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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테드 회원 문두성입니다^^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했던 보물1호 월간 “자동차생활” 잡지책을 최근 테드 회원님께 나눔하며,
개인적으로 큰 아쉬움이 남지만 방을 가득채운 책을 정리하며 주마등처럼 스치는 추억들이 생각나서 글로 공유해봅니다.
첫번째 책은 30년전 아버지께서 큰 수술로 병원에 계실 때, 병원 서점에서 어머니가 사주신 책이었습니다.
92년 10월호로 당시 뉴그랜저와 기아 세피아가 출시된 내용이었는데,
책에 실린 내용을 얼마나 열심히 봤던지 신차 출시 행사에 뉴그랜저는 김희애, 세피아는 채시라씨가 나왔던게 아직도 기억나네요.
당시 8살 꼬마였는데 벌써 30년전이라니 세월이 화살이라는 어른들 말씀이 새삼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가끔씩 사던 잡지책을 93년 중반부터 아주 본격적으로 챙겨 읽었는데,
매달 출간일 즈음 서점에 들러 아직 도착하지 않은 책을 확인하고 기다리는게 어린 마음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했던 파리-다카르랠리의 결과가 실린 2월호는 온 가족이 동원되어 책을 사오느라 비상이었죠.
당시 어린애가 매달 자동차 잡지책 사러오는게 신기했던지 단골 서점 사장님께서
항상 잡지책이 나오면 상태가 가장 좋은걸 골라서 먼저 챙겨놔주시는 특별 대접을 받았습니다.
자동차생활 본책도 좋았지만 저는 별책부록으로 오랫동안 발행되었던 “모터스포츠”를 참 좋아했습니다.
모터스포츠 캘린더 일정에 맞춰 당시 자연농원 모터파크(현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매년 2번 이상 갔었는데,
대구에서 용인까지 먼길을 가족 정기 소풍처럼 참 많이도 다녔네요.
가끔 경기 일정이 취소되거나 변경되어도 도통 알 수 없으니 허탕친 적도 한두 번 있었지만
그럼에도 먼길 마다하지 않고 부지런히 보여주신 부모님 정성에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릴 때는 글보다 자동차 사진만 보고, 중학생때부터 시승기나 신기술, 엔진 원리 등을 많이 봤었는데
특히 조경철박사의 시승기 시리즈는 지금 다시 봐도 해외 매거진 이상의 시승차 스케일과 표현 솜씨로 모든 시리즈가 명작이라 생각됩니다.
자동차생활 잡지책은 93년 중반부터 2012년까지 약 20년동안 한권도 빠짐없이 모았고,
인터넷 없던 시절이라 정보에 대한 갈망 때문에 모터매거진, 카비전, 옵션 등의 책도 많이 샀는데
지금봐도 그때는 정말 순수하게 차를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양의 책을 보관하다보니 궁금한 차량이 있으면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는 개인 도서관 같았고,
20년전 글을 가끔 다시보면 지금과는 사용 단어나 표현력이 다른 부분이 많아 항상 신선하고 재밌으며
해당 연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주변 생각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힐링도 되는 느낌입니다.
부득이 올 가을 본가 이사 계획으로 정리가 필요하여 제 집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공간도 부족하고
별도 창고에 보관만 하자니 새로운 빛을 보는게 좋을 것 같아 큰 결심하고 좋은분께 전달 드렸습니다.
비록 잡지책에 불과하지만 이 책을 보며 커왔던 제 자신도 돌이켜 볼 수 있었고,
많은 추억을 한번쯤 회상 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월간 자동차생활 잡지책 모음은 끊겼지만, 제 앞날은 더 멋진 카라이프로 가득하면 좋겠네요.
테드 회원님들도 모두 멋진 카라이프 되십시오!
저도 비슷한 시절 차에 대한 호기심으로 어린시절을 보냈던 터라 글 읽으면서 마음 따뜻해졌습니다.
좋은 생각 좋은 기분 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테드에 모인 분들이랑 이런 감성 함께 할 수 있다는게 참 고맙고 소중하네요.
젊은 시절과 자동차 이야기 보는 재미도 있구요. 뒷쪽에 실린 정비사례도 어렵지만 한번씩은 봤었는데
연재하시던 분께서 테스트 중 사고로 돌아가셔서 아쉬웠던 기억도 나네요. 좋은 자료들 입니다.
그 시절 하고팠던 걸 성인이 되어 자차로 가볍게나마 해보고 나니 저도 벌써 중년으로 넘어가고 있네요. 세월이 쏜 화살과도 같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저도 너무 공감합니다.
꽤 무겁고 두껍지만 광고가 거의 절반 이었고 가격도 좀 비싼편이라 전 가끔 꼭 보고싶은 기사가 있으면 구입하고 아니면 대형서점 잡지코너에 서서 읽곤 했었네요.^^ 그나마 구입했던 잡지들은 저 역시도 오래전에 처분 해버렸습니다.
그러고보니 자동차생활 잡지도 이젠 더 이상 발간되지 않는걸로 아는데, 종이매체에서 전자매체로 넘어가버린 요즘인지라 시대 흐름상 어쩔 수 없긴 합니다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 그리고 그 즈음에 저 잡지들을 보면서 나름의 갈증을 해소하던 기억은 제 나름대로는 순수하게 차를 좋아했던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좋은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 가끔씩 한권 뽑아서 펼쳐보면 아주 재미있습니다. 잡지의 중고차 매물도 마찬가지고..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자동차생활 기자님이 레조를 구입하여 장기 시승기를 연재했던 것도 있네요.
듀퐁 카멜레온 도료로 전체 도색까지 하셨던...
첨언드리자면, 자동차 생활은 폐간 되었고 해당 업체는 스티커로 많이 접하셨을 피치스에 인수되었습니다.
피치스 여인택 대표님이 자동차 생활의 수십년 아카이브를 디지털화 시키는 작업을 목표하고 있다고하니, 그 방대한 자료를 스마트폰으로 쉽게 볼 날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