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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27,478

지난 일요일 밤..열시반쯤,
상암경기장 주차장엘 갔습니다. 열시 이후엔 개방되어 있고.. 인적이 끊겨, 녀석의 운전교습을 해주기에 안성맞춤이라서요. 이엡이로 갈까~ 하다가, 이엡의 클러치 페달은 넘 가벼워 클러치 감각에 익숙하는데 방해가 될 듯 하여, 빨간앙마로 갔지요.
고2 인 녀석의 싸이즈는 180 cm 에 95kg 정도인데, 요즘 아이들은 다리가 길어 운전석 포지션을 한참 빼줘야 하더군요. 간단하게 포지션 잡는법을 설명해주고, 녀석의 큰 엉덩이를 빨간앙마 버킷에 구겨 넣었지요. 아주 처음부터 지대로 자세 잡은 듯. ㅋ
그란투리스모등 게임으로 고속에서의 컨트롤과 반자동 운전은 익숙하지만, 실제 수동운전은 처음이라 당연스럽게도 덜컥덜컥~ 시동 꺼뜨리기를 연발.. 슬슬~ 빨간앙마의 클러치가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클러치만 떼어 스타트 하는법을 일러주고, 논액셀링으로 주차장을 서너바퀴 돌게하고는.. 액셀링을 하면서 스타트하는 방법을 일러 주었습니다.
클러치가 붙는 순간 급작스럽게 놓아주니, 꿀럭꿀럭~ 을 연발.. 일반차 같으면 걱정 별로 없겠는데, 경기용인 빨간앙마여서.. 혹시 경기전에 문제가 생길까봐 조마조마.. 아주 작은 문제만 생겨도, 의외의 결과를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중간에 차를 바꿔올까..하다가, 금방 적응하겠지..하고 그대로 밀고 나갔습니다.
수동 초보의 경우는, 다른것 보다.. 정지/출발을 반복하는 일과, 주차가 제일 힘든일이라, 정차와 출발을 반복하면서 열바퀴를 돌아보라고 했더니, 서너바퀴째쯤 완전히 적응 하더군요. 다음번엔 옆자리에 동승해, 변속을 시도하도록 해 봤습니다. 처음엔 변속하는 동안 핸들을 이리저리 흔들더니, 두어바퀴쯤 돌고부터는 자연스레 해내더군요. ㅋ 녀석에게, 정지와 출발 변속까지 반복해가며 그만하랄때까지 주차장을 돌도록 해놓고, 내려 서서 담배 한대를 피워 물었습니다.
요즘..고3이 다가오며 느끼는 압박감과, 얼마전 제 생일날 무심했던 여자친구땜에 속상해 하던데.. 얼마전 학교대표로 나간, 독일어 낭송대회에서 라이벌 친구녀석에게 본선진출을 빼앗겨 기운이 빠져있던 녀석.. 매주말 밤마다, 녀석에게 작은 즐거움이라도 선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간간이 비추는 가로등빛 아래, 빨간앙마에 올라 타 주차장을 돌고있는 녀석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 스럽네요..
녀석은 뭔가를 배울때.. 시키는 대로 하는 스타일이라 금방 수동운전을 터득할거 같습니다.
다음 주말엔, 주차하는 법을 가르쳐줘야겠어요. 그제 한번 시켜보니, 어쩔줄을 모르고 앞뒤로만 왔다갔다 하더군요. ^^ 돌아오는 길.. 녀석의 멘트..
" 아빠.. 세상의 모든 수동운전자가 갑자기 존경스러워 졌어.." ㅋㅋ
깜장독수리..
2007.11.06 12:46:24 (*.148.159.138)

너무나도 부러운 광경입니다...
저도 한 십수년 후에 익렬님처럼 해보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수동이 있으려나 모르겠지만요...
내년에 탄생할 Baby가 더 기다려지네요...
뭐부터 가르쳐줘야하나... ^^;;
암튼 익렬님... 멋지십니다...
저도 한 십수년 후에 익렬님처럼 해보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수동이 있으려나 모르겠지만요...
내년에 탄생할 Baby가 더 기다려지네요...
뭐부터 가르쳐줘야하나... ^^;;
암튼 익렬님... 멋지십니다...
2007.11.06 13:04:17 (*.7.206.179)

전 수동차를 손수 사서, 저 혼자 익혔는데. 그것도 나이 서른이 넘어서. 이익렬님 자제분은, 좋은 환경에서 제대로된 사부님에게 제 나이에 배우는군요. 저게 얼마나 큰 복인지, 아들은 알려나 모르겠습니다^^.
2007.11.06 13:32:57 (*.129.245.5)

