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 battle에 올리기엔 너무 간단한(?) 것 같아서 board에 올려봅니다.
시간은 1분 미만, 거리는 250m 남짓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오늘아침 선릉역을 빠져나온 시간이 8:55분. 평소 회사까지는 걸어가지만, 지각인지라 5번출구 앞에 서있는 택시를 급히 탔습니다.
  "영동전화국 앞이요"
new ef 수동, 회사 차량인데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제복을 입은 기사분의 인상은 상당히 조용조용히 운전을 할 것 같았습니다.

테헤란로는 폭 50m 편도 4차선으로 폭이 넓습니다. 선릉역에서 영동 전화국으로 가려면 100m 앞의 신호를 지난 후 다시 150m쯤 지나서 우회전해야 합니다. 선릉역을 출발할때 이미 신호는 빨간불. 1차선은 비었고 2,3,4차선은 모두 줄이 늘어져 있습니다. 기사분은 약간 망설이더니 1차선을 선택합니다. 아니..여기서 우회전 하겠다고?

폭 50m도로인데 150m앞에서 우회전해야 하는 상황.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오른쪽을 보니 우연히 맨 앞줄은 전부 택시, 손님 1명씩 태우고 있습니다. 그 뒷줄마저도 거의 택시. 저도모르게 긴장이 되더군요. 모두 제끼지 않으면 우회전 불가능! 게다가 상대는 새 택시들! 낡은 ef는 수동이라는 것 외에 전혀 우위가 없습니다.

상황을 파악하는 순간 신호가 바뀌고 로켓스타트! 짧은 스냅으로 1단으로 꽂아넣으며 출발합니다. ef는 가장 빠른 출발을 보이며 2차선으로 무난히 진입합니다. 하지만 3차선으로 들어서려는 그때 new sm5가 치고 나오며 오른쪽을 위협합니다. ef는 클러치를 밟았는지도 모르게 번개같이 2단으로 변속하며 3차선을 가까스로 점령합니다. 이제 마지막 4차선! 하지만 우회전 코너도 바로 코앞, 이미 4차선의 NF를 앞서기가 힘든 상황..저같으면 그 뒤로 따라붙으며 우회전을 노렸겠건만, 기사분은 4천 5백 rpm을 넘어서는 순간 NF를 오른쪽으로 밀어붙였고, 다행히 NF또한 우회전 차량이었기에, 교차로 중심에서 스티어링을 꺾으면서 언주로 1차선으로 진입! 우회전에 성공했습니다.

기사님.. 덕분에 출근길 흥미 진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