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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Wikipedia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할 때 육상에서 타고 다녔던 차종은 북한에서 가져온 마이바흐 62 모델이었습니다.
62는 6.2m의 전장을 표기한 것이고 엔진은 6.0리터 V12 603마력을 발휘하며 토크는 1000Nm로 100kg을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이 마이바흐는 1997년부터 생산되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W220 S클래스와 전장이나 기계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합니다.
벤츠에서 트윈터보를 장착한 V12는 두가지가 있는데 5.5리터 엔진은 S600에 장착되었고, 6리터로 확장된 엔진은 S65 AMG에 장착되었습니다.
5.5리터와 6리터 엔진은 기본적으로 형식이 같지만 블럭의 강성이 다르고, 6리터 엔진은 스크레치 이슈에서 5.5리터에 비해 자유로운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점화계통과 연료계통 그리고 변속기는 동일한 5속 자동변속기를 사용합니다.
현재 김정은이 보유하고 있는 마이바흐는 정확하 어떠한 구성으로 되어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방탄이라는 가정하에 3톤에서 4톤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합니다. 방탄 작업의 핵심은 총격에 가장 취약한 유리쪽의 보강이 가장 우선이 되는데 보통 최고급차를 베이스로 하는 방탄차의 도어당 유리한장의 무게는 200kg정도 됩니다.
제가 러시아를 달리는 마이바흐를 보면서 든 생각은 이 차를 관리하는 인원들의 긴장감과 차의 특성을 감안하여 그 부담이 얼마나 클까? 였습니다.
제가 90년대 군생활을 할 때 여단장 1호차를 운전할 당시 주행 중 차가 퍼지면 영창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군생활을 했습니다. 그만큼 긴장감을 가지고 차를 관리해야하며, 조심해서 운행해야한다는 책임감 차원의 이야기이지 실제로 1호차가 퍼져서 영창을 간 사례를 들어보진 못했습니다.
다만 군대에서 1호차를 포함한 모든 부대 차량들은 수송부 혹은 규모에 따라 수송대대의 소관이니 수송부 책임자들이 차량 관리 소홀로 인해 전출을 가거나 하는 상황은 군대의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북한의 1호차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분명 목숨을 걸고 차를 관리하지 않을까?라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전세계가 김정은의 움직임을 보고 있는데 마이바흐가 북한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퍼지거나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는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에 제가 이를 책임져야하는 책임자라면 해외 방문때 어떠한 준비를 해야할까?
1. 연식이 제법 오래된 마이바흐가 주로 달리던 북한의 매우 열악한 도로 상황을 감안하면 무거운 차체를 받치고 있는 서스펜션에 상당한 무리가 지속적으로 갔을 것이라 ABC쇽업소버가 터지는 경우를 대비해야하는데, 여분으로 쇽업소버 한대분을 챙기는 정도로는 택도 없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ABC는 기본적으로 파워스티어링 펌프에서 만들어지는 압력을 파워스티어링과 쇽업소버가 함께 공유하는데, 시스템 압력은 190바 이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참고로 일반 에어서스펜션의 에어 시스템 압력은 일반적으로 6바 이하입니다.
펌프에서 만들어지는 압력은 라인을 통해 앞뒤에 위치한 밸브 블럭까지 가는 라인은 W220기준으로 약 15피스의 유압라인을 통과하게 되어 있는데, 이중 한개만 터져도 차는 완전히 주저 앉습니다.
즉 쇽 업소버가 기능을 못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 파워스티어링 펌프(ABC펌프)
- 모든 ABC 유압라인
- 쇽 업소버 4개
- CHF파워스티어링 오일
최소한 이정도의 부품이 필요하고 3톤 혹은 4톤에 가까운 차를 띄울 수 있는 유압이나 에어자키가 필요할 것입니다.
2. W220과 W221에 사용되었던 12기통 엔진에는 코일팩이 기통당 트윈스파크이기 때문에 총 24개의 점화코일이 필요한데 보통 엔진처럼 실린더별로 코일팩을 하나씩 교환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코일팩 한개만 나가더라도 한줄 즉 한쪽 뱅크 코일팩을 통체로 교환해야 합니다.
따라서 김정은 마이바흐는 이동 때 항상 여분의 코일팩과 스파크 플러그는 필수 부품일 것 같습니다.
