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s
분노의 질주 (Fast and Furious) 5편이 우리나라에서는 개봉을 했고 미국에서는 내일 개봉합니다.
분노의질주 시리즈는 자동차가 주요 소재로 나온 연작으로는 꽤 높은 오락성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지요.
전반적으로 스토리라인보다는 액션과 비주얼에 치중하고 있지만 계속 인기를 끌고 있어서 영화사에서도
후속편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5편이 개봉하기도 전에 6편의 스턴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까요.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동차 액션입니다. 저는분노의 질주 시리즈중2편을 보지 않았는데요,
예고편을 보니 영화보다는 너무 비디오게임 같아서였습니다. 컴퓨터그래픽이 많이 발전했지만 자동차 액션에서는
여전히 실제 스턴트 드라이버가 구현한 장면이 훨씬 실감나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보통이죠.
분노의 질주 3편 도쿄 드리프트의 경우 리스 밀렌을 비롯해 태너 파우스트, 새뮤얼 휴비넷 등 많은 유명 드라이버들이
스턴트에 참여했습니다.
분노의 질주 3편의 스턴트 드라이버 리스 밀렌과 태너 파우스트의 인터뷰 영상
리스 밀렌은 로드 밀렌의 아들로 어릴때는 마운틴바이크 선수로 활약했으며 자전거에서 자동차로 넘어오면서 곧바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지요. 랠리에서의 우승 전적만 살펴보아도 다음과 같습니다.
1992년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클라임 오픈 디비전
1997~1998년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클라임 하이 퍼포먼스 쇼룸 스탁 2WD 디비전
1999~2000년 라플린 인터내셔널 프로 랠리 오픈 클래스
1999~2001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클라임 하이 퍼포먼스 쇼룸 스탁 4WD 디비전
2002년 SCCA 와일드 웨스트 프로 랠리 챔피언쉽
2003년 라플린 인터내셔널 프로 랠리 오픈 클래스
불행히도 랠리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한 종목이었기 때문에 2003년 어윈데일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드리프트 쇼오프를
통해 드리프트로 활동범위를 넓혔습니다. 포뮬러 드리프트가 시작된 이후로는 프로 랠리 시리즈 출전은 중단했지만 그의
뿌리와도 같은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에는 매년 출전했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출전클래스에서 우승을 거두었지요.
특히 2009년에는 현대 제네시스 쿠페로 타임 어택2WD디비전에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여 우리나라의 뉴스에도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포뮬러 드리프트에서도 여러번 1위로 시상대에 서고 2005년에는 포뮬러 드리프트 챔피언을, 그리고 2008년에는 레드불
월드 드리프트 챔피언에 오르는 등의 활약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부터는 글로벌 랠리크로스 챔피언쉽에 출전하고 있으며 올해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에는 지난해 이루지 못한
10분대 벽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 영화 개봉에 맞추어 리스 밀렌에게 몇가지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한국의 카매니아들중에는 분노의 질주3편 도쿄 드리프트에서 리스 밀렌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경우가 많은데요, 그 전에 나온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도 스턴트 드라이버를 하셨나요?
분노의 질주 3편은 제가 이 시리즈에서 스턴트를 맡은 첫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수년간 TV 광고를 위한 스턴트 드라이빙을 했지만 Herbie Fully Loaded(2005년작. 검색해보니 국내 개봉명은 ‘허비: 첫 시동을 걸다’였나봅니다. 린지 로한이 주연이었죠) 중 캘리포니아 스피드웨이에서 나스카를 모는 장면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영화에서 드라이빙을 할 기회가 없었어요. 그 다음번 영화는 The Dukes of Hazzard (2006년작. 해저드 마을의 듀크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국내개봉한 것으로 검색됩니다. 원작은 70~80년대 TV시리즈로 1980년 MBC에서 듀크삼총사라는 제목으로 주말아침에 방송하기도 했었습니다.)였는데 차를 미끄러뜨리며 달리는 장면이 많았고 제 운전실력이 영화계에 잘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었죠. 이 덕분에 분노의 질주 3편에 스턴트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4편과 5편에도 참여하게 되었지요.