저는 언제쯤이나 그 날이 올까요?? 제 아들넘은 이제 3살인데...새삼 아버지께서 고1때 운전 가르쳐주시던게 생각이 나는군요...^^
2007.11.06 13:52:03 (*.37.32.245)

와,, 멋진 아버지세요...
아들이랑 친구처럼 지내시는것 같아요...
이성문제, 학교문제,, 서슴없이 털어놓는가봐요..^^
아들에게 운전을 가르쳐줄 넓은 맘도.. 좋으세요..
그냥, 제 생각엔 아버지 입장에서는,
'내가 저 만큼 어릴때 겁이 없었었지..' 라며,
운전가르치는걸 안할수도 있을텐데 말이죠..
근데, 아들이랑 넘 닮으셨어요..^^ 눈이나, 눈썹이나...
근데,, 키는 왜케 크대요..+_+ㅋㅋ
아들이랑 친구처럼 지내시는것 같아요...
이성문제, 학교문제,, 서슴없이 털어놓는가봐요..^^
아들에게 운전을 가르쳐줄 넓은 맘도.. 좋으세요..
그냥, 제 생각엔 아버지 입장에서는,
'내가 저 만큼 어릴때 겁이 없었었지..' 라며,
운전가르치는걸 안할수도 있을텐데 말이죠..
근데, 아들이랑 넘 닮으셨어요..^^ 눈이나, 눈썹이나...
근데,, 키는 왜케 크대요..+_+ㅋㅋ
2007.11.06 14:39:12 (*.51.75.148)

정말 멋지시네요...
전 제가 알아서 배웠는데, 아드님의 너무나 좋은 환경이 부러운데요...
저희 아버지는 언제 면허를 따실런지~~ ㅋㅋ
전 제가 알아서 배웠는데, 아드님의 너무나 좋은 환경이 부러운데요...
저희 아버지는 언제 면허를 따실런지~~ ㅋㅋ
2007.11.06 15:22:43 (*.173.9.18)

살짝 걱정도 됩니다. 설마 아드님이 밤에 몰래 차 끌고 나가지는 않겠죠?
예전에 저는 아버지 옆에 동승할 때 마다 수동기어 조작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고 익혀 놓았다가 밤에 몰래 차 타고 나가서 4시간 정도 운전하고 수동 마스터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에는 골목길에 차가 끼여 차폭이 3cm 정도 줄었던 안 좋은 일도 있었구요. 그 다음날 아버지 거품 무셨죠...
예전에 저는 아버지 옆에 동승할 때 마다 수동기어 조작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고 익혀 놓았다가 밤에 몰래 차 타고 나가서 4시간 정도 운전하고 수동 마스터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에는 골목길에 차가 끼여 차폭이 3cm 정도 줄었던 안 좋은 일도 있었구요. 그 다음날 아버지 거품 무셨죠...
2007.11.06 15:54:54 (*.149.149.79)

금지된것을 한다는것은 긴장속에 살고있는 영혼에게 굉장히
크나큰 희열일듯 합니다. 저또한 고1때 어머니께서 갈켜 주셨는데
관심이 많아 원리를 알고 있어서였는지 몇번 울컥 거리고 나서는
쉽게 배웠습니다. 가끔씩 주차된 차를 대령시키고 동네한바퀴
돌고 햇었는데 참 신났던 기억입니다. ^-----^
문젠 항상 긴장속에 조심조심 하다가 면허를 따고 나니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유턴을 드리프트로 하는등의 오바를 하게 되더라는..=.=
크나큰 희열일듯 합니다. 저또한 고1때 어머니께서 갈켜 주셨는데
관심이 많아 원리를 알고 있어서였는지 몇번 울컥 거리고 나서는
쉽게 배웠습니다. 가끔씩 주차된 차를 대령시키고 동네한바퀴
돌고 햇었는데 참 신났던 기억입니다. ^-----^
문젠 항상 긴장속에 조심조심 하다가 면허를 따고 나니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유턴을 드리프트로 하는등의 오바를 하게 되더라는..=.=
2007.11.06 16:18:48 (*.127.196.140)
사진이 깜독님 젊으셨을때 사진하고 합성해놓으신것 같아요 ^^
좀있으면 남산에 타쿠미가 등장할것 같군요... 남산은 가지 말아야쥐...
좀있으면 남산에 타쿠미가 등장할것 같군요... 남산은 가지 말아야쥐...
2007.11.06 16:49:49 (*.180.42.173)

