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내용을 올리려니 제목이 짬짜면 스러워졌습니다만 ㅎㅎㅎ

 

 

해마다 최소 정기적으로 독일에서 하는 의전 행사가 2개 있는데

그걸 하고 나면 차량 정기 점검이나 보관해 놓았던 타이어 교환을 하곤 합니다.

차량 유지비 스폰서 어디 없을까요? ㅠ

 

 

한 때는 임원진만 9명이 방문했던 행사였는데

올해는 규모가 대폭 축소되어 차량의 숫자마저 단촐할 정도였습니다.

 

말이 좋아 의전이죠..

해당 기업에서 직접 연락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일을 담당하시는 여행사를 거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계는 전혀 없습니다.

 

올해는 무슨 연유인지 '노승진씨가 저희 차량 운전하게 해주세요'라는 요구에

'노승진씨 빽 있어요?'라는 농담까지 듣게 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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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을 위해 만들어놓은 명함이 때때로 도움이 되기는 하는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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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오락가락해서 정신이 없는데 피곤함에 제 정신도 갈피를 못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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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업체던지, 이상하게도 제가 맡게되는 역할은 '가장 낮은 임원이 타는 차량'이더군요.

그러다보니 다른 차량보다 조금 민첩하게 움직여야하는 일들이 많은데 그 때에는 디젤 엔진이 역시 제격입니다.

시내에서 토크빨(?)이 되니까 급할 땐 요리조리 빠져나가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E클래스의 실내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 매번 아쉽습니다.

새로나온 BMW 5시리즈는 그렇다쳐도 '벤츠 따라잡겠다'고 정면승부를 외친

아우디 A6와 비교해도 뭔가 부족해보입니다.

 

'정 벤츠 퀄리티를 원하면 S클래스로 가라'고 말하는 것 같아 못내 화가 납니다.

사실 E클래스 가격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니까요..

주변 지인 중에 E클래스를 구입하려던 사람도 막상 실내에 앉아보더니 볼보 V70으로 옮겨탔습니다.

 

제 차에 비해서 가죽핸들의 감촉은 참 마음에 들더라구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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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차량 내부 색상과 옷 색깔이 맞아떨어졌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무난한 색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스티어링 컬럼 뒷편으로 붙어있는 방향지시등 레버에는 다른 벤츠도 그렇듯이

와이퍼 조절 기능도 같이 내장되어 있는데 8시 방향으로 내려앉은 위치도 그렇고

매번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른손이 놀고 있더라구요.

수동 변속기라면 모를까.. 딱히 오른손이 놀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다임러 벤츠에서 나름대로의 이유와 고집이 있을텐데 엔지니어를 만나면 물어보고 싶은 것 중 하나입니다.

옆좌석 여자랑 손 잡고 있으라고? 으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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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해놓고.. 시간이 남아서 간단히 물왁스도 칠하고..

사진이나 찍으며 '언제 나오려나' 막연히 기다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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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옵니다.

 

에잇...

역시 저는 왁스칠하면 안되는가봅니다

홧김에 주먹이 쥐어지려다가 만 것 같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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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이 제가 몰았던 E220 CDI avantgarde이고 우측은 E200쯤 되어보이는 elegance 모델입니다.

메르체데스는 원래 '엘레강~스'한 맛이 강한데, 막상 모델에서는 좀 더 단순한 라인(그릴+휠)을 쓰고

스포티함을 부각시키는 아방가르드 버젼이 더 괜찮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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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겹도록 비가 오더군요..

차량 왼편에 보이는 점선 구역은 자전거 전용 차선인데, 누가 부딪힐까봐 왼쪽 주차등을 켜놓았습니다.

예전 모델들은 헤드램프 로터리를 맨 왼쪽으로 돌린 후에 위로 뽑으면 됐지만

신형은 굳이 뽑아내지 않아도 되더라구요.

단 좌측, 우측 별도로 점등시킬 수 있어서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었습니다.

 

제~발 부탁이건데.. 국내에서 돌아다니는 수입 차량이 후방 안개등 좀 안 켜고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원래 가시거리 50m 이하에서만 점등시켜야 하는 것이 현지 법규입니다. 안그러면 벌금과 벌점이 굉장합니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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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과 고독이 수반되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책을 읽고 싶어도 사용관이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집중이 되질 않아

한 페이지를 넘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잠을 잘 수도 없고 (잠 깨자마자 운전하면 비몽사몽입니다)

음악 CD만 들어가며 오만가지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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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차 얘기를 별로 안 했네요 ㅎㅎ

 

작년에는 E 200 CDI였는데 그 때와 비교하자면 몸으로 직접 느끼는 차이는 굉장히 컸습니다.

당시의 차량 등록증에는 약 1800cc로 적혀 있는 걸로 보아 구형 엔진이 아니었나 싶었는데

이번에 몰고 다녔던 220 CDI는 2200cc로 되어있더군요.

 

킥다운이나 변속 타이밍도 뭔가 굼뜬 느낌이고 매 순간마다 답답함이 느껴졌던 것이 200 CDI였다면

220 CDI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넘칠 정도는 아니지만 연비도 괜찮고 깔끔하게 질러준다'는 인상을 줬습니다.

 

뭐.. 디젤 세단을 떠올려보니 BMW 730d가 불현듯 머리를 스쳤지만 그 녀석은

덩치크고 화려한 럭비선수의 옷을 입고 '다 비켜!! 나 뛰쳐나갈꺼야'라며 꽂아주는 느낌이 강했죠..

그에 반해 E 220 CDI는 검은색 펜싱 옷을 입은 선수가 요리조리 움직이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요?

물론 둘 다 해보진 못했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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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끝나고 차량 반납하기 직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제 차를 거의 창고 역할로 해놓고, 매일 아침마다 생수와 기타 소모품들을 넣고 꺼내곤 했었죠.

 

며칠 동안 좋은 옷을 입었다가 반납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말끔하게 차려입고 반짝반짝한 검은색 메르체데스를 타고 내리면

저를 어렵게 대하는 독일인들을 보고 좀 재미있기도 했죠.

 

하지만 새빨간 제 차에서 내렸을 때 편안한 마음으로 저를 대하는

사람들이 더 익숙합니다. 아무래도 저에겐 맞지 않는 옷이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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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동안 벗지 않았던 쟈켓을 조수석으로 던져버리고

가뿐한 마음으로 집에 가는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지갑이 조금 두둑해졌거든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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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늘, 보관해두었던 여름 타이어와 휠을 찾아서 교환했습니다.

차량의 타이어 교환을 위해서나 점검을 위해서 정비소를 방문할 때

항상 가장 깨끗한 모습으로 차를 맡깁니다.

매번 기름 때가 묻은 작업장에서 일하시는 그들에게도 즐거움을 줘야지요 ^^

암묵적으로 '내 차는 소중히 좀 다뤄달라'는 말도 숨어있습니다.

 

2년 보증수리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기 점검을 받아야겠다 싶어서

다음주에는 대대적인 소모품 교환 및 잡소리 퇴치 작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액수가 상당히 부담되는 이유로..

약 3주 뒤에 운전 아르바이트를 또 해야만 합니다 ㅋ

집에서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계신다는 게 좀 마음에 걸리지만

수시로 손을 벌리긴 싫은 이유로 어쩔 수 없네요.

 

 

사실..

공부보다 운전 알바가 더 재밌긴 합니다 ^^

 

 

안전 운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