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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항상 매주 일요일 어머니댁에서 여동생네 가족들과 모여 오후시간을 같이 보내고 저녁을 먹고 헤어집니다.
20년째 매주 일요일은 온가족이 모이는 날이지요.
주택에 사시는 어머니 댁에는 남들이 보면 폐물들과 휠 타이어, 오일류, 각종 부품들이 잔뜩 있습니다.
차고 하나가득 온갖 잡동사니들이 있는데, 지하창고에도 제법 있지요.
7년전 오준오탁이는 이렇게 할머니댁에 가면 아빠가 가져다 놓은 타이어를 굴리고 옮기고 그렇게 놀았습니다.
아마 저 또래에 목장갑을 끼어본 아이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지금도 할머니 댁 현관을 들어서면 한쪽에 목장갑이 10켤레는 쌓여 있습니다.
저나 아이들이 항상 사용하고난 목장갑을 어머니께서 버리지 않고 빨아놓으십니다.
이렇게 타이어를 굴리고 놀 때까지도 아이들의 성향이 과연 나처럼 차를 좋아할까? 이런 의구심은 있었지만 좋아하는 것을 부모가 결정해줄 수는 없는 것이니 전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살아왔고, 가능하면 쌍둥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카센터나 타이어 샾, 디테일링 샾, 세차장 등 참 많은 곳을 어릴 때부터 다녔습니다.
누나는 어릴때부터 차와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카트를 태워줘봤는데, 어른 남자들도 다 추월하는 걸 보고 질주본능은 가졌지만 본인이 그리 재미있어 하지 않아 차에 대한 특별한 의미는 두지 않는 듯 했습니다.
정확히 6년전의 사진인데, 제 997 GT3로 한놈씩 번갈아 가며 같은 코스를 달리는 드라이빙을 할 때의 모습입니다.
저는 항상 두 아들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해 2시터인 경우 두번을 드라이빙을 나가고 여의치 않을 때는 두번에 나눠서 날짜를 바꿔 데리고 나가기도 합니다.
지금도 가끔 한놈씩 스포츠카에 태우고 나가 스포츠 드라이빙을 하면서 주행기술에 대한 설명을 해줍니다.
무게중심을 느낄 줄 알아야하는데, 무게중심의 정의에 대해 먼저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얼마전 제가 던지는 질문에 오탁이가 제가 딱 원했던 답을 내주어 깜짝 놀랐는데, 오준이도 표현은 조금 달랐지만 무게중심이 뭔지 이제 좀 아는 듯 보였습니다.
정확히 4년전 우리 가족은 독일 여행을 하게되었는데, 계획된 여행이 아니라 원래는 2월달에 일본으로 스키여행을 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준이가 일본으로 스키여행 가기 1주일 전 야간 스키를 타다가 왼쪽 정강이가 절단나는 골절상을 입게되었습니다.
근처 병원에서 기초적인 응급처치밖에 안되어 한밤중에 강원도에서 강남성모병원까지 1시간만에 날아와 제대로된 응급조치를 받고 수술을 했습니다.
결국 스키여행은 포기해야했고, 접합수술이 완전히 아물 즈음 독일로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이때 독일의 서부쪽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그리고 벨기에와 네덜란드 그리고 룩셈부르크 등 주요 도시를 차로 여행하면서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이때 내용들을 아직도 미루느라 올리지 못하는데 언제 시간이 되면 올릴 예정입니다.
아무튼 우리 가족은 정확히 4년전 뉘르부르그링 노드슐라이페를 G30 520d 웨건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은 노드슐라이페 주차장에서 본 귀한 차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본 것뿐 아니라 소리를 듣고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으니 지금 아이들의 취향이 저와 비슷한 걸 감안하면 아이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는 성지를 경험한 것이지요.
위의 뉘르부르그링 찍은 날짜는 2019년 6월 16일인데, 정확히 4년후인 2023년 6월 16일 오준이 오탁이는
영암서킷에서 레이싱 카트 경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4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아이들 스스로 여기에 섰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다른 운동은 몰라도 레이싱 카트는 본인들이 미치지 않으면 부모의 압력으로는 죽었다 깨나도 할 수 없는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2023년 카트 챔피언십 3전에 대한 이야기를 적습니다.
KIC챔피언십으로 지난 5월 경기 이후 2전이 되겠습니다. 올해 1전은 RMC챔피언십이라 주관이 다릅니다.
아무튼 아이들에게는 생애 3번째 레이스를 하러가는 경우였습니다.
