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형식으로 올렸으나 익렬님께서 '정식으로 올려달라'하셔서
'정식이 뭘까요? 혹시 먹을거??'라고 여쭤보려 했는데 썰렁하다고 야단맞을 것 같아서
그냥 얌전히 다른 분들 글을 보니 댓글이 아니라 새로운글로 올리라는 뜻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소상히 상황과 원인 등을 서술해 보겠습니다.
차는 Accent 3door 이고 TGR look으로 개조하였으며 터뷸런스 99년식 2.0 스왑과 간단한 포팅, 흡기, Spring rate를 올린 정도의 튠을 하였습니다. 배기는 일부러 안 했는데 제가 시끄러운 걸 아주 싫어하거든요.
그리고 배터리를 트렁크에 두는 시공을 했습니다.  당시 친한 정비사 양반 왈
"시동이 잘 안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하시라" 더군요.
비교적 잘 걸린 편이라 신경은 안 썼습니다.

차를 구입하여 1년 뒤, 수원 월드컵 경기장 정문에서 북쪽으로 가는 길의 언덕이었습니다.
차량이 많은 곳이라 앞뒤로 신호대기 차량이 가득했죠.
클러치 조작 미숙으로 시동이 꺼졌는데, 대개의 평범 운전자들은 '애개. 또꺼졌네' 이러고는 시동을 다시 켜고 가던 길 가잖습니까. 저도 그렇게 하려 했는데
'잉잉잉잉잉'
이러면서
'부릉'을 안 하네요

뒷 차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빵빵빵~~~ 그러나 비상등을 켜고 계속 씨름을 하니 뒷차들은 '퍼졌구마' 짐작하고 알아서 피해가더군요.
저는 땀을 흘리면서 액셀레이터 밟기+시동걸기 시도했으나, 자꾸 실패만 했습니다.
옆에서 지나가던 버스운전사 양반 왈 '그거 밟지 말고 걸어보슈' (아마 제가 오른발을 움직이는 걸 봤나봅니다) 라고 하길래, ignition만 계속 돌리니
한 15초 뒤에 '부릉' 하더군요.
절대 꺼지지 말라는 의미에서 공회전(속어로는 '후까~쉬')를 6500rpm까지 넣어주고
반클러치로 과격하게 동력을 앞바퀴에 주어 휠스핀을 일으키며
난감했던 그 장소를 탈출했습니다.

수정합니다-->원인은 배터리를 옮기면서 전력선이 길어져 저항이 늘어나는 바람에 Voltage가 하락하여 starger motor를 돌릴 때 문제가 있었고, throtle을 열면서 아마도 흡기쪽 연료가 지나치게 농후하여 점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으로 추정됩니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죠...

교훈
: 남이 만진 차는 정이 안 간다. 돈이 좀 들어도 정 든 내 차를 베이스로 튜닝하자
: 시동 문제 해결하려면 hood(본네뜨)에 보조 배터리를 넣고, off시 두 배터리 간을 단락시킬 수 있는 스위치도 같이 넣으면 된다(이 스위치가 없으면 시소 현상으로 배터리가 빠르게 방전되어 버린답니다. A<-->B 배터리가 번갈아가며 상대방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현상)
: 시동 걸 때는 액셀레이터 밟지 마시라
: 시동 꺼뜨리면 쪽팔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