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drive
사실 이번 주에 카마로 8기통을 한 번 타보려다...
전에 6기통 때 시승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8기통 수동이 팔렸다고 해서 (믿거나 말거나)...
뭐 ^^; 그 분도 바쁘실텐데... 제가 굳이 두 번이나 찾아가 사지도 않을텐데 괴롭힐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 달 한국 돌아가기 전에 꼭 한 번 시간을 내 시승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실 이번 주말은 Austin에 다시 한 번 놀러가기로 마음을 먹고... 더불어 UT Austin에 유학중인 테드동(골프동 횐이기도 함) 김동환님도 뵙기로 해서 토요일 날 시간이 조금 없었던 것은 사실이긴 했죠.
하지만... 금요일 밤 유연치 않게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허걱... 2010년형 캠리에 드디어~! 6단 수동이 장착되어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형보다 4기통 엔진이 +11bph, SE 버전은 무려 +21bhp가 보강이 되었다는 정보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을 했구요.
당연 지금 딜러샵에 가면 2010년이 있을테고... 아무리 바빠도 이 차는 한 번 타야겠다는 마음에 수동 재고 조사 후 담날 Austin가는 도중 딜러샵을 결국 찾아갔습니다.
주위에 많은 분들이 주말에 '도요타'매장에 가 '캠리'를 시승했다 하면 비웃을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 회사 분들이 혼다 차들을 거진 종류별로 한대 씩 가지고 계셔서 (MDX, RL, Accord, CR-V, RSX 등) 캠리의 운동성능 및 상품성을 확인해보고 싶었고... 4기통 6단 수동은 도대체 어떤 감흥을 나에게 줄까가 많이 궁금해서 시승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뭐 ㅎㅎ 별로 궁금하지 않으실 분들도 많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
딜러가 처음에 제가 내민 면허증이 국제면허증이라 시운전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좌절을 했으나... 역시 그 분도 영업을 해야하는지라... 결국 실내를 유심히 살펴보는 저에게 흰색 LE 트림 차의 운전석을 내주셨지요 ^^;
어코드와 비교해보면... 실외에서 보았을 때는 확실히 캠리가 작아보입니다. 실제로 제원상 작기도 하구요.
내부는 전형적인 도요타 실내입니다. 이 말인 즉슨... 아주 실용적이지만 그렇다고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무난함 그 자체라는 뜻이죠 ^^
실내 곳곳에는 트림이 낮아서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원가절감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보입니다.
뒷자석 송풍구도 없고... 창문 스위치에 당연 불 따위는 안들어 옵니다.
한 가지 좋은 점은 낮은 트림 차량들 포함해서 4개의 창문 모두 auto up/down인지라... 운전석 master controller만 그런 것이 아니라 탑승객 전원이 자신의 창문은 원터치로 여닫을 수 있게 되어있네요.
제가 탑승한 트림은 LE 버전이었는데... 트렁크를 열면 뒷자석을 6:4로 접을 수 있는 손잡이라 해야 할까요? 아무튼 뭐 레버라 치고... 그게 트렁크 안에 있습니다.
트렁크 공간은 아마도 Accord보다 좀 더 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넉넉하네요.
워낙 트림이 낮은지라... 실내엔 특별한 것이 없고 해서... 운전석에 앉아 봅니다.
차량이 실외에 오래 세워져서인지... 에어컨이 정상 작동하는데 한 참 걸리네요. 결국 A/S 쪽 임시 주차장이 그늘이라 거기서 한 5분을 서있었더니 시원해집니다.
장착된 6단 수동변속기는 코롤라 2.4 버전에 장착되어있는 것이랑 유사한 모양입니다. 다른 점은 후진이 1단 바로 옆에 놓여있고... 현기차 처럼 시프터 바로 아래에 있는 링을 위로 땡겨야지 R 기어가 물립니다.
주차장을 빠져나가는데 갑자기 가벼워진 핸들에 조금 놀랐습니다. 조향감각 관련 얘기는 좀 있다가 보충 설명을 하겠습니다.
수동 변속기는 정말 기가 막히게 쉽고 정확하게 변속이 되어 기어들이 물리네요.
참... 부럽습니다. 변속기 자체로만 보면... 국내 차량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쉽고 정확하고 깔끔하게 변속이 되네요.
개선된 도요타의 dual VVT-i 4기통 2.5L 엔진은 캠리를 끌고 가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차가 상당히 가볍게 느껴지고 (6기통 버전과는 달리) 멋진 변속기까지 어우러져 시너지가 나네요.
바로 얼마 전 새로 주재하신 분과 함께 카쇼핑을 갔다가 시승해본 소나타 2.4에 비해(풀옵이었음)... 뭐라 그럴까요.
안타깝게도 훨씬 쌈빡하게 느껴지네요.
