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뉴스를 보다가 테드를 알게되고 가입까지 하게 된 사람입니다.

여기 보니간 정말.. 평생을 가도 못만져볼 차들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서 글을 쓸까 말까 했는데

그래도 차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깐.. 이라는 생각으로 한번 글을 써보겠습니다.


저는 올해 나이가 30입니다. 81년식이죠.

차 경력은 2002년에 레토나 크루저를 신차로 뽑아서 7년간 25만키로 운행하고 폐차한 후

얼마 전 97년식 크레도스 1.8 수동을 입양했습니다.


레토나 얘길 잠시하자면 강원도 강릉 비행장에서 군인아저씨 할 때 삼척까지 주 5일 야간 통학을 해주던 녀석이었습니다.

하루에 왕복 100km씩 탔고 주말이면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느라 한달에 5000km는 우습게 탔습니다.

당시 경유가 700원인가? 할때였는데 기름값으로 60만원을 지불한 적도 있었습니다. -_-;;

4만키로부터 폐차때까지는 아랄 수퍼트로닉인가요? (당시 리터당 25000원 하던거..)그걸로 관리했었습니다.

레토나 주제에 엔진오일 한번 교환할때 대략 10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했었죠.(당시 그냥 엔진오일로 교환하면 4만원인가 했습니다.)


그렇게 키우다 군인아저씨 그만하고 서울로 올라와 일반도로를 다니니 스트레스 받고 과속하다 결국 헤드를 한 세번 날려먹었네요 ^^;;;


레토나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크레도스 얘기하겠습니다.


가지고 온 후 시승시 및 돈 들어간 거 ^^;;; 얘기해보겠습니다.

(이제부터 반말체이니 양해부탁드립니다.)


1. 첫만남.

직업이 개발자이다보니 거의 모든 정보는 인터넷에 의지하고 산다. 인터넷.. 참 말이 많은 곳이고 알아서 정보를 필터링해야한다.

차를 좋아하고 이런 거 저런 거 알아보니 여기에도 언급된 면목동의 허름한 카센타가 T8D라는 엔진을 가지고 고회전이라는 테마에 많이 연구를 했다. 어린 나이이다 보니 이니셜 D에 매료되었었고 거기서 다루는 고회전이라는 것을 본 나는 그 면목동의 허름한 카센타가 궁금해지며 T8D라는 엔진도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 엔진이 달린 차가 뭔가 살펴보니 크레도스, 카렌스, 엘란, 세피아, 슈마 등등 이라고 하더라.. 근데 카렌스는 LPG, 세피아나 슈마 이런 건 구할 수가 없고 엘란은 레토나를 타면서 문 2짝짜리 차가 얼마나 짜증나는지 익히 알고 있던터라 무조건 패스 (실은 돈이 없어서;;;) 결국은 가장 만만한 크레도스로 낙점.


얘기가 나온김에  T8D에 대해 좀 알아봤다. 일본에 무슨 엔진을 베이스로 기아에서 개량? 개발? 한 것인데 당시 장영실 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술력이 들어간.. 개발당시에 출력을 위해서는 뭐든 다 넣었던 엔진, 스퀘어타입 엔진, 샤프트밸런스? 그것도 없는 엔진. 면목동의 허름한 카센타 말을 빌리자면 고회전 튜닝에 괜찮은 엔진.. 뭐 이런 식이었다.

여유가 있는 삶이라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차를 고르겠으나 입에 풀칠하는 박봉의 개발자이다 보니 결국 엔카를 뒤지고 수원에 가서 이전비까지 100만원에 데리고 왔다.


당시 적산거리가 153,000km. 97년식인 것을 감안하면 1년에 만키로를 조금 넘게 탔던 차다. 중고차 전시장에 거의 7개월인가 서 있었다고 한다. 실내는 풀 우드에 엔터프라이즈 크롬 유광 도어캐치에 돈을 조금을 들인 듯한 도어트림.(동호회에 물어보니 원래는 그런 재질이 아니고 천 재질이랜다. 때 안타고 좋은 거라고 한다.)


사고는 없다고 했으나 차를 들어보니 센터패널인가? 그게 먹었다. 다행히 얼라이먼트는 잘 나온다. 달리는데는 문제 없다.

그리고 연식은 조금 됐지만 차를 매각하기 직전에 타이어를 교환했는지 편마모가 있는 하나를 빼놓고 나머지 3개에 타이어에는 (비록 195-70-14인가? 하는 저렴한 것이지만..) 솜털도 아직 있었다. 트래드가 90%가 넘게 남았다. 내년까지는 타이어 걱정은 안해도 될 거 같다.


2. 첫느낌

무슨 트럭도 아니고 시프트 레버를 완전 말뚝으로 만들어놨다. 무슨 랠리뛰는 차인냥;;; 

클러치를 절반 이상 때어야 차가 움직인다. 거 참 ㅎㅎㅎ

어라? 미등을 켰는데 계기판에 불이 들어오는건지 마는건지 -_-;;

그래도 휘발유라고 조용은 하네 (디젤차만 타왔던 지라 휘발유차는 무조건 조용함!!)

