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Impression
NA엔진이었던 푸조 206RC를 만난 것은 태백서킷에서였다.
2.0 16밸브 177마력 수동으로 태백서킷에서 정말 재미있게 탔던 차다.
고회전으로 짜내는 맛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코너에서 액셀링으로 후륜의 선회각도를 맘대로 조정할 수 있는 재미가 일품인 차가 바로 206RC였다.
드라이빙 교본과도 같은 206RC는 태백서킷처럼 고출력이 아니면 재미를 못느끼는 서킷에서도 아주 재미있게 탈 수 있는 차였고, 운전이 쉬우면서도 직관적인 엔진과 스티어링 반응이 매력적인 차였다.
207RC는 현행 미니 쿠퍼S와 동일한 1.6리터 터보엔진을 달고 출시되었다.
175마력으로 최고출력이 떨어졌지만 터보엔진 특유의 토크때문에 구형보다 엔진 전투력은 올라갔다고 봐야 한다.
206RC때도 그랬지만 207RC도 수동만 선택가능하다.
어차피 북미에서 안파는데다가 대부분 유러피언들을 위해 만드는데 구지 자동변속기 사양을 만들 이유가 없다는 푸조의 배짱이기도 하다.
우람한 세미버킷 시트는 좋은 자세가 나오기는 하지만 독일차와 프랑스차는 운전자세와 위치가 좀 달라 독일차에 익숙하면 약간 어색할 수도 있다.
1단에 넣고 출발하려면 클러치의 미트 포인트를 찾기가 좀 어렵고, 초기 액셀반응이 너무 민감해 약한 액셀링에도 불필요하게 높이 솟구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미니때도 경험한 엔진이지만 1.6리터 터보엔진은 상당히 부드럽게 회전을 상승시키고, 저단의 넉넉한 기어비 때문에 1단에서 가속패달을 풀로 밟아도 촐싹댄다는 느낌이 없다.
24.5kgm최대토크가 1600rpm부터 나오지만 전륜의 그립이 워낙 좋아 급출발해도 전륜이 헛돌거나 하지 않는다.
체인지레버는 작동거리가 좀 긴편이지만 절도가 있고, 힘주어서 박아넣는 느낌이라 최근 너무 부드러워진 폭스바겐 계열 수동보다는 감성적으로 스포티하다.
풀가속으로 최대회전수에서 변속을 하면 변속직후 클러치를 떼고 가속패달을 밟을 때 오버부스트 느낌이 나면서 순간적으로 앞으로 잡아당기듯 튀어나가는데, 이는 4단에서 5단으로 넘어갈 때까지 지속된다.
190km/h까지는 아주 손쉽게 가속이 되지만 그 이후에는 속도 상승이 아주 더뎌 내리막에서 계기판상 220km/h를 겨우 마크했다.
토크가 좋은 터보엔진치고는 5단 기어비가 너무 높아 100km/h항속일 때 2700rpm이기 때문에 최고속에서는 분명 손해를 보는 세팅이다.
RC가 원래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크루징하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기어를 확실하게 활용해서 저,중속 와인딩을 타라는 푸조의 배려로밖에 설명이 안된다.
207RC를 타면서 놀랐던 점은 하체와 풍절음등 실내소음이 매우 작다는 것이었다.
하체에서 올라오는 소음의 정도는 6세대 골프를 압도하고도 남을 정도로 조용했는데, 207이 골프보다 아래급인 폴로와 경쟁하는 차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방음이다.
170km/h를 경계로 엔진에서 울리는 공명음이 커지기 때문에 그 이상인 경우 항속하는 것이 상당히 피곤했다.
하지만 170km/h이하로 달릴 때는 엔진소음을 거의 듣지 못할 정도로 실내는 상당히 조용한 편이었다.
206RC때와 마찬가지로 207RC 역시 후륜 토션빔 액슬 방식인데, 고속에서 급핸들 조작을 하자마자 급브레이크를 걸어도 후륜이 나르거나 하지 않았다.
역시 기본기가 훌륭한 차인만큼 안정성 세팅에 있어서만큼 어설픈 실수는 감지되지 않았다.
터보엔진의 약점은 코너에서 액셀의 가감에 따른 반응이 NA보다 늦다는 점이고, 이런 특징은 정교한 액셀의 가감능력이 필수인 와인딩 머신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유러피언 터보엔진의 발전경향이 터보랙을 극도로 줄이고 빠른반응을 추구하는 세팅이다보니 207RC에 장착된 1.6리터 터보엔진도 터보랙 때문에 코너에서 정교한 가감이 어렵거나하는 부작용은 감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발랄하고 정확하게 도는 특성 때문에 RC가 가진 날카로운 핸들링은 그대로 잘 지키고 있었다.
사실 골프가 워낙 크고 무거워졌기 때문에 코너에서 가뿐하게 돌아나간다는 느낌보다는 너무 무겁다는 느낌이 부작용이라 재미있게 탈차라면 폴로쪽에 맘이 기우는 것이 사실이었다.
207RC는 유러피언이라는 태생적 매력과 와인딩에 적합한 몸무게와 기어비 세팅으로 본격적으로 와인딩을 즐기기에 더없이 재미있는 해치백이라는 점에서 큰 매력이 있다.
국내에서 수동으로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입차라는 점만으로도 이차는 한국에서 충분히 스페셜하고도 남는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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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5세대 GTI의 경우 액셀링에 의한 후륜의 모션변화가 일반골프보다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후륜에 20%더 강한 스테빌라이져를 설정한 덕분인데, 그래도 RC나 혹은 폴로만큼의 모션변화는 잘 만들기 어렵습니다.
요즘 2세대 골프 GTI를 타보면 정말 가벼운 무게에서 나오는 가뿐하고 깨끗이 돌아나가는 코너링이 어떤 것인지 세삼 느낍니다.
제가 독일에서 타본 폴로 GTI나 컵버젼은 정말 환상적인 숏코너링과 액셀질로 선회라인 변화가 정말 쉬운 차였습니다.
골프가 크고 강력한 엔진을 소화해내기 위해 고속안정성을 확보하는 세팅을 베이스로 깔다보니 2세대때와 같은 날카로운 핸들링은 현재로서는 바라는 것이 무리이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