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부터 많이 추워졌습니다.

따듯한 커피한잔 하면서 전에 올렸던 글 가져와 봅니다.

언제나 그렇듯 그냥 재미있게 봐주시면 저는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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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호쾌하고 재미있었던 달리기


차들이 거의 뜸해진 새벽  자유로 휴게소...

몇대의 머스탱들과 파란 콜벳이 시동을 건다.
이왕 기름들여 여기까지 온터, 나도 얼릉 차에 뛰어가 시동을 걸어 본다.
몇대의 차들이 일렬로 휴게소를 나서고,. 나도 그뒤를 따라 맨 꽁지로 합류를 ..하나 했더니
룸밀러로 머스탱의 전조등이 보인다. 아직 남은차들이 있었나 보다.   이런!  실례...-.-

 

 

오늘은 같이 간 일행 신경안쓰고 나 혼자 앞서서 달려보기로 했다.
더 이상 돌맞고 다니기가 싫다.

 

4->3->2로 진입 후 3단 풀가속. 아직 제대로 속도를 붙히기 전이었던 몇 대의 차들을 지나,
앞서 가고 있던 맨 앞에 빨간차를 통일전망대 부근에서 지나쳐간다.
그대로 5단 풀가속 후 한 5~600여미터 전방에서 5단 3천 rpm을 유지하며 후방에 떠있는 불빛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역시..
무섭게 쏘아져 오는 네모난 불빛 한쌍.
후아악~  하고 우악스런 소리를 내면서 나를 앞지르더니 빨간 꽃 네개를 눈부시게 피워낸다.

그가 왔구나...

 


뒤늦게 직빨을 쫓아가지만 역시 상대차는 좋은 가속을 가졌다.

두어개의 코너를 같이 돌고 앞차가 잠깐 멈칫하며 기다려주는 순간 내가 앞서 달린다.

 


직선주로가 나올때마다  이미 5단에 5천 RPM이 넘는데 룸미러에 보이는 눈동자는 살짝 오른쪽으로
이동하는가 싶더니 왼쪽으로 가며 나를 스으윽 추월해 나간다.

내리막길. 공사용 빨간통이 줄을서있고, 얼마전 후진하고있던 에쿠스를 만나 놀랐던 장소..
를 지나 이제 다시 넓어지는 완만한 좌측 회전 주로.

선행차가 웅웅거리며 속도를 줄인다. 얼추 x00. 1차선.
뭔가 교감이 있었는지 나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2차선으로 옆에 붙는다.

 


짧은 시간 2초 정도 나란히 있다가 엑셀을  밟는다. 가장 가속이 좋은 3단 4천rpm에서 부터 시작한
풀가속에 엔진은 미친듯이 알피엠을 올리고 정확히 6200에서 4단변속,에 다시 풀가속.
우리는 완만한 좌회전 주로에서 1,2차선 나란히 롤링을 때리고 있다.

4단 5천, 5천5백, 6천 2백...

 


열어놓은 왼쪽창에서 바람을 쨰는 날카로운 소리와 내차의 배기음이 섞여 들어오고,
전면창으로 옆차의 본넷이 보일때가 되었는데, 아직은 보이지가 않는다.

 

 

좌회전이 끝날때쯤 직선주로가  펼쳐지고  1차선 주로가 빨간통과 함께 줄어드는것이 시야에 들어온 순간,
옆차가 속도를 줄여주신다.  붕붕붕하며 임진각 주차장 들어가기 전, 옆에서 창문을 내려 잠시 오너와
이야기를 나눈다. 순정이냐고 물어보신다.

 

 

매핑은 그냥 순정인거쟈나요. 그걸 튠했다고 하긴 좀 그렇쟎아요.
따라온 일행이 있어 거기서 차를 돌렸지만, 주차장들어갔더라면 아마 많은 수다를 좀 떨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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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몇대의 차들과 함께 달려본적이 있지만 이번만큼 재미나게 달려본적이 없는것 같다.

 


얼마전 G35, M5 동승 칼질 배틀이 살벌하게 느껴졌다면,
이번은 비교적 넓은 코너에서 여유(?)롭게 낭만적으로 달린 느낌이라 할까?

 

C5 오너는 매너가 좋아서  직선추월 후 안면몰수 쌩까고 가버리는 비낭만적(?)이 매너가 아니라
완만한 코너전 리매치를 기다려주는 매너가 있었고, 나 또한 좌코너 롤링에서 3단 4천알피엠에서 풀로 당기는
가속과 배기음에 너무나 타이트한 절정감을 맛볼수 있었다.

 

통일전망대 부근 대회전 코너에서 내가 그린라인에 서행차가 있어 어쩔수 없이 도는도중 브레이킹을
해서 뒤가 살짝 흐트러지거나, 우회전 한계코너링중 할수없이 차선변경후 1차선으로 차를 빼낸것 빼고는
여유있게, 그러나 풀가속으로 달리면서도 상대가 악의나 경쟁보다 서로 즐기고 있다는 느낌은 나만의 것은
아니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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