브레이크는 안전운전을 조장하는 많이 밀리는 상태. 켁;;

배기음을 들어보니 뭔가 터진듯한? 그러나 달리기시작하면 (귀가 싸구려라 그런지..) 귀를 자극하는 소리..

당대 소나타와 동급이었다고는 믿겨지지 않는 엄청난 바닥 소음.. 아예 조치가 없었던 듯...

심청이 아버지 안부러운 어두운 헤드라이트.. (크레도스는 안개등이 전조등보다 더 밝다.)

그리고 엄청난 팬 소리. 우렁차다.


실내는 참 넓어서 좋다. 당시 같이 나왔던 소나타보다 넓은 거 같다.

그리고 오디오를 바꿔주는 나름 들을 만한 (돈을 하나도 들이지 않은...) 소리가 나온다.

예전 차를 탈때는 앰프에 우퍼에 등등.. 해서 나름 달리는 노래방;;; 수준이었는데 이건 그런건 아니고 데크 출력이 좀 나와주니 인위적이지 않은.. 듣기 괜찮은 소리가 나온다.. 그렇다고 이게 뭐 렉시콘 시스템.. 그런 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단돈 25만원만 들였는데 소리가 이렇게 달라지다니.. 문짝에 스피커 울림통을 잘 설계해서 그런가보다.

썩어도 준치라고.. 얘도 당시엔 나름 잘나가던 중형차였던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40km/h넘으면 착~ 하고 잠기는 문이며

시동끄고 키를 뽑지 않으면 도어락이 안되는 것이며

사이드 채우고 출발하면 띵동띵동 소리나는 거며

운전석에 한해 자동 업/다운 파워윈도우...


레토나엔 없던 것들이다. 아무리 짚과 중형세단이라지만... 2002년식과 1997년식..

21세기 차에 없는 것들이 20세기 차엔 다 있었다. ^^;;;


3. 첫수리

레토나를 타던 시절부터 다니던 카센타에 차를 들이대고 이런저런 견적을 내니... 당연했겠지만 차 인수한 가격이 나왔다 ㅎㅎ

차근차근 고치기로 했다. 일단 두번째 타이밍벨트 교환시기가 된.. 그러나 첫번 교환때 벨트만 딸랑교환 듯한.. 그래서 더는 지체할 수 없었던 타이밍 벨트를 교환했다.(풀셋) 엔진 마운팅(미미라고 하죠)도 4개가(미션포함) 모두 사망 상태였는데 부품이 없어서 하나만 교체 -_-;;; 그래도 디젤차만 타고다녀서 그런지 크레도스의 진동은 진동도 아니었음!!


그리고 찜찜한 엔진 상태를 오일플러싱이라는 소심한 방법으로 (맘같아선 면목동의 허름한 카센타에 갖다주고 오바홀 하고 싶지만..) 시도.. 결국 우려했던대로 엄청난 양의 찌꺼기가 오일팬에 모여서 스트레이너를 막고 오일순환정지 -_-;; 다시 의정부에서 어부바에 업혀서 카센타로 ㅠㅠ (견인비 5 만원)


로커커버를 열고 때를 긁어내고 헤드, 캠 부근의 때들을 조심조심 긁어내고 오일팬을 때서 결국 스트레이너와 함께 교환 ㅠㅠ

사진은 http://dreampod.egloos.com/2896434 에서 확인할 수 있음.


그 외...

가지온 날 바로 엔진오일 교환, 미션오일 교환, 스파크 플러그 교환, 배터리 교환 등등 ㅎㅎ 그리고 가장 키포인트인 투스카니 5단 시프트 노브 교환 ^^;;; 제일 마음에 드는 ㅎㅎ


편의시설로 보자면 중고 A급 헤드라이트 구매해서 교환.

에어콘 작동 불능 상태라 파이프 깨진 거 용접하고 다행히 컴프레셔는 멀쩡.

에어콘 에바포레이터 교환. 블로우모터가 약해서 그런지 2단으로 에어콘 틀어서는 별로 바람이 안나옴. 3단은 틀어야 함.(레토나 탈때는 1단만 틀어서 덜덜덜 했었는데;; 7년타면서 가스충전 한번도 안함.)

씬틴이 다 죽어있었다. 요즘 다들 한다는 열차단 선틴을 해줬다. 좋긴 좋더라!


4. 자가견적

브레이크 상태가 개판이다. 브레이크 오일이 시커멓다. 디스크에 변형이 있는지 100km/h 이상에서 브레이킹하면 ABS라도 있는 차인냥 덜덜덜 한다. 그러면서 많이 밀린다. -_-;;; 베이퍼락 증상이 보인다.

