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 Battle
일상용 차가 바뀌면서 조금 달라진 주변 풍경에 열심히 적응중입니다.
어제는 출근길 여느때처럼 남대문서 아내를 내려주고, 남산길로 오르려는데.. (옛 도큐호텔 앞에서 차로에 합류하려면 신호전 길이 잠시 좁아집니다.) 왼쪽 뒤에오는 깜장 라세티해치백보다 조금 앞선 위치라 아무생각없이 안차선으로 들어가는 중.. 빵빠앙~ 하고 길게 경적을 울리는 겁니다.
보통 길이 좁아짐 교대로 진입하는게 상식인데, 심술맞게 경적을 울리니 살짝 흥분...했지만, 그러려니~하고 양보했습니다. 당근, 힐튼앞 삼거리에서 옆으로 빠져 풀가속해 18년째 익숙한 남산로로 성큼 올라섰지요. 나름 그냥반도 남산길이 출근로라 자신이 있었는지, 열심히 달려오는게 룸미러로 보입니다. 매니아들의 모임장인 구 식물원 앞길을 휘어달려 '포기했겠지..' 하며 앞쪽 차들그룹에 합류했는데, 어느새 쫓아와 바로옆차선..
남산로의 출근길엔 좌차선이 당근 더빠르지만, 우차선은 버스가 막는 대신.. 해방촌 입구와 하야트앞길서 우측으로 빠지는 차들이 있어 우차선이 먼저 빌때도 많습니다. 우차선을 꽉 채우고 달리는 트럭 뒤에 바짝 붙은 라세티가..행여 제가 끼어들까 바짝 붙어 틈을 안주는데, 제 앞길이 소월소월~^^ 빠지는게 보입니다. 하야트 앞 신호가 열리면서 트럭앞으로 틈이 나길래 냅다~ 우측으로 빠져나와 한남동 고가까지 풀스로틀 했습니다. 얼핏 룸미러를 보니 저~멀리서 달려오는 라세티가 보이는데, 고가 입구에 다다라선 속도가 많이 줄어드는 듯 하더군요. 고가 진입로는 91 년 겨울.. 캐피탈로 180도 대박 스핀했던 곳이라 풀스로틀때 조심에 조심을 하는 곳이죠.^^
그날의 분당수서로에선.. 뉴쏘렌토R 과 한동안 달리는 중, 왠 검정 그랜저 TG330 이 갑자기 합류.. 꽤 재미있는 출근길 배틀을 했는데, 늘 도전하는 입장이였던 예전과 달리 도전을 받는 입장으로..ㅋ
오늘 아침은 회사일이 많지않아 재택근무하기로 하고, 아내만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이였습니다.
남대문 시청방향 신호에 섰는데, 바로앞에 같은색의 그레이 젠쿱이 있어 방가방가~ 지난 일주일간 여러대의 젠쿱을 만났지만, 이상하케.. 200 터보와 마주침 좀 자숙하게 되는 마음이..^^ 예전 스쿠프나 티뷰론을 탔었을때처럼, 동일차량에 친숙감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차종이 있는거 같더군요. 리터급 바이크 라이더들끼리 마주침 인사하듯이..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이순신 광장에 들어서면, 차로가 줄어들면서 잠시 좌우로 자리잡으려는 차들이 우왕좌왕 하지요. 여느때처럼 좌회전하기 좋은 2차선에 고정해 주욱..달리는데, 우측의 렉서스 600 h 가 자꾸 기웃거립니다. 그 차선도 똑같이 좌회전 가능한데 아무래도 이쪽길이 더 빠를거 같아서인지.. '들어올램 들어오고 말램말지.' 천천히 가고있는데도 망설이다 그냥 그차선에서 신호를 기다리네요. 이때까진 거의 의식도 못했습니다.
