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Impression
K7의 등장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피터 슈라이어가 기아에 투여한 디자인 혁명은 그동안 현대자동차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부담이었을 수 있다. 아니 과연 두브랜드가 현대그룹산하에서 신차출시 계획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K7이 등장할 당시 K5가 어떤 모습과 분위기로 나올지 예측이 가능한 상태에서 국내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형차와 준대형 승용차 시장에 현대자동차를 위협하기에 충분한 상품성의 두차종이 투입될 경우 현대자동차는 작지 않은 타격을 입게되는 것이다.
이미 K5의 데뷔 이후 내수에서 현대를 앞지른 기아의 선전으로 이제 기아는 현대의 아류가 아닌 당당한 메이저 브랜드로서 현대자동차 그룹에 현대자동차 이상의 기여를 하겠다는 포부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룹입장에서는 전체의 시장점유율이 줄지만 않으면 상관없다 말할 수 있지만 현대와 기아내부 담당자들 특히 내수 판매를 책임지는 영업팀은 서로가 아군이 아닌 적군인 것이다.
적절한 경쟁을 유도하여 실적을 높이는 전략에 누구도 반대할 순 없지만 현대가 그동안 지켜왔던 포지셔닝과 비교해 기아는 지난 몇 년간 브랜드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고자하는 메시지들이 너무 큰 폭으로 바뀌어 그룹에서 브랜드별 차량의 적절한 포지셔닝을 통해 서로가 서로의 영역이 겹치지 않게 조율하는 기능에 약간의 차질이 있지 않았나 판단된다.
얼마전 K5, K7의 뒷좌석 가운데 좌석 3점식 안전벨트 미적용에 대한 비판을 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 시승기에서는 전반적인 K7의 상품성과 완성도에 초점을 맞춰 적도록 하겠다.
K7에 사용된 플랫폼은 현대가 HG에 적용할 플랫폼으로 TG그랜져 후속 모델의 차대를 기아가 먼저 선보인 셈이다.
K7의 디자인은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 그리고 수준 높은 조명효과를 살려 차의 품격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시승차는 렌터카용으로 출시된 차종이라 일반소비자들을 위한 K7과 비교해 여러가지 편의장비들이 빠진 상태였기 때문에 편의장비와 관련된 내용은 다른분들의 시승기나 사용기를 참조하기 바란다.
K7의 실내공간은 TG에 비해서도 눈에 띄게 늘어나 앞좌석 시트포지션을 나의 신장(175cm)에 맞추고 뒤에 앉아도 다리를 길게 뻗을 공간이 충분했다.
가솔린 사양 2.7은 200마력/6000rpm 최대토크 26kgm/4500rpm이지만 LPI모델은 165마력/5200rpm 최대토크 25kgm/4000rpm으로 최대토크는 큰 차이가 없다.
실제로 LPI모델의 발진가속이나 순간가속력은 165마력짜리 준대형 세단치고는 상당히 경쾌했다.
토크가 4000rpm까지 급속히 오르는 형태의 세팅이라 시가지 주행상황에서 구지 고rpm을 사용하지 않고도 가속이 쉽고 6단 자동변속기와 물려있기 때문에 더더욱 가속패달을 밟을 때의 반응이 좋다.
LPI엔진들이 토크가 워낙 약해 답답한 가속을 가진 것과 비교하면 K7의 그것은 압축이 아주 좋은 엔진 느낌에 4000rpm을 넘어서 5000rpm까지는 플랫한 느낌으로 가속을 하고 그 이상의 영역에선 토크가 급격히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가솔린 사양과 비교하면 5000rpm이전까지의 파워곡선에선 큰 차이가 없다가 LPI가 힘이 꺽이기 시작하는
5000rpm에서 6000rpm사이에서 제원상의 출력 차이가 발휘될 것으로 본다.
고속화도로에선 오르막에서도 195km/h는 마크할 수 있었고, 약간 내리막에서 220km/h가 가능했다.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는 전륜구동 세단으로서는 세계 어느 전륜구동세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출발시 가속패달을 강하게 밟으면 스티어링 휠이 한쪽으로 돌아가는 토크스티어 현상도 없을뿐더러 2.7 V6엔진의 완성도나 변속기와의 매칭도 좋다.
볼보가 아직까지도 토크스티어가 있는 차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아는 대배기량 전륜구동세단에 토크스티어에 대한 문제를 거의 완벽하게 풀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승차의 16인치 휠 타이어 세팅은 타이어 자체의 패턴노이즈로 기인한 것인지 몰라도 뒷좌석에 앉아 있으면 트렁크쪽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조금 큰 편이었다.
제네시스의 하위포지션인 것을 감안하면 제네시스와 적당한 수준의 실내정숙성에 차별이 있다.
K7의 주행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일단 와인딩에서 K7의 주행능력과 안정성은 상당히 탁월했다.
언더스티어를 억제하는 능력이 크기 때문에 165마력의 출력대에선 왠만한 상황에서 파워 언더스티어를 연출하는 것 자체가 거의 쉽지 않을 정도로 언더스티어에 대한 대비가 완벽했다.
후륜의 기민한 움직임은 후륜이 스티어링의 거친 조작에 쉽게 털리듯 낭창거리는 느낌이 없었고, 120km/h이하의 타이트한 중속 코너링중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괘도의 변화가 거의없이 안정되게 속도를 줄였다.
