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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스파이더 수동을 처음으로 만났던 것이 2001년 캐나다에서였고, F355수동, 360모데나 F1, 수동, F430역시 F1, 수동을 모두 시승하면서 세대별의 차이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자부했었다.

 

어떻게 보면 세대별로 성능이나 완성도의 차이를 비교해보면서 뭔가 새로 나온 혹은 나올 모델들의 성능이나 완성도 역시 유추가 가능하다.

 

458이탈리아는 기존의 페라리가 세대별로 차별화를 기울인 노력과는 차원이 다른 종류의 엔지니어링과 성능으로 무장했고, 구형들의 성능이나 완성도에 대해 잘 안다 자부했던 내자신에게 조차 458이 가진 잠재력과 성능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의 느낌은 확실히 세대별로 왼쪽 휠하우스가 실내에 침범한 정도가 적어져 운전자세가 편해졌다.

방향지시등을 스티어링 휠의 스위치로 조작해야하는 점이 458이탈리아가 다른 그 어떤 차종과도 다른 운전법인데, 눌러서 방향지시등을 켜고 또 눌러서 꺼야하기 때문에 차선을 자주 바꿀 때는 조작이 매우 귀찮다.

 

듀얼클러치 방식의 변속기는 폭스바겐의 DSG나 포르쉐의 PDK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듀얼클러치 특유의 부드러운 변속보다는 스포티함과 과격함에 초점을 맞춰 세팅했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내부의 내구성등은 별로 고려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다.

 

시가지에서는 그럭저럭 편안했다.

아무리 수퍼카라해도 요즘 차들은 시가지 주행에서 위화감이 별로 없다.

 

간선도로에 올라가 가속패달을 밟으면 1/3정도 밟는 시점에서 배기음이 다섯배쯤 증폭되어 무슨일이 벌어진다는 예고 내지는 경고를 한다.

 

스티어링 휠의 주행패턴을 Sport에서 Race로 바꾸면, 자동으로 전자 디퍼렌셜의 로킹비율과 제어장치의 개입정도를 매우 aggressive한 세팅으로 바꾸는데, 심지어 ABS의 세팅 역시 변화가 생긴다.

트랙에서 모는 조건인 CST off를 선택하면 자세제어장치가 완전히 꺼지게도 할 수 있다.

 

Race모드에서는 변속할 때의 충격이 상당히 큰데 기본적으로 파워시프트를 연출하기 때문에 옆좌석에 탄사람이 깜짝깜짝 놀랄정도의 펀치가 변속할 때마다 발생한다.

 

F430까지 사용하던 싱글클러치 타입의 시퀜셜은 변속충격을 없애기 위해서 변속할 때마다 가속패달을 살짝 떼었다 밟는 것으로 그 충격을 줄일 수 있었는데, 듀얼클러치 방식은 이런 액셀워크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

 

때문에 변속충격으로 인해 후륜이 슬립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 코너에서는 미끄러운 노면일 경우 특히 더 조심해야한다.

 

9000rpm까지 사용하는 V8 4.5리터 엔진은 570마력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미친듯한 가속력을 뿜어낸다.

오르막에서도 쉽게 300km/h를 찍는데, 노면의 습기가 올라와 엄청나게 미끄러운 조건이라 숨을 죽여가면서 속도를 높일 때의 긴장감은 이런식으로 한 두시간정도 시승하면 그냥 뻗어버릴 것 같았다. 이런 고도의 긴장감으로 무시무시한 가속력과 싸우는 것은 엄청난 체력소모를 동반한다.

 

다운시프트의 느낌 역시 Race모드에서는 과격하기 때문에 가속패달을 매우 깊게 밟은 상태에서 기어를 내리면 노면이 안좋은 상황에서는 타이어가 슬립할 수도 있다.

 

시승중 7 210km/h에서 6단으로 내리고 가속패달을 밟는순간 급작스럽게 후륜이 밖으로 흘렀는데, 위험한 상황이 생기기전에 빠르고 적당한 양의 카운터로 자세를 잡았지만 그순간에 느낀 공포는 기절하지 않고 버틴 것이 장할 정도였다.

 

듀얼클러치 방식의 변속기들이 전광석화 같은 시프트업을 선사해서 매우 빠르고 신속한 변속에는 도가 트긴했지만 폭스바겐 DSG나 포르쉐의 PDK가 다운시프트 때 박력있는 배기음을 선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실로 상당하다.

