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M5를 구입한 것이 2003년 11월달이었습니다.
이듬해인 2004년 1월 정기검사를 받기 위해 분당으로 가던길 이었는데, 갑자기 배터리 경고등이 들어왔고, 전 곧바로 벨트가 끊어진 것을 깨달았습니다.

구형엔진이기 때문에 요즘차처럼 원벨트가 아닌 알터네이터, 에어컨 펌프, 스티어링 펌프로 이어지는 3개의 벨트가 따로 존재하는데, 하필이면 알터네이터것이 끊어진 것이지요.

대략 12km정도를 더 달려야하는 상황이었고, 분당 수서간 고속화도로에서 봉변을 당한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배터리의 상태가 좋으면 저 회전으로 잘하면 30분 이상 운전이 가능하지만 검사를 받으러 가는 마당에 만약에 배터리가 완전히 바닥난 체로 검사를 받을 수는 없어 일단 견인차를 불렀습니다.

안그래도 벨트에서 냉간시 소음이 빈번하게 발생했던터라 검사직후에 교환 예정이었는데, 하필이면 검사 받으러가는 길에 이런일을 당하니 별 것도 아닌 정비를 미뤘던 제가 미워지더군요.

정기검사는 그야말로 차량의 건강상태를 검사하는 것인데, 앰뷸런스에 실려온 차를 검사장 주차장에서 내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그리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었지요.

금요일이었던 관계로 줄이 무지 길게 서있었고, 한참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을 현재의 차량 상황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검사관에게 사정을 해서 벨트가 없어 충전이 안되니 줄서있다보면 차 퍼진다. 그러니 배려를 좀 해주면 고맙겠다 했더니 다행히 차 빨리 가져와라해서 줄도 안서고 검사를 일사천리로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시 견인차를 이용해 분당 폭스바겐 딜러에 일단 가져다 놓고 약 일주일을 기달려 새벨트를 교환했습니다.
견인차에 싣고 내리는 과정 그리고 1주일 서있던 차를 시동걸어 리프트에 올리는 것까지 모두 인력의 지원없이 가능해서 배터리의 방전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럴 때는 전기가 없어도 시동만 안끄면 멈추지 않는 디젤엔진이 부럽기도 하지요.

원벨트의 수명은 보통 8만에서 10만 정도이지만 구형 엔진들의 얇은 벨트들은 수명이 4만에서 6만 정도로 짧습니다.
다만 장점은 원벨트는 끊어지면 전기, 에어컨, 스티어링이 모두 영향을 받지만 다수의 벨트를 가진 차는 끊어진 부분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를들어 에어컨 벨트나 스티어링 벨트가 끊어져도 왠만한 거리를 움직이는데 지장이 없지요.

보통 냉간시 시동을 걸었을 때 피이익 하는 벨트 소음이 들린다면 장력에 문제가 없다는 가정하에 벨트의 쫄깃함이 없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즉 교환을 서두르는 것이 좋지요.

보통 벨트 소음제거를 위한 케미컬은 이런 소음을 일시적으로 줄여주기는 하지만 결정적으로 노후된 벨트의 수명을 오히려 단축시키기 때문에 전 개인적으로 이런 스프레이류 케미컬을 권하지 않습니다.

양복입고 고속화도로 노견에서 견인차 기다리는 심정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고, 그나마 장거리를 달리다가 그런 것이 아니니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리 고생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긴잠을 자고 있을 그 애마가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