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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독일출장 때 원래는 3시리즈를 예약했었지만 조금 더 빠른차에 대한 욕심으로 가용한 차들을 물었더니 184마력 E200 쿠페가 있다고 하길래 추가금액을 주고 빌렸다.

 

수퍼차져 대신 터보차져로 변신한 하드웨어에 신형 E클래스의 상위레벨 네임을 따와서 그런지 W208이나 W209때의 CLK보다 한등급 높은 인상을 주려했던 벤츠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실내의 크기는 E클래스보다는 C클래스에 가깝고, 따라서 실내의 구성은 CLK와 별로 다르지 않다.

뒷좌석은 지붕이 낮아 175cm신장인 내가 앉아도 지붕에 머리가 달 듯 말 듯 하고, 레그룸도 C클래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뮌헨 공항에서 다음날 미팅이 있는 Ettling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거의 전구간 속도제한이 없어 가로등이 없는 야간에도 무조건 가속패달을 바닥까지 붙이고 달리는 아주 익숙한 아우토반이다.

 

속도계는 거침없이 올라가고 5단 자동변속기이지만 답답함없이 240km/h에 붙는 순간 윈터타이어 리미터가 작동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계기판을 통해서 210~240km/h까지 세팅을 해놓을 수 있고, 이렇게 세팅을 해놓으면 속도제한기가 해당속도에서 작동한다.

 

보통 과거의 차들은 띵띵거리는 경고음을 주는 것이 전부였지만 신형 벤츠는 팩토리 리미터를 운전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240km/h지는 매우 쉽게 올라갔다.

 

특히 180km/h에서 220km/h구간의 가속력이나 가속패달의 반응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리미터를 해제하면 완전평지에서 247km/h정도 나오고 내리막에서는 255km/h까지 달릴 수 있었는데, 연비도 매우 좋아 미친듯이 아우토반을 달린 연비가 9km/리터 정도로 예전에 렌트했던 C200보다도 최고속대비 연비가 좋았다.

초고속주행을 포함한 평균연비가 리터당 9킬로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신형 벤츠의 1.8리터 엔진은 C180 156마력, C200 184마력, C220 204마력등으로 터보의 부스트압을 통해서 출력을 차별화했는데, 유독 고속주행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140km/h대에서부터 240km/h까지 스트레스없이 한번에 커버하는 매우 재미있고, 끈질긴 엔진 특성을 보여주었다.

 

브레이크나 조향감각은 벤츠에게서 단점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안정적이고, 아우토반의 꾀 타이트한 코너를 220km/h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제동을 거칠게 해도 차선내에서 수정이 필요없다.

 

방음의 전체적인 수준은 매우 높아 옆창문을 통해서 들리는 사이드미러 주변 풍절음은 거의 없지만 바닥에서 올라오는 스노우타이어 특유의 저속에서 구르는 소리가 걸러지지 않는 점은 좀 의아했다.

 

벤츠의 신형 4기통 직분사 터보엔진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엔진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출장길에 동행하는 동안 아주 즐거운 주행을 가능케했다.

 

사실 이 상위버젼의 200마력 오버라면 250km/h로 항속하는 것도 매우 수월할 것으로 판단되고, 이정도의 고속도로 적응능력이면 200마력중반대의 6기통 엔진이 구지 필요없을 정도로 경제적이면서 빠른 주행이 가능해 C200 CGI보다 출력이 월등히 높은 2리터 스포츠 엔진차종을 만나지 않는 이상 디젤차종 포함 2리터급들은 아우토반에서 C200 CGI에게 적수가 되지 않는다.

 

벤츠나 BMW혹은 아우디로 아우토반을 달리면 앞차들이 훨씬 쉽게 차선을 내주는 경향이 있다.

자기도 추월을 하고 있을 때는 구지 비켜주지 않아도 되는 룰이 있는 아우토반에서 자기보다 월등히 빠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차가 뒤에 있으면 자기도 추월하는 중이니 기다리라는 무언의 메시지 같은 것이 느껴지는데, 프리미엄 독일브랜드들의 차량이 붙으면 자신이 추월하는 것을 약간 미루더라도 비켜주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그래서 벤츠를 아우토반에서 탈 때는 이런 양보차량들에 보답하기 위해 최대한 잽싸게 사라져주는 것이 구지 길을 내준 차량들에 대한 예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다운사이징과 과급기 그리고 직분사는 유럽을 시작으로 전세계가 가장 고민하는 최적의 조합이다.

벤츠 S클래스가 4기통 디젤엔진을 탑재했다는 소식이 지금은 그리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벤츠의 신형 4기통 터보 엔진의 플랫토크 특성이나 높은 주행능력을 고려했을 때 200마력 이상에 최대토크 30kgm이상 확보되면 어떤 바디를 견인하더라도 그리 답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고급차에서 출력만이 최고의 덕목은 아니기 때문에 6기통 이상의 엔진의 고급스런 주행의 질감은 4기통으로서는 양보해야하는 영역이지만 말이다.

 

신형 1.8터보 직분사 엔진은 E클래스와 C클래스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기에 충분할만큼 훌륭한 엔진이었고, 저배기량 직분사 터보 엔진의 가장 모범적인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만큼 만족스러웠다.

 

벤츠의 8기통과 12기통은 파워는 물론 존재감에서 정평이 나있고, 4기통이 최고의 경쟁력을 얹은 지금 여전히 벤츠의 6기통 엔진들은 조금 애매하고 상대적으로 너무 평범해져버린 감이 없지 않다.

 

AMG모델들이 지나치게 8기통이나 12기통에 의존하고 있는 지금 조금 가벼운 무게의 6기통 트윈터보 파워트레인은 그동안 지나치게 무거운 느낌의 AMG를 조금 더 경쾌하게 만들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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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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