3. 5속 자동변속기는 100kg이 넘는 토크를 견뎌야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매우 튼튼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S600에 비해 1톤 이상이 무거운 차체를 감안하면 토크컨버터가 보강이 되었다해도 내구성이 오래 버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변속기 오버홀 주기보다 최소 5배에서 10배 빠른 선재적 정비를 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변속기를 수리하는 것은 즉흥적으로 아무데서나 쉽게 할 수가 없고 변속기 문제로 차가 퍼지면 일단 최소 하루 혹은 며칠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때문에 여분의 변속기로 교체가 가장 빨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변속기는 이상징후가 사전에 미리 전조증상으로 나타나니 김정은의 운전기사는 매우 높은 수준의 감각과 관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종류의 경우의 수를 감안한다며 변속기 한세트를 같이 준비해야 안심이 될 것 같습니다.
4. 연료
이 12기통 엔진은 고급휘발류로 옥탄가 98이상의 옥탄을 요구합니다. 현실적으로 이 마이바흐의 연비는 그냥 정속으로 달려도 리터당 5km이하 그리고 서다가다하는 조건이라면 2km이하일 것입니다.
보통 W220의 연료탱크는 80리터인데 마이바흐는 항속거리를 감안하여 순정은 110리터 인데 100리터로 200km정도의 거리 밖에 갈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하여 더 큰 용량의 연료탱크 혹은 항상 비상급유가 가능하게 연료를 실은 차가 뒤따라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5. 여분의 마이바흐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차를 두대를 가져가야 안심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를 두대를 가져간다고 해서 1~4번에 해당하는 정비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6. 정비 인원
이런 자이안트급 고급차가 운행을 멈출 때 마다 진단기를 연결하여 실화를 확인해야할 것이며, 서스펜션 내 ABC펌프 압력을 살펴 누설이나 압력저하를 확인해야 지상고가 낮아지는 것을 모니터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차에서 잡소리가 난다는 김정은의 피드백이 있을 경우 아마 대단한 고장이 아니더라도 난리가 날 것입니다.
잡소리를 잡지 못하면 총살은 아니더라도 그 인원은 짤릴 것이 거의 분명하며, 어떻게 보면 대단한 보직을 잃는 것이겠지요.
순정도 매우 긴 차체로 인해 비틀림에 대해 취약한 구조인데다가 늘어난 무게와 주행 환경의 열악한 포장 상태 등을 감안하면 초특급으로 관리하려면 정말 수십명이 달라붙어서 관리해야하는 수준의 관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단순히 몇명이 1호차를 관리하는 것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김정일이 애용했던 W140 베이스의 S클래스 방탄차와 비교하면 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 때 판문점에 타고왔던 W221 S600을 베이스로 한 한 차량들은 관리가 그만큼 더 복잡하고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의 국가경쟁력을 감안했을 때 1호차를 유지하는 인원들의 목숨을 건 책임감과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하는 준비성은 여느 선진국의 1호차 관리팀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북한의 고위 회담 때 방문한 VIP들이 여전히 W140 S클래스나 심지어 W126등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런 오래된 독일차를 관리하는 팀들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증폭되고도 합니다.
물론 이런 차들을 어떻게 관리해야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 궁금증은 더욱 더 커지는 것인데요. 아무튼 이런 특수차량들을 관리하는 숨은 노력들이 대단한 것은 분명합니다.
베일에 감춰진 정상들의 1호차들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재미난 이야기거리인 것 같습니다.
-testkwon-
북한의 국제적 상황을 볼 때
저런 부품들의 수급부터도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이름만들어도 까다로울 것 같은 마이바흐 그것도 특수 사양을 저렇게 극한 조건에서
본인들의 자존심을 걸고 운행을 하는 것과
김정일이 타다 물려준 최룡해의 W140 풀만에는 AMG 모노블록으로 보이는 휠이 껴져 있고
여전히 현역 수준으로 관리되는 W126들을 보면
북한의 벤츠 사랑만큼 벤츠 정비에도 꽤나 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번씩 궁금해서 구글링으로 북한 차량들을 찾아봅니다만
정말 별의 별 차가 다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어디선가 읽어본 글에서는 지방 별장에 RX-7이 내부 이동용으로 있었다 하니
로터리 엔진 정비 인력도 어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하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