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 VW Tiguan 테스트 드라이브에 참여하기 위해 본사 매니저급 이상의 인원들이 전세게 편으로 스페인에 갔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350명의 인원이 첫날은 멋진 행사와 함께 차량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시작으로 다음날 하루종일 차를 경험하는 멋진 이벤트였습니다.
스페인의 안달루지아 지역의 약간은 건조한 분위기에 멋진 도시들을 통과하는 시승코스는 정말 기막히게 신나는 하루였습니다.

첫날 티구안 프리젠테이션에는 폭스바겐 그룹 R&D Board 멤버인 Dr. Ulrich Hackenberg이 차량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Dr. Hackenberg은 예전에 뉘르부르그링 24시간 레이스때 폭스바겐 R&D소속으로 직접 레이스카를 몰았었고, 이번 대회때 같은 R&D소속 300마력 GTI가 전체성적 7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발휘할 당시 7위를 한차를 몰지는 않았지만 바로 현장에서 폭스바겐 연구개발팀의 수장이 직접 자신들이 만든차를 몰았던 모습을 보며 깊이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프리젠테이션이 끝나고 저녁식사장소로 이동하기 직전 버스를 기다리느라 실내 다과장에서 동료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데, Dr. Hackenberg이 바로 저와 5m거리에 있는 것이 아닙니까?
제가 동료들에게 Dr. Hackenberg이 현재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과 대화가 끝나면 내가 달려가서 인사를 할 것이다라고 했더니 농담하지 말랍니다.

계속해서 Dr. Hackenberg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가 틈을 찾았고, 잽싸게 달려가 한국에서 온 권영주인데, 현재 Wolfsburg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소개를 했습니다.
약 5분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대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 자신이 어릴때부터 폭스바겐에 열광하는 미치광이(enthusiast)였고, 폭스바겐 R&D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다.'  
'당신이 뉘르부르그링에서 레이스를 하고 있을 때 나도 현장에 있었다.'
'보드 멤버라는 높은 직책을 가진분이 직접 레이스에 참여하는 모습에 깊이 감동했으며, 이번에 얻은 좋은 결과에 축하한다.'
'이렇게 내가 존경하는 분과 같이 서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다음 레이스때도 응원하겠다.'

폭스바겐의 보드멤버는 그룹의 회장 밑에 분과별로 수장을 나타내며, 폭스바겐 그룹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기술관련 개발에 총책임자가 바로 Dr. Hackenberg입니다.

이렇게 짧은 만남을 가진 후 회사로 돌아와 Dr. Hackenberg에게 이메일을 썼는데, 제가 생각하는 폭스바겐 R&D와 폭스바겐이 가진 집착에 가까운 기술최고주의의 철학을 제 나름대로 해석한 내용을 곁들여서 보냈습니다.

2주반동안의 한국방문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니 200개의 이메일이 와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반가운 메일은 바로 Dr. Hackenberg의 비서인 Dr. Lent-Phillips가 보낸 Dr. Hackenberg의 집무실로의 초대였습니다.

폭스바겐 공장 단지내에 있는 R&D 에는 여러번 방문한 적이 있지만 보드멤버가 근무하는 건물의 층수에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습니다.

시간에 대한 조율을 마치고 어제 방문했는데, Dr. Hackenberg이 자리에 없어 다시 만날 수는 없었지만 Dr. Lent-Phillips가 직접 차를 몰고 R&D단지 내부의 주요 시설들을 보여주었습니다.

롱텀 실차 엔진 내구성 테스트, 윈드터널, 소음테스트, 등의 각종 시설은 엄격하게 제한구역이기 때문에 폭스바겐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라해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입니다.

특히 공력특성을 연구하는 윈드터널은 독일에서는 최초로 지어진 것으로 65년 지어져 골프1이 개발될 때인 68년부터 정상적으로 가동했다고 합니다.

어제 제가 방문했을 때도 파사트와 티구안의 실내 풍절음 테스트가 진행중이었고, 윈드터널에서 근무하는 한 엔지니어가 폭스바겐 윈드터널의 역사와 직접하는 실험등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었습니다.
부가티 베이롱 역시 바로 이곳에서 테스트 되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1시간30분의 투어를 마치고 다시 건물로 돌아와 현재 폭스바겐 그룹 회장인 빈터콘 회장이 본관 이외에 사용한다는 집무실도 구경했고, 실내에서 행해지는 실험실들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보안구역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것은 아쉽지만 어제의 경험은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소중한 경험으로 간직할 것입니다.

7500명의 연구직 정직원과 500명이상의 아웃소싱 컨설팅 인원이 상주하는 세계 최대의 R&D시설을 갖춘 폭스바겐 그룹 R&D에서는 폭스바겐뿐 아니라 벤틀리와 부가티의 개발도 진행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Dr. Lent-Phillips에게 한국이 아직 수입차 시장의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전체 사이즈가 100만대의 결코 작지 않은 시장일 뿐 아니라 고객의 요구사항이나 시장의 변화가 상당히 빠르다.

앞으로 승부처는 바로 빠르게 변하는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needs에 얼마나 빨리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순발력의 싸움일지도 모르겠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나 자신이 현재의 차를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폭스바겐은 물론 포르쉐, 아우디의 올드 모델들을 시승하고 소유함으로서 그 철학의 깊이와 역사를 이해하고 현재로의 진화를 이해함으로써서 최소한 고객들이 우리차에 대해 언급할 때 그들이 말하고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며, 포르쉐 916, 카레라 RS, 964터보, 993터보 등 많은 포르쉐 모델들을 시승했다고 하니 타보기 힘든차를 어떻게 그렇게 시승할 수 있었냐고 묻더군요.

우리나라도 이제 수십만대의 차를 독일은 물론 여러 유럽국가들에 수출하고 있지만 아직도 독일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 이유는 브랜드를 기억하게 할만한 특별한 이벤트가 너무 없다는 것입니다.

자동차 회사의 수장이라면 차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거니와 자동차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야한다고 믿습니다.

폭스바겐의 전전 그룹 회장이자 포르쉐 박사의 외손자인 닥터 피에히가 집무실에 앉아서 업무를 보는 시간보다는 직접 차를 몰고 차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엄청나게 많았음을 언급한 다양한 기사를 보면서 그리고 럭셔리 세단의 뒷자리에도 물론 앉지만 루포나 폴로, 골프를 직접 몰고 출퇴근을 하는 모습을 직원들에게 보여줌으로 그의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자동차 회사의 경영의 핵심은 시장에 대한 이해와 나아가 차에 대한 이해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이냐에 대한 예측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회사에서 높은 지위에 계신분들께 용인가셔서 서킷타시고 레이스하시라는 부탁은 못올리지만 제발 자동차와 좀 더 가까이 그리고 다른 선진브랜드들이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쌓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를 손익계산서가 아닌 가슴을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