멋진 아버지시군요^^; 제경우는 아버지께서 제가 아주 어렸을때 돌아가셨기떄문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만 제 아들에게는 좋은 아빠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이익렬님께서 아들에게 하신 행동을 저도 13년 후에 하고 싶습니다. 지금의 mk3 수동을 큰애 임신 하자마자 사면서 마음속에 아들에게 물려줘야지.... 하고 생각을 했었더라는... ^^;
2007.11.06 16:59:12 (*.229.98.192)

ㅎㅎ 서영준님~ 밤에 몰래나갈 염려는 없을거 같습니다. 저를 졸라 함께 나가는걸 더 선호할 듯 하네요. 내년 10월 지나 수능시험 끝나면 면허를 딸텐데.. 틈틈이 꾸준히 연습해서, 필기,실기.. 최고득점으로 따게 해야겠습니다. 그전에 슬라럼과 스핀턴까지 완벽히 마스터하면 좋을텐데..^^
김광순님~ MK3 잘 메인트넌스 하셔서, 꼭 아들에게 물려주시면 좋겠어요. 차종은 상관없지만.. 차라는 프리즘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소중한 가치들을, 녀석이 시행착오없이 잘 받아들이고 헤쳐나갔으면 하는게 궁극의 바램입니다.
김광순님~ MK3 잘 메인트넌스 하셔서, 꼭 아들에게 물려주시면 좋겠어요. 차종은 상관없지만.. 차라는 프리즘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소중한 가치들을, 녀석이 시행착오없이 잘 받아들이고 헤쳐나갔으면 하는게 궁극의 바램입니다.
2007.11.06 18:29:19 (*.147.51.40)

아버지께서 공터에 데리고 가신 후 핸들을 내어 주셨던 그 때가 기억나서 잠시 콧물이 찡~ 했습니다. 요즘 많이 약해지신것 같아서요... 그 때 저도 고2 였던 것으로 기억 되네요.
2007.11.06 18:44:22 (*.11.25.134)

저역시 아버지께서 핸들을 잡게해주셨던 순간이 생각나네요~^^*
아드님과 많은 대화도 하시고 고교생의 스트레스까지 생각해주시는 아버지의 모습~
멋지네여~^^*
아드님과 많은 대화도 하시고 고교생의 스트레스까지 생각해주시는 아버지의 모습~
멋지네여~^^*
2007.11.06 19:03:41 (*.241.196.36)

아드님이 마냥 부럽습니다. ^^
사진상으로도 무척 행복해 보이는 부자간이십니다. 조만간 같은 목표를 가진 동반자가 될 수도 있을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행복하세요!
사진상으로도 무척 행복해 보이는 부자간이십니다. 조만간 같은 목표를 가진 동반자가 될 수도 있을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행복하세요!
2007.11.06 19:23:52 (*.236.96.72)

아드님의 글로벌 네임이 '슈마허 타쿠미 리' 가 될것 같네요. ^^
역시 아들과 아버지는 같은 프레임을(^^;;;;)를 공유하는 지라 닮으셨군요. 거기에
아드님은 대배기량이기까지 ^^ 부럽습니다.
역시 아들과 아버지는 같은 프레임을(^^;;;;)를 공유하는 지라 닮으셨군요. 거기에
아드님은 대배기량이기까지 ^^ 부럽습니다.
2007.11.06 21:47:03 (*.252.193.45)
멋진 아버님이시군요... 10년전 쯤 아버지와 낚시터에 갔다가.. 넓고 넓은 주차장에서
갤로퍼 키를 주시며, "한번 몰아봐!!" 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ㅡ^
갤로퍼 키를 주시며, "한번 몰아봐!!" 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ㅡ^
2007.11.07 01:59:45 (*.121.137.131)
저도 아버지한테 운전을 배워 고3때 독서실에서 친구들과 수동운전을 할수 있네 없네로
다투다 아버지 몰래 차를 끌고 나와 친구들과 2시간동안 집근처를 돌아다녔습니다..
어딜 갈지 몰라 무작정 앞차만 따라다니다 집으로 왔을때
아파트 경비실 앞에 아버지가 계시더군요..ㅜㅜ;;
그 이후로는 차키를 볼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위험한 짓이긴 한데 ㅎㅎ
그때만해도 괜히 친구들사이에서 으슥했던 기억이..
혹시 모르니 차키는 눈에 띄는데 놔두질 마시길...
그나저나 윗분들 말씀처럼 아드님의 환경이 너무너무 부럽습니다...ㅎㅎ
다투다 아버지 몰래 차를 끌고 나와 친구들과 2시간동안 집근처를 돌아다녔습니다..
어딜 갈지 몰라 무작정 앞차만 따라다니다 집으로 왔을때
아파트 경비실 앞에 아버지가 계시더군요..ㅜㅜ;;
그 이후로는 차키를 볼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위험한 짓이긴 한데 ㅎㅎ
그때만해도 괜히 친구들사이에서 으슥했던 기억이..
혹시 모르니 차키는 눈에 띄는데 놔두질 마시길...
그나저나 윗분들 말씀처럼 아드님의 환경이 너무너무 부럽습니다...ㅎㅎ
2007.11.07 09:36:55 (*.106.68.2)
완전 부럽습니다. 이제 딱 13년 3개월 있으면 아들녀석이 운전 면허를 딸 수 있으니...
그전에 수동을 한대 다시 마련해야 하는데...
그전에 수동을 한대 다시 마련해야 하는데...
2007.11.07 10:57:49 (*.229.98.192)