금화터널 방면으로 신호가 열리고, 어찌어찌 좌회전해 다음신호에 서니.. 렉서스가 바로앞에 있더군요. 녹셔리 컨셉에 하이브리드까지 선택하다니, 의식있는 오너일꺼야.. 속으로 생각하며 룰룰~하고 출발하는데.. 갑자기 많은 차들 사이로 우측으로 빠지더니 갈지자를 크게그리며 지그재그로 미친듯이 튀어나가더군요. ' 어..영~ 보기싫은 그림이네..' 하는 순간 '내차를 의식했구나..' 란 생각이 들어, 반사적으로 우차선으로 쭈욱 빠졌습니다. 워낙 익숙한 코너R 과 굴곡이라 풀스로틀로 휘어달려 사직터널쪽으로 써억 나갔습니다. 출근 시간대가 조금 지난 시각인데다 도심밖으로 나가는 길이라 그리 번잡스럽지 않았고, 바깥차선은 텅~비어 무리없는 모션이였죠.
1차선에 막혀있는 렉서스에 짖궂게 다가가 줄을 섰습니다.
상상속에선.. "어쭈~ 감히 국산 슾호츠카가?"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ㅋㅋ 우측 터널로 들어갈까 하다, 걍 렉서스를 졸졸따라 사직터널을 통과하니, 동시에 우측차선이 열리더군요. 딱 붙어서 함께 발진.. 출력은 강하지만 몸집이 둔한 렉서스가 휘어진 길을 주욱 치고나가다가, 앞에 가는 택시보다 일차선의 승용차가 더 빠를거 같았는지 그쪽으로 붙더군요. 제가 뒤에서 보기엔 택시가 점진적으로 먼저나가던데..^^
왼쪽의 렉서스 흐름보다 제앞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좌측으로 물러가는 렉서스.. 다음순간엔 아주 맛을 보여주자는 장난끼가 발동.. 고가가 끝날무렵 조금앞선 택시와 승용차 사이로 빠져나가 발진하려는 순간.. 택시도 우측에서 합류하려는 차들땜에 미리 옮기려다 놀란듯이 다시 돌아가네요. 조금 미안한 상황.. 이였지만, 위험하진 않았어서 뒤도 안보고 금화터널로 진입했습니다. 이엡S만큼 웅장하진 않지만 나름 호쾌한 젠쿱의 V6 배기음을 울리며 최고속 풀스로틀~ ㅋ.. 터널끝무렵엔 160 을 순식간에 넘어서는군요. 속도를 차분히 줄이면서 미러를 보니, 이제 뒷차들이 터널에 들어서고 있네요. ㅎ
세브란스 앞길을 내려오면서 아주 슬슬 줄서서 가는데, 한참이 지나도 렉서스는 보이지 않더군요.
아침에 사장님 모셔드리고 뭔 꾸중을 들으신 기사님인지, 젊은 분인지는 잘..
암튼, 새로운 드라이빙 풍경에 신선한 경험들을 열심히 축적중인 요즘이 즐겁네요.
배틀상황을 기다리거나 기대하는건 아니지만,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면 강한 라이벌을 얼른 만났으면 좋겠다는, 철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ㅋㅋ
깜장독수리..
ㅋㅋㅋ 익렬님의 풍체와 상황을 머리로 상상하니...정말 철 없으쉽니다~ㅋㅋㅋ
제가 보기에 자존심 강하시고 배틀 좋아시는 분이 전투력(380gt)까지 얻으셨으니 앞으로 더욱 더 많은 먹잇감을 찾아다니실 듯...
박준호님..뵌적은 없지만, 글만 보고도 절..넘 잘 파악하시는 듯. ㅋ
뒤늦은 나이에 서킷서 아웃사이더(스트릿배틀러)로 잠시 돌아서니.. 또 작년부터 다니는 회사가 강변북로/분당수서로를 달려야 하는 곳이다 보니, 고속배틀이 자동으로 조장되는거 같습니다. 작년부터 카메라도 거의 없어져 더욱 부추기는 환경..냠. 예전에 박준호님 리플 조언보고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해봤는데.. 스티어링 잡으면 허사인게 사실이랍니다. 단..몇가지 원칙은, 상대는 하나의 모티브일 뿐.. 스스로와의 모험에 더 포커싱 되어있긴 합니다. 요즘은.. 차에 얼른 익숙하려고 조금은 달려봐야 한다는 생각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젠쿱380을 생각하고 있는중이라 더 관심이 갑니다. ㅎㅎ
앞으로도 자주 부탁드립니다.^^
지르세요~ 개인통산 여섯대 째 쿠페인데, 운전하는 남자(아닌분도) 는 대부분 쿠페를 감히 선택하지 못해도 속으로는 갖고싶어 한답니다. 차 세워놓고 먼발치서 바라보고 있으면.. 젊은 친구들 뿐 아니라 40~50 남자들이 둘러보는 경우가 많죠. 스티어링 감성은 좀 더 오래타보면서 좋은 얼라인먼트 세팅값과 댐퍼보강으로 더욱 좋아질 수 있지만, 일상 드라이빙에선 적당히 편안하고 럭셔리한 중대형에 안부럽고, 전반적인 주행감은 BMW 와 벤츠의 중간정도 감성과 비슷하다는 생각입니다.