6월 16일 새벽 5시 6분 짐을 한가득 싣고 영암으로 출합니다.
240km거리를 단숨에 달려 휴게소에서 간단한 조식과 주유를 했습니다.
항상 잠이 부족한 애들이라 자다가 차에서 내리면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는 8시가 넘어야 식사가 가능합니다. 사실은 새벽에 나올 때 엄마가 싸준 바나나와 빵 음료수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쇼파에 고히 두고 나오시는 바람에 휴게소에서는 소떡과 핫도그를 먹어야했습니다.
영암 트랙에는 8시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트랙워크를 하는데 5주만에 다시 온 트랙은 5주전과 비교해 대략 7도 정도 온도가 높아서 23~28도의 온도 분포였습니다. 체감으로는 낮 기준 햇볕이 너무 좋아 10도 이상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차를 세우고 정리하는 사이 이미 4번코너까지 걸어가서 뛰어서 합류해야했습니다.
2번코너 빠져나오는 연석 좌측에 모래주머니가 생겼고,
3번에서 4번으로 향하는 쪽 연석 안쪽에 타이어도 생겼고
2번 코너 말아도는 노면이 탁이 말로는 조금 더 거칠어진 것 같다고 하며, 바로 전주에 인제에서 올해 첫 경기가 있어서 영암에서는 주행이 거의 없었던 관계로 아스팔트에 타이어가 덜 녹아 있어서 그립은 별로 안좋을 것 같았습니다.
주행권을 구입해야하는데 그전에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어야 합니다.
1인당 평일은 38,000원
우리가 가장 먼저 도착했고, 전날 내려운 파주 스피드파크 팀 트럭이 도착했습니다.
우리도 벌레와의 사투를 벌렸는데, 수직으로 세워져 있는 전면을 가진 트럭에도 수만마리의 벌레들이 생을 마감하게 된 흔적을 보며 여름을 다시한번 실감했습니다.
우리팀에서는 12명의 선수가 출전했는데, 카트뿐 아니라 장비와 타이어 그리고 공구 등등 넓은 트럭을 꽉 채워서 왔습니다.
잽싸게 카트와 장비를 내리고 탈 준비를 하는 과정속에서 아이들에게 피곤한 기색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오탁이는 빨리 차를 준비해서 트랙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1,2전때 우승한 자신감으로 3전 때도 잘할 수 있을지? 경쟁선수들이 얼마나 업그레이드가 되었을지 등등 항상 레이스는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그저 잘달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본인 자신도 잘 알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공기압을 넣는 것도 직접 연습해 보는 오준이
보통 계절의 온도와 노면에 따라 0.5~0.8바 사이로 세팅을 합니다. 해당 기온이나 컨디션에 따른 공기압 세팅은 감독님의 권한으로 직접 맞춰주시기 때문에 우리가 맘대로 공기압을 세팅하진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기압의 변화를 느낄 정도의 주행능력이 되어야한다는 점인데, 주행기술 연마대신 공기압이나 머신 세팅으로 초를 당기려는 노력은 반드시 지양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레이싱 글러브가 많이 늘어나서 손바닥과 마찰이 심해졌고, 그로 인해 오탁이가 먼저 손바닥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그래서 테니스 라켓에 사용하는 그립으로 부족해진 글러브의 그립을 높이는 시도를 했는데, 나름 효과를 조금 봤습니다.
본인이 달린 총 9번의 레이스중에서 7번을 1등으로 들어온 오탁이
2전 경주 이후 파주에서 두번밖에 연습을 못해 이번에 연습량은 유독 부족했지만 오준이 오탁이가 이번에 체력 훈련을 열심히 했습니다.
일주일에 4번을 우리가 사는 3층에서 29층까지 두계단씩 걸어서 올라가는 걸 보통 주3회에서 3전을 앞두고 4회로 늘렸고, 턱걸이와 팔굽혀펴기 그리고 손목운동을 추가했습니다.
아무래도 여름 경기는 체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체력을 더 끌어올리는 노력을 한 것이지요.
저도 똑같이 처음부터 끝까지 두계단씩 같이 했는데, 오탁이 4분 11초, 제가 4분 23초, 오준이 4분 30초
한계단씩 하는 것보다 두배는 힘들고, 29층에 도착하면 순간적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 4분동안할 수 있는 운동으로 이보다 좋은 운동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아직은 아이들과 페이스를 맞출 수 있는 체력이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16일 금요일 첫 주행을 하는데, 에이팩스를 놓치고 주행이 엉망인데, 랩을 달리는 걸 반복하면서 보니 노면 접지가 너무 없어 보였습니다. 먼지도 너무 많고 타이어 제대로 그립을 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었지요.
