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 금요일이었습니다. 시간은 11시를 좀 넘어가고 있었고, 저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여의도에서 올림픽대로 본선으로 들어오면서 길이 두군데로 분기되는 곳이었습니다. 어두워서 정확한 모델명은 모르겠지만 쉐비의 구형 풀사이즈 SUV (아마 타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대가 경찰차량 처럼 경광등을 번득이며 천천히 달리고 있습니다. VIP가 지나가는 줄 알았는데, 슬쩍 지나가면서 보니 단독 주행입니다. 콘보이도 아니고, 게다가 관용이라고 보기엔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도 않는 차... 그 차 앞에서 천천히 가는 미니가 한대 있었는데 사이렌을 울리면서 바짝붙여서 프레셔를 주더군요. 차량 상단,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까지 경광등이 부착되어있었습니다..-_-;;경광등 스타일도 한국 경찰 표준식도 아니고, 평소에 수사물 미드를 좀 많이 보시고 몸소 실행으로 옮기신 분이 아닐까 추측할 뿐입니다. 이수교차로쪽으로 경광등 번쩍대며 나가더군요. 그 차의 정체는 도대체 뭐였을까요? (외교관 차량은 아니었습니다. 미8군 차량도 아니었구요..) 예전에 해양구조대라고 마킹을 한 험비H3가 경광등 달고 길게 늘어선 진입로 앞에서 끼어들기 해야겠다고 경광등 빽빽 울리던것이 기억나네요. 서울시내 한가운데서요..; 새로운 유행인가요? 


2. 지난 주 수요일입니다. 역시나 올림픽대로에서 였는데요, 반포대교 남단쪽으로 진입하는 램프는 진입로가 다들 아시다시피 꽤 깁니다. 옆쪽으로는 정말 사용하는지 의심스러운 인도가 있구요. 반포대교 남단으로 나가기 위해서 차를 붙이고 주행하는데 갑자기 왠 술취한 아저씨가 인도에서 차도로 뛰어듭니다 !!!!! 개강날부터 왠 망할 징조냐 싶어서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으니 ABS가 작동하는지 드르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속도가 줄어드는데 아찔하더군요... 슬쩍 왼쪽차선을 보니 왼쪽차선이 비어있어서 급히 왼쪽으로 차를 옮겼습니다. 그 아저씨는 손을 들고 휘청대는걸 봐선 택시를 잡겠다고 그러는 모양이던데... 아무튼 복학 첫학기 첫날 밤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다리가 계속 덜덜 떨려서 강남성모 앞에서 차를 잠깐 세우고 심호흡 좀 하다 집에 들어갔습니다....복학 신고식을 이렇게 호되게 했으니 죽어도 학점을 잘 맞아야겠습니다....



3. 이건 어제의 일입니다. 2번과 동일한 구간에서 이번엔 앞서 가던 체어맨이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고 섭니다.이번에도 멀쩡하게 속도내며 달리다가 급정거입니다. 뇌보다 입이 먼저 반응해서 이미 설근은 욱두문자의 발음 위치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체어맨 앞쪽은 텅 빈 상태. 가만히 서서는 비상등 켜곤 꼼짝도 하지 않는군요. 왼쪽 차선으로는 진행 차량들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차선도 못바꾸고 클랙션만 울립니다. 꼼짝도 안합니다. 결국 왼쪽차선의 트래픽이 좀 줄어든 상태에서 재빨리 차를 집어넣어 지나오긴 했는데, 저 체어맨은 왜 또 저러는지... 아마 중년의 커플이 체어맨 타고 가시다가 싸웠는데 아저씨가 열받으셔서 차를 세우신 모양입니다...(저도 잘 모릅니다...^^;)



회원님들 대부분 운전경력도 오래되시고, 다양한 상황을 여러차례 겪으셨겠지만, 저는 아직까지는 도로위에서의 특이한 일들을 그닥 많이 겪지 않아 가끔씩 올라오는 에피소드를 보면 아..저런일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 앞에서 일어나는 황당하고, 위험한 일들을 겪으니 가까스레 피하긴 해도 다리가 덜덜 떨리네요. 다들 안전운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