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집에서 일하다 자려고 침실로 가면서 문득 밖을 보니 펑펑 쏟아지는 눈...
자고 일어나면 동네 아주 대박이겠군... 하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니 단지에서 나가는 차들이
거의 서있습니다. 저희 동네(파주 교하)는 구릉지대 거의 정상부근이라 주변 길은 모두
오르막 아니면 내리막... 나가지 않은 상태에서도 주변 길이 어떤 상태인지 짐작이 갔습니다.

차를 끌고 밖으로 나오니 단지를 휘감아 도는 왕복 4차선 도로가 온통 슬러시 상태.
젠장... 이 시간이 되도록 염화칼슘도 제대로 안 뿌린거냐? 그닥 가파르지도 않은 언덕에서
계속 헛바퀴 도는 차 - 앞바퀴굴림인데 왜 그러는거냐... - 하며, 과속방지턱에서 미끄러지는
차 하며... 아주 가관입니다. 서행하는 차들 사이로 쏜살같이 달리는 SUV도 있고 - 분명히
2WD 놓고 뒷바퀴로 가고 있을텐데 - 버스는 뒤에서 자꾸 밀어붙이고... ㅡㅡ;

그래도 56번 국지도로 나오니 길 상태는 제법 괜찮은 편이더군요. 그래도 역시 간간이
그늘에 도사리고 있는 슬러시의 압박... 자유로도 몇몇 사고차들을 빼면 그럭저럭 소통은
원활한 편이었습니다.

근데 서울방향으로 가던 중 이산포 IC 부근에서 4대의 차가 뒤엉킨 사고 현장을 지나는데,
반대편 문산방향 차로가 구경차들로 서행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점점 서울방향으로 달리면서
건너편 차들은 점점 양이 많아지고 속도는 점점 줄어, 김포대교 부근에서는 완전히 정체...
차들의 꼬리는 좀처럼 끊어지지 않고 성산대교 부근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정체된 거리를 대충 계산해 봐도 대충 20여 km... 건너편 사고 구경 여파가 20여 km나
이어진 겁니다.

간선도로가 잘 뚫릴 때는 문제가 없지만, 소통량이 많은 곳에서 일이 하나 터지면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모르긴 해도 성산대교 부근에서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던 차의 운전자들은
그저 길건너 사고구경 하는 차들 때문에 이런 답답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지는 상상도
못했겠죠.

출근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소와 큰 차이 없는 1시간 45분... 다만 건너편 풍경을 보며
유난히 한숨만 나왔던 출근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