http://www.youtube.com/watch?v=zD9De1OkJ4o -Herbie Fully Loaded 트레일러
http://www.youtube.com/watch?v=25W908awEqg&feature=related - The Dukes of Hazzard의 카체이스
5편에서 특별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원래 각본에서는 브라질의 리오 데 자네이로가 공간적 배경입니다만 브라질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의 문제로 인해 촬영은 미국령의 푸에르토리코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촬영팀은 2 유닛으로 나뉘어 열차 액션장면은 아리조나에서 진행되었고 제가 속한 유닛은 푸에르토리코에서 금고 탈취 장면에 투입되었죠. 금고 탈취 장면은 여러 드라이버가 동원되었을 뿐만 아니라 각자가 정확한 타이밍을 잡기 위해 수차례에 거쳐 리허설을 한 진짜 스턴트였어요. 스턴트맨이 경찰차 밖으로 몸을 내밀고 저와 제 동료 리치가 모는 검정색 다지 차저에 총을 쏘며 추격을 하는 씬을 찍던 날의 일입니다. 저희가 교차로에서 그 경찰차 앞을 가로질러 지나가고 다른 경찰차가 그 차를 뒤에서 추돌하기로 되어있었죠. 그런데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추돌이 약간 늦어진 바람에 받힌 경찰차가 스핀하면서 야자수 나무가 심어진 중앙분리대로 밀려나갔어요. 그 경찰차는 야자수 나무 한그루를 들이받으며 바퀴와 서스펜션이 떨어져나가고는 다른 두그루의 나무 사이로 튕겨나갔죠. 이 모든 것이 스턴트맨이 차 밖으로 몸을 반쯤 걸치고 나와있는 상태에서 벌어졌는습니다. 각본에 없던 내용이었죠. 그 스턴트맨은 몇 인치 차이로 목숨을 건진 상황이었던 만큼 정말 위험한 순간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다른 여러대의 차가 동원되는 액션 장면에서 다른 스턴트 드라이버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내가 타고 있는 차의 상황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끔 만들어주었습니다.
영화 촬영용 스바루 STi. 배우는 가짜 스티어링이 장착된 가짜 운전석에 앉고 스턴트 드라이버가 조수석에 장착된 진짜 컨트롤로 운전을 하며 촬영을 하도록 만들어진 차입니다.
스턴트 드라이버는 언제부터 하게 되셨나요?
제가 스턴트 드라이버가 된 것은1994년 워싱턴주의 모래사막에서 포드 레인저 광고를 찍으면서부터였지요. 저는 마운틴 바이크 스턴트, 카메라 앞에서의 연기, 그리고 스턴트 드라이빙까지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클라이언트인 포드는 그 덕분에 3명에게 따로따로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신 저 하나면 되었거든요. (미국 광고에서는 출연 배우에게 광고 방송횟수에 따라 로열티를 지급하는 계약도 많다고 합니다) 이것이 제가 처음 참여한 광고였어요. 당시 저는 아버지의 공장에서 시간당 10달러를 받으며 선반과 밀링머신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해는 광고 로열티로 $5,000의 부수입이 생겼는데 그만큼의 돈을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지요.
참여하신 광고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아마도 마른 호수에서 2000년에 촬영한 닛산 맥시마 광고를 꼽을 수 있을겁니다. 이 광고는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는데요, 시속 90마일에서역광을 배경으로 엄청난 흙먼지를 일으키며핸드브레이크 턴으로 미끄러지는 장면이었죠. 이 광고는 몇가지 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또 제게는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서 차를 미끄러뜨리며 달린 것이기도 했습니다. 네. 데뷔 후 6년이나 지나서야 이런 기회가 왔던 것이죠. 이 광고로 업계에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던 만큼 제 경력에서 중요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스턴트 드라이빙과 레이스 드라이빙은 비슷하면서도 무척 다른데 양쪽에서 모두 성공적인 비결이라도 있으신지요?
두가지 분야의 운전이지만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광고촬영의 스턴트 드라이빙에서는 카메라 앵글을 바꾸거나 렌즈, 또는 필터를 교환하고 다시 같은 장면을 찍어야 하므로 똑같은 슬라이딩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그대로 재현해야 합니다. 매번 다른 상황에서 전륜구동이든, 후륜구동이든, 4륜 구동이든 상관없이 구동력을 걸어주고, 스티어링과 브레이킹 조작에 있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연습을 할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이런 스킬은 레이스에서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지요. 기본적인 스킬은 레이싱에서부터 왔지만 지금은 스턴트와 레이싱에 시간적으로 비슷한 비중을 두고 있어요. 이 두 분야는 운전에 있어서 날카로움과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오랫동안 쌓은 연습이지요.