2전에서 폴포지션을 하고 폴투윈을 한 오전이 역시 페이스를 제대로 높이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같은 코스에서 58초대 베랩을 가진 애들이 1분1초를 탄다는 건 주행하기 보통 어려운 조건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른 클래스 선수들도 비슷한 비율로 초가 빠져서 매우 어렵게 주행을 해야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뜨거운 트랙의 열기와 헬멧을 쓰고 호흡을 참으며 타야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여름 카트 주행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듭니다.
1세션 때 몸을 풀었으니 2세션부터는 좀 더 공격적으로 타보았는데, 미끄러운 노면은 미끄러운 것이고 그 상황에서 최대치를 끌어내는 것이 레이싱이기 때문에 어떤 것에도 탓을 하면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가 2번 코너를 들어가는 위치에서 서서 몇군데 코너의 레이싱 라인과 주법에 대해 관찰하면서 영상을 찍고 지적할 부분들을 전달하는 우리만의 개별 훈련을 한 것이지요.
오탁이도 마찬가지였지만 미끄러운 노면에서 12번 우측 코너를 들어갈 때 뒤쪽 Apex를 찍는 포인트를 살짝 놓치는 경향이 있어 이 부분을 수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세션에서는 오준이가 1초02를 줄여서 1분대 초반에 들어왔고, 오탁이는 1분 56으로 1분 중반까지 초를 끌어내렸습니다.
오탁이 스티어링 휠 그립 문제는 테니스 그립이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점심 먹기전 3세션때는 오탁이는 미세하게 줄였고, 오준이는 조금 늘었는데, 주행 리듬이 5번코너 진입 때 조금 깨지는 경향이 있어서 12번과 더불어 몇몇 코너 리듬감을 찾는 숙제가 생겼습니다.
반면 7번부터 10번까지 이어지는 좌우 연속 시케인은 둘다 좋은 리듬으로 통과했습니다.
12번 코너를 오탁이도 제가 상당히 강력하게 지적해서 확실히 차분하게 빠져나가는 라인을 잡았고, 일정한 라인과 스피드로 안정감 있게 13번 코너를 돌고 직선으로 들어가는 리듬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13번 연석 안쪽은 푹 패어 있어서 어느 이상 안쪽을 밟으면 카트 바닥이 연석 바닥과 부딪치면서 카트가 횡가속 방향으로 순식간에 날라갈 수 있습니다. 이번 경주에서도 이렇게 낭패를 본 선수가 두명 있었을 정도로 12번 코너는 공략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준이가 12번 코너를 공략하는 방식을 바꾸는 중인데 3세션을 기준으로 보면 오탁이에 비해 너무 진입속도가 높아 뒤가 흐르면서 들어오는 문제가 있어서 이 부분도 잡기 위해 진입속도를 정교하게 맞추는 훈련을 했습니다.
위의 두장의 사진을 보면 카트가 향하는 방향과 조향의 방향으로 둘이 어떻게 진입하는지가 극명하게 보입니다.
이 12번 코너가 보이는 지점에서 영상과 사진촬영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2번 코너는 긴 직선 후 한계제동하면서 우측으로 두개의 Apex를 찍어야하는데, 오준 오탁이가 가장 자신 있는 코너중에 하나입니다.
경쟁선수들보다 확실히 late braking 할 수 있고, 머신도 완벽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근력도 확보했음을 확인했습니다.
2번코너를 도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면 레이싱 카트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코너링 능력과 낮은 무게중심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 속도로 차가 돌 수 있다고?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 깨끗하게 돌아나가는 2번코너는 정말 멋집니다.
점심 먹고 4세션도 1분 중반 근처의 오준이 기록
고프로에 찍힌 영상을 통해 개별적으로 감독님께 지도를 받는 모습입니다.
전 이러한 레슨 상황에서도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모두 경청하고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다시한번 지도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오준이가 이날 새타이어를 신고 달리는데 오후 세션때 초가 당겨지지 않아 약간 멘붕이 왔습니다.
1분 중반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 본인도 좀 답답하고 13개의 코너 중 절반 정도의 코너의 공략에 적응을 잘못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각각 30분간의 세션을 바이크와 번갈아 트랙을 사용했는데, 보통 10~15분 정도를 한번에 혹은 두번에 나누어서 달렸습니다.