제네레이터가 13년전 출고 때 붙어있던 그녀석 그대로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시프트레버 유격이 무슨 미션에 직결된 후륜구동 말뚝기어 저리가라 상태다. 부품값은 얼마 안한다는데 교환할려면 이것저것 많이 뜯어야 한댄다. -_-;;;

쇼바에 압이 없다. 터지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물침대 수준이다.

클러치가 참 희안하다. 조절을 해서 보통 정상적인 차처럼은 했는데 굉장히 무겁다. 그러면 보통 클러치 디스크 말년증상인데 또 슬립은 하지 않는다. 한방에 훅가려나 -_-;;;


5. 달리기

수락산 터널을 내달려보니(내리막 부분인 듯..) 끝까지 밀어붙이면 200km/h까지는 간다.

끽해야 4000rpm밖에 안되는 디젤차를 타던 사람이 6500rpm까지 돌릴 수 있는 이런 차를 타보니 걍 신기할 따름이다. -_-;;

1단에서 60km/h, 2단에서 100km/h 근처 이정도 되는 거 같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디젤차 몰던 버릇처럼 하려니 차가 안간다. 악셀을 좀 밟아서 3800rpm 이상 써보니 그제서야 차가 가는 거 같다. 참 재미있다. 4000rpm부터 힘이 난다. 

쇼바는 압이 거의 다 빠진 상태고 타이어는 195-70-14인가? 한다. 전에 타던 차는 높지만 jeep 형식의 차라 서스펜션이 굉장히 딱딱했다. 어느정도 롤이 생기지만 그건 바디의 탓이었고 서스는 나름(?) 잘 버텼다. (그래봐야 여기 있는 차들에 비하면 장난이겠죠 ㅎㅎ) 그런 차를 타다 세단이라는 것을 타보니 그런 심정떨리는 일이 없다. 뭐 처음 나왔을 때 핸들링의 마술사라는 별칭이 있었다는데 무식하면 용감한건가? 언더가 날 법한.. 혹은 오버스피드로 들어갔다 싶은 코너를 돌때 걍 핸들을 더 돌리면 잘 돌아가 준다. 분명 차가 좋아서라기 보단.. 그 뭐랄까... 뭣도 모르는 무대포스럼이라고 할까? ㅎㅎ


사진에서 나왔던 수많은 엔진 때를 빼고 1000km씩 두 번 오일 교환을 한 후 다시 같은 코스에 올리니 훨씬 수월하게 200km/h까지 올라간다. 근데 참 신기하게 - 당연하겠지만... - 그 이상은 힘들다.


6. 그 외..

아직 이 차를 얼마나 더 탈지.. 어떻게 탈지 정하지 못했다. 근데 돈이 많이 있는게 아닌관계로 ^^;;; 당분간 더 탈 거 같다.

자꾸 면목동의 허름한 카센타를 인용하게 되는데 뭐 친분이 있는게 아니고 본인이 면목동에 살고 여기 배틀기에서도 몇번 저런 호칭으로 언급한 것이 있어서 똑같이 했을 뿐이다. 


담달이면 퇴직금 중간정산을 할 수 있는데 그 금액으로 위에 언급한 나머지 부분들을 싹 수정할려고 한다.

그리고 내년 이맘때도 또 퇴직금 중간정산을 해서 ㅎㅎ 엔진 오버홀을 겸한 약간의 장난을 쳐볼까 한다.


처음 타는 휘발유 차. 세단이라 그런가 첫 차를 뽑았을 때보다 더 설레이는 거 같다.

무엇보다 핸들 유격없고 (아직까지는) 맘먹은대로 따라와줘서 그저 지금 이 차가 고마울 따름이다.


153,000km에 내게 와서 벌써 162,000km이다. 그동안은 1년에 1만키로 조금 더 달렸는데 내게 와서 석달 사이에 1만키로 가까이 달렸다. 갑자기 이렇게 달린다고 탈나면 안될텐데 걱정이 앞선다. -_-;;


그리고 시동 후 1분간 아이들

시동 끄기 전 1분간 아이들.


이걸 철저히 지키고 있다. 이것만 해도 차가 좋아하니깐.

다음번에 한번 더 조금 싼 합성유 넣어서 일찍 빼고 그 담에는 항시 넣던 걸로 넣어줘야 겠다.


무엇보다 차 고치는대 부품비용이 싸서 좋다 ㅎㅎ

디젤차 부품값은 정말 장난 아니게 비싼데 이건 부품값이 그에 비하면 정말 싸다 ㅎㅎ

그거 하나는 마음에 든다.


미스테리한 것은 살살 다녀도 끽해야 11~12km/Liter

난리부르스를 떨어도 10km/Liter


축복받은 연비인지 저주받은 연비인지 모르겠다 ㅎㅎ ㅠㅠ


그러면 다음에 모든 내용이 수정된 시승기를 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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