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무거운 주제의 글만 쓰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

 

자동차의 즐거움이라는 것이 달릴때만 있고

고칠때는 괴롭기만 한 것은 아니겠지요.

나의 차를 고쳐주는 사람들은 어떠한 상황에서

일을 하는지 한번 쯤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요즘들어 각 서비스 센타의 간부들을 만나면

어디 쓸만한 사람 소개시켜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서비스 센타는 늘어나는데 그것을 채울 기술자가 부족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그렇게 납득이 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길에 널린것이 카센타 이니까요...

기본적으로 정비업은 진입 장벽이 낮은 편 입니다.

정비기능사 같은 것은 예전에는 정말 쉬웠습니다.

 

정말 사람이 없는가? 하면 관점에 따라 다릅니다만

유명 딜러들은 이력서가 넘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쓸만한 사람은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 입니다.

 

기본적으로 회사가 요구하는 정비사는

나이는 어리면 좋고 경험은 높을수록 좋겠죠.

임금은 싸면 좋구요...

또한 손님과 만나는 어드바이저는 외모도 좋기를 바라고

포지션에 따라서 영어도 잘 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되면 인력 풀이 줄어듭니다.

 

구인난을 겪게되는 주된 이유는 갈수록 정비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인원이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대 자동차과를 졸업하고 정비사가 되는 일은 매우 순위가 밀려 있습니다.

현대,기아차 대기업 생산직이나 아니면 자동차가 아니라도 대기업 생산직을 선호하며

보험 보상직, 국내차 직영 사업소 등을 거쳐야 수입차 딜러 서비스 센타 입니다.

이러한 이유는 당연한데 보통의 메가딜러 들이 전문대 초임 급여를 2천만원 안팎으로

줍니다. 일본차나 지방 딜러들은 1200 ~ 1600 이렇게도 줍니다.

 

그러니까 돈도 안되고 몸은 고된 정비업을 사람들이 기피 합니다.

수입차 업계는 몇 년 동안 가파른 성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서비스 스텝의 근무 환경이나 급여 수준은 전혀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고객 만족과 같은 일종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각종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허울 아래

서비스 스텝들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도 많아졌습니다.

회사에서는 매출이나 서비스 평가 같은 것으로 내부 경쟁을 시키고

차가 안 팔려서 급여 인상이 안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서비스 스텝들이 택하는 것은 이직 입니다.

일반적으로 영맨들이 이직을 많이 하는 것은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서비스 직원들도 이직의 기회가 생기는데 보통 새로운 브랜드가 런칭 할때

이직이 일어납니다. 브랜드를 런칭 하는 쪽에서도 일 잘한다는 사람을

뽑고 싶어 하니까 이런 기회에 연봉을 높여서 옮겨 다닙니다.

보통 서울에 두 개, 분당 한 개, 부산 한 개...이렇게 4개 회사가 동시에

런칭을 하니 순환이 꽤 이루어집니다.

부족한 인원은 국산차를 하던 사람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이직도 이제는 끝물인데

토요타 이후로 메가 브랜드 라고 할 만한 것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피아트가 오픈 하면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크라이슬러 딜러들이

피아트를 겸한다고 알려져 있기때문에 그 숫자는 크지 않을것 같습니다.

시트로엥도 마찬가지 입니다.

 

또 하나는 독립 입니다. 이것은 주로 정비사들에게 해당되는데

자신이 했던 브랜드를 가지고 전문점으로 오픈 하는 것이죠.

요즘은 벤츠, 비엠, 아우디 등등 전문점이 많이 늘었습니다.

뭔가 비지니스에 센스가 있고 고객을 잘 응대하는 정비사들이 이런 길을 택합니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 이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자리는 없고

반장 정도의 직함을 지니게 되면 각종 미해결 차량 및 '진상'들을

상대하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관리자가 되어가는 자연적인 수순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이런 일을 원하는 사람은 없겠죠.

그래서 '차를 고치고 돈을 받는다' 는 심플한 상황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자신의 가게를 차립니다.

 

지금까지 저 보다 연장자들이 가게를 차려서 나름의 컨설팅 아닌

컨설팅을 해드렸는데 대부분 월급쟁이 보다 낫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돈 보다는 딜러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프랜차이즈 룰' 을

못견뎌 하는 '기름쟁이' 들이 많았고 각종 페이퍼 웍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유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몇해 전부터 임포터에서 각 딜러의 이직율을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직률에 점수를 매겨서 연말 딜러 포상 같은 것들에 반영을 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임포터에서는 각 기술의 등급을 매겨서

등급을 통과 할때마다 돈을 줍니다. 그리고 각 딜러에는 그 등급에 맞는

수당을 주라고 하였구요...

현재 서비스 센타의 과장 정도 되는 친구들이 이러한 혜택을 누리게 되는

첫번째 입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엄청난 돈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산업계의 평균 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정비업의 수준은 거기서 거기이고

같은 경력을 전제로 아마도 국산차 직영 사업소에 비하면 꽤 낮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수당제가 실질적으로 기술이 축적된 사람의 이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기는

한데 이것으로 해결되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각 브랜드의 기술의 자격 등급은 언제든지 지원 하는 것이 아니고 입사 후 일정 기간을

지나야 하고 또 단계별로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갓 입사한 직원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브랜드를 떠나서 다른 브랜드에 가면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기에

주판을 튕겨 수당보다 높은 연봉 인상이 있다면 메리트가 없게 됩니다.

한 브랜드를 오래해서 타 브랜드로 옮기기에 망설이거나 아니면 그 회사에서 나름의

입지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계속 남을 것 입니다.

 

이런 상황이 장기간 계속 된다면 우리에게 공임은 대충 때우는 시대는 더 이상

없습니다. 물론, 예전부터 이런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본만 해도 시간을 들인것에 대해 돈을 받는데 우리나라는 무형의 시간에 대해

관대했었습니다. 길에 깔린 카센타 들을 보면 아직 한 참 남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저는 미국 처럼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정비사가 고소득의 전문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높은 퀄리티의 기술 인력은 점점 줄어들어 지금처럼 싸고 편하게 차를 고치는 시기는

줄어들 것 입니다.  

 

이미 부메랑은 날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