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소개로 세 차량을 몰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1. 프리우스 (2013)


솔직히 초밥에 생선 없이 밥만 있는것 같이 생긴 이녀석에겐


처음엔 호감이 전혀없었습니다.


하지만 지인의 끊임없는 애정의 근거가 궁금해서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일단 힘은 역시나 없습니다. 가속은 스무스하게 되지만 전혀 스피디함이라곤 없습니다.


원가절감인지 무게절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속에서 노면에서 올라오는 잡음이 눈에 띄는편이고


플라스틱 내장 역시 다양한 텍스쳐에도 불구하고 값이 싸보입니다.


아기들 끌어주는 플라스틱 자동차 마냥 플라스틱이 가볍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절대 고장이 안날거같은 내구성과 은근히 경쾌한 핸들링을 보여주는 데다


기적의 연비덕분에 막굴리기엔 더할 나위없는, 기름값이 비싼 캘리포니아에선 최고의 차라고 생각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3개월마다 기름을 넣는다던데... 정말 대단하군요)



2. 렉서스 GS350 (2014)


가족중에 구형 렉서스 GS350이 있었는데 신형을 몰아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구형 렉서스 GS는 한마디로 빠른 가죽 많이 덧댄 캠리였습니다.


실내도 그렇게 넓지 않고, 스포티해보이지만 고속에서는 상당히 붕붕뜬 느낌의 차였지요.


그런데 이번 신형은 그나마 하체가 많이 묵직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구형 BMW와 같은 묵직함이 아닌, 그냥 차가 무거워서 묵직한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운전자에게 반응성에 대한 피드백이 되질않는 묵직함(둔함?)이었습니다.


실내 인테리어는 기가막힌 가죽과 럭셔리함이 눈에 띄었지만, 특유의 컨트롤 놉이 단어 입력에 편하진 않았습니다.


역시 렉서스는 ES가 진리인가 싶을 정도로 


렉서스 GS는 스포티해지고 싶었지만, 보기에 이쁜 상체만 키워버린 3류 보디빌더를 본듯한 느낌이었습니다.


3. 렉서스 RC-F (2015)


탑기어 UK에서 신랄하게 까내렸던 RC-F였지만


렉서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얼마나 좋을지 기대를 많이하고 탄 모델입니다.


디자인에서 많은 디테일을 넣고자 해서 호불호가 갈릴것으로 생각이되지만


일단 안에 타면 풍부한 볼륨의 럭셔리함에 반하는 사람이 많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너무 꽉채운 나머지 실내가 타이트하다 (비좁다)는 느낌도 제법 있습니다.


특히 뒷좌석의 경우 장식용일뿐 일반적인 키의 사람이 앞좌석에 앉으면 뒷좌석은 그냥 짐칸입니다.


아니면 제레미 클락슨이 911에 인용한 말처럼 엄청 날씬한 부인이 탈 수 있을정도겠군요.


아무튼 실내는 타이트하지만 럭셔리함을 품고 있습니다.


초기 IS-F 모델처럼 게이지 클러스터의 다이얼이 좌우로 왔다갔다 하진 않지만


충분히 이쁘고 매력있습니다.


부분부분 덧대어진 알칸타라는 정말 고급스러웠습니다.


운전질감은 저속에서 급가속시 마치 우주선을 타는듯 혼을 빼놓는 배기음과 함께 순식간에 변속됩니다.


하지만 70마일 이상의 급가속에서는


여느 렉서스 V6정도로 밖에 가속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모드로 바꾸고 해보았지만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부분에서 조금 실망하긴 했습니다.


핸들링은 아주 민첩했지만, 때론 너무 민감한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루즈한 구간이 없이 촘촘하게 짜여진


스티어링이 일상생활에선 조금 피곤하겠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서스펜션 세팅은 다양하게 바꿔보았지만


바닥 상태가 안좋은 로스앤젤레스 고속도로와 로컬도로에선 렉서스의 편안함을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모든 요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특히 고속도로 캐츠아이에 상당히 자극적으로 반응해서 동승자의 짜증을 유발합니다.


개인적으로 렉서스에서 벤틀리 컨티넨탈 GT의 대항마를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풀사이즈 4인승 럭셔리 컨버터블 GT카를 만들어주세요...제발)


계속 BMW사의 M만 잡으려고 하는거 같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멋진 소리를 가진 렉서스 수프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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