1단에서 5단으로 변속을 하면서 앞으로 나가는데... 이 정도면 상당히 재미있게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가벼운 핸들감은... 운전을 쉽고 쾌적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네요.
제가 짧은 기간이나마 미국에서 운전하면서 느낀 것은... 상당한 장거리 운전을 할 일이 종종 발생 하는데... 이럴 때 의자가 물침대같이 푹신하고 스티어링 휠이 가벼우면서도 차 자체가 커서 바람이나 옆에서 달리는 트럭에 영향을 받지 않는 차가... 최고의 차인 것 같습니다. (장거리 운전하면 너무 피곤해서요 ㅠㅠ)
써놓고 보니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차량들이 위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
엔진의 반응성은 sporty하게 세팅은 되어있지를 않아 다운 시프트시 RPM 하강 속도가 반박자 늦습니다.
덕분에 rev matching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구요, Civic SI의 스포티한 4기통과는 차이가 있네요.
뭐 사실 제 차의 과급4기통의 rpm 상승/하강 속도가 반박자 늦으니... 이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편하게 타는 중형차에서는요.
대신 다운 시프트 멋지게 하고 다른 차를 점시키기가 좀 어려워 보입니다 ^^;
2010년형 캠리 4기통 수동 버전의 고속연비가 무려 33mpg이나 된다고 해서 내심 높은 연비에 놀랐었는데... 6단으로 변속을 해보니 그 이유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건 뭐 ㅎㅎ 항속만을 위한 기어라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대충 한 65~80마일로 속도를 맞춰놓고 6단 변속 후 크루즈를 키면 충분히 이런 연비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신 맥아리는 하나도 없구요. ^^
전에도 아주 잠깐, 한 20분 정도 '09년 캠리 4기통 버전(자동)을 탄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브레이킹 능력이 상당히 좋지 않다 생각을 했었는데... '10년형 모델도 마찬가지 입니다. 초기 응답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끝까지 세게 밟아야 어느 정도 브레이킹이 되더군요. 이 점은 좀... 의외였습니다.
물론 경쟁사 대비 급브레이킹을 했을 때 제동거리가 길지는 않을텐데 (다 비슷비슷한 운동능력을 지녔기에)도 이상하게 운전자가 느끼는 브레이크에 대한 신뢰감은 혼다, 혹은 현대보다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운동능력에 대해 총평을 하자면... 평균 이상이네요.
2.5리터 4기통 엔진은 충분한 토크와 마력으로(시승차: 169bph 토크 환산 히 대략 23.5kg.m) 차를 끄는 것 같고... 6단 수동변속기는 아주 정확히... 그리고 힘들이지 않고 변속이 됩니다. RPM을 높여 변속을 할 때 느껴지는 가속감은 바로 며칠 전 타보았던 2.4 limited Sonata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물론 기분만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요 ^^)
가벼운 조향감각은 오히려 편함을 추구하는 중형세단의 철학에 잘 맞는 것 같구요.
차에서 내려서... 제 차로 옮겨타고... 오스틴을 향해 달려가면서 문득 든 생각이... 최근에는 미국도 참 엔진 다운사이즈가 많이 진행이 되고있구나 (V8 --> Turbo V6, V6 --> Turbo l4 혹은 NA 4기통)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현 추세에 맞춰 volume seller인 캠리의 4기통 엔진을 한층 업그레이드 한 도요타의 발빠른 대응도 시기 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쟁사 제품들의 4기통 버전 출력이 자꾸 높아지니... 기존 158마력 엔진을 손봐 출력을 대폭 올릴 수 밖에 없었던 외부요인도 작용을 했겠지만요 ^^;
결론은... family카로서 뿐만아니라... 혼자 연비도 좋고 적당히 잘 나가는 차를 찾는 사람에게도 캠리를 추천하고 싶네요.
미국에 오래 계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저는 몰랐었습니다 ㅠㅠ) 코롤라, 시빅의 값이 2만불을 쉽게 훌쩍 넘어버리니... 차라리 캠리의 낮은 트림을 구매하는 것이 여러모로 장점이 많을 것 같네요. (일제 준중형차가 이리 비싼지 몰랐었음 ㅠㅠ)
더군다나... 업그레이드 된 powertrain이 장착된 캠리는 정말 탈만 하구요.
단점은 ㅎㅎ 너무나도 평범한 외관 및 실내? 그리고 마음에 안드는 제동능력...
이런 점만 간과할 수 있는 분이 계시다면 극복한다면 2만불 초반에 살 수 있는 가장 멋진 차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 허접한 시승기였습니다.
P.S. 따분한 모델에 대한 시승기를 길게 올려 좀 송구스럽네요 ^^ 내용도 사실 기승전결이 잘 안맞는 이유가 하루 종일 운전하다 들어와 피곤해서입니다 ㅠㅠ... 너그러이 봐주시길... ^^
아 ^^ 오해의 여지가 있네요... 자동변속기 장착 기준 (근데 캠리는 수동 가격으로 비교를 했으니 어불성설이네요 ^^) door out price입니다. (세금+registration fee 등)
도요타는 모르겠지만 휴스턴에서 혼다 소형차들은 네고가 정말 안됩니다.ㅠ.ㅠ...