부친이 대단히 유명한 드라이버인 만큼 밀렌씨의 경력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을텐데요, 저명인사인 아버지와 같은 업계에 있는 아들의 입장에서는 어떠셨나요?
밀렌이라는 이름의 덕을 본 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아버지는 제게 많은 조언을 해주시기는 했지만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그냥 주지 않으셨어요. 예를 들자면 저는 항상 레이싱 스쿨에 가고 싶었으나 그럴 경제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은 기회를 갖지 못했죠. 밀렌이라는 이름이 가져다 준 기회는 많이 있었지만 그걸 잘 활용해서 제가 어떠한 사람인지, 또 어떤 드라이버인지 보여주는 것은 온전히 제 하기 나름이었어요. 성공적인 아버지와 삼촌(스티브 밀렌. 랠리와 오프로드 레이서를 거친 GT 드라이버 출신이며 현재는 튜닝업체인 스틸렌을 운영)을 두고 있다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힘든 점도 많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업적에 최소한 모자라지는 않고 오히려 넘어서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죠. 어떻게 본다면 다른 경쟁자들이나 기록보유자를 바라보는 것과도 비슷했다고나 할까요. 제 가족은 적어도 제가 그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지향점이었는데 자신의 영웅을 우러러보는 아이의 시각과도 같은 것이었죠.
예전에는 19세의 나이로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에 첫출전하여 우승했을때를 이야기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모터스포츠의 모든 면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을 겪게 됨에 따라 더 큰 부담을 지고 그만큼 보람도 더 컸던 순간들도 많이 경험하게 되었죠. 어떨때는 우승이 아니라 경기를 무사히 마치는 것 자체가 그런 경우도 있었는데 저와 팀이 사력을 다해 어떻게든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는 데서 오는 것이었지요. 이런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 예로는 2008년 포뮬러 드리프트를 꼽을 수 있겠네요. 그 당시 저희는 닷새동안 3대의 엔진이 망가지는 바람에 시즌 첫 경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팀은 경기 직후 곧바로경주차를 싣고디트로이트로 가서 2주동안 작업을 했습니다. (당시 리스 밀렌은 폰티액의 후원으로 솔스티스를 몰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었습니다. GM은 엔진에 대해서는 외부 팀이 손질하지 못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RMR은 디트로이트로 가서 현지 스탭들과 함께 작업을 진행해야 했었습니다) 경주차는 2전 예선이 진행되는 날 경기장에 도착했어요. 그때문에 연습주행조차 하지 못한 상태로 예선에 나가야 했는데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지도 않은 상태였습니다. 1차 예선에서는 엔진이 꺼지는 바람에 0점 처리를 받았습니다. 그 이후 미캐닉들이 스파크 플러그의 종류가 문제였음을 밝혀냈고 2차 예선 직전에 그 문제를 해결했죠. 2차 예선에서 저희는 1위를 기록했고 그 여세를 몰아 본선에서도 우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때 저는 저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고 열심히 일한 팀을 위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스턴트 드라이버와 레이서로서 위험을 부담해야 할 때가 많은데요, 계산된 리스크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일텐데 이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이야기를 하자면 트럭 백 플립(뒤로 공중제비 돌기)을 꼽을 수 있겠네요. 이에 대해서 몇몇 엔지니어들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다들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기 때문에 오히려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졌어요. 첫 우주여행처럼 특이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프로젝트였고, 그래서 모든 방안을 직접 찾아내야 했어요. 비행기에 대한 연구도 했고 뒷마당에 점프대의 축소모형을 만들어놓고 RC카로 실험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직접 경주용 픽업트럭을 몰고 점프를 할 때마다 예전에 했었던 그 어떤 스턴트를 할때보다도 훨씬 두려워지더군요. 그러나 트럭에서 내려서 촬영장면을 슬로우모션으로 다시 보며 접근 스피드와 점프대의 각도를 어떻게 하면 점프의 비행궤적을 맞출 수 있을까를 연구하다보니 점점 흥미로와지고 또 거기에 열중하게 되었습니다. 첫해의 시도는 연습도중의 사고로 인해 병원신세를 지는 것으로 막을 내렸지만 사고 직전의 점프부터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 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해에는 저희 팀원들의 도움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트럭 백 플립을 세계 최초로 해냈지요. 착지까지 계획대로 되었다면 완벽했을텐데 그게 좀 아쉽습니다.