오탁이는 손바닥에 통증이 있다고 호소하는 상황이었고, 오준이는 말은 안하지만 헬멧을 말리면서 아마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이날은 오준이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일단 멘탈을 잡고 차분하게 공략하고 초를 생각하지 말고 안되는 코너를 깨끗하게 타보자는 식으로요. 여기에 추가로 절대 Apex를 놓치면 안된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세션 때 이날 베스트인 1:00.01을 마크하며 조금은 가벼운 맘으로 트랙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오탁이는 이날 1분 20초로 마무리했는데, 파주에서 장착한 타이어를 신고 달렸던 것이라 상태가 거의 죽어가는 타이어로 낸 기록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탁이는 일단 주행 리듬이 좋았다고 자평을 하면서 여유를 보였습니다.
두번째 연습날인 토요일 주행은 오탁이는 새타이어로 출발하기로 해서 타이어를 교체했습니다.
확실히 더워지니 타이어 수명이 현저히 떨어졌고, 타이어가 랩을 더할 때 무너지는 느낌이 빨리 온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이번 경주는 타이어 관리가 매우 중요한 경기입니다.
이번에도 수고해준 D3 A8 4.2TDI는 더운 여름에도 지치지 않는 강력한 토크로 목적지에 순식간에 데려다 줍니다.
그리고 요즘 차들과 비교하면 디자인이 너무 간결합니다.
완벽한 비례감을 가졌고, 단단한 바디강성은 고속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우리 가족만의 루틴인데 금요일은 새벽에 출발했으니 특히 피곤한 하루입니다.
1전때부터 목포 평화의 광장 근처 숙성미학에서 좋은 고기로 지치고 힘든 몸에 영향을 보충합니다.
매달 가니 멋쟁이 사장님이 항상 직접 고기를 구워주십니다.
남자 형제들이 사이가 좋아도 티격태격할 수 있고, 쌍둥이이지만 성격이 달라 아이들을 트랙에서 대할 때는 개별적으로 다른 언어와 접근 방법으로 대화해야 합니다.
그래도 둘간의 성격차이를 생각하면 우애가 좋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서로 의지하고 위해주는 마음이 있습니다.
파주에서 연습할 때 오준이가 트랙에서 벗어날 때 팔을 좀 다쳤는데, 이때 오준이가 카트에서 내려 아파했는데, 오탁이가 주행을 하다 말고 자신의 카트를 버려두고 달려왔던 장면,
오준이가 1전때 상대방 푸싱 파울로 2등을 달리다가 5위로 떨어졌을 때 우는 오준이를 위로하던 모습들, 제가 일일이 사진으로 담지 못한 형제들의 드라마가 트랙에 있었습니다.
도로가 아닌 트랙에서 운전을 배웠고, 트랙에서만 차를 타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어른들이 쉽게 생각하는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와닿지 않을 수도 있고, 둘간 주행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의 지나친 공격성으로 자신과 머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게 해야하는 숙제가 항상 제게 있습니다.
숙소에와서 레이스 일기를 쓴 후 바로 취침했습니다.
토요일 주행은 클래스별로 주행을 묶어서 합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마력대 선수들과 같이 주행하기 때문에 경쟁자들과 달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총 5회를 달릴 수 있고, 매 세션은 10분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감독님이 샤시가 쳐지면 캠버가 과도해질 수 있으니 약간 조정을 해보자고 해서 캠버를 약간 세우는 세팅을 했습니다.
오탁이는 오준이에 비해 카트에 매우 민감합니다. 공기압의 변화나 세팅값에 대해 이 부분을 느끼려고 매우 노력합니다.
좋은 점은 머신의 특성을 읽으려는 노력으로 항상 빠른 피드백을 저나 감독님께 전달한다는 부분이고, 조심해야할 부분은 주행 기술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머신의 탓을 할 가능성인데, 중요한 점은 좋은 부분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전날보다 바로 1초를 줄이면서 기분좋은 1세션을 마쳤습니다.
오준이도 타이어를 교체하기 직전 1세션에서 59초대로 들어왔습니다.
오준이도 토요일 2세션 시작전 다시한번 새타이어로 무장했습니다.
오준이가 리듬을 찾고 12번 공략과 5번 코너 공략을 컨트롤하면서 58초대에 들어왔습니다.
