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올라온 글의 내용을 보고
누군가의 연인이고,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남동생인 저도  몇 자 적고 싶어지네요 :)

홍승의님, 딴지는 아닙니다만 불쾌한 운전자중 여자가 많다 남자가 많다의 얘기를 떠나 남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기에 그런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박종혁님 말씀에 공감하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제 도로에서 여성이 무조건 피해자다는 생각을 갖는 것도 시대의 흐름을 고려할 때 다분히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버스 택시는 논외로 치고, 혹시 그밖에 영업 및 상업용 차량들의 운전을 한 번이라도 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공로는 나와 남이 함께 쓰는 도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나만의 페이스를 지나치게 고집하는 운전자에게 원망스런 맘이 드는건 인지상정입니다.

오늘 이야기에 나온 분들처럼 멋진 여성운전자분들 뵐때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동성의 운전자들보다 훨씬 존경스럽구요.
그러나 기 여성운전자 또는 예비/새내기 여성운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동승해보면 적지않은 수의 운전자들이 함께 달리는 다른 차량에 대한 배려나 그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한 분들도 적지 않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잘못은 운전면허 제도의 보완해야 할 점들과, 나머지 세상의 절반인 남자들의 배려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배려의 기준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한국의 운전은 면허를 따고나서부터 시작입니다. 상대차와 함께 달리고, 서투를 적 실수를 하면서, 욕도 많이 먹고, 황당한 일도 많이 겪죠. 여자들만 겪느냐. 그건 아닙니다.

아내분께 '시비붙는 일이 생기면 무시하라'고 하신다는데..
정말 뭐든 무시하는 게 능사일까요? 그것이 오히려 더 안좋은 보복운전이나 길에서 차를 세우게 만드는 일로 연결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시는지요.
남자든 여자든 자기 운전이 힘들고 피곤한 상황에 빠지는 데에는 거의 대부분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매일 도로에서의 상황 속에서 그 일이 왜 생겼고 다시 생기지 않으려면 어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풀어나가거나, 가르쳐줘야하는 상황도 반드시 있습니다.

길을 지나다 어께를 부딪히거나 발을 밟았을 때 미안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처럼
도로에서 타 운전자와 생기는 여러가지 일 속에서 스스로 배우고 성숙한 운전자가 되는 것은 정말 필수 교양이 아닌가 합니다. 상황 속에서 실수를 줄여 더 즐겁고 쾌적한 운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과'오늘은 정말 X같은 운전자랑 만났어'로 끝나는 건 다릅니다.

적어도 저는 운전을 하는 제 연인과 사랑하는 가족과도 도로에서의 상황 속에서 이런 점을 깨닫고 되도록이면 함께 기분좋게 달릴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라고 해서 늘 옆자리에서 보호해주고 코치해 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면허 딸 때 가르쳐주지 않는 그런 부분이 실제 도로환경에서 중요한 것임을 어릴 적부터 車에 대한 관심을 갖고 눈이나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받아들이는 우리와는 다르다는 것, 우리 스스로 인지하고 자상하고 친절하게 이끌어줘야 합니다.


여성 운전자에 대한 지금 우리의 논쟁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닌듯 합니다.
獨 AMS에서도 동일 조건하에서 남여 운전자의 지각차이 연구를 위해 카메라를 장치하여 동일 구간을 운전할 때에 차이를 살핀 흥미로운 이슈도 있었죠. 분명 좋고 나쁨이 아니라 전반적인 차이는 있습니다. 오히려 그걸 부정할 때에 이런저런 문제점이 생기는 게 아닐까 하네요.

잡설이 좀 길었네요. 박종혁님 말씀처럼 사회적 약자이니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식의 개념은 여자분들도 결코 고마워하지만은 않습니다. 진정 동등한 위치에서 대우해 줘야하고 배우고 개선해야 할 점들에 대해 상호 존중과 배려 안에서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것이, 그리 해야 하는 것이 우리 또는 남자들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지루한 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