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Times 발췌입니다. >

SK네트웍스가 병행수입사업의 뚜껑을 열면서 업계나 소비자들이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판매가격에 경쟁력이 없어 SK의 파괴력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공식수입차업계는 물론 병행수입차업계도 안도하는 분위기이고, 고객들 역시 SK의 병행수입차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가 파는 차의 가격경쟁력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옵션이 빠진 기본형의 경우 가격이 싼 것처럼 보이지만 옵션을 하나하나 더할 때마다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기본 품질보증기간이 있으나 공식수입업체들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 소모품 등을 유상으로 판매한다.

예를 들어 공식 판매되는 벤츠 S500L의 가격은 2억660만원이다. 이 차는 후방카메라, 컴포트 시트, DVD 및 TV 등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파노라마 선루프 등을 갖추고 있다. 반면 SK가 파는 S550의 기본형 가격은 1억5,750만원으로, 공식 수입차보다 4,910만원이 싸다. 그러나 여기에 파노라마 선루프를 달려면 200만원, 뒷좌석 사이드 블라인드는 140만원, 열선 핸들 80만원, 우드 핸들 90만원, 리어 패키지(시트 전동 및 통풍, 열선 마사지 기능) 600만원, 프리미엄 패키지(통풍시트, 파크트로닉, 키레스 고, 주차카메라, 나이트 뷰, 앞좌석 다이내믹)를 추가하려면 1,400만원을 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가격은 1억7,380만원으로 껑충 뛴다. 그럼에도 공식 수입차에 있는 순정 엔터테인먼트 패키지(TV튜너와 DVD 체인저), 뒷좌석 안마 기능, 블루투스 전화기 등은 빠져 있다. 엔터테인먼트 패키지의 경우 한국에서 SK가 자체 장착한다. 이를 모두 더하면 가격은 더욱 오른다.

기본 품질보증기간에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MBK)의 경우 3년 또는 10만km이지만 SK는 3년 또는 6만km다. MBK와 비교해 크게 뒤지는 조건은 아니지만, 문제는 일정 기간 소모품 무상교환 조항이 없는 점이다. 이를 원할 경우 소비자가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만km 소모품 패키지가 450만원이다. 여기에는 엔진오일 및 에어컨 필터 6회, 브레이크 패드 및 와이퍼 5회, 브레이크 오일 1회, 점화플러그 1회 교환이 포함돼 있다.

국내에 MBK가 들여온 차보다 옵션이 빠진 차를 1억7,830만원에 팔면서, MBK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소모품 무상공급 조건으로 450만원을 더 내면 찻값은 1억8,280만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또 현재 판매중인 SK의 S550은 2007년형이지만, MBK는 얼마 전까지 2007년식을 대상으로 2,000만원 가까이 할인판매한 걸 감안하면 오히려 병행수입차가 더 비싼 가격역전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상황은 다른 모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SK는 벤츠 E350의 경우 아방가르드(1억190만원)보다 한 단계 낮은 엘레강스 보디를 기준으로 판매하는데, 7,640만원이다. 여기에 메탈릭 컬러 90만원, 파노라마 선루프 180만원, 뒷좌석 폴딩 60만원, 뒷좌석 커튼 60만원, 프리미엄 패키지2(핸즈프리, 키레스 고, 제논라이트) 700만원 등을 더하면 8,930만원으로 가격이 올라간다. 공식 딜러가 판매하는 차에 장착된 에어매틱이나 TV튜너가 없는 가격인 데다, 10만km 소모품 패키지를 380만원 주고 추가 구입하면 소비자는 결국 옵션 빠진 병행수입차를 9,310만원이나 주고 사는 격이다.

아우디, BMW, 렉서스 등 SK가 판매하는 다른 브랜드의 차들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공식수입업체 및 딜러들은 SK의 병행수입사업에 아직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벤츠 공식 딜러의 한 영업사원은 “SK가 가격을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구매를 미루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서울오토갤러리에서 병행수입업체들이 파는 가격보다 비싼 데다 공식수입업체의 가격보다는 조금 저렴한 상황에서 옵션이나 각종 애프터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동요가 심하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아우디의 공식 딜러 관계자도 “아우디 A8 4.2L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해서 긴장했었지만, SK가 가진 물량이 몇 대 안되는 데다 아우디코리아의 기본 보증기간은 3년 또는 무제한km인 반면 SK는 세계시장 기준 기본 보증기간인 2년 또는 4만km밖에 되지 않아 고객이 받는 사실상의 혜택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07년형의 경우 공식 딜러는 7%의 할인프로모션을 하고 있어 SK의 가격경쟁력은 더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병행수입업체들 역시 긴장을 푸는 분위기다. SK가 1억8,000만원에 파는 벤츠 S550을 1억5,000만원에 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대형 병행수입업체는 이를 본 후 자사 판매가격을 홍보에 적극 활용키로 했다.  

SK의 판매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비싸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 소규모 병행수입업체의 경우 국내에 들여오는 찻값을 가능한한 싸게 매긴다. 그래야 세금을 덜 낼 수 있어서다. 즉 관세 등을 포탈하는 것으로, 불법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특성 상 SK는 이런 불법행위를 저지를 수 없어 정확한 세금을 낼 수밖에 없고, 그 걸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면 최하가 1억7,000만원 정도로 정해지는 게 당연하다.