즉 와인딩중 가해지는 브레이킹에 자세변화가 적다. 이는 과거 로체를 세팅할 때의 기아의 실력과 비교해 몇 단계 향상된 안정성을 보여주었다.
전반적인 롤강성이 좋아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도 롤이 크지 않다. 이는 YF소나타 이후에 출시되는 모델들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차체강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기 때문에 서스펜션 세팅의 자유도나 어느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과거보다 훨씬 쉬워졌을 것이다.
이러한 조정안정성의 한계는 160km/h까지였다.
140km/h이하의 와인딩에서 K7는 스포츠 세단의 영역에 존재해도 무방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
하지만 160km/h이상의 영역에서 조향과 제동이 함께하는 상황에서의 안정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160km/h이상의 속도에서 차선을 바꾸는 조작을 하면서 제동을 가하면 후륜이 밖으로 미끄러지는 현상 때문에 카운터스티어를 해야했다.
EBD(Electric Braking force Distribution)의 작동완성도가 중속에서 고속의 영역으로 넘어갈 때 최적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최적의 세팅값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고속에서의 제동안정성을 샤시의 강성이나 밸런스에서 찾았지만 현재 K7의 제동밸런스나 무게중심 이동에 대한 부분은 상당히 상위수준의 동역학적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예를들어 밖에서 급제동하는 K7을 바라보면 급제동을 해도 머리가 땅에 쳐박히는 노즈다이브나 후륜이 들어올려지는 테일리프트가 거의 없다.
그만큼 제동과 가속시의 무게중심 이동이 적은 상황에서 제동밸런스가 조향이 가미되었을 때 쉽게 깨지는 현상은 제동압력을 배분하는 시스템이 고속영역에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함 때문이다.
이와 같은 테스트는 실제 주행상황에서 상당히 위험한 테스트 방법이기도 하지만 고속주행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누구나 실제로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현기차의 서스펜션 세팅이 i30을 시작으로 기존의 나이 많은 고객들이 원하는 푹신하고 출렁이는 세팅대신 유러피언 느낌의 성향으로 급변했다는 점은 기존 일본차를 답습하던 과거의 모습에 비해 훨씬 희망적이고 그 결과는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브레이킹은 고속에서의 잦은 브레이킹시 쉽게 브레이크 디스크가 변형되었던 과거의 기아차와 달리 200km/h에서 100km/h까지 한번 그리고 180km/h에서 100km/h까지 3번을 연속으로 시도해도 제동장치의 변형으로 인한 떨림이 감지되지 않았다.
절대 제동파워는 그다지 높은 수준이라 보기 힘들지만 제네시스만해도 잦은 고속 급제동시 떨림으로 인한 짜증이 있었는데, K7은 시승당일의 가혹한 상황에선 끄떡없었다.
K7은 기아차는 물론이거나와 국산차의 만듬새에 대한 수준을 두단계 끌어올리는 성과를 보였다.
디자인만큼 잘만든 차임에 분명하고 그 날카로운 칼날이 내수에서만큼은 현대차를 향하고 있다는 점은 그동안 기아의 한맺힌 서러움의 긴 세월동안 언젠가는 현대를 넘어 세계로 향할 것이라는 야망의 표현이 담겨있다.
K7과 앞으로 등장할 HG그랜져는 국산차 시장에 강력한 위협이었던 캠리나 알티마등의 일본 중형차들의 존재가치를 희석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우수한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걱정인 것은 기아의 노조는 또다시 노조전임자들의 임금보장을 핑계로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열악한 환경과 노동자들의 철학의 부재의 늪에서 K7이나 K5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량협조 : 인모션렌터카 (http://inmotion.co.kr/ : 070-8864-8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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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보았습니다.
회사차량으로 올해 11월에 받을 차량중 하나의 후보라 관심이 많이 갔었던 차량입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시승기 잘 읽고 갑니다. 운전해 본적이 없는 차량이지만... 주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디자인의 완성도가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모든 준대형 전륜 차 중 가장 높지 않나라고 감히 얘기를 해봅니다. (일산, 유럽산, 미국산 포함) 물론 인시그니아 포함 뷰익 라크로스, 그리고 조만간 한국에서 출시될 GM대우의 알펜시아인가? GM의 동일한 플랫폼에서 파생된 모든 차들도 상당히 멋지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K7이 가장 맘에 드는 것 같습니다. 가격대비 가치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 다시 한 번 멋진 시승기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재밋는 시승기 잘읽었습니다.
마스터님 사진의 배경은 어디인가요????
파나메라때도 그렇고 차보다 배경 아파트의 조경이 눈에 들어오네요...ㅎㅎ
잘 보았습니다.
이미 자주 타보고 있는 차라.. 무덤덤한 생각으로 보았는데..
역시.. 마스터님 답습니다.
제동 밸런스는.. 음.. 그정도인가요?
제가 타는 차는 에어서스펜션 차종인데..
그 정도까지는.. ^^;
암튼..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저도 이거 렌트카로 맨날 출퇴근 하는데 저 키로수 때부터 몰았습니다만.. 아무리 밟아도 170은 넘기 힘들던데.. 195 심지어 220 까지 가셨군요.. 160 넘어가면 일반 고속주행도 불안해 지는 느낌이 오고 스티어링의 정확성이 조금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서스펜션은 바운시 한건 좋은데 코너링할때 너무 쏠리고 무게 중심점이 상대적으로 높이 있는거 같아서 타이트한 고속 코너시에는 조심해야 겠더라구요. 하지만 LPG 중에선 더할 나위 없이 1등 차량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