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07년 시리즈 스피드페스티발 최종전이 있었습니다.





영하 5도를 가리키는 날씨였지만, 아침 일찍부터 용인벌에는 국내 최고의 드라이빙스킬을 겨루는 현대전사들이 모였습니다.^^





어때요.. 레고인형 같지요? 흑흑..





연 7전을 무사히 마친 빨간앙마.. 흠집 하나없이 깨~끗한 모습으로 세차후 동면에 들어간 빨간앙마 입니다.









이번 최종전 또한 소중한 트랙 데이타를 안겨준, 의미있는 경기였습니다.

날씨가 차가워져 저점도 오일인 0w20 토코 fully synthetic 오일로 저항을 줄이고, 코너링 성향을 좀더 보태기 위해, 얼라인먼트를 토인세팅으로 1미리씩 주는걸로 세팅을 정리하고 트랙을 향했습니다. 둘 다 처음 시도한 것이라 궁금증 반, 기대반으로 연습주행없이 경기에 임했는데.. 막상 가장 중요한 타이어 준비가 덜 되었드랬습니다.

지난 5,6 전을 치룬 전륜 타이어중 하나가 어느정도 트레드 블럭이 살아있길래, 지난 3전때 사용했던 블럭이 뜯겨져 나간 타이어와 조합.. 투히트 총 35 랩을 버텨줄껄로 기대하고 예선에 들어갔는데.. 차가운 날씨에 챔피언 클래스 선수들의 랩타임이 붕붕 날라, 1분 23초대에 무려 11명이 진입하는 초 진풍경을 연출.. 상승 분위기에 힘입어 좋은 기록을 기대했던 빨간앙마는.. 우려했던 대로  우울한 예선 랩타임으로, 지난번과 같은 예선 16그리드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스피드웨이 특성상 가장 중요한 좌전륜 타이어는 퀄리파잉이 끝나고 나오니 이미, 중앙 트레드가 한줄로 쫙~ 갈라져 있더군요. 숄더부분도 거의 마모되어 사실.. 최악의 상태였습니다. 경기 전.. 새타이어를 구해 번아웃으로 레이싱을 만들까 했었는데.. 밋션상태도 그리 좋지않은터라.. 무리하면 한경기 남았는데, 밋션오버홀하는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냥 버텨보기로 했던거죠.  이렇듯..레이스는 단지 경기에서 달리는 것 외에 복잡한게 많습니다.




함께 데려간 그란레이서 아들녀석은, 빨간앙마 타이어 상태를 보더니..
" 아빠~ 이상태론 완주 못하겠어. 1 히트 전에 타이어 교체하고, 후미출발해 예선순위까지 복귀한뒤, 2히트에 치고 올라가는게 좋겠어." 그러는데.. 전 예선그리드가 아까워 그냥 들어가기로 결정했지요. 흐..아니나 다를까, 결승이 시작되고 서너대를 추월해 12위권에 진입하려는 시점부터.. 우코너 언더가 나기 시작하고, 직선에서도 가속력이 떨어지는 상황 발생..

뒤에서 달리던 한의사 레이서 서봉원 선수와 영국대사관 소속 매튜스미스 선수가 직선주로에서 추월해 나가는 수모를.. 가까스로 예선순위를 지켜 1히트가 끝나고 타이어 상태를 보니, 트레드 절반이 훌러덩 벗겨져 나가, 이내 철심이 드러날 조짐을 보이더군요. 휴..

고민끝에 2히트 그리드 순위를 포기하고 백의종군.. 후륜에 있던 70% 정도의 타이어를 전륜으로 보내고, 새타이어를 장착.. 최후미인 24 그리드에서 출발하게 되었죠. 아들녀석은 자기말대로 하지 왜그랬냐고 야단(?) 치고..ㅎㅎ



2히트 20랩 경기가 시작되고, 완주를 목표로 마음을 비우고 느긋하게 출발.. 역시 타이어 교체로 내앞에서 출발한 매튜가, 뛰어난 직선 가속력으로 두어대를 앞서나가 가로막고 달리는 동안 빨간앙마를 포함한 석대의 차가 가로막혀 선두그룹은 점점 멀어지고..  가까스로 김동환 선수가 매튜를 억지로 추월해가고.. 바로앞의 김선수도 힘들게 추월해가고(매튜스미스 선수는 정말 추월하기 힘듬.ㅋ) 저만 꼴지로 가로막혀 서너랩을 달리는 동안, 앞차들은 점점 멀어만 갑니다.

급기야 2코너에서 기회를 포착, 3코너서 인인인으로 쑤시고 들어가 스미스선수를 추월하고 보니, 텅빈 트랙엔 앞선수들이 날리고 간 뽀얀 흙먼지만 솔솔~ 보이더군요. ㅋㅋ 기를 쓰고 두세코너 앞의 27번 선수를 잡기위해 조금씩 페이스를 올리고, 5,6 랩 만에 추월에 성공.. 코스아웃해 빠져나오려는 한 선수와  브레이크 이상으로 시케인서 흙먼지를 풀풀 날리며 코스인하는 허윤태 선수를 전속력으로 추월.. 1히트에 타이어 펑크로 완주를 못한 최진현과 이병훈.. 푸쉬페널티로 실격당한 윤승용 선수까지 포함하니, 가까스로 예선순위에 가까운 17위로 경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휴..



이번 시즌은 어차피, 제 5전부터 챔피언 전에 입성해.. 적응하는 기간이라 생각했지만, 마지막전엔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대충~ 포인트를 계산해보니, 챔피언전 3전 만에 내년도 엔트리 순위는 25번 정도 될 듯 하네요. 오랜만에 레이스에 복귀해 한 시즌 동안 정말 즐겁고 유익했습니다. 적지않은 트랙 데이타를 얻었고..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마감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만족합니다.

이번 경기까지 하면, 스피드웨이 스포츠주행 횟수로 대략 350 회 가량 되는 듯 한데.. 달려도 달려도 새로운 배울게 생기는 트랙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무엇보다 자랑스러운건.. 지난 7전동안 빨간앙마가 격렬한 레이스를 치루면서, 단 한곳의 상처도 남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  내년 시즌.. 행여나 운나쁜 사고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꽤 만족스러운 결과가 분명합니다.

레이스 첫 선생이였던 조기택 단장에게 92년 첫 경기 출전에 들었던 조언이 생각납니다.
제게 아끼는 레이스 제자가 생긴대도, 저는 똑같은 말을 해줄것입니다.
" 차를 네 몸처럼 아껴라.. "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않고 오후무렵, 불꽃같은 한 시즌을 탈없이 달려준 빨간앙마를 깨애끗이 닦아주고.. 따뜻한 지하주차장에 모셔놓고는 한동안 녀석 주위를 돌면서 사진도 찍어주고, 대화를 나누다.. 편안히 동면에 들어가도록, 쓰다듬어 주고 들어왔습니다.

이제..필요한 데이타를 얻었으니, 내년시즌.. 본격적인 포디움 공략에 나설 참 입니다.^^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