얼마 전 새로 부임하신 주재원이 거의 살 뻔했던 Fit Sports + 자동변속기의 door out price가 $20,000인 걸 보고 기절할 뻔 했습니다.
옆동네 마즈다만 가더라도 2.0 Mazada 3의 경우 i-touring(자동)의 door out price가 대략 만8천불 선이었는데...
배짱 장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카달록을 어젯밤에 열심히 살펴보니 뒷시트 폴딩은 Camry / Camry LE 버전 두개 트림만 가능하고 웃긴건 LE 윗급인 SE는 ski through 조차도 없네요. XLE 급은 '10년의 경우 4:2:4로 뒷자석이 접힌다고 나와있습니다. ('10년부터 LE가 SE보다 하위 트림이 되었어요)
-혼다 딜러들이 예전부터 고자세이긴 했는데 요즘도 그런가요?
제가 얼마전에 RAV4 살때 딜러샵 둘러본 가격중 제일 네고가 힘들던 것이
혼다와 스바루였지요.마즈다와 토요타는 좀 버팅기고 앉아 있으면 세일즈맨과
매니저가 부지런히 오가면서 가격이 뚝뚝 떨어지곤 했었구요.
일례로 MSRP가 24000달러인 마즈다 cx-7 sport는 18000불대에 살수 있더군요.
품질 탓에 인기가 별로 없는 차종이라 그런 듯 싶습니다.
-캠리 엔진은 2.5로 커지지 않았나보네요. 같은 엔진을 쓰던 RAV4는 2010년형부터
166마력 2.4에서 175마력 2.5로 조금 커졌습니다. (댓글 달고 나서 확인해보니
캠리도 커졌네요. 2010년부터 기존의 2.4 엔진들이 2.5로 조금 커졌습니다.)
-2-3년전쯤 현재 버전의 캠리를 살까해서 테스트드라이브했을때 딜러샵에서 캠리를
팔던 젊은 세일즈맨과 죽이 맞아 한참 자동차 이야기를 나눈 끝에 자기는 6기통
어코드쿱을 탄다면서 달리는 것을 좋아하면 어코드를 사라고 권유받았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캠리는 Boring as dishwasher지요. 예전에 Buick을 선호하던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캠리와 아발론 그리고, 솔라라의 가장 큰 고객층이 되었다더군요.
-캠리 SE는 나름 단단한(그나마) 하체에 한 사이즈 큰 타이어와 에어댐,
사이드스커트 등등으로 꽤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고, 뒷좌석 송풍구는 xle급에서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하... 강석윤님의 표현 때문에 한참 웃었습니다. 'boring as diswasher' ㅋㅋ
배기량이 100cc 증가한 것은 제가 확인을 못했었네요 ^^; 이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차가 지루하다는 것에 공감은 어느 정도 하지만... 신형 어코드 2.4를 자주 타보고, 또 몰아보기도 하는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비교해보았을 때 비슷한 운동성능을 보이는 것 같고...
오히려 seating position은 어코드보다 캠리가 더 편한 것 같습니다.
어코드의 경우는 manual로 몰아보지를 않아서 캠리에 대해 후한 평을 내린 측면도 있구요 ^^;
혼다도 마찬가지이지만... 도요타의 수동변속기도 조작이 쉽고 변속이 부드러워 운전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줘 좋은 평가를 내리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Boring as dishwasher' 제가 한 말은 아니고, 요즘 나오는 니산 알티마의 TV 광고 중에 인용되어 나오는 모터트렌드 잡지의 비교시승 기사 중의 문장입니다. 여담이지만 저야 제가 찾던 기준에 딱 부합해서 아주 만족하고 있는데 RAV4든 뭐든 간에 토요타를 샀다고 하니 회사 친구들이 전부 놀립니다. 노인네들 타는 차를 사니 이제 마음도 몸도 편하냐구요. 생긴거하고는 달리 정말 느려터진 이클립스 탈때는 아무말도 안하더니 토요타를 몰고 나타나면 낄낄대며 웃기시작하네요.
코롤라와 시빅이 $20,000 을 넘기던가요? ^^;;
Xrs 나 Si 정도되면 몰라도, LE / LX 는 $17,000 대면 가능합니다.
물론, 주마다 어느정도 시세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요.
캠리의 경우 LE 만 뒷시트 폴딩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형 모델도 여전히 인기가 높은 것 같은데, 하이브리드도 쉽게 보이더군요.
LA한인들에게는 한국의 소나타만큼 가장 대중적인 모델이지요^^
시승기 잘 봤습니다~ 귀국까지 남은 기간도 알차게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