차량 인도기간 역시 공식 딜러만큼 잘 맞출 수 없는 것도 SK의 한계다. 더구나 외국에서 차를 많이 확보하지 못해 국내 다른 병행수입업체에서 사온다는 소문도 있어 그럴 수밖에 없다. 실제 한 병행수입업체는 “SK로부터 이미 들여온 차를 팔라는 제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즉 1억4,000만~1억5,000만원에 다른 병행수입업체에서 차를 사와 SK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마진을 붙여 파는 셈이다. 이 같은 편법판매가 드러날 경우 SK에 쏟아질 비난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현재 S클래스는 물량이 없어 내년 2~3월이나 돼야 인도할 수 있다”며 “그러나 아우디 A8이나 BMW 7시리즈 등은 12월중순쯤에는 인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2007/11/30 16:17


"고객 신분으로 SK수입차를 사러 갔더니… "

본지는 SK네트웍스의 병행수입사업을 파악하기 위해 기자를 고객으로 가장해 전시장 개장 며칠 후 방문, 취재했다. 다음은 기자가 SK의 영업사원과 나눈 대화를 요약한 내용이다. <편집자>
    
-공식수입차와 찻값이 얼마나 차이가 나나요.
"벤츠 S550의 경우 국내에 공식 판매되는 차의 옵션 내용과 같다고 봤을 때 3,000만원 정도 차이납니다. 옵션에 따라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옵션별로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BMW 750은 1억4,000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습니다다. 2008년식이 아닌 2007년식 기준이어서 1,000만원을 추가 할인해드릴 수 있습니다.

렉서스 LS460 롱보디는 2007년식을 1억3,000만원대에 살 수 있습니다. 이 가격은 국내 공식 딜러가 파는 차의 옵션 기준입니다. 1억3,400만원짜리는 사이드 및 리어 블라인드, 후방감시카메라 등이 빠진 가격입니다. 오너 드라이버라면 뒷좌석에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옵션같은 건 빼셔도 됩니다. (옵션을 빼는 쪽으로 유도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음)

아우디 A8은 전시된 건 없습니다. 한국에는 들어왔지만 성능검사를 위해 검사장에 있습니다. 2007년식 A8 롱보디라면 뒷좌석 에어콘, B&O 오디오, 앞좌석 통풍 및 마사지 기능, 요추받침, 우드 핸들, 냉장고, 사각센서, 열선핸들 등이 모두 옵션이어서 이 장치들을 모두 뺀다면 가격은 1억3,400만원입니다. 모든 옵션을 넣으면 1억5,710만원대로 올라갑니다. 이 때는 위에서 말한 옵션이 거의 다 들어갑니다.

토요타 캠리는 직수입하면 마진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다. 미국에서 들여올 때 관세, 특별소비세 등 세금이 30~40% 정도 붙기 때문입니다"

-차는 바로 출고가 되나요.
"벤츠 S550은 예약자들이 많아 내년 2~3월경 받을 수 있습니다. 나머지 아우디 A8이나 BMW 750 등은 12월중순경 인도됩니다"

-애프터서비스는 어떻게 되나요.
"애프터서비스는 서비스센터가 SK네트웍스 매장에 같이 있습니다. 동력계통은 3년 또는 6만km가 보장됩니다. 그러나 소모성 부품은 쿠폰을 따로 구입하셔야 합니다. 아우디 A8 4.2의 경우 6만km 기준 쿠폰이 270만원입니다. 쿠폰없이 소비자가 경비를 부담하는 것보다 쿠폰을 구입했을 때 30% 정도 싸게 차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각 자동차 브랜드의 정비 기술자는 해당 업체에서 빼 왔습니다. 12월에 서울 삼성동에 서비스센터를 열고 내년중 분당에도 서비스센터를 짓습니다. 판금·도장은 내년에 생기는 분당 서비스센터에서 담당할 예정이고, 공장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협력업체에 위탁하게 됩니다. 자동차 키를 잃어버리면 다른 병행수입업체가 파는 차들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서 처리해주므로 벤츠코리아에 문의하면 됩니다. 벤츠의 공식 딜러에서 서비스를 받아도 세계시장 기준 보증수리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국내 법규는 판매자가 책임지게 돼 있습니다. 벤츠코리아가 원하지 않으면 못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다른 병행수입업체들은 판매 후에 책임지지 않지만 SK는 공식적으로 판매 후 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차를 미리 타볼 수 있나요.
"시승차는 없습니다"

-현재 판매가격에서 할인이 되나요.
"추가 할인은 없습니다. 거품을 빼고 정한 가격이기 때문입니다. 물류센터에 서비스망 구축 등 원가가 많이 드는 사업이어서 더 깎아드리지 못합니다"

-차 구입에 따른 금융방식은 어떤 게 있나요.
"파이낸스 등은 제휴가 돼 있습니다. 따라서 현대캐피탈 등 기존의 회사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손님은 많이 오나요.
"이것저것 물어보러 고객들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조남욱 기자 kioskny@autotimes.co.kr
2007/11/30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