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환절기에 모든 회원님들 건강하신지 모르겠네요...
희한하게도 매번 게시판에 글을 쓰게 되는 이유가 테러때문이네요. 지난번에 운전석 휀더 테러이후 한동안 잠잠하다가 오늘은 정말 결정타를 맞았습니다.
테러를 당한 장소는 저희 학교였구요. 점심을 먹고 언덕길에 주차를 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전면이 언덕 아랫쪽으로 향하게 주차를 해놓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차가 밀리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린 후에 후진 기어를 넣어놓았죠. 오후 수업을 모두 마친 후에 집에 돌아 가려고 차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헉!!!!
제차가 앞쪽에 세워 놨던 SM5 차량과 충돌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차안을 살폈지요. 그랬더니 아까 후진 기어를 넣어논 상태 그대로였습니다.
'그럼 미션이 풀린 건가?'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복잡해지더군요.
학생신분으로 휘발유값 아끼려고 정속주행만 하고 다녔는데 사고 처리하고 수리비 들어갈 생각을 하니 앞이 깜깜해지더군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뒷편에서 어떤 여자분이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기요.. 제가 아까 님차를 박고 도망가는 차량을 봤거든요. 차종은 모르겠구요 검은색 승용차에 번호가 5XXX 인것만 알아요"
죽다 살아난 기분이었습니다.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더군요.
제정신을 차리고 난 후 차 주벽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습니다.
앞범퍼는 밑에 있었던 SM5 차량과 충돌해서 범퍼 끝부분이 차체 밖으로 벌어진 상태였고 충돌한 부분은 물론 깨져있었구요. 다행스럽게도 SM5차량은 피해가 거의 없었습니다.
뒷범퍼를 보니 번호판 윗쪽으로 받힌 흔적이 뚜렷하게 나있더군요.
꽤 세게 받혔는지 뒷범퍼가 트렁크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물론 뒷범퍼도 움푹 안으로 들어가고 도장이 깨진 상태였구요.
일단 달리 취할 조치가 없어서 파출소로 연락을 했습니다. 사고 접수를 하고 5분정도 지나니 순찰차가 오더군요.
사고 경위를 진술하고 차를 빼라고 해서 차를 빼고 경비실로 갔습니다.
학교에 다행스럽게도 CCTV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경비실로 가서 얘기를 해보았지만 녹화된 화면을 보기 위해서는 공문이 있어야 한다더군요;;
아니 학교에서 학생이 뺑소닌 사고를 당했는데 공문이 있어야 하다니요?
그것도 경찰 아저씨와 같이 갔는데도 말이죠.
암튼 이래저래 해서 CCTV 녹화한 것을 볼수 있었습니다.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화면을 돌려보니 과연 아까 말했던 차량이 보이더군요. 차종은 검은색 옵티마였는데  주차할 곳을 찾다가 언덕 위에서 차를 돌려 내려오면서 제 차 뒤에 차를 주차하려다가 멈칫하고 바로 차를 후진해서 내려가는 것이 잡힌 것이었습니다.
아주 꽁지가 빠져라고 쏜쌀같이 내려가더군요. CCTV화질도 화질이거니와 속도가 빨라서 화면상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하였습니다.
확대를 하려면 업체에 연락을 해서 시디로 구워야만 확대가 가능하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관계자분께 말씀만 드려놓고 저는 파출소로 가서 경위 진술하고 조서 쓰고 왔습니다.
견적서 내고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연락 준다구요.
이번달만 들어서 조서를 2번이나 꾸미고 뺑소니 테라만 3번째입니다. ㅜㅜ
제 속타는것도 타는거지만 매번 테러만 당하는 제 크레도스가 너무 안쓰럽더군요.
같은 학교 학생 차량인거 같던데 쪽지만 하나만 남겼더라면 경찰서에까지 신고하는 일은 없었을텐데 말이죠.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것도 대낮에 남의 차를 받아놓구 미안하단 말도 없이 그냥 도망가버립니까? 죄짓고는 못사는 세상이라는걸 똑똑히 알려줄겁니다.
경찰 아저씨도 한 말씀 하시더군요. 같은 학교에서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수 있냐고요.
그리고는 처벌을 원하냐고 말씀하시길래 그냥 좋게 끝냈으면 좋겠다고 그랬더니 어차피 경찰에 신고를 했으면 처벌을 원하는거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리고는 그냥 법대로 하는게 젤 맘 편할거라고 하셔서 그러시라고 했습니다.
차가 망가진 것보다 그 양심없는 가해자의 행동이 정말 기분 씁쓸하게 만드네요.
순간 점심시간에 차를 옮겨서 주차한게 후회가 되더군요.
결과가 나와서 만약 그 차량이 맞다면 정신 차리게 해줄겁니다. 그리고 이 사회는 정말 죄짓고는 살 수 없다는 사실도요...
모쪼록 모든 테드 회원님들꼐서는 저와 같은 일을 당하시지 않길 바랍니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추석 명절 가족들과 함께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