2007년의 사고
2009년부터는 과거에 모터스포츠에는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현대자동차로부터 후원을 받고 계신데요, 함께 일하시기 전과 후의 현대자동차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좀 재미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게, 저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전미 랠리 시리즈에서 미쓰비시를 몰고 현대와 경쟁하는 입장이었어요. 사실 그 당시에는 현대차의 스타일은 제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죠. 2008년 초 제네시스 쿠페를 처음 보았을때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고 성능과 디자인에 있어서 현대 자동차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직접 현대자동차에 다가가서 8~9개월동안 여러번 미팅을 가진 후에 SEMA 쇼카를 제작하는 것부터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저희는 상당히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고 현대자동차도 놀랄만한 성능과 스타일의 신차들을 계속 출시하고 있어요. 저는 예전에 도요타, 미쓰비시, 그리고 GM(폰티액 디비전)과도 함께 일했었는데 현대자동차와의 인연이 제가 지금껏 경험한 것중 최고의 관계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열심히 일하고, 회사의 제품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저희가 제공하는 모터스포츠 프로그램에 열광적인 호응을 보이는 현대차 임직원들의 열정 덕분입니다.
현대자동차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라 중저가 양산업체인데요, 현대의 모터스포츠 팀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어떤 목표를 두고 계신가요?
현대는 다른 일류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는 수준의 품질, 성능, 스타일을 갖추고 있지만 하나 빠진 요소가 있다면 ‘쿨함’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저희의 레이스를 통한 마케팅은 현대 브랜드가 쿨하다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심어주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어요. 저는 현대차로 레이스를 하고 있다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젊은 구매자들이 현대차를 타고 있다는 것이 쿨해 보이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제가 이루고자하는 바입니다.
레이서나 스턴트 드라이버가 되고자 하는 분들에게 드릴 조언이 있다면?
구기종목이거나, 수상종목이거나, 또는 레이싱이거나 다 마찬가지로 잘 하고 싶다면 연습이 중요하고 그 연습으로 쌓아올린 시간도 중요합니다. 레이싱은 균형감각을 키우는데 큰 도움을 주며 이는 뛰어난 스턴트 드라이버가 되기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됩니다. 자전거, 스케이트 보드, 스키 등을 통해 얻은 균형감각은 자동차가 발밑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느끼는 감각으로 쉽게 발전시킬 수 있으며 운전스킬의 발전속도를 높여주죠. 앞서 밝혔듯이 저는 레이싱 스쿨을 이수하지 못했습니다만 아버지를 통해 운전의 기초를 배우고 시간이 날때마다 사막이나 공터에 나가 연습을 했어요. 사실상 레이스보다는 차를 제대로 컨트롤하는 것을 배우고 싶었는데 당시에는 그런 것을 가르치는 스쿨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죠. 따라서 사막의 평원같은 곳에서 차를 미끄러뜨리고 바로잡는 연습을 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고 그러면서 기술을 쌓아나갔습니다. 운전뿐만 아니라 세팅을 바꿔보면서 차의 움직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느껴보았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자신감이 생기고 그것이 경쟁력으로 연결되었죠. 그때부터 쌓인 경험과 연습량은 여러가지 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고 있어요. 예를 들자면 얼마전 모 자동차 광고를 찍을때 드리프트를 길게 끌고나가야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차에 LSD가 없었다는 거에요. 영화였다면 촬영을 위해 특별히 튜닝을 한 차로 촬영을 하니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광고촬영이었기 때문에 양산차 그대로였던거죠. 초반에는 탄력으로 뒤를 흘릴 수 있어도오픈 디퍼렌셜이라 파워를 걸면 안쪽바퀴만 헛돌고 바깥쪽 바퀴는 힘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드리프트를 제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차에 맞는 LSD도 없었을 뿐더러 있었다 하더라도 장착할 시간적 여유도 없는 상황이었죠. 어차피 좌우로 방향을 바꾸며 드리프트를 하는것이 아니라 한쪽방향으로만 하면 되었기 때문에 코너 안쪽 바퀴의 공기압을 15psi로 낮추고 바깥쪽 타이어는 60psi로 높였어요. 결과적으로 오픈 디프를 가지고도 드리프트를 컨트롤할 수 있었고 원하는 장면을 무리없이 반복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경험은 이렇게 갑작스런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과 적응력을 높여주죠. 항상 생각하며 운전하는 것을 생활화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긴시간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면서도 인터뷰를 할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가지 일로 모두다 바쁘기 때문이었죠. 조만간 우리나라 땅에서 그의 주행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그 덕에 고국출장도 가게요. ^^

소중한 글 잘 보았습니다.