오탁이는 캠버를 조정한 후 두번째 세션을 타고 와 이전 세팅으로 다시 바꿨습니다. 본인은 바꾼 세팅이 더 타기 어렵다는 의견이었고, 저도 같은 생각이어서 바로 돌아왔습니다.
다만 오준이는 타이어 교환과 세팅의 변경이 동시에 이루어져 타이어로 인한 랩타임 단축효과와 세팅의 변화의 비중이 정확치 않아 일단 더 타보겠다고 했습니다.
오준이는 일단 자신의 주행에 완전히 만족하진 않았지만 감독님이 오준이의 주행영상을 가장 높은 클래스 출전하는 우리팀 선수에게 참고하라고 해서 오준이의 주행라인이 팀에서 교보재로 활용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두대의 노트북을 통해 주행라인의 변화와 감속과 가속 시점을 비교하는 장면입니다.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아이들 앞에서 어려운 수학문제 풀어보라고 하면 앉아서 공부하는 열등생들은 와 멋있다 이런 기분이 드는데 오준이가 동급도 아니고 대선배이자 큰 형님에게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전해줄 수 있으니 자신에게는 얼마나 큰 영광이겠습니까?
트랙에서 오준이는 최소한 자기 스스로 하나씩 자신의 성취를 쌓아나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이게 절대 공부보다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오준이는 토요일 주행에서 59초 초반 랩타임에 조금 갖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일단 달리는 것만으로 즐거운 것 같습니다. 무슨 대화를 하는지 아빠인 저도 궁금합니다.
다른 클래스 주행을 보는 것도 공부입니다.
특히 시니어 클래스 선수들이 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웬만한 박스카 레이싱보다 재미있고 박진감이 있습니다.
30마력 카트를 다루는 선수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새삼합니다.
아이들이 출전하는 노비스 무게 규정은 카트와 선수 무게의 합이 155kg을 넘으면 안됩니다.
이번 경주부터 1g의 미달도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바뀌어서 무게를 넉넉히 해야했습니다.
무게 미달이면 해당 주행은 실격처리 됩니다.
오탁이는 몸무게가 1kg정도 늘었고, 오준이는 2kg정도 줄어서 규정에 맞추기 위해 오준이 카트에는 추가 웨이트를 장착해야했습니다.
오탁이도 58초에 들어가긴 했지만 거의 59초에 가까운 영역에서 크게 변화가 없었습니다.
바꾼 캠버 세팅이 계속 맘에 걸려 다시 원복할까? 세션마다 물어보는데 오준이는 그냥 타보겠다고 합니다.
59초 1에서 이번에도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같은 클래스 다른 선수들이 달리는 기록은 59초 후반대에서 1분에 걸쳐 있었으니 오준 오탁 기록이 연습주행날 기록으로는 최상위에 있긴 했습니다.
오탁이가 오후 4번째 세션에 이번 주행 베스트랩을 기록했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공기압 세팅으로 기록이 나왔다고 하는데, 타이어의 온도가 이전 주행에 비해 훨씬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에 주행할 때 타이어 슬립 관리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이제 남은 주행 세션이 한번 뿐입니다.
보통은 같이 안들어가고 따로 들어가는데 이번 주행은 일단 스타트는 같이 트랙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오탁이가 챔피언십 포인트가 가장 높기 때문에 타 팀에서 오준 오탁이가 트랙에서 달릴 때 랩타임을 재는 모습을 목격했을 때는 묘한 자부심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현재까지는 베랩을 가지고 있으니 우리 아이들 기준으로 자기 팀 선수들이 어느정도인지를 가늠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그 대상이 오준 오탁이라는 점은 정말 기분 좋은 일입니다.
3세션 부터는 같은 클래스 선수들과 같이 달릴 기회도 있었고, 추월을 해볼 기회도 있어서 정말 실전과 같은 연습이었습니다.
오준이는 마지막까지 59초 11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는데, 위의 계측기에 km/h아래 92는 최고속도, 48은 최저속도를 뜻합니다. 최저속도는 3번코너에서 도는 속도입니다.
이 속도가 최고속도보다 중요합니다.
최고속도는 1번코너 직전에 나오는 속도로 보통 출력이 같으면 대부분 비슷비슷합니다. 그런데 최저속도는 천차만별이지요.
오준이가 랩이 오탁이에 비해 약간 부족했지만 최저속도가 오탁이보다 높았습니다.
아래 오탁이가 이날의 베랩을 한번 더 깨서 58초대 중반에 진입할 때 최저속도가 45km/h입니다.