왠지 익렬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의 아버지를 30년 가까이 모신 기사님이 생각나는군요.ㅎㅎㅎ
아버님 모시면서 이런차 저런차 정말 여러 종류의 차를 운전하고, 버스 운전해야할 이유가 있어 버스 면허까지 땄었던 분인데, 아버지가 젊으 셨을때 차를 좋아하셔서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여러 스포츠카를 수입 하셨습니다, 관리는 기사님이 보통하시구요. (관리 중에 하나는 가끔 가지고 나가서 죽어라 밟는거지요...ㅋㅋㅋ)
요즘은 장거리 이동시 S600을 이용하셨는데 (지금은 에쿠스 리무진 VL500이지만...) 아버지가 뒤에서 주무신다 그러며는 내립다 밟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다 보면 고속도로에서 스포츠카 만나는건 시간 문제고, 만났다 하면 흔들림에 아버지가 잠에서 깨지 않는 하에 주구장창 밟습니다.
시간 절약을 위해 밟는 이유도 있지만, 특히 밤에 장거리 뛰면 피곤하기 때문에 긴장하기 위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역시 기사님들도 잘나가는 차를 운전하는게 덜 피곤하고 스트레스 덜 받는건 당연한거겠죠?ㅎㅎㅎ 기사로서 어른분들을 모셔도 가끔의 즐거움(?)은 보약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ㅋㅋㅋ
끝무렵(얼마나 끝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ㅋ) 160이면 브렘보 필수!!
고가에선 카메라가 있으니 서행하게 되지만, 그전에 여러번 죽을뻔..
나름 제 나와바리(모교 앞) 얘기라 막 상상이 됩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맨날 졸다가 갑자기 어두워짐을 직감하고 화들짝 깨보면 금화터널..
아침에 두 번씩 왔다갔다 했던 금화터널이 그리워집니다. 항상 안전운전 하셔요!!
혹시 차량 색상이 검정색 이었나요?? 장소는 다르지만 저도 오늘 양재에서 서울톨까지 LS600h 와 같이 달렸었는데 직선가속력이 상당하더군요^^
익렬님 수동만 계속해서 운영하셨을터인데...오토에 금방 적응 하셨군요.
타다보시면 아마 아 수동 수동 하실때가 오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ㅋ
그나저나 큰일 나셨서요. 그 파워에 익숙해 지셨으면...다음엔...^^
허허허허~ 글을 참 재밌게 쓰시는군요.
비실비실 혼자 웃어가며 잘 봤습니다.
기록도 데이터도 없기에 그저 punctum적인 드라이브이겠습니다만,
다들 무료하게 이동할 뿐인 길을 그렇게나 즐겁게 달리실 수 있다는 게 부럽습니다.
저도 연희동 집에서 효자동 작업실로 자주 왕래하는데 이제 회색 젠쿱 만나면
얼른 비켜드려야겠습니다. 허허
저도 회사가 광화문에 집이 연희동이라 깜장독수리님께서 타신 길을 매일 다니고 있습니다. 아주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ㅋㅋ
GTi 탄 이후로 매일 즐겁게, 천천히, 서스펜션 지오메트리를 느끼면서 2k rpm 이하로 달립니다 ^^
마실에서 커피 마실 일 있으시면 저도 불러주세요 ^^;
요즘 새로운 즐거움을 찾으셔서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이제 몸관리 잘하셔서 좀 더 좋은 컨디션으로...
저 한번만 태워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