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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는 특이한 모양의 스포츠카 911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오랫동안 이름을 떨쳐온 디자인회사이기도 하고 또 설계용역회사이기도 합니다. 컨설팅회사이기도 하구요. 911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356도 개발되기 전.. 이름을 날리기 시작하던 용역회사에서 일하던 시절 이미 저런 혁신적인 컨셉의 자동차들을 이미 개발하였습니다. 초대포르쉐박사는 1898년에 비엔나에 있는 로너라는 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여기에서 로너-포르쉐 전기차를 개발했습니다. 휠 허브에 모터를 넣고 바로 굴리는 혁신적인 메카니즘이었으며 1900년에 이 차는 파리페어에 출품되었으며 포르쉐의 이름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페르디난드 포르쉐의 다음 개발은 순수한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로 이어졌으며 여기에서 개솔린 엔진이 제네레타를 돌려서 휠허브의 전기모터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개념이 그 시절에 이미 들어갔었죠.

종종 많은 분들이 왜 포르쉐는 디젤을 쓰지 않느냐는 말을 하시곤 합니다. 연비 좋은 SUV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대세를 따른다면 아마 디젤터보엔진을 포르쉐답게 손봐야 더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지분을 가지고 있는 VW나 AUDI의 TDI 엔진을 포르쉐답게 손 본다면 쉽게 연비와 토크를 얻지 않을까요? 그런데 하이브리드로 가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며.. 남들이 가는 길로 가지 않고 외롭더라도 소신껏 추구해왔던 길을 가고자 하는 Philosophy가 있기 때문입니다. 911이나 카이엔의 톱모델에 더 큰 배기량의 NA를 넣지 않고 터보를 쓰는 것 역시 나름의 Philosophy 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가능하면 같은 파워를 얻더라도 컴팩트한 엔진으로.. 무게와 사이즈를 억제하면서 Optimum 한 파워와 퍼포먼스를 추구한다... 이런 철학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물량공세나 디스카운트 같은 통상적인 비즈니스 툴들을 쓰는 쪽이 더 익숙하고 편한데 그것보다는 월드로드쇼같은 행사를 더 선호하고 광고 보다는 기존 고객들과의 친밀도 강화에 더 신경을 쓰는 포르쉐 방식이 참 특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