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더 괘씸해 보입니다. 유승민님의 글을 읽고나서 간단히 요약하면


"차 한대 만드는 원가는 결국 차이없다."

라고 이해를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해봤더니 옵션에 대한 정책이 완전히 자국민을 우롱한다는 겁니다. 특히, 안전에 대해서 가장 괘씸한 점은

"일단 차는 안전하게 만들어 놓고 나머지를 옵션으로 결정하게 해야하는 것"을 옵션으로 돌리는 겁니다.


일단 차는 당시 기술로 할 수 있는 한 가장 안전하게 만들어 놓고나서,

1. 성능에 대한 옵션

2. 편의성에 대한 옵션

을 소비자가 결정하고 이를 고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고려를 매우 광범위하게 할 경우 제작상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옵션질"이라는 비아냥을 하지요? 단순히 일부 고용된 키보드 워리어들만의 생각일까요? 잘 생각해야합니다.


먼저 제가 생각하는 안전에 대한 기준은 이렇습니다. 처음부터 아반테에 사이드커튼 에어백을 달지는 못하겠지요. 일단 최고급 라인에서 시작해서 세대가 지날수록 아래 차급으로 내려오는 것도 이해합니다. 수출형에도 사이드커튼 에어백을 달았으면 내수형에도 달아야한다는 겁니다. 그게 정상이라는 것이죠. 얼마 전에 불거진 사이드 임팩트바가 하나든 둘이든 정말 안전도에 차이가 없으면 굳이 둘을 달 필요가 없다고 미국 딜러를 설득하는 게 맞고, 그게 아니라면 국내에도 달았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형에 ABS가 기본으로 달려나오면 한국형에도 ABS가 기본으로 달려나와야 하고요.


원가절감이 맞는 말이긴 한데, 현대-기아차 쯤되면 신뢰라는 말에 무게추를 더 줘야하는게 아닌지 궁금합니다. 아버님 기업이 제수씨한테 넘어가는게 싫어서 온갖 일을 벌릴 돈은 있으면서, 현대-기아차 돈벌게 해주는 최후의 보루 국내소비자에게는 왜 그렇게 인색한 지 모르겠습니다.


안전문제에서까지 각기 다른 법규 운운하면서 변명하면 돌아오는 것은 외산차에 빼앗기는 내수시장입니다. 내수 밀리는 거 수출에서 메꾼다는 생각은 아예 버리시는게 좋습니다. 제조업체는 일단 제조를 잘해야 금융으로 실제로 돈을 버는 것이듯, 국내 기업은 국내 소비자를 잘 섬겨야 수출이 안되어도 자국민이라도 먹여살려 줍니다. 내수시장은 국내소비자 상대기업에게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이미 여유가 되는 사람들부터 현기차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에 오너께서 외산차 시장점유율 10% 이내로 고정시키라고 하셨다고 지시하셨죠? 방법은 하나입니다. 이미 떠난 고객은 그렇다고 치고, 곧 떠날 것 같은 고객만은 붙들어야죠. 영맨들 닥달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저만해도 K7에 만족은 하면서 다니지만 다음 차급을 고려해보면 적절한 차가 없습니다. 제가 현재 고려하고 있는 다음 차는 Audi A6 3.0TDi 입니다. 향후 K7 할부가 끝나고나서 혹시나 들른 Audi 매장에서 인디비쥬얼로 수동 선택할 수 있다고하면 몇달을 기다리는 한이 있어도 기필고 사고 말겁니다. 저만해도 잠재적인 외산차 고객입니다.


제가 저 차를 제 다음차로 점찍은 이유를 잘 생각해 봐야합니다.

1. 일단 자동차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

2. 현재 K7 더 안전하긴 하지만 내가 실 구매를 고려할 때가 되면 그 평가는 바뀐다.

3. 현재 K7이 한국에서는 더 편리하지만 내가 실 구매를 고려할 때가 되면, 아우디 한국 버전도 나름 편리해졌을 것이다.

4. 다른 브랜드의 6기통 후륜(혹은 4륜) 디젤의 외산차 가격은 과하다. 즉, 그 브랜드 수입차 딜러들이 한국시장에 대해 현대-기아차스럽게 생각해서 그렇다. 그런데 국산은 아예 선택이고 뭐고없다.


우리나라 곧 FTA의 여파가 몰려올 겁니다. 제가 대학생 시절(80년대 말)만 해도 외국인=미국인 등식이 성립했습니다. 그리고, 미제=세계최고라는 등식도 대략 성립했었습니다. 그런데, 학회 출장으로 유럽 어디를 가건 한국사람들 많습니다. 이제는 한국사람들이 그런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금융위기 후에 제조업을 지킨 독일의 능력을 한국인들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 마케팅 및 영업 담당 임원들께서는 잘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넷으로 아프리카 수십년 독재정권이 무너집니다. 현대 쏘나타의 몰락이 그 신호입니다. 잘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근래에 본업을 버린 회사들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예전에 본업을 버린 미네소타 광산 기계(3M)나 버크셔-해서웨이가 그 경우죠. 그러나, 본업을 버릴 때엔 얼마나 독해야 하는지도 잘 알려주죠.


여기에 더해서 국가 정책자 담당자들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죠. 미국은 끝났다고....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제가 항상 찾아가는 미국의 교수님은 1988년도에 해당 연구를 시작하면서 당시 기술로서는 누구나 말하는 "꿈같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멋있는 분야도 아닙니다. 전통적인 제조업인 철강제품을 완전히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설계하는 겁니다. 엄청난 정치적, 과학적, 기술적 역경을 이겨내고 실제로 해 냈습니다. 아직은 계산에 돈이 더 들어갑니다만, 이게 역전될 날이 곧 옵니다. 이런 "꿈같은 이야기"에 연구하라고 연구비를 줍니다. 중간에 다른 멋진 연구주제가 나오면 그 멋진 주제를 위해 연구비 총액을 늘리지 그런 "꿈같은 이야기"를 없애지 않습니다. 이게 미국의 힘이죠. 과연 이게 진짜 "꿈같은 이야기" 일까요? 스티브 잡스가 있잖습니까? 그 사람이 공부를 잘했습니까? 그 사람은 꿈을 꿨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도 쫒겨나는 수모까지 겪었습니다. 오죽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면 희귀한 암에 걸렸을까요?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지금과 같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그 꿈을 못이뤘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현대-기아차 오너님들은 과연 꿈이 뭡니까? 돈은 많이 벌고 계실텐데... 우리나라 예전에 경제가 지금보다 더 허약했을 때, 대우그룹 통째로 망했어도 잘 살아남았습니다. 현대차 그룹이라고 용가리 통뼈는 아닐터, 위기의 징후가 나타났으면 그 근본을 잘 살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