FF5 개봉 당일날 꼭 봐야지 했는데... 아이들 중간고사 기간에다가, 과로로 병까지 나서 아직까지 못 봤네요.
그런데 사진이랑 내용이 거의 스포 수준인데요? ^_^ 그래도 더 보고 싶어집니다.
허비 이야기는 저도 영화로 보았습니다. 정말 재미나게 보았던, 그리고 차에 인격을 주입시키는, 이건 환자들은 충분히 가능한 생각이겠다 싶기도 했죠.
2000년 닛산 맥시마 영상 BGM으로 나오는 음악은 CSI Miami 시그널과 같은 음악인듯 하네요.
한번씩 올려주시는 소중한 글 읽으며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재밌게 보는 시리즈인데..
이번 5편은.. 살짝 실망입니다 ^^;;;
어째 2편부터 주구장창 마약얘기네요 ㅎ; 처음에는 본토, 그 다음엔 멕시코, 이번엔 브라질까지 ㅎ;;
특히나 5편은 차보단 총질;;; 이 더 많이 나와서 차로하는 화끈한 뭔가를 기대했던 저는 좀 그랬어요 ㅎ;;
심야로 봤는데 오죽하면 보고나서 제가 직접 분노의 질주를 했다는 ^^;;;
그래도 변치않는 건 유럽차는 역시나 별볼일 없는 차로 나오고
미국차와 일본차의 대립 ㅎㅎ;; 활약은 일본차가 하지만 그래도 결국 막판엔 꼭 미국차가 이기는 걸로 나오는 건..
변치 않더군요 : )

와우...정말 보기 접하기 힘든 내용의 인터뷰네요.
아마도 같이 일하시는 동료라서 좀 더 깊은 수준까지 인터뷰를 하실 수 있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까운 자리에 좋아하는 것에 대한 고수가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행복한 일인듯 합니다.

현대차와 일을 하고 있는 프로이기 때문에 좋은 면을 부각시켰을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기본도 안된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와는 아무리 유리한 조건을 제시 받아도 함께 일하지 않는게 레퓨테이션을 유지하는데 좋았을테니... 현대차의 전반적인 상품성 수준은 어느 정도 인정 받았고 앞으로 파인튜닝과 제대로된 컨셉트로 라인업을 잘 꾸미는게 관건이라는 이야기로도 풀이할 수 있겠군요. ^^

삼촌이 스틸렌(스티브+밀렌=스틸렌?) 사장이군요.. 이 계통에서 한가닥 하는 집안이네요^^
FF5는 방금 보고왔는데, 언급하신 시내 추격신에서 인도로 주행하던 경찰차에서 몸 내밀던 스턴트맨 생각납니다.
안그래도 그 차 충돌신 보면서 '설마 저렇게 몸 내민 채로 충돌한 건 아니겠지?' 생각했었는데
그게 계획에서 틀어져서 일어난 사고군요..ㅜㅠ
영화 자체가 CG 사용을 자제하면서도 격한 자동차 씬이 많아서 정말 힘들게 찍었겠다는 생각 많이 듭니다.
여담으로, 물론 거부감드는 총질에 마약계 거물 스토리는 맘에 안들지만 이번엔 제 맘에드는 차들이 참 많이 나와줬네요.
미국인데도 혼다 엠블렘으로 바꾼 센스를 발휘한 NSX 타는 미아.. (1편에서는 인테그라 세단 탔었죠~)
브라질 시내에서 우핸들의 원조 GTR 타고나오는 쥔공.. (프린스 오토의 그거 맞지요? 제 와이프가 그란에서 좋아하는 찬데..)
그냥 ford GT가 아니라 GT 40도 등장한다는 거..
위에 다른 분도 언급하셨지만 GT3RS의 짧지만 시원한 주행모습..(+존재감..)
마지막으로 아우토반을 질주하는 LFA의 굉음..(근데 3편의 베일사이드 RX7같은 차에 비하면 LFA는 너무 편한 것인지.. 뻘짓을...)
