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갑자기 덜컥 면허를 땄습니다. 운동신경 빵점인 아내가 기적적으로 면허를 딴 건데 그나마 운전학원 다니며 감 좀 잡았을 때 계속 그 감각 유지하게 해주고 싶어서 세컨카를 들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만, 집안의 경제사정은 최악 -_- 그래서 큰 돈 들이지 않고 일단 구입할 수 있는 차종으로, 그리고 구입 후 제가 취향에 맞게 손보면 마음에 드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차종으로 레간자를 선택했습니다. 많은 레간자 차주들이 그러하듯, 저도 이 녀석에게 [감자]라는 애칭을 붙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구입 후 3주쯤이 지났습니다. 용돈 모은 걸 털고, 아내한테 구걸해서 돈 좀 얻고, 아끼던 사진기를 하나 처분하고 해서 조금씩 감자 변신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예상은 하였지만, 손볼 곳 없다던 중고차 딜러의 말과 달리 여기저기 손 볼 곳이 많았습니다. 제 성격상, 그리고 아내가 탈 차라서 더더욱 어정쩡한 수리보다는 신품 부속으로 아예 교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였습니다.


기본적인 정비가 끝나갈 무렵부터,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간단한 드레스업에 마음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차에 이것저것 덕지덕지 붙이는 걸 싫어하는 편이라, 최대한 순정상태를 유지하는 선에서 디자인에 포인트를 주는 정도의 변화를 주려고 했습니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교체하고, 순정 머플러 팁을 달고, 최대한 심플한 디자인의 번호판 가드를 앞 뒤에 달아주고, 순정 블랙베젤 헤드램프로 교체하고, 순정형 천연가죽시트 작업을 하고, 실내 풀 항균클리닝도 마쳤습니다. 휠과 타이어도 예산 범위 안에서 가장 차체의 연령(?)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쪽 디자인으로 골랐습니다.


최대한 순정에 가깝게-라고는 하였지만 에어로파츠 정도는 해주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제피로의 교체형 프론트 범퍼는 무척 에뻐보이더군요. 하지만 초보인 아내가 곧 깨뜨릴 확률이 너무 높아서 일단 참고 있습니다. 차고를 낮추는 것 역시 아내가 운전미숙을 이유로 꺼려하기 때문에 애초 고려대상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그보다는 좀더 실용적인 후방감지센서라든지 원격시동기 등에 투자를 하였습니다. 후방감지센서도 최대한 순정에 가깝게. 표나지 않게.


판매 전에 재도색하고 광택을 냈다고 하였지만, 막상 여기저기 손보며 도장면을 자세히 보니 광택작업은 한 것 같지 않고, 재도색도 매우 얇게 엉성하게 작업이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숨을 좀 고른 다음(그리고 아내가 그때까지 접촉사고를 내지 않으면^^) 잘하는 업체에서 광택작업을 해줄까 하고 생각중이에요.




(사진은 그저께밤 오목교 아래 셀프세차장에서 세차를 마친 후 기념으로 찰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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