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영인 입니다.

4세대 VW R32에 적용되어있는 전자식 All Wheel Drive system인 Haldex를 튜닝하고 난 후에 대한 느낌을 적어보겠습니다. 편의상 존대말을 사용하지 않고 적은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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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사륜시스템의 선두주자 아우디의 (Torsen사 제작) Quattro 를 경험해 본 사람들이 범하는 잘못 중 하나는 ‘콰트로가 무조건 최고’라는 데 있다. 물론, 기계식 콰트로의 완성도는 두 말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그들의 차 만들기 역사가 그것을 대변하고 있고, 각종 경주와 여러 기록들이 증명을 해 주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사륜아성’에 딴지를 거는 것은 어쩌면 계란을 바위에 치는 행위와도 같은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2000년 초창기부터인가 그들의 ‘콰트로’라는 이름에 슬며시 끼어 들어간 사륜 시스템이 있는데 스웨덴 Haldex사의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비단 아우디뿐 아니라 폭스바겐과 스코다, 세아트, 포드, 볼보사의 AWD 차량에도 두루 체택이 되고 있어 Haldex가 단순히 ‘아우디콰트로’ 에만 대표로 쓰인다고 말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할덱스는 토센사의 기계식 방식과 비교하여 기술적인 완성도 면에서 떨어짐이 없고, 오히려 전자식이라는 장점에 힘입어 세팅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겨놓았다. 이는 당연히 튜너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수 밖에 없는 요소인데, 문제는 이 것이 ‘얼마나 그 값어치를 하느냐’라는 것이다.

 

7년째 폭스바겐 초대 R32를 몰면서 느꼈던 순정 전자식 4륜구동 체계에는 솔직히 전혀 불만이 없었다. 불만이 없다는 표현은 아래의 비교에 준하여 말할 수 있다.

-Torsen Quattro를 사용하는, -

B6 Audi A4, B5.5 VW Passat W8, 그리고 토크세팅이 조금 더 공격적인(앞뒤4:6배분) B7 Audi RS4를 소유하고 몰아보면서 비교해 보았던,

-Haldex System을 사용하는, -

Mk4 VW R32와 Mk1 Audi TT 225hp Quattro는 사륜성향에 있어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다.

 

, 눈길 운전에 있어서는 개인적으로 Torsen 방식을 선호했었는데 그 이유는 전자식 사륜구동이 가지고 있는 약점인 지연(delay)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전자식은 태생적으로 전륜구동을 기초로 만든 사륜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서있는 상태에서 차량이 출발할 때, 앞 바퀴가 돌기 시작하고 난 후, 약 0.2~0.4초 정도 후에 뒷 바퀴에 동력이 전달 되는 단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이들은 이를 100% All Wheel Drive라고 보지 않기도 한다.

 

초대 아우디 TT의 콰트로와 동일한 사륜체계를 가진 Mk4 VW R32는 폭스바겐에서 사용하는 '4motion'이라는 이름으로 TT와 동일한 1세대 Haldex system을 탑재하고 있는데, 평상시에는 전륜에 90% 이상의 힘을 실어주며 주행을 하다가 핸들의 각도와 스로틀의 양에 따라서 수시로 50 대 50의 토크를 배분 해 주는 것을 기본이론으로 한다. 미국에 출시된 첫해부터 전세계에서 가장 큰 VW 포럼인 Vortex에서 Haldex에 대한 얘기가 끊이질 않았고, 50대50이라는 그 이론에 반문을 제시하는 의견도 상당히 많았었다. 그리고 Haldex 튜닝을 한 사용자 대부분의 의견이 “Must Have Item”이라는 평을 보면서 그동안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거 꼭 해야 돼?’ 라는...

그만큼 순정 Haldex의 완성도가 높았다는 반증도 될 수 있고, 솔직히 0.2~0.4초의 지연현상을 느낄 만큼 F1 드라이버의 예민함이 없었다거나 그 지연현상으로 인한 뭔가의 모자람을 느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달리는 동안 만나는 코너와 직선에서의 요잉에서 보여주는 Haldex System의 몸놀림은 여지없이 기계식 AWD와 동일한 그것이기 때문이다.