뭐 이런 디테일들이 있었기에 역시 Fast and Furious 구나 생각했습니다.
테.드 글을 통해서도 올라온 적이 있지만, 이 전편에서도 등장하는 차들의 설정이 정말 재미있었죠.
오락성이 짙긴해도 매니악한 면을 숨겨두는 센스+설정이 시리즈를 계속되게 하는 것 같아요.
오락성만 있는 자동차 영화는 헐리웃에 많았죠...^^

안드레티나 언서 가문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모터스포츠계에서 정말 한가닥 하는 집안입니다. 가족들끼리도 비지니스에 대해서는 비지니스로 처리해서 로드 밀렌이 레이스에서 은퇴하면서 밀렌웍스라고 하는 방산업체를 설립하여 그쪽으로 주력하고 로드 밀렌 모터스포츠는 리스가 인수하면서 (그냥 넙겨받은 것이 아니라 리스가 직접 번 돈으로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회사명을 리스 밀렌 레이싱으로 바꾸었죠. 물론 로드 밀렌 시절부터의 거래처들이 그대로 따라왔으므로 새로 창업하는 것과 같은 어려움은 없었겠지만 리스를 제대로 알기 전에는 아버지의 후광을 꽤 입은줄 알았었는데 자기가 개척한 부분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리고 초반에 나오는 GT-R은 하코스카 GT-R로 프린스가 닛산에 합병된 후에 나온 차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꽤 좋아하는 모델이죠. 저도 오늘 보고 왔는데 스토리나 연기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이 열차씬과 금고탈취 씬에 대해서만 좀 기대를 하고 가서인지 재미있게 보고 왔습니다. 우람님 말씀대로 매니아들이 알아볼 수 있는 그런 잔재미도 크죠.
자동차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영화중에 가장 실망스러웠던 작품을 꼽으라면 2007년작인 Redline을 들겠는데 수퍼카가 많이 나왔다 뿐이지 연기도, 내용도, 액션도 참 그저그랬었습니다. 그리고보니 리스 밀렌이 이 영화에서 포르쉐 카레라 GT를 몰았었네요.

한때 제가 꿈꾸던 모든것을 하는 양반이로군요.ㅋ
레이스와 스턴트.. 이 두가지를 병행하려면 단순히 뛰어난 스킬만으로는 어려울거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이해와 연기자로서의 역량도 겸비해야 할거 같아요. 규혁님 인터뷰를 보니 리스밀렌은 실력뿐 아니라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일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 가까이서 1년 이상 함께 일하면서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이상하게 포뮬러 드리프트에서는 그에 대한 안티팬들도 좀 있는데 아마도 일반적인 드리프터들은 레이서 출신보다는 일반도로에서 달리다가 드리프트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리스는 집안이라는 배경을 업고 무혈입성한것 같은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더군요. 안티팬의 시각으로 그를 보면 좀 거만해 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그의 회사 직원으로써 1년 넘게 일하면서 그의 여러가지 아이디어나 추진력, 인격등을 보면 제가 배울게 참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오늘 봤습니다.
그냥 아~~ 무생각없이 보기 딱 좋은...
근데, "한" 이라는 친구 도쿄 드리프트에서 죽는 걸로 나왔던 거 같은데...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을 나눠서 읽다보니 영화소개가 상당히 나왔네요. 꼭보게될듯....)
해당업계의 고수와 일하고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인듯 합니다. (저도 실감하고 있지요.)
쿨함을 더해준다는 컨셉... 참 멋지네요. 일이 잘 풀려서 조만간 한국방문하시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회사 제품중에 제일 잘 팔리는 품목이 카본 파이버 라디에이터 그릴입니다. 현대 엠블럼은 포함되지 않은채 파는데 처음에는 '엠블럼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웹사이트에 명시되어 있지 않았었어요. 제가 일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그걸 뒤늦게 발견해서 필요한 문구를 추가했지요. 그런데 그 전까지 엠블럼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내달라고 하는 컴플레인이 단 한건도 없었습니다. 그것도 현대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작은 사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쿨함을 더해주는 것은 기본적으로 제품 자체에도 쿨한 요소가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겁니다. 앞으로 현대도, 리스 밀렌 레이싱도 윈윈하는 관계가 지속되면 좋겠습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던 내용이었습니다.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