최저속도가 좋다는 뜻은 저속코너에서 속도를 덜 떨어트린다는 뜻이고, 가장 속도가 낮은 코너에서의 한계속도 유지는 매우 높은 난이도입니다.
모든 세션을 마치고 다음날 경기를 위해 경주에 나가는 모든 머신에 새타이어를 장착했습니다.
2전에서 오탁이의 액셀 케이블이 끊어져서 예선 리타이어했던 트라우마를 없애기 위해 두대 모두 체인과 체인기어 그리고 피니언 기어를 모두 교체했습니다.
오래 타다보면 체인이 늘어나고 기어가 닳는데, 카트가 워낙 충격이 심해서 잘못하면 체인이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합 준비를 위해 각자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머신을 세차하는 모습입니다.
같은 팀 선수가 타고온 M4에 타고 즐거운 시간도 보냈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차로 트랙을 탈 날도 올 것입니다.
아이들이 처음으로 15마력짜리 렌탈 레이싱 카트를 경험한 날은 2022년 7월 17일입니다.
자신의 카트로 처녀 주행을 한 것은 2022년 11월 27일입니다.
자신의 카트로 시작으로 경주날까지 26회를 주행했으니 레이싱 카트를 주행한 횟수로는 클래스에서는 주행횟수가 가장 짧지만 현재까지 2번의 레이스 기록을 보면 오준 오탁의 랩타임과 경기 결과는 압도적입니다.
다만 자신과 싸워야하고 주행기술에 있어서 아직 연마해야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다른 선수와의 레이스를 하지만 본인과의 레이스도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합니다.
전 작년 7월 17일부터 지금까지 아이들의 모든 세션별 주행기록, 머신 수리와 세팅변경, 트랙온도 습도, 모든 세션별 아빠의 리뷰, 아이들의 레이스 일기, 현재까지 투입된 비용 등 모든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록으로는 우리 가족만큼 완벽한 빅데이터 가지고 있는 선수는 우리가 유일하다고 자부합니다.
이 기록을 토대로 오준이의 토요일 주행을 분석해보면, 주요한 부분은
- 영암에 오기전 두번의 파주 주행에서 둘간의 베랩은 0.06초 차이로 한번은 오탁(5월 29일), 0.02초 차이로 한번은 오준(6월 4일)이 빨랐습니다.
- 토요일 주행 기준 형간 세션별 랩타입은 오탁이 0.2초 정도가 평균적으로 빠른데, 마지막 세션에 0.49초 차이로 벌어졌습니다.
- 오탁이가 트랙그립이 올라가는 것을 잘 이용해 랩타임을 뽑아낼 때 오준이는 59,1 부근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 둘간에 지난 10회의 주행에서 평균 0.2초 이상 차이가 났던 적이 없었습니다.
- 오준이 영상을 분석해보면 5번코너 진입에서 스티어링 휠의 수정이 있는데, 전륜 그립이 진입 직후에 이전보다 조타가 많은 것을 발견합니다.
- 조타량이 좌측 코너 기준 이전보다 많다는 것을 2전 경기 영상과 비교해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내용을 바탕으로 감독님께 전륜 캠버 세팅을 이전으로 돌려달라고 요청했고, 저의 이러한 설명은 충분히 머신의 바뀐 세팅이 오준이에게는 맞지 않다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경기를 하루 앞두고 다이나믹했던 2일간의 연습주행을 마치고 팀회식을 마친 후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오탁이는 오른손에 물집이 잡혔고, 글로브에 쓸려 손바닥이 쓰라린 상태인데 오준이도 오른손 상태가 비슷했고, 오탁이가 좌우 팔의 삼두근쪽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짧은 시간 준비를 잘 했고 나름 엄청난 데이터 분석을 했지만 이런 저런 걱정을 한아름 짊어지고 숙소로 와서도 그동안의 데이터를 살펴보며 오준이가 다시 원복된 머신을 첫 예선부터 적응해주어야하는데, 하는 걱정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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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마허와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큰 영광이었고, 아이들과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 역시 큰 기쁨이었습니다.
슈마허를 마지막으로 본날 경주에서는 리타이어했는데, 운전량이 부족했는지 대기하고 있던 W221 S600차량을 기사 옆에 타라고 하고 직접 몰고 가더군요.
대단한 열정을 가진 레이서라는 생각을 새삼했었습니다.
슈마허가 병상에서 깨어나 숨은 많은 이야기들이 세상에 나와서 젊은 친구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