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쇼의 꽃은 컨셉트카와 뉴 모델이다. 관람객들은 자신들이 구입할만한 모델들을 보기 위해서 쇼장을 찾는다. 그것이 모터쇼 본연의 모습이다. 최근 디트로이트오토쇼는 실제 유저들이 당장에 필요한 ‘기름 덜 먹는’ 중소형차로의 쏠림이 심하다. 그와는 반대로 서울모터쇼는 작은 차에 대한 주목도보다는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와 고가차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글 사진/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2011 상하이오토쇼는 작은 차부터 큰 차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세그먼트의 모델들이 모두 등장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엄청난 부의 축적을 반영이나 하듯이 페라리로 대변되는 스포츠카는 물론이고 부가티 등 울트라 럭셔리 이그조틱 세단을 만드는 브랜드들도 모두 부스를 마련하고 있었다. 한국의 스피라가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일본의 미츠오카까지 등장했다.

브랜드의 숫자만으로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LA오토쇼보다 상하이가 더 많을 것 같다. 특히 벤틀리는 2010년 한 해에만 300대나 팔려 이 시장의 폭발력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여기에 로린저라든가 AC 슈니처 등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전문 튜너들까지 등장해 바야흐로 본격적인 모터리제이션의 도래를 예감케 했다. 2010년 중국시장의 자동차 판매가 1,806만대로 세계 최대 규모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자동차 보유대수는 1억대가 넘지 않는다.

2009년에는 포르쉐의 파나메라와 아우디 Q5가 상하이오토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데뷔했었다. 그것만으로도 주목을 끌었다. 2010년에는 다시 아우디가 컴팩트 SUV Q3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했다. 이어서 BMW는 6시리즈 쿠페를, 폭스바겐은 뉴 비틀을, 닛산은 신형 티다를, 기아자동차는 프라이드 베이스의 중국형 세단 K2를, 시보레는 차세대 말리부를, 시트로엥은 DS5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컨셉트카의 종류도 많아졌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컨셉트 A를, 아우디는 A3 e-Tron컨셉트를, BMW는 M5컨셉트를 세계 최초로, 비전 커넥티드드라이브를 아시아 최초로, 인피니티는 에세레아를, 푸조는 SXC SUV컨셉트, 뷰익은 인비전(Envision)컨셉트, 스바루는 XV SUV 컨셉트를 각각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피닌파리나도 컨셉트카 FF를 아시아 최초 소개의 장을 상하이로 잡았다. 게다가 지리자동차가 경영권을 인수한 볼보가 차세대 프레스티지 세단의 제안인 컨셉트카 유니버스를 선 보인 것도 주목을 끌었다. 상대적으로 침체됐던 볼보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올 가을 열릴 동경모터쇼와 극적으로 비교되지 않을까 싶다. (위 모델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글로벌오토뉴스 브랜드와 마케팅의 상하이오토쇼 리뷰와 뉴스난에 올라와 있다.)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은 모두 8개의 뉴 모델과 7개의 컨셉트카가 중국에서 열리는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아직은 메이저 모터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2012년 베이징오터쇼는 훨씬 더 많은 모델들의 데뷔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야기는 그동안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트렌드를 이어왔던 글로벌 메이커들이 앞으로는 중국에서의 존재감 증대로 그들의 포지셔닝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올 1월 디트로이트쇼의 침체된 분위기와 오늘 상하이오토쇼의 발전된 내용이 입증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