 

할덱스 튜닝의 효과에 대한 궁금증은 작년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세계적인 트랙 Laguna Seca를 다녀오면서 한 층 해소가 되었는데, Haldex 튜닝을 한 차량에 동승하면서 느꼈던 차이가 그 실마리를 제공하였다. 옆 자리에서도 분명 순정과는 다른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차량보다 더 과격하게 튜닝을 해 놓은 차량에 동승한 상태였기 때문에 각 코너마다 긴장을 늦출 수 없었는데 브레이킹이 끝난 뒤 탈출하는 과정에서 코너를 파고드는 그 느낌이 더 적극적이었던 것은 분명히 출력도 서스펜션도 아닌 다른 그 무엇이 있었기 때문이다.

 

할덱스 튜닝 모듈을 구입하고 난 후 출력향상에 따른 애프터마켓 클러치를 장착하여 사용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로 인하여 트랜스미션을 내린 사이 할덱스 시스템을 교체하였기 때문에 거기에 신경을 쓸 겨를 없이 클러치 문제 해결에만 온 신경을 쏟은 상태였었다. 그 동안 종종 거론되던 수퍼차져 R32와는 달리 터보차져로 400마력이 훌쩍 넘어가는 출력을 순정 클러치가 받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강화된 클러치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Slave Cylinder의 불량으로 변속이 원활하지 못하던 터였었다. 신품베어링으로 교체하고 트랜스미션 재 조립후에 나선 테스트 드라이브에서 솔직히 아무 생각없이 코너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이거 내 차 맞아?!’ 하고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할덱스 튠을 해 놓은 것을 까먹고 있었던 것이다.

 

매 번 돌고 돌던 코너와 270도로 꺾여 들어가는 고속도로 진입램프에서 보여주는 몸놀림이 완전히 다른 차라는 느낌이 들게 해 주었고 ESP의 간섭을 없애려 끄고 달려봐도 마찬가지였다.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오버스티어의 성향을 띄며 코너에서 머리가 파고 드는 몸동작은 정말 전투적이다라고 밖에 설명이 안된다.

왜 포럼에서 Must Have Item 란 말이 나왔는지 이해가 간다. 불만이 없었던 순정 Haldex가 왜 ‘전륜구동 사륜’이라는 오명하에 비하 되었었는지도...Haldex 튠 앞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1세대 Haldex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에 놀라울 따름인데 토크밴드가 한층 더 두꺼워진 2세대와 3단계 모드를 스위치로 조작할 수 있는 최신식 4세대 Haldex는 과연 어떤 느낌일지 심히 궁금하기만 하다. 하지만, 앞으로 차 바꿀 일이 없으므로 남이 해 놓은 걸 한 번 타보고 싶은 바램만 생겼을 뿐...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차량을 계속해서 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것을 계속 업그레이드 하면서 타는 것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님을 체감하며 지내게 된다. 차에 대한 열정도 많이 필요하고, 그만큼 공부도 많이 해야하며 연식이 오래된 차에 “돈 지랄한다”는 욕먹음도 감수해야 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모델들이 쏟아져 나오고 새로운 모습으로 유혹을 하는 가운데 수 많은 Second Car들이 거쳐갔지만, 언제나 조강지처격인 알삼이는 Haldex 튠을 통하여 또 한 번 나를 놀래키며(lol) 핸들을 잡고 있는 내 자신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한다.

 

요즘엔 많이 볼 수 있는 터보 차량에 칩 튠만으로 출력이 훌쩍 뛰는 것에 박수를 친다면, 전자식 사륜구동의 모듈을 통한 구동튠은 시쳇말로 ‘미치고 폴짝 뛸 정도’로 큰 즐거움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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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dex 튜닝에 대한 참고 자료로 모듈 튜닝 후, 후륜 Torque 배분에 대한 그래프 첨부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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