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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님이 TRS 후기 올려주신 그 마칸터보입니다.
제가 예전에 요런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이후 또 3년이 훌쩍 지났네요.
[마칸터보 4년 장기 시승기]
https://www.teamtestdrive.com/index.php?_filter=search&mid=testdrive&search_target=title_content&search_keyword=%EB%A7%88%EC%B9%B8&document_srl=4135844
그 때나 지금이나 마칸은 정말 잘 만든 차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 당시 포르쉐가 작심하고 출시한 최강의 Crossover라고 생각하는데 예컨데:
* 끝내주는 서스펜션 세팅
* 엔진과 미션의 조화
* PDK
* 코너링시 하드웨어로 다 받아주는 섀시
* SUV로서 최강급의 고속 안정성
* 평소 후륜같은 사륜인데 정말 정밀한 배분.
* 여담이지만 윈터타이어 달면 눈길 최강. 작년 서울 폭설 때 저만 유유히 도산대로를 올라간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등등.
SUV가 아니라 거의 Hot Hatch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시에 이 급에 400마력, 56토크의 Crossover/SUV는 드물기도 했고, 포르쉐 입장에선 PDK가 달린 최초(현재도 유일한)의 SUV였으며, 직발에서 케이먼 S만큼 빨랐고, 모든 상황에서 왠만한 스포츠세단을 따고 다닐 수있는 능력을 가졌더랬습니다.
이후에 더 고마력/토크 가진 동급 SUV들이 몇 개 더 나오긴 했지만 포르쉐 DNA를 고스란히 가진 마칸은 여전히 독보적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이게 7년, 8만키로쯤 되니까 슬슬 지루해 졌었는데, 게다가 RS6 정식수입되면서 더 싱숭생숭해졌었습니다. 실제로 두 달 전 아우디 매장 가서 상담까지 받았었죠. 근데 아무리 고민을 해도 이만한게 없는데다, 이 차 중고시세가 6,000언저리 정도이던데, 이 가격에 이 만족도를 줄 수 있는 차는 하나도 없는 겁니다. 바꿔 말하면 가져갈 사람에게 배가 아파서 이 가격에 도저히 팔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리스토어를 해서 "지금까지 탄만큼 더 타보자" 하게 되었습니다. 단, 원하는 게 모두 리스토어가 된다는 전제하에요. 그래서 TRS를 찾았고 전체적 진단을 받은 후, 꼭 필요하고 아쉬웠던 부분들을 해소했습니다. 이 차를 센터 말고 외부 정비를 맡긴건 처음입니다.
상태가 매우 좋은 편이라고 해 주셔서 (특히 터보 관련 기계적 요소는 신차에 가깝다고) 기분이 은근 좋았네요. 평소 기본 정비랑 관리에 나름 부지런 떨었던 보람 있었습니다.
1. 전륜 서스펜션 로워암/어퍼암 부싱 크랙 진행으로 교환
- 딱딱한 승차감을 좋아해서 늘 PASM 2단계(Sport)로 놓고 다녔는데요, 이걸 교체하고 나니 앞 서스펜션이 견고하고 쫀득해진 느낌이 확연하게 듭니다. 이게 느껴질까? 싶었는데 느껴지네요
- 이전엔 PASM 1단계(Comfort)에선 앞 서스가 헐거운 느낌이었다는 걸(그래서 더 2단계에 놓고 다녔는데) 이번에 부품교환하고나서 비교해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상시 PASM 1단계로 복귀했습니다. 작년 초에 엔진마운트를 바꾸고 나서 느낀 느낌과 비슷합니다. 바꿔보니 그간 얼마나 덜덜거렸는지 알겠더라구요. 워낙 서서히 나빠지니 제가 둔감해졌었습니다.
2. 휠 복원
- 7년간 쌓인 긁힘을 모두 없애고, 광택도 다시 살아났습니다.
3. 선팅 교체
- 딜러표 선팅을 이제야 교체했습니다. 이 연식쯤 되면 차단/단열 효과는 거의 없어졌다는데, 그걸 몰랐다기 보다, 팔 수도 있는 차에 굳이 선팅교체하고 싶지 않아서 버틴건데 이번에 상황이 달라졌으니 당연히 바꿔야죠
- 근데 큰 기대가 없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4. 애플카플레이
- 폴쉐 센터에 문의했을땐 이 세대 PCM은 카플레이 업뎃 불가하다고 회신 받았었는데, TRS에서 가능하다고 하셔서 나이스!를 외쳤습니다.
- 대신 PCM이 옛날거라 요즘 버전들과 비교하면 어쩔 수 없이 해상도가 낮고 좀 엉성해 보입니다. 카플레이가 아예 없던거에 비하면 너무 좋죠.
5. ECU 튠
- 평생 순정파였던 저는, (믿고 맡길 곳이 없어서 더 꺼려졌던) 처음 해 봅니다. 엔진/미션상태가 좋다고 하여 & 순정으로 충분히 오래 탔으니 기분도 내 볼겸 진행했는데, stage 1까지 하니 400마력 --> 460마력, 56토크 --> 65토크가 됐습니다.
- 악셀 반응성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과하게 예민하지도 않고, 콘트롤하기 딱 좋은 추가가속력을 보여줍니다. 차가 별로 노력없이 퉁퉁 튕겨 나가는데 모든 회전수에서 확실하게 빨라졌고, 부드럽게 가속합니다.
- 원래 배기음보다 엔진음이 더 잘 들리는 차였는데요. 엔진 회전질감이 더더 좋아진 느낌입니다.
- 노멀모드로 크루징할때도 더 편하게 튀어 나가고, 4천RPM이상에선 더 티가 많이 나서 패들쉬프트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6. 실내 디테일 클리닝
- 딱히 '복원'할 건 없다고 하셔서, 가죽의 유분기를 모두 제거하고 구석구석 약품 써서 클리닝 및 보호제 도포했습니다.
- 전반적으로 뽀송뽀송 하고, 검정 실내가 더 일관되게 검정톤으로 정리됐습니다.
7. 예방 정비 몇 가지
- 헤드커버 가스켓, 점화코일 등. 터지면 번거롭기 그지 없는 것들 미리 바꿔주기
이렇게 하고 나니, 기대보다도 너무 만족스러워서 992도 제껴놓고 계속 이 녀석만 타고 있습니다....??
기변을 했다면 들었을 돈 생각하면 우주급 가성비로 만족입니다. 이참에 정밀건강검진까지 받으니 안심도 되구요.
단점은(?) 주변사람들은 당연히 뭘 바꾼/고친건지 모릅니다 ㅋㅋ 와이프도 일주일동안 뭘 고친거냐고 ㅠ ㅋㅋ 주인에겐 모든 변화가 빠짐없이 느껴집니다.
기본기가 뛰어난 차량이다보니 리스토어 하면 효과도 더 뛰어난 것 같습니다.
모두 애정하시는 차 쉽게 포기마시고 오래오래 즐겁게 타시길 기원합니다.
끝으로, TRS가 아니었으면 의심많은 제가 애정하는 차를 애프터마켓에 이렇게 송두리째 맡기지 않았을 겁니다. 15년 동안 봐온 테드 및 마스터님에 대한 신뢰가 가장 컸습니다. 그래서 더욱 감사합니다.
lunacar
마칸 터보를 주제로 두분과의 만남을 조만간 주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