ㅎㅎㅎ 얘기들 들어보니, 다~들..문제아셨군요.
저도 테드나 매니아분들 얘기듣고, 아들녀석에게.."너네 학교 친구들 중에도 수동이건 오토건 운전해본 친구들 있지?" 그러니까.. 하나도 없대더군요. 여기분들이랑 일반 사람들은 좀..다른세상에 사는거 같습니다. ㅋㅋ
저도 테드나 매니아분들 얘기듣고, 아들녀석에게.."너네 학교 친구들 중에도 수동이건 오토건 운전해본 친구들 있지?" 그러니까.. 하나도 없대더군요. 여기분들이랑 일반 사람들은 좀..다른세상에 사는거 같습니다. ㅋㅋ
2007.11.07 23:09:56 (*.153.32.89)

음... 익렬님 자제분 학교엔 모두 모범생(?)들만 있나 보네요..ㅎㅎ
전 중3때 부모님이 지방에 가신 틈을 타 어머니의 국산 중형 오토를 하룻동안 이용했었는데요, (만일에 대비해 지갑엔 수표 몇장을 넣어가지고..ㅋㅋ)
데이토나를 비롯 니드포같은 레이싱겜을 많이 접했었고, 오토였기에 어머니보다 더 능숙하게 운전을 했었죠...
2.0 sohc로 새벽에 내리막에서 탄력받아 3단 5300rpm, 170kph부근까지 돌렸다는 점은 아직도 짜릿합니다~.~ 그리고 담번엔 기필코 아버지의 V6 3.5를 가진 국산 대형 세단으로 도전해보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독일산 V8 5.5로 바뀌어버렸네요^^;
아버지의 새차를 3000km정도 넘긴 시점에서, 길들인답시고 오르막에서 130mph(208kph에서 리밋걸리는데, 리밋이 없었다면 240은 족히 됐을듯 합니다-_-;;)를 넘게 밟은 사실을 아버지께서 아신다면..ㅎㅎ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위험한 일이었지만, 몇년전의 밤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주말에 마트같은데 가실땐 가끔씩 아드님에게 운전석을 내주느건 어떨까요?^^;
전 중3때 부모님이 지방에 가신 틈을 타 어머니의 국산 중형 오토를 하룻동안 이용했었는데요, (만일에 대비해 지갑엔 수표 몇장을 넣어가지고..ㅋㅋ)
데이토나를 비롯 니드포같은 레이싱겜을 많이 접했었고, 오토였기에 어머니보다 더 능숙하게 운전을 했었죠...
2.0 sohc로 새벽에 내리막에서 탄력받아 3단 5300rpm, 170kph부근까지 돌렸다는 점은 아직도 짜릿합니다~.~ 그리고 담번엔 기필코 아버지의 V6 3.5를 가진 국산 대형 세단으로 도전해보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독일산 V8 5.5로 바뀌어버렸네요^^;
아버지의 새차를 3000km정도 넘긴 시점에서, 길들인답시고 오르막에서 130mph(208kph에서 리밋걸리는데, 리밋이 없었다면 240은 족히 됐을듯 합니다-_-;;)를 넘게 밟은 사실을 아버지께서 아신다면..ㅎㅎ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위험한 일이었지만, 몇년전의 밤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주말에 마트같은데 가실땐 가끔씩 아드님에게 운전석을 내주느건 어떨까요?^^;
그나저나 익렬님 고등학생 시절 사진이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