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과 장보러 킴스클럽에 갔습니다.
최근엔 주로 오토바이 & 스쿠터로 갔었는데 오늘은 실을 것이 많을 듯 하여 차를 몰았죠.

지하3층 주차장에 차를 데고 시동을 끄려는 순간... 뭔가 섬찟하다는 느낌을 받았죠.
주차자리가 없어 평행주차를 해둔 듯이 보이는 자주색 세피아 차량의 바로 뒤로! 검은색 커다란 에쿠스가 똑같이 평행주차를 하려는 듯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생각도 하기 전에 저의 척추는 한꺼번에 두가지에 불길한 느낌을 받았던 것인데,
일단 첫째는, 정상위치에 주차한 제차 앞을 그 차가 가로막았다는 시츄. - -...
글고 둘째는, 그 차가 앞차(세피아)와 박을 듯이 계속 가며, 뷁끼를 밟지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

"투웅"

살짝 받더군요. 흐믜얽????
순간 "김여사님인가?" 하고 운전석을 바라봤는데 그분은 여사님이 아니라 김사장님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당당한 표정으로 상황에 집중하여.... 받고 계시더군요. 세피아는 약 50cm 이상 앞으로 밀려갔습니다. (평행주차 입장이니 사이드를 안채우셨겠죠)

그차가 살짝 브레이크를 밟는 듯이 보였던 것은, '제발 멈춰달라'고 간절히 바라고 있는 제 뇌의 허상이었나봅니다. 그 차는 그 저속을 지키며 다시 앞으로 나가아 세피아와 또한번의 키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마갓! <( ㅡㅇ-)>;;;;; 게다가 더한것은, 그러어쵸~! 이때쯤에야 저는 그분뿐만 아니라 조수석에는 똑같이 당당한 표정으로 앉아계신 사모님도 건재하시다는걸 알아챘던 것이죠~!

저는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어 동영상 촬영을 시도하려 했으나, 핸드폰 카메라의 복잡다단자잘한 메뉴 케스케이딩 체계는 순간 촬영에 협조해주지 않습니다. '으아!! 내가 허리에 카시오 익슬림을 차고 다니던 시절에는 이렇게 뭔가를 놓쳐본적은 없었어!!' 라고 생각하는 찰라, 그는 이미 세번째 키스를 하면서 세피아는 밀리고 밀려 제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습죠 - - (옆차에 가려져서...) /(_-_)/ 바로 앞에서 목격하고 있던 이미 저는 떡실신...

아아.. 드디어 네번째인가? 이제는 포기를 넘어서서 '아! 네번까지야 해내시고 마시는군. 오호라.. 과연 몇번째까지해내실겐간?' 하는 기대감까지 생길까말까하던찰라, 갑자기 후진 우회전을 시도하시는 사장님! 허억??? 오른쪽 뒤에는 주차할 공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흰색 RV가 서 있는데?

게다가... 후진우회전을 시도하면서 그차의 운전석앞 범버 코너는 제차와는 회수권 3.8장 차이로 스쳐간 듯이 느꼈기에, 온몸의 털이 다 곤두섰습니다.
"아, 이제는 키스 대상을 바꾸시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이제 이미 덤덤한 느낌으로 흰색차와 다음 충돌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번엔 안박고 딱 서더군요. 저쪽에서는 주차요원이 열심히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제차와 딱 마주보게된 그분은 스티어를 열심히 돌리더니, 좌회전 전진을 시작하려 합니다. 즉 조수석 범버 코너롤 제 차 앞을 들이 받을 듯이 보이더라는 거죠.
저는 완전 반사적으노 차문을 벌떡 열고 나갔습니다! (나도 모르는 순간 내가 차 밖에 나와 있더군요 - -) 저를 의식했는지, 전례와 틀리게 아주 멀찍이 (20cm) 차를 세우시더니 다시 휠을 돌려 후진 우회전 시도...!

겨우 타이밍에 맞추어 도착한 주차요원은 뒷트렁크를 열심히 두두려 뒤차와의 충돌을 방지하고 사회에 이바지하며 단군님의 홍익인간 정신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앞뒤로 아주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멈칫 주춤 홰까닥 저까닥 하며 짧게 짧게 차를 돌려 처음 진입 방향과 반대를 향했습니다.

그러나 그 방향은 주차장길의 역주행이었죠 - -....

주차요원이 역주행임을 설파하자 그 분은 약간 후진좌회전하여...
애초에 세피아 오른쪽에 있었던 빈자리에 주차를 하시던데...
그런데 그자리는 애초부터 그냥 델 수 있었던 자리란 말입니다. - -...

아놔!

일단 그분차의 번호를 적어놓고... 42가Y878 (예의상 그림에서는 엑스표를 --).
와우!!! 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것인지??? 나는 도데체 무엇을 본것인지??? 혹시 내가 돌았나 싶어서 애인한테 확인 질문까지 하고 볼을 꼬집어 봤습니다.

차 문을 잠그고 매장을 향하며 세피아를 살짝 쳐다봤는데, 뒷범퍼 양쪽에 세로 주름 몇개가 눈에 띄더군요. 원래 있던건지 뭔지...? ( -_-)a??

이거 대체... 이런 상황이라면 세피아 차주에게 그 상황을 알려야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쇼핑을 하던 중에도 한참 고민을 하게 되었답니다. 아! 멀쩡히 잘살던 나에게 왜 이런 번민과 시련을 주는지!

쇼핑을 마치고 내려오는 엘레베이터에서 결국 결심했습니다.
포스트잇에 간략히 내용을 써서 세피아에 붙여줘야겠다... 라고요. 하지만 내 연락처를 남겨야 하는가로 아직도 무척 고민하고 있었죠.

제차에 도착하는 순간, 저는 맑은 하늘과 같은 개운함을 맛보았습니다.

세피아 차가 어디 가고 없었던 것이죠! 트와하하하! 고민의 원인이 사라지니 이렇게 깔꼬롬 시원할 수가!!! (허허헉...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 -)

그분의 검은차는 아직 그대로 거기 서있더군요... 그래서 폰카로 대충 함 찍어봤습니다.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택배 보내신 주차실력! 올해 최고의 주차상을 드립니다. (짝짝짝)
어디서 저차 보면 꼭 피해다니세요.

아놔 지금 와서 생각하니까, [올해 최고의 주차상]이라고 포스트잇에 써서 구석에 도장체로 [샒]이라고 그려준 후 앞유리에 붙여드리고 올걸 그랬어요... - -