 

스포츠 드라이빙에서 다운시프트를 하는 것은 운전의 재미를 고려했을 때 상당히 큰 비중을 둬야할 부분으로 수동인 경우 Rev. matching을 하면서 회전수가 완전히 맞았을 때 클러치를 떼고 가속을 하는 쾌감을 자동변속기에서도 느낄 수 있어야하는데, 포르쉐의 PDK의 실망스런 다운시프트 당시의 액셀워크는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반면 458이탈리아는 다운시프트 때마다 배기통을 때리는 액셀워크를 통해 458이탈리아가 포르쉐와는 전혀 다른 영역에 우뚝 서있는 머신임을 과시하기로도 하는 듯 왼손으로 패들을 건들 때마다 배기통을 있는 힘껏 때린다.

 

1단부터 풀가속을 하면 패들을 정확한 타이밍에 때려서 시프트업하는 것이 녹녹치 않을 정도로 정말 로켓처럼 튀어 나간다.

 

0->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이 3.4초인데, 4초대와 3초대의 차는 그야말로 엄청난 차이로 느껴졌다.

즐기려고 타는 머신급 차에서 어찌보면 고문을 당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고출력에 매우 익숙한 내게도 차의 튀어나감과 가속느낌 그리고 사운드가 운전자를 완전히 KO시켜버린다.

 

주눅이 들어서 가속패달을 끝까지 밟는 것이 살짝 무섭기까지 할 정도로 주행이 요란하다.

가속패달의 반응이 워낙 빠르고 날카로운데다가 패달을 밟는양에 매우 리니어하게 반응하는 정 직함까지 갖추고 있어 가속패달이 엔진의 신경과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다.

 

넓적하게 땅에 딱 달라붙어있지만 서스펜션의 스트록이 워낙 짧아 풀가속할 때는 노면의 작은 기복에도 후륜이 헛도는 것이 소리로 들린다.

 

200km/h가 넘는 상황에서도 회전수가 상승할 때 후륜이 헛돌 때 순간적으로 회전수가 급격히 올라갔다가 접지하면서 떨어지는 것을 반복한다. 250km/h가 넘는 속도에서 후륜이 접지를 놓치면서 가속하는 상황을 몸소 경험하는 것이 과히 즐거운 상황이라고 보긴 힘들다.

 

220km/h가 넘는 상황에서도 후륜이 가속상황에서 그립을 놓쳐 스티어링 휠을 미세하게라도 잘못 꺽으면 골로가버릴 것 같아 새끼발가락까지 온 신경과 집중 그리고 힘의 분배에 신경을 쓰면서 패달을 밟는 그 상황에서의 긴장감은 도저히 그 어떤 긴장감과도 비교가 안된다.

 

완전히 마른 노면이었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을 하필 시승날 그런 거지 같은 노면 상태에서 458이탈리아를 타느라 어떻게 보면 개고생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페라리는 세대별로 안정성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정성의 향상을 뛰어넘는 엔진성능의 향상으로 어떤 녀석을 타도 고속에서 안정적이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너무나 예민하고 거친 느낌이라 무게감을 통해서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 포르쉐와는 차원이 다른 운전기술을 요한다.

그만큼 거친 운전과 실수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이 부드럽지 못한 운전자가 모는 페라리의 옆좌석에는 절대로 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수많은 페라리 사고차들은 단순히 오버스피드 때문이 아니라 거친 조작으로 인해 사고가 난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458이탈리아는 가야르도와 같은 이탈리아 혈통이지만 주행의 화끈함과 과격한 몸짓은 가야르도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네이밍에 붙은 이탈리아가 내가 진짜 이탈리안이다라는 외침이자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이제는 페라리 특유의 게이트식 수동변속기를 볼 수 없게 될 날도 머지 않았다.

엔초 페라리와 마찬가지로 458 이탈리아도 수동변속기가 제공되지 않는다.

 

페라리는 엔지니어링을 예술로 승화시킨 아주 좋은 샘플이다.

독일차가 기계의 느낌이 강하다면 이태리차는 악기의 감성을 가지고 있다.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악기를 기계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때론 어리석은 짓일지도 모른다.

 

페라리는 그런 차원에서 늘 조율이 필요한 악기처럼 손이 많이 가고 모든 부품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게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들지도 모른다.

 

페라리는 그 시대에 가장 뜨겁고 열정적인 차를 만드는 브랜드로서 수퍼 스포츠카를 스펙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브랜드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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