 재밌게 탔습니다.
코너진입에서 뒤가 스르륵 빠지지만 코너탈출 가속만으로 재밌는 라인이 나오는, 그런 반응이었습니다.
일단 적당히 마무리하고
일요일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귀가했습니다.
회사 동료분이 뒤에서 주행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생각보다 아랫도리가 시원하게 다 보이네요.
일주일이 또 지나고 토요일 오전에 제대로 얼라인먼트작업을 했습니다.
다른 중년 손님께서 이차를 보시더니
"차보다 부품들이 더 비싸겠네요" 하시던데..
제대로 보신게 맞습니다^^ 차값대비 가성비는 이미 멀리..
2월 말에 작업을 마무리하고
몇 번의 적당한 드라이브와
한 번의 차쟁이들과 함께한 비교적 빡센 새벽드라이브를 다녀왔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문제가 없습니다.
작업후기
1. 경량+소형+후륜 멀티링크 = 졸잼! 인건 맞지만 이미 BMW미니라는 대안이 있기때문에 가성비 안 나오는 작업임은 틀림없습니다. (미니의 후륜서스와는 조금 차이가 있긴하지만 일단 패스!)
2. 비용이 생각보다 들어갑니다. 엑센트 3도어의 일반적인 시세보다 더 들어갑니다.
3. 시간이 생각보다 매우 많이 들어갑니다. 그냥 오랜기간 꼭 해보고 싶었던 작업이라서 진행했습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매우 재미있습니다. 꽤 많은 부분에 순정 부싱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빠릿한 편이고 헤어핀 코너와 노면이 안 좋은 코너에서 후륜 접지가 매우 듬직해졌습니다.
5. 그래서 같이 간 다른차들보다 브레이크 밟는 빈도가 낮아집니다. 그래서 공도 드라이빙에서 적당히 빠르게 즐기기에 매우 좋습니다
6. 빨리 프론트도 작업하고 싶은 생각이 매우 들게됩니다.
프론트는 요런 방식으로 계획 중입니다 ㅎㅎ (바쁘다는 핑계로 언제 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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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론트 수퍼스트럿.JPG (44.7KB)(1)
열정에 큰 박수 보냅니다 ㅎㅎ
전문적인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있어서 hard point 3D측정 외에 wheel house 3D스캔을 하신건 tire envelope 분석을 하려고 하신것 같은데 swept volume 돌려보셨을것 같고
MBD Simulation은 해보셨을거 같은데 프로그램은 ADAMS CAR인가요?
부싱넣고 일단 돌아갔다면 자유도 문제는 없었다고 보이는데
트레일링암에 너클이 일체화된 구조라 래터럴암 뒤에서 토우콘트롤이 되는건가 싶긴합니다 (래터럴암 부싱의 변형이 전제인데)
피봇이랄게 딱히 보이지는 않아서 너클, 트레일링암 따로에 피봇(킹핀)이 있었다면 토우콘트롤의 극적인 효과를 보셨을꺼 같기도하고 캠버도 어퍼암을 보면 범프시 - camber 변화가 크고 리바운드는 거의 0 이지 않을까... 여러생각이 드네요
재미있는 작업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만해도 즐겁네요
여기에 올린건 보고서 형식은 아니라서 많은 정보들은 올리진 않았는데, 설계단계에서 나름대로 고심과 검증 많이했습니다.
워낙 옛날차라 서브프레임이 따로 존재하는 타입이 아니라, 원래 차체에 있는 포인트들을 그대로 활용하려다보니
공간의 제약이 좀 많아서 설계의 자유도도 좀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요즘의 전륜구동차에 적용되는 멀티링크의 구조와 흡사하게 설계가 나왔습니다. (트레일링 암과 너클이 볼팅으로 일체화 되는..)
아무래도 서브프레임 분리형이었다면 통째로 떼서 버리고 스페어타이어 공간도 썰어내면 링크 갯수도 더 많은, 보통 후륜차량에 많이들 쓰는 방식으로 구성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컨셉이 차대에 손을 안대는 볼트온으로 만드는거라 이 정도로도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른 차에 더 공격적 버전(?)으로 만들고 싶긴한데 그 정성이면 그냥 차를 한 대 빌드하는게 낫겠다 싶기도하고, 시간이 안 될거 같기도하고.. 그렇습니다ㅜㅜ
이런분들은 도데체 무슨일을 하시는지 . . . . .
기름넣고 그냥저냥 끌고다니는 사람으로서
감탄사만 나옵니다.
뭘봐도 그러려니하는데.
이건 뭐.. 대단하다는 말밖에는..ㄷㄷㄷ
당사자가 아님에도 글을 보는것만으로도
제가막 열정이 솓아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